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욕 죽겠지, 욕이 욕을 부른다 :
백종원 신드롬
서당개 삼 년이면 " 풍월강산 " 을 읊는다지만 대한민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식당개 삼 년이면 " 풍비박산 " 이 되는지라 식당 개업 팔 할은 망한다. 그런 의미에 백종원은 요식업계의 허준'이다. 그가 나타나 침을 놓으면 앉은뱅이 죽은 가게도 벌떡 일어난다. " 침을 놓는 " 기술은 점점 향상이 되어 이제는 " 침을 뱉는 " 수준이 되었다.
처음에는 < 위로 > 로 시작한 방송이지만 이제는 < 독설 > 이 주무기가 되었다. 포방터 홍탁집 아들을 다루는 백종원은 거침이 없다. 가뜩이나 소 눈깔처럼 생긴 눈알을 불알이며 욕설을 내뱉을수록 욕먹는 사람은 욕을 한 사람이 아니라 욕을 먹는 쪽이다. 그것이 바로 백종원 매직'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밑바닥까지 추락한 인간이 어떻게 기어올라올 것인가에 달려 있다. 씨이이발, 이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야 _ 라고 백종원이 백기 들고 가게 문을 힘차게 닫고 나갈 때 방송은 투 비 컨티뉴 라는 자막이 흐르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결정적 순간에 뒷목 잡고 쓰러지며 끝나는 막장 일일 드라마'처럼 말이다.
시청자는 고분고분하고 말귀 잘 알아듣는 골목식당 출연자에게는 관심이 없다. 즉, 착한 쥐가 쥐가천성'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못된 개새끼의 개과천선에 관심이 높다(이런 고급 말장난은 대한민국에서 오직 이 블로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문장이다). 그렇기에 << 백종원의 골목식당 >> 에서 백종원은 방송이 진행될수록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진다. 침을 놓던 그가 방향을 전환하여 침을 뱉기 시작한 이유이다. 지난 주말에 충무로 다방에 앉아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백종원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서는 어제보다 더 자극적인 상황 연출이 필요하듯이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막장드라마化 될 것이다.
종극에는 백종원이 솔루션을 신청한 가게주인의 멱살을 잡거나 진짜로 침을 뱉는 지경까지 가리라. 자극에 중독이 되면 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듯이 말이다. 아니나 달라. << 백종원 골목식당 >> 예고편은 백종원이 침을 뱉는 수준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 방송 기사를 모니터한 기사 제목이 모두 < 백종원 구역질 분노 " 폐업하는 게 낫겠다 " 충격 식당 등판 ? > , < 이번에 또 최악의 식당 등장하나 ? > , < 백종원 구역질 + 폐업 요구까지, 홍탁집 뛰어넘는 가게 나오나 ? > ......... 침을 놓던 백종원이 침을 뱉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얻더니 이제는 침을 뱉는 수준의 오버액션에 해당하는 구역질 신공을 선보일 모양이다. 최악의 식당은 이제 최악의 악당처럼 읽힌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열광하는 멘토의 진짜 모습이다. 짓밟을 대로 밟아 놓고서는 다시 일으켜세우며 위로하는 멘토의 애티튜드를 보다 보면 영화 << 300 >> 에서 크세르크세스가 " 나는 관대하다, 나는 관대하다, 나는 관대하다 " 고 말하는 대사가 생각난다. 크세르크세스는 언제나 관대하다. 단, 조건이 있다. “ 나는 관대하다. 만약 나에게 무릎을 꿇는다면 너에게 스파르타는 물론이고 모든 그리스를 지배할 수 있는 왕위는 물론이고 부귀와 영화를 주겠다. 하지만 끝까지 항전하면 스파르타의 모든 건물, 사람, 가축, 풀 한 포기조차 모조리 불태우고 스파르타를 역사에서 지우겠다.”
사람들은 백종원이 요식업계의 허준이라며 칭송하지만, 정신과 의사도 정작 다른 의사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듯이, 그도 약을 처방받아야 할 환자'다. 내가 약사는 아니다만 그에게 내릴 약은 " 조까라마이싱 " 이다. 이름이 제법 거칠긴 해도 이보다 약효가 빠른 약은 아스피린이 유일하다. 백종원 씨, 조까라마이싱 캡슐 한 알 먹고 기운 차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