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을 키우는 동안 아침 4시 반이면 일어났다.
도시락이 4개, 새참 도시락이 두어 개,
그것도 연탄불에 밥을 하고, 반찬 만들고, 국을 끓였다.
하얗게 동트는 6시 반이면 겨우 한가해졌다.
어수선한 부엌 정리를 마치면 어른들의 식사 준비가 시작되었고,
10시쯤 시작한 손빨래들은 두드리고 삶고 헹구어 널었다.
하늘을 우러러… 그리고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부엌살림이 싫은 적이 없었다.
아이들 밥해 먹이며 엄마 없는 설움을 풀면서
나도 아이들과 함께 많이 자랐다.
아이들 요리책 만들기를 준비하며 촬영 전에 레시피를 점검하느라 백 가지가 넘는 요리를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봤다.
다 큰 아들딸이 추억하는 요리도 들으며 그 시절로 여행을 다녀왔다.
요리책을 시작하며 당부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 길어졌다.
음식의 기본은 양념과 육수.
아이들 입맛과 영양에 맞춤한 양념장과 육수를
다들 한 번씩 만들어보면 참 좋겠다.
집집마다 같은 재료로 간을 하고 조리하는 방식이 달라도
좋은 양념을 쓰면 맛의 기본은 지킬 수 있다는 것이
30년 내 요리 인생의 믿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