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치명적이다
타인의 발바닥을 제일 많이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 산부인과 진료 거치대에 발을 올려본 적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산부인과 의사'다. 그렇기에 산모가 산부인과를 내방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깨끗한 팬티가 아니라 양말이다. 어떤 이는 팬티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양말을 소홀히 했는데 산부인과 진료 거치대에 발을 올리고 나서야 자신의 선택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진찰을 받기 위해서는 팬티를 벗어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귀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 미용사'다. 미용사는 단골인 손님의 귀를 정확하게 기억한다. 귀의 생김새는 모두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귀 모양새는 천차만별'이다. 십 년 전, 충청도 읍네 심야 식당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범인은 식당 내 씨씨티븨'에 찍혔으나 불행히도 뒷모습만 나온 화면이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때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는데 제보자는 미용사'였다. 제보자가 범인의 뒷모습에서 유심히 본 것은 귀'였다. 단골 손님의 귀와 생김새가 똑같다는 것이다. 제보자의 제보는 정확했다. 그 단골이 범인이었다. 이처럼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서 관심 분야는 다르다. 사랑에 빠지면 그때부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어깨'다. 당당하게 펼친 그 사람의 어깨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축 쳐진 어깨를 보면 자신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리고 자주 그 사람의 쓸쓸한 어깨에 눈이 간다. 무엇보다도 뒷모습에서 보여지는 어깨는 치명적이다. 사랑이라는 열정의 시선이 마지막에 머무르는 곳은 어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