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핸드폰에 저장용량부족 메세지가 뜨길래 사진 정리한답시고 누른다는 것이 아직 컴퓨터에 채 옮기지 못한 800여 장의 사진이 날아갔다.
순간 멍 때리면서 한 5분여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어떤 것이 있었더라?생각하려해도 근 몇 달동안의 지난 시간들을 기억하기엔 무리여서 그럴 수도 있지뭐!!아주 쿨한척 넘기려 했으나 속은 무쟈게 쓰리고 아팠다.
그 순간은 당장 기억나지 않았으나,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워진 사진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 속은 더 쓰리다.ㅜ
페이퍼로 써서 올려야겠다고 다짐했었던 것들도 이제 다 기억난다.
경주 가서 찍은 감은사지석탑이며(나의문화유산답사기 제1권에 나온 글들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지진여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상인들이 울상이라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10월에 찾아갔었다.그리고 감은사지는 부러 해질녘 김홍준교수의 책에 씌어진 감흥을 느끼려고 애쓰며 석탑을 찍었건만ㅜㅜ),
시립도서관에 찾아 온 고대영작가의 병관이 그림책 이야기들이랑 사진이며,지난달 다녀온 서산에 있는 마애삼존불상이며,아~그리고 올봄 부산 태종대에 있는 절에 갔었는데 마침 수국꽃 축제 기간이었던지라 흥분하며 찍었던 수북한 수국꽃 사진이며,그동안 그림 배우면서 차곡차곡 찍어 놓은 사진들이며......
누굴 원망하랴!!
다 나의 게으름이 죄다.
서재에 페이퍼나 리뷰같은 글을 간단하게 적는다고 적어도 시간을 꽤나 잡아 먹어 늘 다음에~다음에~하며 미루다 사진이 없어져 버리니 여기에라도 올려뒀음 사진은 남는건데!!싶어 많이 아쉽다.
그나마 카쓰에 몇 개 올려 놓고,인스타를 새롭게 가입하면서 공방 회원들간의 그림사진 구경하느라 내그림사진 몇 개 올려 놓은게 조금이나마 남아 있어 조금 낫긴 하다만.....왠지 내 지난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기록 겸 저장용 목적으로라도 부지런 떨며 사진을 올릴테다.
보는 이들의 눈이 시려도 어쩔 수 없다.
하여,오늘 공방에서 새롭게 시작한 수채화 엽서 그림을 잽싸게 올린다.따끈따끈한 신상이다.
두 그림 다 엽서용 크기의 종이에 그린 수채화이다.용도는 말 그대로 엽서용.
연꽃그림은 이번주말 친정아버지께 생일축하카드용으로 드리려고 고심해서 그림과 글귀를 골라서 그렸다.며칠전 아버지는 좋은 글귀랑 사진을 많이 들고 있는데 친구들한테 보내줄래?라고 물어오시는데 거절은 못하겠고 보내달라고 했더니 쫘르륵~~~~교훈적인 문구가 박힌 여러 장의 사진을 문자로 보내 주셨다.그림이나 사진들은 좀 촌스러웠지만 아버지는 이런 취미도 있으셨구나?처음 알았다.
그래서 친정아버지의 취향저격용으로 만들어 봤는데 아버지도 아마 깜짝 놀라시리라!!
한 번도 딸이 그림 그리는 장면을 보지 못하셨으니까!!
나머지 하나는 아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 예정인데 그 중 하나다.
아직 두 개는 더 만들어야 하는데 이제 배운터라 쉽지가 않아 시간이 엄청 걸린다.ㅜ
아~~~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누가 말했다고??
진짜 예술의 시간은 너무 오래 걸려 길고도 길다.ㅜ
그래도 늘 색연필만 하다가 수채화를 손에 잡아 보니 물감의 번지는 속도와 색감이 화사하여 묘한 맛이 있다.하지만 물감의 마르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성격 급한 사람들은 그림 망치기에 십상이겠다.
나도 마르기를 못 기다려 몇 번을 실수하여 선생님을 불러 뒷수습을 시키게 해드렸다.
여튼.....그래도 완성하고나니 오늘도 나는 내가 너무 기특하다.
내가 이런 것도 다 하다니!!!!
그래도 계속 연습에 연습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고,글씨 쓰는 연습 또한 시급하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