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씨
엘렘 클리모프 감독, 알렉세이 크라브첸코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 들어기가에 앞서

이 글은 허세 가득한 동네 형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들 앞에서 일장연설을 하는 컨셉으로 쓴 글이다. 약간의 독자 모독과 약간의 독설과 약간의 쿨병이 섞인 지랄병맛체 영화 리뷰'다. 비록 쿨병 작렬하는 지랄병맛체로 쓴 고약한 리뷰이나 영화만큼은 최고 수준의 전쟁 영화라는 점은 명백하다.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서 밥을 먹는 심정으로 눈치 보면서 읽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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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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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 지옥의 묵시록 >> 봤나1) ? 영화 좀 본다는 새끼들이 항상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영화지. 그런데 난 말이야. 이 영화가 상당히 역겹단 말이지. 몇 번을 봤는 데도 정말 볼 때마다 짜증이 솟구쳐.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잖아. 내용이 굉장히 철학적이지. 철학적이라는 게 뭐냐 ? 에휴. 내가 너희들 수준을 너무 높게 봤구나. 닥쳐 이 새끼들아. 궁시렁거리지 말고. 형아가 설명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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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의 묵시록 >> 을 보면서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 본성이란 무엇인가, 악이란 무엇인가를 찾지. 영화 보다 보면 굉장히 사유적이잖아. 그런데 이 형아는 이 꼬라지가 굉장히 역겹다는 거야. 미국 새끼들, 솔까말 얘기해 보자. 전쟁 범죄자들이잖아.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고서는 고뇌하는 지식인 흉내를 낸단 말이야. 그 누구냐. 커트 대령. 이 새끼. 말론 브란도가 뚱뙈지로 나오잖아. 나는 너무 어이가 없었어. 영화에서 보면 말론 브란드는 절대 악이자 순수 악으로 등장하잖아. 그런데 말론 브란드는 너무 뚱뚱해서 그냥 초고도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환자처럼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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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도 엉망이야. 호러, 호러, 호러 _ 이 지랄하는데, 아니 이게 대사야 ? 잤니, 잤어, 잤냐구 !! 영화는 엉터리인데 이 영화를 만든 감독과 원작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기 시작했다. 음, 저 인물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상징하는군. 음, 저 인간은 전쟁의 야만적 폭력성을 의미해. 앗, 저 고장난 시계는 이성적 세계가 멈추고 야만의 시간이 돌아왔다는 은유가 아닐까 ? 하. 이런 개지랄. 에라이 ~ 얼핏 보기에 이 영화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반성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그냥 베트남 전쟁은 그럴싸한 배경일 뿐, 사실은 허세를 부리고 싶은 거야.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공포는 진짜 공포가 아니라 멋진 공포야. 지적 공포, 쿨한 공포. 재수없는 공갈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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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희들을 위해서 진짜 전쟁 영화 한 편 소개할게. 영화 << 컴 앤 씨 >> 추천한다. 꼭 봐라. 이 영화의 특징이 뭔 줄 아냐 ? 이 영화는 << 지옥의 묵시록 >> 과는 달리 깊은 사유를 하면서 이 영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왜냐하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거든. 이 영화 보면서 이 캐릭터는 무엇은 상징하고 저 장면은 무엇을 은유한다는 식의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어. 진짜 공포는 생각을 마비시키거든. 정말 이 영화를 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전쟁의 참상이 적나라하게 진행이 돼. 생각은 사치야. 바로 내 눈 앞에서 죽음과 살육이 진행되는데 그곳에서 무슨 사유를 한다는 거야. 이 영화는 마치 소년이 셀카봉 들고 학살을 라이브로 송출하는 유튜브 채널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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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여서 생각 없이 끝까지 압도적 공포 속에서 영화를 지켜보다가 영화가 끝나면 그때서야 비로소 생각을 하게 돼. 마치 방학이 끝나는 날 하루 전에 방학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학생처럼 말이야. 이 영화 속 공포는 멋지지 않아. 사람을 질리게 만들거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전쟁을 볼거리로 만든 자극적인 작품이라거나 전형적인 러시아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욕을 하지만...... 하, 시부랄놈들. 알고 좀 시부러. 이 영화가 단순히 러시아를 옹호하는 프로파간다 영화였다면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8년 내내 소련 당국의 검열과 싸우지는 않았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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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독일군에 대해서 자비 없이 잔혹하게 묘사했지만 그렇다고 소련군을 영웅으로 묘사하지도 않아. 오히려 잔인할 정도로 냉소적이지. 나중에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분간이 안 가. 이 영화를 끝으로 감독은 더 이상 영화를 찍지 못하게 돼. 이래도 국가 선동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고 욕을 할래 ? 내가 본 전쟁 영화 가운데 << 컴 앤 씨 >> 는 라리사 세피트코 감독이 연출한 << 고양, 1977 >> 과 함께 최고의 걸작 전쟁 영화라고 자부할 수 있어. 재미있는 사실은 두 감독이 부부라는 사실이야. 이 영화에 비하면 지옥의 묵시록, 플레툰,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는 개 같은 영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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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국주의 할리우드 영화 속 공포는 예뻐. 존나 예뻐. 뭔가 근사해. 영화 보고 나면 관객인 내가 꽤 근사하고 선량한 도덕주의자가 된 것 같잖아. 뭐, 쉰들러 리스트가 너의 인생 영화라고 ? 그러니 개인의 취향은 존중해 달라고 ?? 조까라마이싱이닷. 됐고. 이 영화 한번 봐봐봐봐, 꼭 !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거야.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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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 재판을 참관하면서 내린 결론은 " 무지의 폭력 " 이었습니다. 전쟁 범죄자 아이히만은 도덕성이 결여되었다기보다는 무지無知,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무지막지(無知莫知)한 괴물이 되었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내린 최종 결론은 " 가장 질이 나쁜 악은 무지에서 태어난다 " 였습니다. 제가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 지옥의 묵시록 >> 을 비판하는 이유는 악을 탐구한다는 미명 아래 악을 영웅시한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커츠 대령이라는 절대 악을 찾아, 그를 암살하라는 임무를 맡은 윌러드 대위의 모험담을 담은 영화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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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영웅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오디세이 식의 모험극에 불과합니다. 전쟁의 화신인 커츠 대령은 어둠 속에서 사유의 감옥에 갇힙니다. 영화 속에서 그는 군인보다는 철학자에 가깝습니다. 그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점에서 아이히만과는 정반대인 캐릭터입니다. 감독은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악의 본성을 탐구하겠다고 말하지만 그가 싸질러놓은 것은 악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미치광이 커츠 대령은 좆같지만 왠지 멋있어 ! _ 영화는 줄곧 그런 태도를 유지합니다. 전범 국가의 자기 반성은커녕 자아 성찰에 가깝습니다. 제국주의자 특유의 뻔뻔한 태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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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사유의 늪에 빠진 커츠 대령(말론 브란도)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내뱉는 대사에서 영화의 주제를 찾으려 애를 쓰지만, 말론 브란도의 대사는 아무 의미 없는 횡설수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걸을 때마다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뚱뚱한 몸으로 촬영장에 나타난 그는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습니다. 대사 한 줄 외우지도 못했고, 결국 감독은 아무 의미 없이 내뱉는 그의 즉흥적 혼잣말을 화면에 담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이성을 상실한 광기와 초현실적인 악몽을 재현하려는 목표를 이루었다기보다는 중간에 자포자기한 영화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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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실패한 영화입니다. 반면에 엘렘 클리모프 감독이 연출한 전쟁 영화 << 컴 앤 씨, 1985 >> 는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영화 << 지옥의 묵시록 >> 이 월러드 대위의 우아한 오디세이 여행이라면 << 컴 앤 씨 >> 에서 소년이 그저 정신없이 떠도는 영화입니다. 목적지도 없고, 서사도 없고, 플롯도 없습니다. 또한 영웅도 없고 희생도 없으며 교훈도 없습니다. 적과 싸우면서 민중을 고무하는 감동적인 연설도 없습니다. 위안도 없고 구원도 없습니다. 오직 압도적인 죽음만 병열로 나열될 뿐입니다. 끝으로 희망조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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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자칫 선동 영화(프로파간다)로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 지옥의 묵시록 >> 이야말로 비열하고 졸렬한 선동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전쟁 영화들은 겉으로는 반전을 내세우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영웅주의에 대한 찬양입니다. 전쟁이라는 지옥도에 과도한 의미와 서사를 부여하고 그 서사에 구원과 희생을 담는 행위야말로 선동적이입다. << 지옥의 묵시록 >> 를 보고 나면 남는 것은 반전 메시지가 아니라 황홀한 전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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