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졸리니 감독이 연출한 << 살로 소돔의 120일 >> 은 악명 높은 멘탈 붕괴 3대장 영화보다 악명이 높기로 악명이 높다. 이 작품은 멘탈 붕괴 영화의 끝판왕 ' 타노스' 라 할 만한 영화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종류의 음란한, 가학적인, 더러운, 역겨운, 혐오스러운, 학대적 쾌감의 유한한 상상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불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 불쾌 " 하다기보다는 내내 " 불편 " 한 감정이 내 고혈압을 자극한다. 오늘 소개할 영화 << 살로 소듬의 120일 >> 은 똥과 섹스 그리고 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부터 독자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20년 전 본 영화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내용을 상술할 것이다. 기억의 오류로 잘못된 재현도 있을 수 있으나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네 명의 남자가 탁자 위에서 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에 패배한 파시스트 잔당들이 모여서 작은 국가를 건국하고 새로운 법을 제정한다. 최상위 권력층인 대통령, 대법원 판사, 국회의장, 가톨릭 대주교가 그들이다. 이들의 계획은 죄 없는 소년과 소녀들을 납치해서 성에 가두고 옷을 벗겨 질펀하게 노는 것이다. 이 계획에는 매음굴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뚜쟁이 마담 4명도 동참한다. 음란한 섹스는 나에게 맡겨주세용. 호호호 ~
이들은 저녁 6시만 되면 홀에 모여 야한 이야기 경연 대회를 연다. 누가누가 더 야할까 ? 첫 번째 마담이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이야기한다. 온갖 음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흐, 흐흐흐흥분한 권력자와 소년병들이 홀 식당에서 소녀를 집단 겁탈한다. 이제부터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대환장 음란 판타지가 펼쳐질 것 같지만 감독은 관객의 헤모글로빈이 사타구니로 남하하는 것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이 대회를 주최한 의장이 식당에서 느닷없이 바지와 팬티를 내리더니 식사 중인 소년소녀들 앞에 엎드려서 자신의 국화무늬 항문을 보여준다. 그러고는 겁탈 당하는 소녀를 질투한 나머지 자신을 겁탈해 달라고 애원한다.
이게 무슨 벼락 맞을 장면이란 말인가 ? 소년병들에게 집단적으로 강간당하는 최고 권력자 ! 그의 눈동자에는 희열이 가득 차 있다. 아. 여기서 멘탈이 붕괴되면 안 된다. 첫째 날은 둘째 날에 비하면 약과가 아니라 천안 휴게소 호두과자다. 두 번째 매음굴 마담의 이야기 주제는 똥이다. 이때부터 대환장 쑈가 펼쳐진다. 두 번째 마담은 흥분하면 똥을 먹는 여자다. 모든 음식에는 맛의 차이가 있는 법. 여자는 맛있는 똥과 맛없는 똥 이야기를 한다. 소년의 똥은 맛있고 늙은이 똥은 냄새가 난다나 어쩐다나. 똥 맛집도 소개한다. 흐, 흐흐흐흥분하는 최고 권력자들. 식욕이 성욕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네 명의 권력자 남성들은 소년소녀의 똥을 요강에 받아서 다 함께 똥을 먹기에 이른다. 접시 위에 똥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포크와 나이프로 맛있게 똥을 먹는다. 영화는 그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나 또한 먹고 싶....... 됐고 ! 셋째 날은 고문 학살의 밤이다. 똥 싸는 게 수치스러워서 몰래 버린 인질들과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 인질들은 고문의 대상이 된다. 혀가 잘리고, 머리 껍질이 벗겨지고, 배를 갈라서 내장을 끄집어낸다. 내용이 워낙 충격적이라 관객이 받을 충격을 완화시키고자 감독은 브레히트의 소격효과( : 의도적으로 관객과 작품 사이에 거리를 두는 방식)을 활용한다.
영화 내용과는 상관없이 느닷없이 춤을 추는 장면이 등장하는가 하면 심각한 장면에서는 비전문 배우들이 키득키득 웃기도 한다. 정상적인 영화 문법을 따랐다면 NG였을 장면인데도 감독은 편집 없이 삽입시켜서 관객의 감정 이입과 몰입을 방해한다. 그렇기에 내용만 봤을 때에는 충격적이지만 형식적인 측면을 보면 그렇게 충격적이지는 않다. 파시스트에 대한 격렬한 경멸을 담고 있는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나서 얼마 후 거리에서 괴한들의 습격으로 살해당한다. 파시스트의 공격으로 추정된다. 누구보다도 정치적 입장을 자유롭게 말했던 파졸리니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 내게 있어 진정한 우상은 리얼리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