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열혈고시생 > [답변] 요가에 관심이 많아요. 요가를 할 때 틀어놓으면 좋은 음악을 추천해주세요.

대부분 명상,기수련,요가등에 쓰이는 곡은 정악곡중 대금독주곡으로 유명한 영산회상 상령산을 조옮김해서 낮춰 연주한 유초신지곡 상령산을 사용합니다. 덧붙이자면 영산회상은 또 3가지로 나누어 지는데요.
관악기 중심의 관악영산회상(표정만방지곡)
현악기 중심의 현악영산회상(중광지곡)
영산회상을 4도 아래로 이조한 평조회상(유초신지곡)

이 그것입니다.
이 중에 가장 율동적이고 리드미컬(?)한것이 평조회상 이구요.(그래서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등의 관, 현악기가 모두 사용되기 때문...)
다 들으시려면 5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매우 느린 상령산에서 부터, 최고조에 다다르는 군악의 권마성 가락까지..
요가하면서 들으시기 딱일거에요^^

* 별곡(천년만세)
이것은 중광지곡의 뒷부분에 붙여서 연주되는 곡으로.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3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청의 가락이 무척 흥미로워서 단조로운 요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도..^^

*수제천
관악중심 정악곡에서 수제천을 넘어설 곡은 없다고 볼 정도로..
멋지고 웅장한 음악입니다.
피리와 대금의 연음이 인상깊습니다. 정신수련을 강하게 하고플때 들으면 더욱 좋죠..

*수연장, 송구여 (밑도드리, 웃도드리)
수연장은 국악기 다루는 사람들이 대부분 처음 배우는 곡이죠.
꿋꿋하고 힘있는 곡입니다.
송구여는 수연장보다 한 옥타브 높은 곡입니다.중난이도 이상의 요가시에 좋은 음악입니다.^^

위에 비해서 평가절하되긴 하지만 창작음악들도 좋습니다. 

하지만..간과하지 말아야 될것은 최근 음악을 들으면서 요가를 종종 하는 추세인데 이는 요가 경전 어디에도 없는 것이며, 명상을 통해 내면의 무아(無我)를 경험 하는 것인데 음악을 듣게 되면 음악을 따라 의식이 외부 대상을 쫓아 흘러 가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스님들이 안거(安居) 수행기간 음악을 들으며 화두, 참선 수행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물론 음악을 듣는다고 나쁘다는것은 아니랍니다^^ 도움이 된다면 듣는게 낫죠^^ 

참고삼아 요가 책으로는 "하타요가" 이태영 저,도서출판 여래를 소개해 드리며, 또한 요가 비디오는 "원정혜" 박사의 비디오를 권 합니다. 가급적이면 요가 수련원을 다니면서 요가 하시길 권합니다.요가 수련원도 호흡법과 명상법을 수련하는 곳을 택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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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과 비상

숨막히는 여린 떨림을 견디지 못하고 매일밤 바위산을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오래동안 벼랑끝을 서성이던 그 시절 세 번의 우연이 칙 코리아의 음악 만나게 했다.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어느 가수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의 이름으로 칙 코리아를 이야기했을 때 스치듯 들었던 첫 번째 우연. 답답한 마음의 바닥에 가닿을 때면 무작정 레코드 가게에 가서 처음 보는 앨범 중에 아무렇게나 끌리는 음반을 사고는 그 우연에서 만나는 설레이는 의미를 기대했던 습관이 있었다. 그렇게 목마름을 달래려 레코드 가게에 들렸다가 칙코리아 앨범을 만났던 두 번째 우연. 그런데 친구를 사귀듯 조심스럽게 틀어본 칙코리아의 음악은 피아노와 드럼과 베이스가 난잡하게 뒤엉킨 선율을 토해내는 것만 같았다. 이번엔 완전히 잘못 선택했구나 하는 실망이 있었지만 왠일인지 그 뒤로 가끔씩 별 생각없이 그 음반을 틀어놨던 세 번째 우연.

그렇게 무심결에 틀어놨던 칙코리아의 음악이 어느 순간 내게 너무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난잡함과 복잡함이 중력의 힘을 받아들이면서도 오히려 그 힘을 타고 자유롭게 노니는 나비의 날개짓 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정해진 코드와 선율의 틀이 있지만 그것에 고착되지 않고 각 악기마다 자신들만의 자유로운 감정을 따라 노닐며 다른 악기의 날개짓과 함께 어울어지는 자유가 어느 순간 내 가슴 깊이 스며들어버렸다. 그렇게 Jazz에 대한 나의 첫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칙 코리아의 연주는 내게 추락의 틈을 뚫고 도약해나가는 비상의 이미지를 그리게 했다. 추락하는 존재자들은 중력의 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허나 그 절대적 힘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지만 추락의 절망에 함몰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 떨어지는 속도가 불러들인 바람을 타고 획일적인 직선에서 일탈하며 자신만의 곡선을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는 추락의 절망을 타고 노니는 역설적인 자유와 자신만의 영혼이 깃들 수 있다. 이렇게 칙 코리아의 음악을 통해 만난 Jazz는 추락 속에서 비상하는 도약의 미학이 아니었을까?

 

# 그 때 들었던 음반을 찾을 수 없어서 다른 곡을 링크시킵니다.

# Chick Corea, "Now He Sings, Now He Sobs"(1968)에서 [My One and Onl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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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3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무늬 2004-04-14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오래도록 제 안에 도사리고 있는 비슷한 욕망이 있습니다. 뛰어난 교수나 학자, 혹은 그들의 깊이 있는 글을 보노라면 그런 깊이에 빨리 도달하고 싶은 집착이 꿈틀댑니다. 다행인지 제겐 그럴만한 능력이 없기에 스스로의 정직한 문제에 집중하는 자기 만족만으로도 나에겐 그나마 다행이라고 달래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모든 것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는 길 앞에서는 고민하고 서성이는 부자청년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죠. 가진 것도 없지만 어머니와 아내, 장래의 자식들에 대한 두려움이 저를 붙들고 있습니다. 저 역시 너무 안달 복달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익어가도록 맡겨두려 합니다. "어디까지 가나 보자..."처럼,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의 모습이 드러나게 하시겠지, 지금까지 그렇게 해주셨던 것처럼..."
여성 목회자만이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아픔에 대해서 입을 여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님께서 그려보시는 설교의 모습에도 역시 동감이 됩니다. 성차별에 대한 설교에 너무 갖히는 듯한 여성설교자들의 모습에서 벗어나 오히려 남성처럼 당당하게 설교하고 싶은 바램. 그것이 더욱 성숙한 여성신학자의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님께서 남자가 되고 싶었던 것과는 반대로 전 어릴적에 남자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여자가 되고 싶은 간절한 바램이 있었죠. 반대로 여자가 되길 바라는 남자의 마음 역시 죄가 되네요....^^
발제 준비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기대되고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