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와 달창


 

 

 

 

 

 

 

 

                                                                                          누군가가 당신에게 뜬금없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라고 명령하는 순간, 우리는 질문자의 당부와는 상관없이 코끼리만 생각하게 된다. 웬, 코끼리 ?!  이 작은 의문은 점점 커지게 된다. 그리고 머릿속은 알이 꽉 찬 4월 주꾸미 머리통처럼 온통 코끼리란 단어로 뽀글뽀글 차오르게 된다.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코끼리..... 결국 우리는 질문자의 계략에 말려들어 코 끼(꿰)게 되리. 나, 코 꿴 거임, 그런 거임 ?!              

 

이러한 심리 동조 현상을 발견한 것은 조이 레이코프 박사로 그는 이것을 " 프레임 이론 " 으로 명명했다. 쉽게 말하자면 " 떡밥 던지고 나 몰라라 하기 놀이 " 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안철수의 " 제가 안철수입니까, 갑철수입니까 ? " 발언이었다. 그는 자신은 갑철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지만 역으로 안철수는 대중에게 갑철수라는 캐릭터로 고착되는 계기가 되었다. 안철수는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나와서 갑철수라 부르지 마 _ 라고 명령하는 순간에 대중은 머릿속에 온통 갑철수란 단어로 꽉 차게 된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갑철수, 이제 미역국 잡셨수 ~                    

 

현재, 논란이 진행 중인 송현정 기자의 독재자 질문도 일종의 거대한 코끼리'인 셈이다. 안철수가 자신은 갑철수가 아니라고 아무리 부정해도 결국에는 갑철수가 되었듯이,  문재인 대통령 또한 그 질문에 대해서 강한 어조로 부정한다 한들 시청자 뇌리에 박히게 되는 것은 바로 독재자라는 거대한 코끼리 형상'이다. 그렇기에 KBS 대통령 대담회는 악의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한민국은 2019년 언론 자유 지수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 1위이다. 기자가 대통령에게 당신은 독재자입니까 _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것도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환경 때문에 가능한 설정인 것이다. 그렇기에 기자가 대통령에게 당신은 독재자입니까 _ 라고 물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문재인은 독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질문은 파나 마나 한 파나마 모자처럼 하나 마나 한 질문이 되는 것이다. 질문은 많고 시간은 적어서 대통령의 답변을 67번이나 가로채기했던 기자는 왜 이런 쓸모없는 질문에는 집요하게 파고들었을까 ?  저잣거리에서 몇몇이 핸드마이크 들고 떠들었던 " 문재인은 독재자 " 라는 선동이 대중적 여론이라고 믿었다면 기자는 200만 명에 육박하는 " 자한당 해산 청원 " 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도 물었어야 옳다. 그렇지 않은가 ? 독재자 파문은 나비 효과가 되어서 입만 열었다 하면 시궁창 냄새가 났던 나경원이 국민을 상대로 달창(달빛창녀단)이라는 일베 용어를 내뱉게 되는 계기를 선물한 셈이다.

 

언론 자유 지수가 1위라 하여 기자의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 기자 단톡방 사건은 기자 수준이 아시아 국가에서 압도적 꼴등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기자와 PD  200명이 연합한 기자 단톡방에서 정준영 동영상이 올라오자 기자들은 좆나게 환호한다.  이것이 바로 밤꽃 향기 휘날리며 사건 현장을 쫒는 기자의 하이에나 정신이다. 꼴리면 답이 없다.



 



▲ ‘버닝썬 2탄’ 영상을 요구하는 대화(왼쪽)와 대화 직후 불법촬영물이 공유된 대화(중간). 가수 정준영씨가 속옷 차림의 여성들과 찍은 사진(오른쪽)도 공유됐다. 기자들이 올린 영상과 사진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문장이 작성되었다.  "질펀하게 놀고 싶다", "업소나 실장 추천 가능하느냐", "낮 4시에 다녀왔다. 20살이다", "월요일에 하루 종일 놀 아가씨. 이번에는 여자 맞다. 400$ 정도"라며 성매매 정보를 공유하고 불법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사진도 공유했다. 독재 정권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던 기자들이 어느 순간 기자 정신 운운하며 발기탱천하는 모습을 보면 폭력 교사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다가 학교 체벌 반대를 신념으로 삼은 전교조 교사 앞에서만 개기는 양아치 새끼가 떠오른다. 마찬가지로 화기애애하게 오고가는 입말을 선보였던 기자 단톡방을 보면 정준영 단톡방 앞에서는 정의를 외치다가도 정작 자신들의 단톡방에서는 개가 되는 미러링을 엿보게 된다. 낮에는 펜 잡고 기사 쓰다가 밤에는 좆 잡고 취미 생활하는 기자여, 펜 내려놓고 좆 잡고 반성부터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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