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 : 일반판 - 싱글투명케이스 + 양면자켓
오승욱 감독, 전도연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 가오 " 잡는 영화를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지만 장르가 " 하드보일드 느와르 " 일 때는 사정이 다르다. 느와르는 캐릭터들이 가오를 잡아야 제대로 서(?)는 장르다. 대사는 가급적이면 생략하고 담배를 피울 때도 멋지게 꼬나물고(피우고) 말보다는 주먹이, 생각보다는 행동이 빠르게. 그리고 칼빵 맞았다고 징징거리지 않기. 사랑하는 애인에게 칼에 찔려 죽을지언정 그래도 잘 살라는 인사는 하고 가기 등등. " 그래, 쌍년아. 어디 나 없이 잘 사나보자. 새해 복 많이 받아라. " 폼생폼사, 그렇게 가는 게 느와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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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감독이 연출한 << 무뢰한 >> 을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하드보일드 느와르 투머치 격정 멜로 장르답게 캐릭터마다 가오를 잡는다. 깡패도 가오를 잡고, 형사도 가오를 잡고, 창녀도 가오를 잡는다. 가오의 과잉을 경계할 필요는 있으나 이 영화에서 각각의 가오들은 멋진 합을 이룬다. 무엇보다도 단란주점 새끼 마담 역을 연기한 전도연 연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가오를 보여준다. 밀린 외상값을 받기 위해 고객 사무실을 찾아가 고객님의 불알을 터져라 움켜쥐며 " 나 김혜경(전도연)이야 !! 나 김혜경이라구 !!!! " 라고 소리쳤을 때에는 목에 불쑥 솟은 핏줄이 너무 섹시해서 졸도할 뻔했다. 한마디로 전도연 연기에 지렸다. 그동안 전도연 최고 연기는 << 밀양 >>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고쳐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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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를 보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한국 영화계는 어떡할 뻔했나. " 만약에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지금의 << 무뢰한 >> 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의 영화다. 내가 전도연 연기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말하지 않고도 연기되는 언어들이 있다. 배우의 연기는 오롯이 대사와 표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도연은 대사나 표정 연기뿐만 아니라 얼굴 근육, 피부의 미세한 흠집들, 눈가의 그늘과 잔주름이 많은 깊은 허방, 그리고 입가의 주름마저 모두 연기 언어로 창조하고 있다. 성형 수술용 칼로 얼굴 근육을 난도질하거나 온갖 미용 시술로 만들어진 얼굴에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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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내내 전도연의 얼굴을 감탄하면서 감상했다. 아, 배우의 가오란 이런 것이구나. 충무로 영화판에서 날고 긴다는 배우들이 몰려와도 전도연은 맞다이로 상대할 멋짐이 있다(기자회견장에서 장애인 비하하는 XXXX 남발하며 꼬라지 부리던 민희진의 가오는 가오도 좆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여성을 대상화하지 않는다. 그것이 전도연의 힘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돼지국밥에 찬 소주 2병 정도 마셔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자는 점점 바닥으로 떨어지고 형사는 칼에 맞아 비틀거리며 거리를 걷는다. 피 묻은 손으로 멋지게 담배 한 대 꼬나물고, 비틀거리지만 쓰러지지는 않기. 그리고 내 뱃속에 식칼을 꽂아넣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덕담하기. " 그래, 쌍년아. 새해에는 복 많이 받아라. 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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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오늘 밤ㅡ 미리 냉장고에 소주 2병 넣어두고, 이 영화를 감상하시라. 놓치면 반드시 후회할 영화다. 이제 전도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아니라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전도연 만세다, 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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