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을 아는가 ?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 없이 오래 찔렸다

ㅡ 청파동을 아는가, 최승자

 



                                                                                                             수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은 성격이 대부분 샤이(shy)하다. 네에, 부끄럽고요.                 부끄러움을 많이 타다 보니 처음부터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고작, sky 하늘을 우러러 shy 부끄럼 한 점을 스크린 테이블 앞에 선보일 뿐이다. 일단 입가심으로 맛만 보세요 ~              괴물의 시점 - 샷'이나 그림자로 스쳐 지나가거나 거대한 발자국을 남기는 정도'다. 관객 입장에서 보면 < 감질맛 > 이 나서 애를 태우지만 그것이야말로 크리쳐물(괴수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 감칠맛 > 이다. 중간에 괴물이 꼬리 치는 장면이 나오기라도 하면 관객은 자지러진다. 괴수영화는 신체의 일부분(페티시즘)으로 시작해서 세미누드로, 그리고 종극에는 올 누드로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클래식한 에로 영화를 보는 맛이 있다. 관객은 알몸을 보고 싶어 한다. 얼마나 단단한 물건인지, 얼마나 딱딱한 물건인지, 얼마나 거대한 물건인지, 도대체 저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80년대 가요무대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언제나 조용필이었고 90년대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 서태지와아이들 > 이었듯이, 괴수 영화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은 괴물(의 헤어누드)이다. 그것이 바로 장르의 법칙이다. 몸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몸통보다는 꼬리를 살짝 보여주는 것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는 묘수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관객의 호기심을 점진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술수이기도 했다. 시작부터 헤어누드로 등장하는 것은 포르노이지 에로영화는 아니지 않은가 !  90분짜리 에로 영화를 스킵 없이 감상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90분짜리 포르노 영화를 스킵 없이 전편 관람하는 것에 애로 사항이 많다. 에효 !    

임성한의 막장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드라마 생명은 " 연속성 " 이다. 일일드라마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드라마 시청을 하루라도 놓치게 되면 맥락이 끊어져서 재미가 반감되고 결국에는 시청을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임성한 작가는 자극적인 오늘의 미끼를 던진다. 임성한 작가는 여러분에게 미끼를 던진 것이고 당신은 미끼를 확, 물어분 것이여 ~             당신이 미끼를 물어버린 이상, 주도권은 막장 드라마 작가에게 있다. 낚싯대를 쥔 것은 작가이니깐 말이다. < 오늘의 미끼 > 는 < 어제의 미끼 > 보다 항상 먹음직스럽다. 그것이 막장 드라마의 윤리 없는 도덕률이자 법칙이다. 

내가 << 골목식당 >> 을 성공한 싸구려 괴수영화 시리즈물'이라거나 막장 드라마'라고 폄하하는 이유는 시청자의 호기심을 붙잡기 위해서 미끼의 싸이즈'를 키운다는 데 있다. 여기서 미끼는 미운오리새끼의 준말이면서 빌런을 의미한다. << 골목식당 >> 은 회를 거듭할수록 전편보다 더 강력한 빌런이 등장한다. 역대급 발암 캐릭터라는 홍탁집 아들은 청파동 피자집 사장에 비하면 천사에 가깝다. 그리고 오늘의 빌런은 언제가 방영될 내일의 빌런에 비하면 천사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다. 왜 ? 그것이 바로 장르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영화 속편이 내용과는 관련 없이 사이즈만 키우다가 몰락하고 말듯이(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보라. 이 영화는 외양은 로봇 영화이지만 따지고 보면 괴수 영화에 속한다),

막장드라마가 날마다 시청자를 붙들기 위해 내용과는 상관없는 자극적인 미끼만을 던지듯이 골목식당은 보다 국민 욕받이 캐릭터를 찾기 위해 제작진은 오늘도 죽은 상권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릴 것이 분명하다. 골목식당 제작진이 욕망하는 것은 착한 상인이 아니라 나쁜 빌런이기 때문이다. 잘 키운 빌런 하나 얌전한 상인 열 명 부럽지 않다. 막장 드라마에 대한 정의가 욕하면서 본다는 의미라면 골목식당은 막장 드라마'다. << 골목식당 >> 이라는 프로그램은 멘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성장 드라마라는 애초의 제작 의도와는 달리 멘토가 주인공인 성장 드라마로 변질되었다. 이제는 멘티가 멘토를 공격하는 행위는 역린으로 취급되고 있다.

시청자인 당신은 힘들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자영업자를 응원하기 위해 << 골목식당 >> 을 보는 것 같지만 속마음은 빌런을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당신은 자영업자 눈물을 닦아줄 손수건이 아니라 쇠꼬챙이를 옆에 두고 티븨 앞에 앉는다. 그리고는 빌런이 등장할 때마다 로마 전투장을 찾은 로마인처럼 하늘을 향해 세운 엄지손가락을 바닥을 향해 내리꽂으며 자비롭게 외칠 것이다. 찔러, 찔러, 찔러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9-01-04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4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