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바닥이 옴폭옴폭파인 곳마다 물이 말라붙어서 소금 결정이 되어 있었다. 어떤 결정은 장미 융단 같았고, 어떤 결정은 볏짚더미 같았고, 어떤 결정은 눈송이가 쌓인 것 같았고, 모두 소금 진흙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내가 연갈색 장미들을 조금 가져가려고 한 덩어리를 작게 떼어냈더니 갑자기 장미들이 덜 아름다워 보였다. 세상의 어떤 것은영영 잃어버린 상태일때만 우리가 가질 수 있고, 또 어떤 것은 멀리 있는 한 우리가 영영 잃지 않는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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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질병은 아주 크게 다르지 않다. 아팠지만가장 좋았던 순간들에 나는 온전했다. 건강했지만 가장 나빴던 순간들에 나는 아팠다. 어느 곳에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건강과 질병, 좋은 몸 상태와 나쁜 몸 상태는 끊임없이 번갈아가며 전경이 되었다가 후경이 되었다가 한다. 하나는 다른하나 때문에 존재하며 계속 서로 자리를 바꾸게 되어 있다.
어느 쪽의 단어에도 맘 편한 휴식은 없다. ‘건강‘이라는 말은질병에 대한 공포로 채워질 수도 있고, ‘질병‘이라는 말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불만으로 채워질 수도 있다. 회복 중인 사람으로 살면서 내가 좇는 것은 건강이 아니라 반대말이 없는말, 오로지 그 자체인 말이다. 그리고 내가 좇는 회복의 의미이자 질병이 주는 기회를 나는 ‘덤으로 얻은 삶‘이라고 부른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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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질병은 아주 크게 다르지 않다. 아팠지만가장 좋았던 순간들에 나는 온전했다. 건강했지만 가장 나빴던 순간들에 나는 아팠다. 어느 곳에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건강과 질병, 좋은 몸 상태와 나쁜 몸 상태는 끊임없이 번갈아가며 전경이 되었다가 후경이 되었다가 한다. 하나는 다른하나 때문에 존재하며 계속 서로 자리를 바꾸게 되어 있다.
어느 쪽의 단어에도 맘 편한 휴식은 없다. ‘건강‘이라는 말은질병에 대한 공포로 채워질 수도 있고, ‘질병‘ 이라는 말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불만으로 채워질 수도 있다. 회복 중인 사람으로 살면서 내가 좇는 것은 건강이 아니라 반대말이 없는말, 오로지 그 자체인 말이다. 그리고 내가 좇는 회복의 의미이자 질병이 주는 기회를 나는 덤으로 얻은 삶‘이라고 부른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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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야기지만 미국 생태시학자 토마스 베리(신부)가 한 말을 기억하는 탓이다. ‘성서를 당분간책장에 처박아 두고 향후 3년간 자연만 쳐다보자.‘ 고 했다. 성서는 우리 눈을 자연으로 향하게 하지만 정작 우리는 죽은 글씨만 보고 있다는 답답함에서 한 말이다. 일리 있다 여긴다면 ‘지금, 당장‘ 이란 말을기억하며 단 1년 만이라도 창조 이야기를 공부하고 설교하며 토론하고 교회적 실천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 P132

‘Eco‘의 가치를 앞세우며 적어도 이를 의식하면서
‘기본소득‘ 이란 개념을 사용하고 실천해야 옳다. 이 점에서 러시아사상가 베르댜예프가 남긴 유명한 말 두 곳을 소개한다. "사람은 물질이 없으면 한순간도 살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물질로 살려고 할때 그것은 물질이 아니고 정신이다. 이것이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산다는 의미이다", "내가 먹은 빵은 몇 시간 지나면 나를 다시 배고프게 하는 물질에 불과하지만 남에게 나눈빵은 영원히 기억되는 정신으로 남는다". 이 점에서 기본소득은 우리에게 단순 물질이 아니라 정신적 삶의 표현이어야 한다. ‘기본소득‘을 생태 신학적 차원에서 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점에서 필자는오래전부터 ‘순수 증여‘ 란 말을 선호, 사용해 왔다. 자신이 가진 것을어떤 이유 없이 일생에 한 번 내어놓는 일이다. 교회나 기업의 대물림도 문제지만 사유재산의 대물림도 세상을 불공평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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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랑에 빠지는 것‘의 진정한 의미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위험을 무릅쓰는 것. 이 숙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일상의 좌표가변경되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오히려 바로 그런 이유에서 만남을갈구하는 것. 그 밖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 P18

위험은 ‘사랑에 빠지는 것‘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일체의 위험을 기피하려는 세계적인 조류가 형성되고 있다. 서구의 퇴폐적인 자유방임적 사회로부터 이슬람 근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일치단결해 욕망에 대적하고 있는 중이다. 서구에서 새롭게 창안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소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그라인더 (Grindr, 틴더Tinder 등)처럼 욕망을 찬양하든, 아니면 ISIS(이슬람국가)나 이란의 근본주의자들처럼 욕망을금기시하는, 그들의 공통된 목표는 우리가 진정으로 무언가에 빠져버리고, 좌표를 잃어버리는 순간…… 그렇지만 실제로는 어느 때보다 더 우리가 나아갈 길을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순간, 그 기회를 근절시키는 데 있다.
알랭 바디우 Alain Badion(1937 ~ )는 그의 훌륭한 저서 《사랑 예찬loge de l anour)에서 ‘사랑에 빠지는 것‘의 두려움을 묘사한 바 있다. 어느 날 그는 미틱Meetic이라는 데이팅 서비스 사이트가 파리 시내 전역에 내붙인 포스터와 맞닥뜨렸는데 거기에는 "위험 없이 사랑을 쟁취하세요!" "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랑하세요" "고통 없는완벽한 사랑을 찾아보세요" 등의 광고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바디우는 이것이 ‘스마트‘ 폭탄과 ‘전사자 제로‘ 전쟁 개념을 홍보하는 미군의 프로파간다와 유사하다고 보았다. 왜 그럴까? 위험이없는 전쟁과 사랑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험 제로‘의 사랑은사랑이 아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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