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음.

오늘은 둥이들 학교 도서도우미 봉사활동 가는 날이다.
전학 오기 전의 학교에서 3년,
지금 이학교에서 1년,
합이 4년을 일주일 또는 이주일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했다.

동기는 큰 아들이 3학년때 전학을 왔다는 이유로 학교에 적응을 못할까봐 걱정스러워 하던차 아들이 도서도우미 희망서를 들고 왔다.
˝엄마! 선생님이 이거 받아 오래요˝엄마와 아들은 학교 시스템을 잘 몰랐고,나도 이사 와서 아는 이가 없어 왕따?였으므로 물어볼데가 없어 시키는대로 했다.
단,엄마가 도서관이라도 가주면 아들이 학교에 적응을 잘하겠거니 일말의 희망을 품고 낯선 학교 도서관을 열심히 다녔었다.
의외로 아들은 단박에 친구들과 잘지내는 것 같더니 처음 한 달만 도서관에 삐쭉 얼굴 내밀곤 나를 찾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3년동안이나ㅜㅜ

그래도 봉사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던건 딸들 때문이었다.학교 병설유치원을 다녔던 쌍둥이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도서관에 선생님 따라서 친구들과 손 잡고 한 줄로 서서 걸어 들어와 고사리 손으로 책을 빌려 갔었다.
유치원생들의 그모습들이 이뻐서 계속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딸들은 유치원을 졸업했고,3학년때 이곳에 전학을 왔는데 지들 오빠랑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엄마! 도서도우미 하면 안돼요?˝
아~~~~이젠 나도 꾀가 났고,작년엔 엄마 간병하러 병원을 다녔어야해서 하기 싫었지만 그래 1년만 하자!!결심하고 신청했더니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 둥이중 언니 담임선생님이셨다.
선생님은 공교롭게도 전학 오기전의 학교에서도 둥이들 담임은 아니셨어도 같은 학년의 다른 반 담임을 하시어 우리 아이들을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요령을 피울 수가 없어 도서관 봉사활동을 나름 열심히? 했다.
그리하여 선생님은 내가 엄청 좋은 학부모인줄 오해하고 계시어 조금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1년이었다.

나는 지금 이렇게 방학이라 인적이 드문 도서관에서 커피 타서 먹고,이글도 쓰고 있다.
(선생님! 죄송해요ㅜ)
전의 학교 도서관은 책 빌리러 오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 여유가 잘 없었는데 이학교는 한적하다.
그래서 좀 안타깝긴 하다만,내 몸은 편하다.

그래도 서가를 배회하는 두 소년들,
조용하게 홀로 집중하는 한 소녀,
간간이 들어와 책 제목을 지목하는 아이들,
학교측에서 독서권장 하느라?
도서관을 방문하여 시간을 기록하고 책 제목을 기록하면 `참잘했음`이란 로고가 찍힌 도장을 받으러 오는 아이들로 도서관 분위기는 좋다.

쌍둥이들은 합창 연습을 하고 지금 도서관을 왔지만 `참잘했음`도장을 받는 공책을 들고 오지 않았단다.
직접 찍어주고 싶었는데~~
엄마가 방학동안 모처럼 나온 도서관인데 딸들은 16일동안의 연체자들이다.
이런 연체자들!!!
이라고 말하니 부끄러운줄은 아는지 좀 조용히 얘기하란다.

암튼 학교 도서관을 오면 늘 책 읽는 아이들로 인해 자극을 받고 간다.
오늘은 <더 커다란 대포를>이란 그림책과
<좀비팻>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1학년 여자아이랑 남자아이가 앞다퉈 빌려 가려는데 시리즈가 세 권 남겨 두고 죄다 대출중이다.
재밌냐고 물으니 정말 재밌단다^^


오늘 하루 ˝참잘했음˝도장을
나는 받지 못하는 날이다.
나도 집에 가서 열심히 읽으면
도장 받고 싶다.
참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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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1-27 1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학교에 봉사활동 하러오는 학부모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는 재정면으로나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등으로 상당한 비중으로 도움이 될텐데도 현실에서는 말 한디로 때우는 경우가 많죠.
그나저나 수고 많으시네요 ^^;

책읽는나무 2016-01-27 14:40   좋아요 2 | URL
전의 학교 보다는 별로 한 일이 없어 수고란 말이 민망할 따름입니다^^
전의 학교는 사서선생님이 따로 계시어 정말 도와드릴 일들이 많아서 일주일에 세 번도 찾아간적도 있었어요 독서관련 행사도 많았고 매달 구연동화나 그림자 동화 같은 행사며 매주 저학년 학생들의 교실에 들어가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도 있었어요(전 이건 살짝 피해다녔어요ㅜ)
일들이 끊임없이 많아서 사서란 만만한 직업이 아닌, 성실한 노력과 무한한 애정이 요구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싶더라구요

그에 비하면 전문사서가 없는 이학교는 지켜볼수록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자꾸 책을 읽으라고 강요만 부추기는 빈껍데기뿐인 독서행사를 계속 무한정 진행시키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참 고민스런 부분들이에요

그래도 학교측에선 전문사서를 두는 경비를 참 아까워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학부모들의 봉사가 없었다면 학교도서관은 그야말로 창고가 되어갔을꺼에요!
좋은 책들을 잘 활용하면 좋을터인데 말이죠!

오거서 2016-01-27 20:14   좋아요 1 | URL
안타까운 현실이군요.
학교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읽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면학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고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이 많이 자극될 텐데 말이죠. 교과목에만 의존하지 않고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이잖아요.
학교가 학부모의 땀흘림 없이도 건전해지고 빨리 자립할 수 있기를 빌어야겠어요.

서니데이 2016-01-27 1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 오늘은 도서도우미로 바쁜 하루 보내고 계시는 군요.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참 잘했음 도장, 저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일과 다 끝내시면 책읽는나무님의 노트에도 참잘했음 도장 찍으세요.^^

책읽는나무 2016-01-27 15:02   좋아요 2 | URL
도서관에서 마치자마자 아이들이랑 칼국수 먹고 왔어요
날씨가 많이 풀려서 은근 기분 좋더라구요^^
완전 봄날씨 같아요(거짓말 좀 보태기 해서요ㅋ)

안그래도 아이들에게 찍어 주려고 옛날 `참잘했어요`철수와 영희 얼굴이 있는 도장을 서울 갔을때 사가지고 왔었거든요
그거라도 찍어야겠어요^^

해피북 2016-01-27 16: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아~~~저도 좀 찍어주세요. 저는 그냥 제 이마에 콱 찍고싶은 도장이예요~~ㅎㅎ 잘하고 있다는다독임같은~^^
책 읽는 나무님의 닉네임을 온전히 이해할거 같아요. ㅎ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하시며 지내시는 모습두 멋지시구 그 쌓여가는 추억들도 참 아름다워요^~^

책읽는나무 2016-01-27 17:02   좋아요 1 | URL
이리 와보셔요!!
자~~오늘이 1월 27일 오후 5시군요!
읽은 책 제목을 기록하셔야 할터인데요??
나중에 꼭 기록하셔야해요.
도장은 미리 찍어 드립니다.
˝참잘했음˝꽝!!!!!!

수퍼남매맘 2016-01-27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년이나 도서도우미 하신 일!
참 잘하셨습니다. 도장 꾸욱!!!
1년 하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인데...

책읽는나무 2016-01-27 21:5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실은 저보다 더 오래하신 분들도 많더라구요!
제가 새내기때? 같이 일하신 분은 6년차 선배님!!^^
아이가 입학해서 졸업을 하기에 그만두시더군요
아~~모두들 그학부형을 보면서 도서도우미 봉사활동을 그저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게 아니구나!!
모두들 그분을 뵈면 마음가짐이 달라졌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 그분들에 비하면~~^^
그래도 선생님께 칭찬 받으니 너무 `좋아요`
보람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