베니스의 상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 베니스의 상인 > 을 읽으면 울화통이 터진다 !

 

 

셰익스피어의 < 베니스의 상인 > 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읽은 적이 없어도 읽은 것과 다름이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판결은 3개가 존재한다. 첫째가 솔로몬의 판결이다, 둘째는 예수의 판결이다. 그는 창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죄 없는 자만이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 아마...이명박 각하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제일 먼저 창녀에게 돌을 던졌을 것이 분명하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이니 말이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각하가 예수와 동시대적 인간이었다면 예수의 위대한 판결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섹스피어의 희곡 < 베니스의 상인 > 에 나오는 남장여인의 “ 1파운드의 살과 한 방울의 피 판결이다. 남장여인의 주장은 이렇다 :“ 계약서에는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낸다고 했으니 살만 가져 가세요. , 채무자의피를 흘려서는 안 됩니다. 살만 도려낸다고 계약서에 적혀 있을 뿐 피를 흘린다는 소리는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죠. 흠흠. “섹스피어는 이 장면을 연극의 절정 부분에 배치한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승기를 잡았다는 말.

 

 

만약에 채무자가 피를 흘린다면, 당신은 그 벌로 엉덩이 백 대와 전 재산을 몰수하겠어요. 동의하십니까 ?( 이때 샤일록이 몸을 비틀거리며 말을 더듬는다. 남장여인, 이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며 ) 말을 더, 더더더더듬지, , 마마마마마마마마시고 예나아니오, 로만 말씀하세요. 동의하십니까 ?“ 배심원과 재판 참관인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를 ! 브라보, 저 남장여인에게 영광 있으라 !

 

 

이 세 가지가 바로 3대 명판결이다. 그런데 나는 솔로몬과 예수의 판결에는 동의하지만 섹스피어의 판결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명판결이기는커녕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판으로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판결은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만약에 내가 샤일록이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남장 여인의 말에 일단 동의하겠다. , 이제부터는 샤일록의 몸에 들어간 곰곰생각하는발의빙의다.

 

 

, 네네. 그러고말고요. 전 살만 도려낸다고 했으니 도련님의 소중한 피를 훔친다면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요. 일단 도려내겠습니다요 ! 피를 안 흘리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샤일록을 연기하는 곰곰생각하는발 씨의 당돌한 태도에 남장여인은 당황한다. 화가 난 남장여인은 젖꼭지를 바짝 세우며 으르렁거린다. “ 좋아요, 도려내세요 ! 만약에 피 한 방울이라도 흘린다면 그에 따른 무시무시한 형벌이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감은 떨어져야 보기 좋은데, 감이( 걸어서 다가 ) 오면 그때부터는 감이 무서워진다. 저 감의 정체는 뭐야 ? 무서운 예감 ?! , 으으으으.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도대체 어떻게 피를 흘리지 않고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낸다는 것일까 ?흠흠, 섹스피어 원전보다 페루애곰곰생각하는발 씨의 외전이 더 흥미진진한걸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칼을 들고 채무자 앞에 선다. 그리고는 귀족 남자의 볼을 잡고는 칼로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낸다.

 

 

하지만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곧 경악스러운 사태가 벌어진다. 1파운드의 살점을 도려냈더니 백작 귀족 도련님의 얼굴에서는 피가 철철 넘치는 것이 아닌가 !이에 남장여인은 화가 잔뜩 나서 태형을 준비한다. 백작 귀족 도련님의 아픔보다 100배는 더한 고통을 안겨주마, 너의 멘탈은 도미노처럼 붕괴될 것이다, 더러운 유대인이여 !“아이구. 에그머니나 !이를 어쩐디요 ?피를 흘렸습니다요. 이거 원...... 약속대로 저에게 태형 100대를 때리십시요. 저의 실수를 제 스스로도 용납이 되지 않으니 100대에 100대를 더 때리십시요. 달게 받겠습니다 !“ 그런데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여유로운 얼굴이다. 꿍꿍이 속내가 있는 것이다. 이어서 회심의 카드를 꺼낸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곰곰생각하는발 씨의 명연설이다.

 

 

 

, 몽둥이로 내 엉덩이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 됩니다. 멍이 들어도 안 됩니다. 저는 태형에는 동의했으나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어도 좋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 칼로 살을 베다 > 라는 말에는 이미 < 피를 흘리다 > 라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 치도곤을 먹이다 > 라는 말에도 <피멍이 든다 > 라는 내용이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를 흘리지 마라, 라는 요구와 피멍이 들면 절대 안된다는 요구는 모두 억지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억지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저도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더러운 유대인인 저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됩니다. 당신은 곤장을 때리겠다고만 말했지 멍이 생긴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채무자의 살을 도려낼 때 피를 흘린 것이 약속 위반이라면, 당신 또한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게 만든다면그것 또한 약속 위반입니다. 빚을 담보로 1파운드의 살을 요구하는 저 같은 악덕 고리대금업자도 나쁘지만, 궤변으로 법 해석을 농락한 당신은 더 나쁜 범죄자입니다. 이 판결은 판례로 남아서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동안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피를 흘리게 만들었지만 이 판결은 앞으로 수백 명의억울한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존경하는 배심원 여러분 !

 

 

법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비추는 한낮의 태양이라고 들었습니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배웠습니다. 저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도 법은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저는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법 전체를 농락한 저 사람에게 벌을 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삐뚤어진 못난 인간에게 벌을 내리시겠습니까 ?여러분은 역사에 기록될 증인이 될 것입니다.만약에 제 엉덩이에 피멍이들게 만든다면 저는 그에 대한 대가로 저 사람의 숨통을 끊겠습니다. 동의하시겠습니까 ?“ 일순, 사위는 침묵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한 남자가 용기를 내 일어서며 박수를 보냈다. 맨 뒤에 앉은 사람도 일어나 박수를 치며 외쳤다. “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 인간의 사건에 대한 재판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에 눈이 멀어서 한 인간의 몰락에만 관심을 가지는 꼴이 되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씨 ! 당신에게 영광을 !“ 상황은 역전되었다. 우레와 같은 박수는 곰곰발에게로.

 

 

 

과연 남장여인은 어떤 대답을 할까 ?남장여인이 당황해서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할 때 나는 더욱 단호하게 요구할 것이다. “, 더더더더더듬지 마시고 예, 아니오 라고만간단하게 답해 주십시요 !동의하시겠습니까 ?“ 우리가 이 연극에서 깨달아야 할 점은 재치 있는 남장 여인의 설레발이 아니라 불공정한 법의 잣대이다. 만약에 악덕 고리대금업자의 손에 의해 피를 흘려야 할 사람이 백인 귀족 도련님이 아니라 유대인 샤일록이라면 과연 어떤 판결이 내려질까 ? 법이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가 ?

 

 

셰익스피어는 철저하게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했다. 고흐처럼 사후에 명성을 얻은 작가도 아니다. 그는 가장 이른 나이 때부터 부와 명성을 얻은 작가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당시의 주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잘 다루는 귀신 같은 작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쉽게 말해서 대영제국 백인 주류 귀족의 똥구멍을 잘 긁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셰익스피어는 피 터지게 주류 사회와 싸운 작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다. 나는 섹스피어보다는 조지 오웰이 더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는 망명 생활을 한 적도 없고, 배가 고파서 굶은 적도 없다. 셰익스피어는 이문열과 비슷하다. 이문열이 대한민국 주류인 한나라당과 중년 남성을 위해 비주류와 여성을 공격하듯이 섹스피어는 대영제국 주류인 귀족 사회를 위한 글만 썼다. 그것은 작가가 가져야 할 사회 인식과 날카로운 비판 정신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잔재주는 좋으나 깊이가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쓴 사람이 위대하다고 칭송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나는 이토록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인 시선과 야유를 보내는 문학 작품을 본 적이 없다. 내 기억이 맞다면 샤일록은 재판에 져서 재산을 몰수당한다. 돈을 빌려갔으나 갚지 않은 제국의 백인 귀족 도련님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한 유대인 샤일록은 재산을 몰수당한다. 이건 좋은 판결이 아니라 악랄한 권력의 남용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그 어느 누구도 이 사실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로맨틱 소동극이잖아, 문학 작품이잖아, 셰익스피어 작품이잖아,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그 대가의 작품이잖아, 현명한 백인이잖아, 백인은 언제나 현명하잖아. 그럼, 그렇고 말고...... 현명한 자는 언제나 백인들이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