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들 모유를 먹이면서 가장 먹고팠던 것이 바로 알콜이었다.
술을 그닥 즐기는 편이 아니었으나 가끔씩은 시원한 맥주가 먹고플때가 많았다.
특히 맥주 광고를 보면 정말 마시고 싶어진다.
임신했을때,모유수유를 했을때 맥주광고는 정말 참기 힘든 고통이었었다.
먹지마라고 하면 더 먹고싶은 일종의 반항심리는 나에겐 더 강하게 작용한다.
평소 커피도 그리 즐기는 편도 아니었으나 임신했을때, 그리고 모유를 먹이는 순간에도 종종 커피를
혼자서 홀짝홀짝 잘도 마셨다.
하지만 커피는 하루에 한 잔정도 자주 마셨으나 알콜만큼은 자제했었다.
그래서 모유를 끊으면 나는 당장에 달려가 맥주를 제일 먼저 마셔버릴테다~ 라고 눈에 독기를 품고 있었다.

내가 몸이 약해서인지 쌍둥이들 모유를 먹이면서 계속 귀가 멍멍하고(임신한 순간부터 그러했었다.역시 쌍둥이는 단태아보다 다르긴 다른가보다.성민이 가졌을땐 그런 느낌을 못받았는데 쌍둥이는 가지는 순간부터 어지럽고,귀가 멍멍하고,귀에서 자꾸 쇳소리가 나는 듯했다.) 몸이 허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귀가 멍~ 해서 중이염에 걸렸나? 의심을 했지만 중이염은 아니라고 한다.아마도 젖을 먹여 그런가보다 싶었다.두 녀석이 젖을 먹으니 아무래도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서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쉽사리 젖을 떼기가 아쉬웠다.성민이를 분유수유를 했었고,또 둘째들은 왠지 마음이 짠하여 모유를 오래 먹이고 싶었지만 쌍둥이를 키우면서 여유롭게 젖을 먹인다는 것이 보통 쉬운일이 아니었다.
암튼...쌍둥이들은 처음부터 혼합수유를 하고 있었기에 젖을 떼도 분유를 계속 먹을 수 있기에 돌때까지 모유를 먹였다.돌을 앞둔 보름전인가? 그때 모유를 끊었다.
현재 둥이들은 밥과 함께 분유를 먹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젖을 뗀 그시점부터 나는 귀가 멍~~ 한 증상이 없어졌다..^^

돌전 모유를 끊으면서 얼마 안있어 정말 맥주를 신랑과 함께 마셨다.
오랜만에 마시는 음주인지라 처음엔 톡 쏘는 맛도 남달랐고,마시고 나서의 느낌도 남달랐다.
괜스레 어질어질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소원을 풀었다라는 그느낌이 마냥 좋았다.

요즘 주말이면 가끔씩 맥주를 한,두 병 사서 신랑이랑 둘이서 홀짝홀짝마셔댄다.
처음엔 아이들 재워놓고 편안하게 벽에 기대앉아서 마셨지만 요즘은 아이들이 옆에 있어도 마신다.
워낙 애들이 늦게 자는통에....ㅠ.ㅠ
이곳에 이사를 와 식당에서 밥을 먹고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병맥주를 사와서 마시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요즘은 그편의점을 지나치기가 쉽지가 않다.꼭 그곳에 들러 나는 맥주를...성민이는 과자나 아이스크림등의 주전부리를 고르면서 나온다.

지난주말에도 저녁반찬용으로 뭘 사러 나갔다가 바로 앞에 있는 단골편의점을 지나칠 수가 없어 병맥주를 한 병 사들고 왔다.다 재워놓고 나혼자 마셔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저녁을 너무 부실하게 먹어버린 탓에 할 수 없이 통닭을 주문했다.통닭이 배달되자 신이 난 것은 아이들 셋!
치킨이랑 잘 어울리는 궁합은 또 맥주!
그래서 냉장고에서 당장 꺼내서 맥주잔에 따른다.
거품이 하염없이 부풀어오른다.
나는 이거품들이 과연 어디까지 올라가나 감상한다.
맑은 유리잔과 맥주가....그리고 하얀거품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나? 혼자서 새삼 감탄한다.
그리고....그감탄스러운 장면들 속에 치킨을 뜯느라 정신없는 내아이들과 신랑의 모습이 더 감탄스럽다.
어쩜 저렇게 나를 쏙 빼놓고도 잘들 먹는지~~
혼자 맥주잔과 맥주잔 옆에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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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관찰한 그시간만큼 그럭저럭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같이 합류하여 맥주를 마신 그시간은 손으로 발로 둥이들 막아내면서 급하게 마시는 맥주는 알콜이 아니라 그냥 음료수에 불과했다.(원래 맥주는 음료수이지만....)
아~ 좀 여유롭게 맥주를 시원하게 마셔봤음 좋겠다.

그래도 그나마 내의지대로 알콜을 마실 수 있다는 이조건에 짜릿한 희열마저 느끼고 있는중이다.
이희열이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지만...알콜이 있어 이세상이 조금은 즐 겁 다.라고 느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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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21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밤에 마시는 맥주 한잔을 즐기는 편이예요. 이제 점점 날씨가 더워지니까 맥주를 찾을 때도 더 많아기겠죠? ㅎㅎㅎ

프레이야 2007-05-21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과 발로 둥이를 막아내며 마신 맥주..ㅎㅎㅎ 님, 귀엽게시리...
이제 둥이들 좀 컸으니 이런 시간 종종 가지고 즐겁게 지내시기 바래요^^

세실 2007-05-2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옆지기님과 아이들의 치킨 먹는 모습이 치열합니다~~ 배 고프셨나봐요.
맥주와 치킨 찰떡 궁합^*^
전 맥주를 마시고 싶어도 집에선 살 땜에 참고 있어요. ㅠㅠ

비로그인 2007-05-2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콜이 있어 이 새상이 조금은 즐겁다에 스무번쯤 공감하고 갑니다.
맥주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날이 더워지고 페이퍼 읽으니 급 땡기네요 :)

조선인 2007-05-2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병과 컵 너머의 풍경에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네요.

무스탕 2007-05-21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정말 좋은 음료에요 :)
(이렇게 말하면서 실은 한 캔도 다 못마셔요... -_-a)

향기로운 2007-05-2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너머의 풍경에 저도 미소짓게 되네요^^* 제 친구도 맥주는 그냥 음료라고 하던데.. 전 맥주도 알콜이에요..^^;; 냄새만 맡아도 취하는걸요~ :p

아영엄마 2007-05-2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이랑 같이 뭘 먹게 되면 음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맛도 못 느끼겠더라구요. 혼자 고즈넉하게 즐기면서 먹을 수 있는 그 한 순간이 그리워지죠.

클리오 2007-05-21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아직 모유 먹이고 있어도, 한번씩 안참고 걍, 주말에 신랑이랑 한잔씩 해요. 맥주 뿐 아니라 복분자주 같은 것두요.. 정신건강이 먼저라서.. ^^ 저도 이제 아가 돌이 두 달도 안남았어요.. 분유 안먹이고 끊으려면 좀더 먹여야겠지만 이제 고지가 보여요.. 그래도 지금은 님이, 부러워요... ^^

책읽는나무 2007-05-21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사실 모유를 먹이면서 이것 저것 가려 먹는다는 것이 가히 불가능하고,억지로 참는다는 것이 과연 호르몬형성에 더한 악영향이 작용할 것 같고...그래서 저도 종종 '내가 좋아야 아기가 좋다'라는 전제를 믿고 행동하기를 많이 했어요.그렇게 믿으니 정말 편하고 좋긴 하더라구요..^^..가끔 알콜을 섭취하는 것도 모유순환에 좋다라는 말도 들은 것도 같고..^^;;..전 물을 많이 안먹어서 부러 커피를 물삼아 마시길했죠.아~ 모유먹일때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먹어치우고팠던 정말 내일생 최대의 허기진 상태였다고나 할까요? 식욕이 없을땐 모유먹일때가 쬐끔 그리워지기도 하네요.예찬이가 벌써 돌이 다되어가는군요.그러고보니 여름애기들 돌이 다되었네요..^^...이제 서서히 예찬이도 밥을 먹는 연습을 해야겠군요.밥을 잘 안먹으면 모유를 끊기 더 힘들어질꺼에요.밥이랑 같이 모유를 병행하면서 님이 정하고 계신 그시점에 모유를 끊으심 아마도 쉽게 끊으실 수 있을꺼에요.아~ 전 지금 밤중수유를 못끊어 고생중입니다..ㅠ.ㅠ...좀 일찍 끊었어야하는데..너무 질질끌어버려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허~
저는 제앞에 아이를 먼저 키우고 있는 김지님이나 미설님이 무척 부럽고 있는데 님은 또 절 부러워하시는군요.희망을 살며시 가져도 될까요?..ㅎㅎ
암튼...님은 그래도 아이가 하나이니 더 희망을 가지세요.전 셋이지 않습니까!
모쪼록 강아지띠 아기들 화이팅입니다.^^

아영맘님........성민이때는 그래도 어른들을 모시고 살아서 어머님이 항상 저한테 밥을 먼저 먹으라고 하셔 참 그시절 편하게 아이 키우면서 여유있게 밥을 먹었더랬는데...지금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줄 모르겠어요.더군다나 둥이들 두 녀석이 설쳐대면..헐~ 하고 있습니다.반찬 별 것 없어도 아이없이 혼자서 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라는 말 실감하고 있어요.어서 어서 혼자서 여유있게 밥먹을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참~ 제조카 이름이 아영이랑 이름이 똑같아요.^^
동생이 아영이란 이름이 가장 좋다라는 결론이 나버려 그이름으로 결정했다네요.^^

향기로운님.........저도 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맥주도 많이 마시면 취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그래도 계속 마시면 느는 것이 또 술이더라구요.요즘 주량을 일부러 늘리고 있습니다.엄마,아빠가 간단하게라도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의 정서에 어떠한 여향을 미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결론을 나름대로 내렸습니다.그래서 일부러 마시고 있기도 한다는~~^^;;

무스탕님........맞아요.좋은 음료에요..^^
술은 잘 못해도 개인적으로 술자리를 무척 좋아하거든요.좋은 사람들과의 편안하고 좋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마도 술자리가 가장 좋은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과하면 안하느니만 못하겠지만 기분좋게 한 두잔 정도는 서로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음료인 것 같아요..^^
언제 한 번 만나면 술이라도 한 잔 어때요?..^^

조선인님..........저도 그날 그랬답니다.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에 취하게 되더라구요.아이가 하나일때와 그느낌이 많이 다르고,또 작은 아이들이 많이 자라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느낌이 또 다르더군요.갈수록 넉넉한 느낌이 들어요..^^
님도 그러하시죠?..^^

체셔고양이님........맞아요.날씨가 자꾸 자꾸 더워지고 있죠.이럴땐 정말 거품 보글보글 올라오고,차갑고,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싶어지죠.너무 더운 여름날에는 마실땐 좋은데 마시고 나면 몸이 더 더워지는 느낌 때문에 먹고 싶어도 참는 날이 많은데...이렇게 약간 덥다라는 느낌을 받을때 맥주 한 잔씩 기울이면 딱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이번주말 또 기약해봅시다..^^

세실님.........아~ 정말 장난 아니었어요.요즘 둥이들이 커가면서 이것 저것 막 먹어대는통에 입이 짧은 성민이도 놀라서 덩달아 조금씩 먹기 시작하고 있어요.아이들은 금방 남은 밥을 먹였는데도 치킨을 또 해치우더라구요.요즘 울부부는 아이들 입에 먹을 것을 넣어주느라 많이 못먹고 있다는~~~ㅡ.ㅡ;;
근데 님께서 살 때문에 맥주를 고민을 하시다니 의외입니다.ㅋㅋ

배혜경님............맥주를 마시는 풍경이 가히 아름답진(?) 않습니다.
둥이들은 맥주병이랑 맥주잔을 덮치려고 뺑뺑 돌고,우리는 여기 숨기고,저기 숨기고......안되겠다 싶어 급하게 마시고...급하게 마신 나는 순간 몽롱~~~
이젠 애들 다 재워놓고 좀 여유있게 마셔야겠습니다.
내년쯤엔 좀 여유를 부릴 것도 같고...^^ 어서 그날이 왔음 좋겠어요.

홍수맘님........지금이 딱이에요.진짜 무더운 여름엔 맥주 마시고 나서 몸이 더 더워서 잘 안마시는편이거든요.나는 그런대로 몸이 많이 차서 마셔도 참을 수 있지만 신랑은 열이 많아 마시고 싶어도 꾹 참거든요.근데 또 혼자서 마시는 술은 맛이 없더라구요.술잔은 서로 기울이면서 마셔야 재미가 있더라구요.술 좋아하는 사람들 자꾸 술을 권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이번주말은 시어머님 제삿날인데...음복하면서 또 조금 마셔볼까? 미리 생각중입니다.


2007-05-22 0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