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를 만나다
맥락(脈絡 : 줄기 맥, 닿을 락)이란 줄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계통이란 뜻으로 맥락관통하다는 말은 곧 맥락이 통한다는 뜻이다. 인디언들이 인삿말로 표현하는 " 미타구에 오야신 " 이란 말은 " 우리 모두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 는 의미이니 맥락관통하다는 말과도 맥락이 통한다.
스토리에서 맥락이 중요한 것은 서사의 통일성이 독자(혹은 관객)의 이해를 돕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스토리는 1-2-3-4-5-6-7-8-9-10으로 연결되어 있다. 2단락은 1단락과 맥락이 닿아야 이야기 이해도를 높이고, 3단락은 2단락과 맥락이 닿아야 이야기 이해도를 높인다. 그런데 이야기가 1-2-5-6-8-10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있다. 5단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 4단락을 참고해야 하나 생략되었으니 독자는 이야기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말 그대로 맥(락)이 끊긴 경우'이다. 굉장히 아카데믹한 말투를 사용하자면 순열의 불균질성은 텍스트 이해도를 떨어트린다.
쉽게 말하자면, 아니 업계 용어를 빌리자면 좆된 경우'다. 오랜만에 인생 영화를 만났다. 고경민 감독이 연출한 스릴러 영화 << 데자 뷰, 2018 >> 는 현대인의 고질병인 결정장애를 한방에 날려버릴 통쾌한 영화'다. 이 영화를 평가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주저하는 이 없으리라. 나는 이 영화가 시작한 지 1분이 지났을 때 이 영화의 주제를 파악했다. 이 영화, 좆됐네 ! 캠코더로 찍은 것 같은 화면에 이천희, 남규리, 이규한의 영혼 없는 로봇 연기는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더군다나 겁나 형편없는 각본을 넘나 형편없는 감독이 찍으니 화룡점정이 되었다. 이 영화야말로 맥락이 제대로 끊겨서(1-3-5-7-9) 관객을 띄엄띄엄 보게 만드는 우를 범한다.
관객을 일삼오칠구로 보는 영화치고 성공한 영화는 없다. 하지만 이 영화가 모두에게 나쁜 영화는 아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화풀이할 대상을 찾는 이라면 이 영화는 욕받이용으로 훌륭하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배변 후 불쾌한 잔변이 남는 분이나 불면증, 식욕 부진, 잦은 체증 그리고 성욕 저하인 분이라면 이 영화를 향해 외치시라. 야, 이 시모노시끼 오호츠크해에서 잡힐 만한 새우 젓 같은 영화야 ! 얼음과자는 바밤바 쌍욕은 시밤바, 맛있어요. 쌍욕은 스트레스에 도움이 됩니다아. 영화 << 데자 뷰 >> 는 제목 그대로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의 연속이다. 데자뷰라기보다는 클리셰에 가깝다. 제 별점은요. ★ 1개 ( 별 만 개 만점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