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렬 작, "waterdorp"

자화상

-신현림-



울음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


울음은 사람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


창문 밖에서
한 여자가 삶의 극락을 꿈꾸며
잊을 수 없는 저녁 바다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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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에 내 마음을 앗아간 시.


슬픔과 눈물의 심연,
그 바닥에 가닿은,

바람과 하늘
다시 만나려면
그 깊이 만큼의 부력에
물기없는 몸
맡길 수밖에 없는,

죽음의 깊이만큼
주검이 얕아지는,

그 자화상을 마주하며
내 얼굴을 만져본다.
작은 창문,
아니 작은 틈이라도 있기를
극락을 꿈꾸며 잊을 수 없는 저녁 바다 닦는
그녀를 훔쳐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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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8-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무늬님,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요.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이 시와 그림, 참 좋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