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은 잠꾸러기



 



                                                                                      

내 친구는 일란성 쌍둥이로 형은 최공복이요, 동생은 최만복이다. 최씨 성 자체가 촌스러운 구석이 있는데 이름마저 - 복으로 끝나는 돌림이다 보니 21세기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크크. 졸라 촌스러워 !  문제는 얼굴도 촌스럽다는 데 있다.  그런데 못난이 형제는 서로 구별이 안 갈 만큼 닮았는데도 서로 자기 외모가 21세기 비주얼이라고 주장하고는 한다.  하는 짓을 보면 가관이다. 크크. 귀여워 !   못난이 형제는 내게 묻는다. " 누가 더 대세냐 ? " 나는 방긋 웃는다. 누가 더 대세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일단 삼천포로 가자.  

인간은 기운이 없으면(혹은 몸이 아프면) 보양식을 챙겨 먹지만 짐승은 인간과는 반대로 곡기를 끊는다.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이라면 내 말에 모두 다 동의할 것이다. 동의한다면 모두 부처 핸섬 ! yo~           어떤 이는 굶는 짐승을 보며 속으로 짐승이라서 미련하구나 _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미련한 건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다. 체내에 독소가 쌓일 때 몸은 아프게 된다. 피부 트러블도 체내 독소 때문에 피부에 병이 난 현상이다.  그렇다면 독소는 왜 쌓일까 ?   체내 독소를 해독하는 일은 오장육부 관할'이다. 이 부서는 음식에 들어 있는 독소를 해독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일감(음식물)이 너무 많다 보면 일처리가 늦어지고 일감이 쌓이게 된다. 결국에는 마감을 지키지 못해 유감이니 몸의 주인은 대략 난감. 이처럼 해독되지 않은 독소가 쌓일 때 몸(or 피부)은 아프게 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인간은 먹고 기운을 차려야 한다며 보양식부터 챙겨 먹는다. 독에 독을 붓는 꼴이다. 보양식은 영양식이어서 독소가 아니라고 ?  천만에 !  누누이 하는 소리이지만 모든 음식물은 약(영양소)이면서 동시에 독이다.  짐승이 아프면 굶는 이유는 체내 오장육부가 해야 할 일감(음식물 분해)을 제로 상태로 만들어서 오장육부 노동자들이 오로지 독소를 해독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음식 섭취 후 9시간이 지나면 위는 음식물을 아래로 내보내서 텅 빈 상태가 된다.  이때 나는 소리가 바로 " 꼬르륵 ~ " 이다.  꼬르륵 소리는 위가 최대한 수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위에 붙어 있는 찌꺼기를 털어내고 독소를 해독하는 시간인 것이다. 그러니까 꼬르륵은 몸이 공복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이다. 이 공복이 지속되면 회춘 유전자인 시트루인이 발생하는데 노화와 질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늘려주는 일을 한다. 소리는 배가 고프다는 신호가 아니라 위가 청소 중이니 밥을 먹지 말라는 소리인데, 인간은 이 신호를 배가 고픈 것으로 착각한다. 학습된 인지 오류인 것이다. 

 

이 공복 상태를 지속시켜 건강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간헐적 단식법인 것이다. 굳이 끼니를 굶는 간헐적 단식을 하지 않아도 공복을 12시간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저녁을 일찍 먹으면 된다. 예를 들어 저녁을 6시에 먹고 아침을 8시에 먹으면 공복 기간을 14시간 유지하게 된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소리는 꽤나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몸에 독이 쌓이면 제일 먼저 발생하는 현상은 피부 트러블이다.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는 것은 곧 체내 독소가 해독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12시간 공복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피부 변화이다.

기미, 잡티, 각질, 비듬 따위가 완벽하게 사라진다.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내 경우는 머리에 비듬이 많아서 어두운 계열의 옷은 일부러 피하곤 했으나 지금은 비듬 고민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봄이 오면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해마다 피부과 병원을 다녔으나 지금은 꽃가루로 세수를 해도 열꽃이 피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공복의 힘인 것이다. 옛날에는 만복이 행복이었으나 지금은 공복이 행복이다. 당신에게 공복을 권한다. 체중 감량이라는 얄팍한 수작을 위한 권유가 아니다. 공복 유지로 인해 발생한 체중 감량은 깃털보다 가벼운 덤일뿐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굶으면 몸이 쇠약해진다는 쌍팔련도 서사는 이제는 버려라. 형제의 질문에 나는 뒤늦게 답한다.  " 21세기는 최공복이 대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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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동안 굶으면 몸은 비상상태를 선포한다. 이때 몸은 " 시트루인 " 을 호출한다. 시트루인은 회춘 호르몬으로 운동 신경을 강화시킨다. 그래야 사냥에 성공할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짐승도 마찬가지'다. 사자는 먹이를 실컷 먹으면 힘이 생겨서 더욱 빨리 달릴 것 같지만 정반대'다. 사자는 만복인 상태에서는 놀다가 2,3일 굶고 나서 비로소 사냥길에 오른다. 굶어야 피지컬이 최상인 상태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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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2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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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2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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