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데이빗 레이치 외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는 말할 것도 없이













                                                                                             영화 << 존 윅 >> 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쪽은 스타일리시한 액션에 높은 점수를 주는 쪽이고, 다른 한쪽은 개 한 마리 때문에 사람을 백 명 넘게 죽이는, 개연성 없는 줄거리에 볼멘소리를 한다. 


지적한 대로 존 윅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아내가 세상에 홀로 남을 남편을 걱정해서 선물한 강아지가 러시아 조직원에게 살해되자 개빡친 주인공이 복수를 감행하는 영화이다. 존 윅은 피도 눈물도 없다. 티븨는 물론이고 케이블 티븨에서 방영하는 영화도 잘 보지 않는 내가 일부러 이 영화를 찾아 보기로 결심한 이유는 존 윅의 황당무계한 개복수극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처음에는 황당한 복수극 같지만 나중에는 존 윅의 " 멜랑꼴리한 애니멀 센티멘탈 " 에 설득 당한다. 그럴 수 있어, 개는 말할 것도 없이 가족의 일원이니까 ! 


<< 존 윅 >> 은 멋진 수트야말로 킬러가 반드시 갖춰야 할 의복이란 사실을 증명한다. 수트가 원래 군복에서 유래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색한 조합은 아니다. 나카토미 빌딩에서 맨발에 하얀 난닝구 입고 죽도록 고생했던 아재 브루스 윌리스에 비하면 키아누 리브스는 얼마나 개멋진가 !  영화는 꽤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존 윅은 "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아내가 세상에 홀로 남을 남편을 걱정해서 선물한 강아지가 러시아 조직원에게 살해되 " 는 설정을 통해서 존 윅의 분노를 이해 가능하도록 만든다. 그 이후는 속전속결이다.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은 장점이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야지 주먹보다 말이 앞서면 액션 영화로서는 단점이기 때문이다. 주먹보다 말이 앞서는 순간, 킬러의 아우라는 사라지고 동네 양아치의 개싸움으로 전락하고 만다. 입만 열었다 하면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와 캔 로치 감독을 언급하던 내가 할리우드 쌈마이 양아치 총질 영화'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니 배신감이 드는 이이도 있겠으나, 고백하거니와 나는 원래 B급 장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 없다.  토니 자의 << 옹박 >> 은 인생 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해의 톱텐이었다. 


심지어 에로 영화도 좋아한다. 이름부터 에로스러운 틴토 불알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좋아했는데 딱히 이유는 없다. 후배위를 포착하는 틴토 불알스의 에로틱한 시그니처를 사랑했다. 나는 감독에게 경배했다. " 당신의 아름다운 불알에 경배를 ! " 에로 영화라는 장르에서 미학과 윤리를 따지는 것은 얼마나 따분한가 ! 에로 영화 장르의 목적은 하나다. 관객을 꼴리게 만드는 것. 이 얼마나 심플한가 ! 장르 영화의 미덕은 단순함이다.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제는 심각한 영화를 감상하는 데 에로, 아니 애로 사항이 많다. 


옛날에는 안토니오 미켈란젤로나 잉게마르 베르히만의 심각한, 심각한, 너무 심각한 영화도 관심을 가지고 감상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나이 들어 괄약근마저 부실하다 보니 오래 앉아 있는 것조차 버겁다(영화제 때 극장에 앉아서 벨라 타르의 8시간짜리 영화 << 사탄탱고 >> 를 봤다는 자랑은 이 자리에서는 하지 않겠다).  그 누가 알랴. 치질 때문에 양쪽 엉덩이 두 짝을 나란히 바닥에 지지지 못하고 한쪽 또 한쪽 번갈아 가면서 수평 조절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존 윅은 멋있다. 저 아름다운 상판과 하드바디에 경탄하게 된다. 그와 비교할 수록 나는 자꾸 번데기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나도 한때는 굉장히 크고 딱딱하며 어마어마했던 남근을 소유했던 사나이였다. 믿거나 말거나. 노파심에서 하는 충고이지만 만약에 둘 중 하나에 도박을 걸어야 한다면 " - 말거나 " 에 거시기 바란다.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