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이인성 - 1953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0년 계간 '문학과지성'을 통해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1983년 중편 4부작으로 이루어진 <낯선 시간 속으로>를 첫 소설집으로 엮었던 그는, 1989년 연작소설 <한없이 낮은 숨결>로 한국일보 창작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5년 장편소설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을 펴냈다.

벨벳 골드마인 (Velvet Goldmine, 1998)

1971년 영국 글램 록 최고의 스타인 브라이언 슬레이드(Brian Slade: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가 공연무대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후에 브라이언이 연출한 가짜 암살극임이 매스컴에 밝혀지고 그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진다. 그로부터 10년 후 뉴욕 해럴드 기자 아서 스튜어트(Arthur Stuart: 크리스틴 베일 분)는 브라이언 암살 사건 기념일을 취재하라는 편집장의 지시로 영국으로 건너간다. 한때 브라이언의 부인이었고 지금은 캬바레에서 일하는 맨디(Mandy Slade: 토니 콜렛 분)와 매니저를 만나면서 아서는 소년시절 브라이언의 열렬한 팬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브라이언의 여장 취미를 흉내내고 몰래 공연장을 드나들던 아서의 기억 속으로 또 하나의 우상이었던 락커, 커트 와일드(Curt Wild: 이완 맥그리거 분)가 떠오른다. 미국인 록커이자 브라이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커트 와일드 또한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채로 브라이언의 행방조차도 모르는 상태. 아서는 취재가 계속될 수록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글램 록 스타 브라이언 슬레이드가 무대에서 총격을 받은 지 10년을 맞아, 한때 그의 팬이었던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면서, 배신으로 얼룩진 비밀을 밝혀내면서 자신의 과거도 함께 돌이켜보는 이야기. 세월의 아픔과 환희를 아로 새긴 성장영화이면서, 긴장을 능숙히 조절하는 미스터리에, 인생 유전을 담은 음악 드라마라는 호평도 있지만, 난해한 주제와 복잡한 전개가 흠이다. 당시를 풍미한 등장 인물들의 요란한 분장과 요상한 의상을 상영 내내 보는 것도 지겹다.

글램 록(Glam Rock)은 데이빗 보위나 마크 볼란같은 스타를 정점으로 삼아 7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음악 장르다. 98년 칸느 영화제 최우수 예술공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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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5-01-2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늘에야 용기를 내어서 인사드려요. ㅜ_ㅜ
벨벳 골드마인.. 이완 맥그리거를 좋아해서 보게 된 영화였는데 지금은 오래 되어서 줄거리 같은 것들은 희미해진 상태이지만 당시엔 충격적이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한 느낌을 받았었어요. 기억이 맞나 모르겠는데 초반에 언급되는 오스카 와일드에 대한 이야기와 몇 번 등장하는 미확인비행물체의 이미지들. 굉장히 몽환적이고 미스테릭한 분위기였지요. 동성애에 관해 생각해볼 기회도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조나단 라이 메이어스의 매력에 가슴이 뛰었던 기억도요. ^^;
요즘 무슨 영화 재미있나요? 라고 물었던 후배에게 벨벳 골드마인이 올해 본 가장 멋진 영화. 라고 추천했다가 나중에 혼났던 기억도 문득.. -_-;;;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물만두 2005-01-2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작품 못봤습니다. 시인 황인숙의 <자명한 산책>에 언급되었길래 찾아봤을뿐입니다. 님도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저는 컴이 잘 안되서리 참... 무지 속상합니다 ㅠ.ㅠ

moonnight 2005-01-24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ㅜ_ㅜ 너무 답답하시겠어요. 만두님의 컴이 얼른 정신차리길 바라며.. 주말은 후딱 가고 월요일이네요. 즐거운 한 주 여세요. ^^

물만두 2005-01-2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나이트님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자명한 산책 문학과지성 시인선 281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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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내게 항상 어렵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 하나가 시인이 쓰면 시가 되고 내가 쓰면 일상적인 도구가 될 뿐이다. 그 사이의 괴리감을 나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내겐 시가 어렵다. 황인숙... 이 작가는 시를 참 쉽게 읽히게 쓴다. 그런데 그런 쉽게 읽히는 시가 더 이해하기 어렵다. 공감이 가는 시가 있는 가 하면 도저히 공감이 안 되는 시도 있다. 그런 내 마음의 사이의 공간도 나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시를 읽으려 하는 것은 한 줄의 시 구절이, 한 단어의 시어가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숨쉬는 명함들>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나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언젠가 아버지가 가지고 계신 그 많던 명함을 정리해 드린 일이 생각났다. 아버진 그 명함 하나 하나를 간직하고 그거 하나 하나를 정리하시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정년 퇴직 후 아버지의 명함 정리가 나는 왜 그리 짜증스러웠을까. 그때 왜 아버지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지 못한 걸까. 이 시를 읽으며 아버지의 쓸쓸함이 생각나 서글펐고 나에게 화가 났다.
첫 시인 <강>을 읽으며 언젠가 같이 한의원을 다니던 아줌마 생각이 났다. 그 아줌마는 늘 말했다. 산이나 강에 혼자 가서 목놓아 실컷 울어 보고 싶다고. 그 아줌마, 지금은 어떤 산, 어느 강을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의 내 심정도 그런데 마주치면 이렇게 외치게 될까. "좀 멀리 떨어져요."하고. 그 산이, 그 강이 모든 외침을 묵묵히 들어주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내 죄가 크고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든 고통을 흡수하느라 그들은 그리도 혼탁하고 뿌리까지 썩어 가는 것은 아닐까...
<거미의 달>과 <거미의 밤>을 읽으며 예전 내가 생각하던 천장에서 살그머니 내려오던 거미를 떠올렸다. 그 거미... 제 어미 잡아먹고 커서 망을 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잡으려 덫을 놓던 거미... 그때 왜 그렇게 그 거미를 미워했을까. 미운 건 나였는데. 이제 거미를 접하며 거미처럼 산다는 건 애착이라는 걸 깨닫는다. 삶에 대한 성실함과 끈질김이라는 것을... 거미가 좋아진다. 나는 거미를 닮고 싶다.
미련과 연민과 그리움과 애착... 황인숙의 시에서 나는 이런 것을 발견한다. 누구나 마음 한켠에 늘 있는 어떤 그리움, 버리지 못한 미련과 누군가에게 또는 나에게 향하는 연민, 그리고 삶에 대한 애착... 그런 것이 녹아 있다. 넘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다.
시는 항상 내 머리에 번개를 때리듯 꽝하게 울려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던 내게 이제 이런 시도 제법 읽을 맛이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고맙다. 나는 이제 젊지 않아 댄스 음악의 시끄러움보다 잔잔한 발라드가 좋아지고, 구성진 뽕짝에 어깨를 들썩이게 되었다. 그 사이에 이 시들을 놓아 본다. 내 젊은 날과 남은 날들을 이어주는 끈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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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는 잘 안 읽고, 그리고 이 시집도 안 읽었지만 님의 리뷰는 참 좋으네요.

숨은아이 2005-01-20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그런데 자명한산책님 이름이 이 시집에서 나왔구나.

로드무비 2005-01-2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갑니다.^^

물만두 2005-01-21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 시집에 한번 빠져볼려구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1-23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의 시 리뷰, 참 멋지군요. 저도 추천. ^^

물만두 2005-01-23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부끄^^

플레져 2005-01-2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님의 진심과 시심이 어린 리뷰, 정말정말 멋집니다. 저두 추천이요!!

물만두 2005-01-26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심이요? 어머나^^

balmas 2005-02-1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억, 뒤늦게 물만두님 리뷰에 감동 ......
추천 하나 하고 갑니다.^^

물만두 2005-02-1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은 추천도 좋습니다. 감사^^
 
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테드 창의 단편들을 보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생각난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리고 자연스럽게 테드 창만이 구현하는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첫 단편 <바빌론의 탑>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신화의 차용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 그의 몸 속에 흐르는 동양적 피에 그도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학력이 이런 결과를 끌어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이 바라보는 <바벨탑>과 비기독교인이 바라보는 <바벨탑>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의 마지막은 그래서 또 다른 단편 <지옥은 신의 부재>와도 닿는 부분이 있다. 바벨탑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았다는 사실... 아무리 하늘을 뚫어도 인간이 도달하는 곳은 인간계뿐이라는 사실... 그래서 인간은 신에게 도전한 것도 버림받은 것도 아닌 하나의 성과물일 뿐이라는 것이 이 작품이 말하려는 것이리라. 아니라면 지금 우리가 우주로 쏘아 올리는 우주선은 신을 향한 도전이라 해야 맞지 않을까. 그런데 아무도 그리 말하지 않으니 그 시대 바벨탑도 신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다는 작가의 의견에 공감한다.

<이해>... 이 작품도 처음 봤을 때 다니엘 키스의 <생쥐에게 꽃다발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역자가 작가와 나눈 이야기에서도 자연스럽게 언급하는 것이니 비단 나만 느낀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그 결말은 마치 사이버펑크적으로 윌리엄 깁슨이 쓸 만한 결말로 막을 내린다. 물론 깁슨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것은 또 다시 인간이라는 동물의 본질적인 면에서 고착된다는 것에 있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인간이 만들어 낸, 아니 동물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본능... 그것이 이해를 방해하고 인간이 하나를 얻으면 둘을 잃게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영으로 나누면>이라는 작품을 나는 수학적으로 접근할 생각은 없다. 수학을 알지 못하므로. 그러므로 난 자신이 믿던 세계가 무너져 버린 한 인간의 참담함을 생각하려 한다. 하지만 그 참담함도 이해할 수는 없다. 영으로 나누면 모든 것은 무라는 자연스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 말이다. 도를 닦으시지요 라고 말할 밖에... 인간에게 수학만이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한 인간이 수학만이 전부로 믿었다면 그것도 소용없으리라. 난 이 작품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네 인생의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인 단편이다. 이런 단편은 처음 읽는다. 이 작품에서 테드 창은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다고 말하고 싶다. 외계인과의 소통을 위해 외계 언어를 배우던 한 언어학자가 그 언어 속에 담긴 것을 인지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자신 인생의 전부를 미리 알게 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인생을 알면서도 어찌 바꿔 볼 수 없다는 것...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인생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흔 두 글자>는 유대인 전설의 차용과 대체 역사라는 두 가지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하지만 찰흙 인형에 글자를 넣어 움직이게 한다는 점만 빼면 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인 로봇과 같아진다. 물론 이 작품은 로봇에 대한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그것을 영국의 산업 혁명 시기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정자 인간이라는 또 하나의 전설로 인해 알게 된 인간 멸종에 대한 방책을 생각하는 작품이다. 그 안에서 인간의 추함과 모순, 권력과 알력이 표현되어 시사하는 점이 가장 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멸종을 막는다는 얘기는 내 관심 밖이다. 그래서 마지막 결말도 그리 흥미롭지는 않았다.

<인류 과학의 진화>는 아주 순식간에 지나가는 초단편 작품이다. 뭔 얘긴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옥은 신의 부재>는 마음에 든다고 하기 보다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작품이다. 지옥이란 어떤 곳인가... 우리는 많은 지옥에 대한 똑같은 얘기들을 알고 있다. 불교에서의 연옥도 마찬가지다. 인간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곳... 그곳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고통스런 지옥의 모습이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고통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고통스럽냐고 묻는다면 육체적 고통을 느껴 본 사람은 육체적 고통이, 마음의 고통을 당해 본 사람은 마음의 고통이 더 크다고 말할 것이다.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육체적 고통만을 강조하는 지옥은 너무 진부하다. 이제는. 차라리 이 작품이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신을 믿게 되었지만 신이 없는 곳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을까. 이것은 <영으로 나누면>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나는 어떤 종교도 믿지 않고 사후 세계에 관심도 없지만 이것이 가장 신의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신이 없는 곳에서 신을 믿는 사람의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을까. 그곳이 지옥이 아니라면 어디가 지옥이란 말인가. 하지만 신이 진짜 인간을 시험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부모가 자신을 자꾸 시험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런데 부모보다 더 큰 존재인 신이 인간을 시험한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모순이 어디 있을까. 모든 것은 인간 마음이 불러일으킨 지옥의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 다큐멘터리>는 루키즘이란 신조어를 낳은 지구촌의 외모 지상 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기계 장치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외모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 그 기계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나이가 들고 성숙한 이성을 가짐으로써 외모보다는 더 나은 것을 찾을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로 영화배우가 연기는 못하면서 예쁘기만 하다면 모두 싫어한다. 아니 대부분... 또한 너무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에게는 반감을 갖기도 한다. 그것은 교육과 자신의 인성의 발달로 충분히 커버될 문제다. 진짜 문제는 매스미디어의 장악력이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이미 말했다시피 말이다. 또한 선동을 잘했다던 히틀러의 언변에 대한 경계다. 마지막에 외모보다 더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것도 작가는 그것을 알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어떤 것이 우리를 더 현혹하며 망치려 하는가... 각자 생각할 일이다.

단편 하나 하나가 정말 대단하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할 때 책의 두께에 놀라고 책 내용의 어려움에 놀라고 그 깊이와 다양함에 놀라게 된다. 정말 대단한 작가가 등장했다. 그가 어떤 장편을 쓸지가 지금부터 궁금해진다. SF 독자라면 절대 놓치지 않고 봐야할 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SF 독자가 아니라고 해도 안 보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어떤 단편 하나만 마음에 든다고 해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며 그 단편이 어떤 단편일지는 읽어봐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고 후회하며 산다. 늘 그렇다. 책도 마찬가지다. 읽지 않고 무심코 지났다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책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여기 있다. 지금 당장 이 책에 눈길을 주시길... 왜냐하면 이 책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리 길게 쓰고도 내 글은 한심하다. 왜냐하면 이 책을 내 글로 적기에 나는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난 백문이 불여일독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누군가 서평을 쓴 것을 읽는다 해도 본인이 직접 책을 읽고 느끼는 것보다는 언제나 못한 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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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1-1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리뷰쓰고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너무 벅찬 책을 읽느라 죽을뻔했습니다... 그래도 님께 권하고 싶어요. 너무 좋은 책이거든요^^

물만두 2005-01-19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맘이 님 맘이지요^^ 저도 읽고 제 자신이 기특했다니까요^^

BRINY 2005-01-1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빌론의 탑]겨우겨우 읽고 테드 창은 포기했어요. 젤라즈니를 좋아하지 못하는 제 취향때문인지, 하여간 어려운 책을 읽으면 머리가 아픕니다.

물만두 2005-01-19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하기 무지 힘들죠. 그래도 <네 인생의 이야기>는 개중 쉽고 뒤로 갈 수록 탄력을 받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천천히 읽으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1-23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하나도 안 한심합니다. 너무너무 좋은 책이라는 느낌 팍팍 받으시면서 책 읽으신 거 느껴집니다. 그리고 만두님 리뷰도 무척 훌륭합니다. ^^ 추천하고...

물만두 2005-01-23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반가워요^^ 감사합니다^^
 

 

 

 

 

 

 

 

 

이제는 미야자키 하야오다. 만순이 꼬임에 넘어가 다 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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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초밥왕 전국대회편 4 - 애장판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전쟁 미화는 정말 도가 지나치고 생각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을 좋아한다. 하지만 거슬리는 부분도 없지 않다. 이들의 감정의 과장은 처음에는 감동을 주지만 차츰 적응이 되면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슨 목적으로 계속 자신들이 전쟁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것일까. 물론 개개인의 삶으로 보면 이 작품에서의 짧은 소재처럼 피해자일 수 있다. 전쟁을 벌인 당사국이나 피해국이나 결국 불행해지는 것은 개인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작가가 공인의 입장에서 계속 내세워서는 안된다. 전후 사정을 모르고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은 마치 일본이 전쟁 피해국인것처럼 오해하기 딱 알맞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은 자신들이 원폭 피해자임을 내세워 세계의 동정심을 유발했고 다른 나라들은 그들이 주변국에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보다는 그들이 당한 피해만을 기억하고 있다.
유태인을 그렇게 많이 학살한 독일을 보자. 독일의 어떤 작가가 자신들의 만행을 정당화하거나 자신들도 피해자임을 주장하고 자신들이 분단된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유태인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들이 당한 것을 알리고 있다. 자신들이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어떤 일을 저지르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함구령을 내린 채...
나는 일본인이나 일본의 미래를 미워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좋아하는 일본 작가가 있고 일본인에게 악감정을 갖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들이 징그럽다. 왜 재일 한국인을 등장시켜 그들이 진정한 피해자임을 말하지 않는가... 원폭 피해자를 위한 공원에도 안치되지 못한 그들이 아닌가. 그런데 정작 입을 열어 여론에게 깨우침을 줘야할 공인들인 작가들이 이런 짓을 하고 있다.
나는 아직도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들은 혹 이런 것을 통해 그들 자신과 이 책을 읽는 우리까지도 세뇌시키려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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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7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항상 일본 작가의 작품을 보면 느끼는 감정입니다.

물만두 2005-01-17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보다가도 울컥하게 된다니까요...

딸기 2005-01-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물만두 2005-01-1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많은 분들이 느끼시는군요...

물만두 2005-01-17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의 달인의 작가는 생각이 있는 작가죠^^

sooninara 2005-01-17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원폭 피해자인걸 강조하는게..
우리도 유태인처럼 마루타 같은걸 영화로 제작해서 세계에 알려야해요..
전 나치 희생자가 유태인보다 집시가 더 많았다는걸 다 커서야 알았어요..유태인들의 힘때문에 그렇게 꾸준히 영화화되고 소설화 된다는것도..역시 경제력과 힘이 있어야하겠습니다..우린 둘다 없죠???

물만두 2005-01-1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60년대 유태인이 이제 미국에서 힘 좀 쓸때 세익스피어의 작품 샤일록이 등장하는 베니스의 상인을 상영 못하게 데모했다지요. 역시 국력을 키워서 납작코를 반들어야 하는데 참... 1조원이나 번 삼성 뭐하나 몰라요. 이럴때 힘 좀 쓰지. 노조탄압말고...

조선인 2005-01-1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맥락에서 '야마시타 카즈미'도 꺼림찍해요.
재미는 있는데, 은연중에 나타나는 '대동아전쟁' 미화가 못내 속상합니다. -.-;;


물만두 2005-01-1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게 눈에 띄때마다 울화가 치밀어서 죽겠습니다...

울보 2005-01-18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는 나지만 말로는 안통하고 ,예전에 어디선가 본것같은데 아마 티비일거예요, 일본아이들은 아직 예전에 자기 나라의 본 모습을 모른다잖아요, 정말로 어이없는 가르침이 많다잖아요. 그렇게 바르게 알고 자란 아이들이 아닌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똑같은 일이 번복이 되는거 아닌가요.....그래서 똑같은 일이 반복이고,,,,,,,,,우리도 힘을 가져야 하는데..................................

starrysky 2005-01-1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과 같은 이유 때문에 저도 '맛의 달인'을 더 좋아합니다. ^^ 저런 일본 극우세력(극우까지는 아니더라도)의 입장을 대변하는 문화 컨텐츠를 아무 생각 없는 애들이 접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네들이 바라는 대로 될지도 모르지요. 에효.

물만두 2005-01-18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때 화풀이 대상이 정치인이죠. 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