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가난 - 그러나 일인분은 아닌,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온(on) 시리즈 5
안온 지음 / 마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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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인칭 가난 >> 이라는 낯선 제목의 에세이가 있다. 분량도 200페이지가 되지 않아서 1,2시간이면 완독할 수 있는 책이지만 연필로 꾹꾹 눌러 쓴 문장의 힘은 어마어마하다. 블로그 이웃의 짧은 리뷰를 읽고 호기심이 생겨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미리 보기로 프롤로그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무식하게도, 아아 천박하게도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 와, 씨이발.... 이거 뭐야 ??? "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내 입에서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욕이 튀어나온다는 것은 극찬을 의미하는 것이니 말이다. 눈이 매섭게 내리던 날,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구매했다.
좋은 영화의 필수 조건이 라스트 씬이라면 좋은 책의 필수 조건은 첫 문장이 아닐까. 그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전체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제 3자의 시선이 아닌 1인칭 시점으로 묘사된 " 나의 가난 " 에는 신파가 없다. 최대한 감정의 언어들은 배제한 채 가난의 편린들을 나열할 뿐이다. 주관적 서사이지만 철저하게 가난의 구조적 문제를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훌륭하다. 여기에 저자의 압도적인 문장력은 그의 가난에 품격을 높인다. 나에게 안온의 << 일인칭 가는 >> 은 벼락 같은 축복과 같은 책이다.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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