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침개를 뒤집다가 공중에서 제대로 회전하지도 못한 채 떨어져 안 익은 면과 안 익은 면이 겹쳐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동그란 부침개가 반달 모양이 된 것이다. 이 정도 두께면 부침개가 아니라 팬케이크'였다. 실수를 어떻게 해서든 만회하려고 두 면을 떼려고 수작을 부렸지만 익지 않은 면끼리 붙은 부침개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중략) 가끔, 뒤집기에 실패해서 반달 모양이 된 부침개를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 익지 않은 한쪽 면이 익지 않은 한쪽 면과 붙어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 뜨거운 몸으로 서로를 녹여서 붙어버린 부침개를 보면서 사랑을 읽어내는 내 감성은 아마도 실패한 사랑을 경험한 남자의 뼈아픈 후회일 것이다. 결국 뜨겁고 지독한 사랑이란 설익은 것과 설익은 것이 만날 때에나 가능한 것이다. 다 익은 부침개는 겹쳐 놓아도 붙지 않으니까( 500일의 썸머, 설익은 것과 설익은 것이 만날 때 中 ㅡ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3028282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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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익은 면과 안 익은 면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실패한 부침개를 보다가 문득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사랑의 본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랑은 본질적으로 지독하다. 더럽고 징그럽다. 이해 당사자들은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것을 보지 못할 뿐이다. 나는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라 믿는 편이다. 롤랑 바르트도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은 질병이라고 말이다. 더럽고 징그럽고 지독한 사랑은 죽기 살기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악을 한다. 설익은 면과 설익은 면이 만나면 떨어지지 않는 부침개처럼 사랑 또한 결핍과 결핍이 만나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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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 사랑의 대표적 소설 << 폭풍의 언덕 >> 을 보라. 히스클리프의 익지 않은 한쪽 면과 캐서린의 익지 않은 한쪽 면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뜨겁게 녹여서 붙어버린 부침개다. 익지 않았기 때문에 붙는다. 사랑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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