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풀슬립 700장 넘버링 한정판 - 엽서(5종)
팀 밀란츠 감독, 킬리언 머피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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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mall, Good Thing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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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아일랜드, 어느 작은 마을에서 석탄 보급소를 운영하는 빌 펄롱(킬리언 머피 분)은 아내와 다섯 딸을 둔 중년 남성이다. 80년대는 유럽에서 가장 빈국이었던 아일랜드에 설상가상 경제 위기가 닥치는 바람에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던 시절이었다. 아일랜드 국민들은 빵이 없어 기아에 허덕이고 석탄과 땔감이 없는 이들은 추위에 몸을 떨었다. 빌 펄롱은 누구보다도 성실했기에 그나마 굶주림과 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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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색이 깊고 말이 없는 조용한 남자라는 점에서 스토너1)를 닮았다. 무엇보다도 그는 가난한 이웃에게 연민을 보낼 줄 아는 따스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세면대에서 석탄 배달 일로 더러워진 검은 손을 씻으면서도 가정의 평온과 안온이 신의 은총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선의와 신의를 시험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수녀원에 강제로 감금된 소녀의 간절한 " 외침 " 을 듣고 그 호소에 응답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 소녀의 외침을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도움의 손길을 뻗어야 할 것인가 ? 여기에는 수녀원과 지역 마을을 둘러싼 복잡한 지정학적 관계가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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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수녀원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아일랜드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 이 수녀원은 매춘 여성, 미혼모, 고아 소녀를 강제로 입감 시켜서 노동력 착취와 인권 유린을 했던 곳이다. 강제 노역은 물론이거니와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미혼모의 아이들은 입양을 원하는 가정에 팔렸으며, 성폭행과 살인이 수시로 발생하곤 했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지만 몇몇 장면으로 그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수녀원에서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지역 사람들이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수녀원과 지역 주민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람들은 침묵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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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배달을 하는 빌 펄롱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미혼모 아들로 태어나 마을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았던 그는 집주인의 보살핌과 일꾼 네드로부터 조건 없는 타자의 환대를 받으며 성장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들의 친절과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평온과 안온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1) 되는 자신의 결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잘 알고 있지만 양심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바로 그 결심을 시작하는 데에서 끝이 난다. 다소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펄롱을 연기한 킬리언 머피의 고뇌하는 얼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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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 속 캐릭터를 연기한다기보다는 펄롱이라는 인물에 대한 존중을 닮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 연기 " 를 하는 것이 아니라 " 실천 " 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어떤 숭고함을 닮았다. 펄롱이 선을 대표한다면 악을 대표하는 수녀원장 역을 연기한 에밀리 왓슨의 절제된 현현도 탁월하다. 이상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악에도 품격이 있다면 에밀리 왓슨이 연기한 수녀원장에게서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교묘하고 적나라하다. 이 모든 것은 배우의 힘이다.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 스토너 >> 와 레이몬드 카버 단편소설 <<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 을 좋아한다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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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 스토너 > 주인공 이름

2) 레이몬드 카버 단편 소설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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