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놈 이 온 다 :
애타게 성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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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대결 1971
어릴 적 내 친구 이름이 " 성기 " 였지. 키가 유달리 커서 우리는 말하곤 했다. " 성기, 참.... 크다. " 성기는 크기도 전에 이미 컸으니 우람하지 않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할 수 없었어. 지금은 소식이 끊겼다. 밥은 먹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이름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던 친구였다. 하필 키도 컸으니 : XXX'로 불리웠던 불운했던 사나이. 그의 미국 이름은 미스터 킹 페뉘스. 용서해라. 성기와 친했던 친구들은 알고 있다. 그와 동네 목욕탕을 자주 갔던 나는 그의 꽈추가 생각보다 지나치게 아담했다는 사실을, 후후훗.
성기야, 잘 살고 있냐. XX 초등학교 동창들이 지금도 애타게 성기를 찾고 있다. 이 글을 읽는다면 연락처를 남겨다오. 프로이트도 일상 속에서 애타게 성기를 찾아 헤맨 인물이다. 문명 속에 숨겨진 성기의 도상학이 바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다. 물론 프로이트의 범성론에 대한 비판, 아니 나아가 그를 조롱하는 이도 많았다. 시건방지기 짝이 없는 들뢰즈는 애타게 성기를 찾아 헤매는 프로이트의 도상학에 대하여 이런 말을 남겼다. " 꿈에 작대기가 보이면 페니스라고 말해. 안 그러면 따귀를 맞을 테니깐...... " 들뢰즈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 속에 감춰진 성기를 찾는 일에 몰두한다.
만약에 프로이트가 영화 <<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 에 나오는 장면을 꿈으로 꾼다면 다음과 같은 해석을 내놓을 것이다 : 영화 <<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 에서 여성 전사 퓨리오사가 운전하는 탱크로리 외형은 전형적인 남근상'이다. 이 거대한 탱크로리가 수많은 폭주족 드라이버를 박살낸다는 점에서 페니스 덴타타다. 이 남근-기계에 탑승한 퓨리오사 일행은 임모탈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동굴을 향해 쳐들어간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임모탈의 얼굴이다. 임모탈은 유독 과도한 이빨 가면으로 자신을 포장하는데 그것은 전형적인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질)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임모탈의 전사 아들 이름도 그것을 뒷받침한다. 둘째 아들 " 릭투스 " 는 라틴어로 " 턱주가리 " 란 뜻이다. 여성의 자궁과 같은 동굴 속에서 사는 임모탈은 표면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사실은 여성 괴물, 바기나 덴타타'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데뷔작 << 대결, 1971 >> 에서도 거대한 탱크로리는 페니스 덴타타'로 작동한다. 작은 승용차를 운전하는 주인공은 도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탱크로리 운전자에게 위협을 받는다. 달리는 남근-기계의 공격으로 인해 운전자의 남성성은 위축되어 거세 공포를 느끼지만 최후의 승리를 거둬 남성성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영화를 연출했을 때 나이가 21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21살 청년이 만든 놀라울 만한 상업 영화라는 점에서 감탄하게 된다.
문득, 어릴 때 성기와 함께 봤던 <<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 >> 가 떠올랐다. 성기야, 잘 살고 있냐. 킹 페뉘스'라고 놀린 거 미안하다. 사실 진짜 킹 페뉘스는 나였지. 허허허. 다 지난 일이니 용서해다오. 만식이 알지 ? 니가 만식이 돈 안 갚고 야밤에 튀었잖아, 쨔샤. 요즘 만식이가 많이 아프다. 다 용서한단다. 돌아와다오. 우리 모두 성기를 애타게 찾는단다. 술 한 잔 하자. 성기야. 보고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