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과 고추









                                                                                         네쁠릭스 영화 << 거꾸로 가는 남자 >> 는 일종의 미러링이다. 서로 성 역할을 바꿨을 때 일어나는 상황을 상상한 드라마'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남성이 만들었던 < 좆같은 사회 > 를 반대로 < 젖같은 사회 > 로 설정한 후 상황극을 연출한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여성은 웃통 까고 다녀도 되고 남성은 엉덩이에 핑크라고 쓰여진, 빤스 같기도 하고 팬츠 같기도 한,  짧은 팬츠를 입고 다닌다.  회사는 대부분 여성이 장악했고 남자들은 커피 심부름에 바쁘다. 성희롱은 일상이다. 누구에게 ?!  당연히 여성이 남성을 성희롱하는 사회'다. 이 영화에서 여성은 남성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루시아다. 반면에 남성은 모든 것에서 제약을 받는다. 겨털도 뽑아야 하고 사타구니까지 퍼져나간 꼬털도 왁싱을 해야 한다. 

심지어 발가락 위에 난 족털도 왁싱을 한다. 겨털, 꼬털, 족털(足ㅡ), 털이란 털은 모두 뽑혀야 하니 평소 고통에 털털한 나조차도  아, 이제 그만 !   " 모든 이에게 털을 허하라 ! "  미러링된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을 불완전한 존재로 인식한다. 남성이 무거운 것을 들고 있으면 여성이 터프하게 다가와서 남성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짐1)을 빼앗는다. " 너처럼 연약한 이쁜이가 이런 걸 들 수나 있겠어 ?  귀여운 것, 후후. 이런 일에 힘쓰지 마.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  흐흐흐 " 뭐, 이런 늬앙스'다. 남자인 내가 보았을 때 참말로 끔찍한 세상이다. 

하지만 얼마든지 웃고 넘길 수 있다. 왜 ? 허구의 드라마이니까 ! 그렇다면 남는 것은 진짜 현실 세계이다. 털이란 털은 죄다 뽑아야 하고, 능력과 상관없이 커피 심부름을 해야 하고, 성희롱이 일상인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여성은 이 현실 사회가 얼마나 끔찍할까 ?  더군다나 학생들에게 성평등을 위한 단편 영화(단편 억압당하는다수, 2010)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교사를 직위 해제하는 한국 사회라면 ?? 한국 사회를 경험하면서 겪는 가장 기이한 풍경 중 하나는 연애할 때 여성의 핸드백을 들어주는 남성들이었다. 한국 남자들은 왜 여자의 손바닥 가방'을 들어주는 것일까 ?  무거워서 ???????!!!   이게 에티켓이라고 ??????  

영화 << 경축, 우리 사랑 >> 도 일종의 미러링이다.  굳이 이 영화의 성격을 규정하자면 역지사지 부도덕 짠내 로맨스'라고나 할까 ?  50살 여자가 30살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근본 없는 러브 스토리여서 대책도 없지만 감독은 능청스럽게 끝까지 밀어붙인다. 영화는 가족의 반대를 무릎쓰고 자신의 결의를 끝까지 고추세운 봉순의 승리로 끝난다. 원래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무릎 꿇지 않고 고추를 앞세우면 못 이길 싸움이 없는 법이다. 이 영화가 상투적인 멜로가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전복에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 부도덕한 로맨스라 욕하지 마라. 원래 모든 로맨스는 선을 넘는 행위이니 말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김해숙과 기주봉은 말할 것도 없고 김혜나와 김영민도 훌륭하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과 기타 등등도 믿고 볼 수 있는 연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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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장면에서 나는 연애할 때 여성의 핸드백을 대신 들어주는 한국 남자 특유의 에티켓 문화를 떠올렸다. 연애할 때에는 사랑하는 애인의 핸드백을 들어주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믿는 한국 남자의 망상이 괴상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그것을 지극히 당연하다고 믿는 여성도 괴이하기는 마찬가지'다. 연애할 때에는 핸드백도 들어주는 남자는 결혼하면 아내의 장바구니는 들어주지 않는다에 500원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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