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쓰 고 똥 싸 지 말 자 :
正 :
바르다
한자 正( : 바르다, 정치 ) 은 답답한 구석이 있다. 더군다나 " 빨리 / 빨리 " 를 외치며 " 신속 / 정확1) " 하게 일처리를 주문하는 대한민국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正은 그칠 지(止)가 부수이고 그 위에 한 일(一)이 얹힌 형세를 가진 한자이다.
속풀이를 하자면 하나밖에 없는 외길(一) 앞에서 잠시 멈추고(止) 나서 주변을 살핀다는 의미이다. 펼쳐진 길 앞에 위험 요소가 있나 없나 살펴보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가시는 길에 영광 있기는커녕 독사가 똬리를 틀 수도 있는 법이니까. 속담으로 풀자면 돌다리도 두드리고 나서 지나가라는 소리요, 아는 길도 물어가라는 지적이다. 급하다고 갓 쓰고 똥 싸지는 말자. 뭐, 이런 뉘앙스로도 읽힌다.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고 하니 성격 급한 사람에게는 햐, 어느 세월에 _ 라는 신소리가 나올 만하다. 니이이이미, 급하면 갓 쓰고 똥 쌀 수도 있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는 답답함이었다. 우유부단하다는 공격은 문모닝의 핵심이었다. 동물에 비유하자면 소 같다고나 할까.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들이 바글바글하는 여의도에서 날쌘 표범조차 굶어 죽는 마당에 일소 한 마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가 " 우유부단 " 하리라는 세간의 우려는 " 우유불박(優遊不迫 : 침착하고 여유가 있다) " 으로 밝혀졌다. 그는 신중하지만 신속하다.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겠으나 :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나서 건너가는, 신중한 성격을 가진 리더'이다. 이 신중한 성격이 선한 의지와 결합하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반면에 급하다고 갓 쓰고 똥 싸다가 인생 망친 인간이 바로 안철수다. 대권에 눈이 멀어서 이리저리 똥을 싸다 보니 지금에 다다른 것이다. 이당저당 옮기면서 싼 똥이 제법이다. 똥 싼 주제에 매화타령하면 안된다. 그들은 보고 있다. cctv와 자동차 블랙박스가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고 하네요. 길거리에서 갓 쓰고 똥 싸지 마시라. 그가 키워야 할 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괄약근이다. 무릇 큰일을 해야 하는 대장은 밀려드는 내부 압력으로부터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에게 케겔운동을 권한다.
1) 나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 << 생활의 달인 >> 을 극렬하게 혐오하는 편이다. < 생활의 달인 > 에 나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 노동의 신속 정확 " 이다. 하지만 신속과 정확은 양립 불가능하다. 신속할수록 정확도는 떨어지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고용주의 요구 사항일 뿐이다. 머리 위에 쌓인 음식 쟁반이 몇 개냐를 놓고 그 노동이 숭고하다고 떠벌리는 것은 노동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쌓아올린 쟁반 높이를 찬양하기에 앞서 과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와 과잉 노동에 대한 비판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