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르네상스 예술의 완성자 레오나르도가 37세부터 무려 30여 년 간 기록했던 5000쪽 분량의 육필 원고를 일일이 참조하고 여기에다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서 만든 ‘팩션’이다. 『다빈치의 그림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천재 예술가인 레오나르도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그의 하인 자코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빈치도 참 너무 많이 써먹는다.
이젠 그만 나올때도 되었건만 원...
질리겠다 싶은데도 눈길은 가니 나도 참 ㅡㅡ;;;

연쇄살인범과 그의 뒤를 쫗는 경찰, 거기에 자신의 범죄를 모방한 모방범을 다시 가위남이 쫓는다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다.
범죄자가 범죄자를 잡겠다?
범죄자에게도 프로로써의 자존심은 있다는 건가?
암튼 보자!

영아 살해, 신분상승, 성 문제까지 19세기 초의 영국 시골을 배경으로 그 시대 여성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회를 보여주는 작품같다.
오늘날과도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건 역시 인간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일까?
내가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작품이다.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
제3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 상 수상작
일본 미스터리 독자의 필독서,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 제32회 추리작가협회 상 수상작, 그리고 국내 미스터리 문학 애호가들이 가장 기다려온 작품 [대유괴]가 드디어 출간. 유괴당한 82세 할머니가 되려 3인조 유괴단을 진두지휘해 100억 엔이라는 엄청난 몸값을 놓고 수사 당국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인다는 이 기발한 이야기는 수많은 열성 팬을 둔 덴도 신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와 지명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작품이 영화의 개봉과 함께 출판되었다.
도대체 백억엔이면 얼마야?
너무 쎈 거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대유괸가?
암튼 보고 싶다^^

네코토피아라는 독특한 작품을 쓴 작가가 역사물을 들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냥 역사물이 아니다.
아스카 시대에서 제국주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탄생하는 한 인물을 역사상에 놓고
날카로운 블랙 코미디를 선사하고 있다.
일본 역사는 좀 관심밖인데 작가의 작품 비틀기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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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8-3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빈치는 진짜 너무 많이 우려먹는 것 같아요. 근데 이렇게 많은 건 또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거기도 하겠지요.

물만두 2007-08-30 11:21   좋아요 0 | URL
그렇죠. 너무 유명한 탓이겠지만 그래도 좀 질리네요^^;;;

미미달 2007-08-30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빈치가 정말 동성애자인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ㅋㅋ

물만두 2007-08-30 16:33   좋아요 0 | URL
다빈치도 그렇고 미켈란젤로도 그렇고 대부분 그랬지 않았나 싶어요^^;;;

정의 2007-08-30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유괴]가 나문희 씨 주연의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원작이라더군요.
백억엔이라 상상불가한 액수^^;;

물만두 2007-08-30 20:04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정말 상상도 못할 금액이지요^^;;;

mira95 2007-08-31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대유괴 재미있겠네요. 저도 사봐야겠어요~~

물만두 2007-08-31 22:11   좋아요 0 | URL
그럼요. 기다리던 책이잖아요^^

BRINY 2007-09-0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플로스강의 물방앗간을 쓴 그 조지 엘리엇이 저런 책도 썼단 말이죠?

물만두 2007-09-03 18:59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 합니다.
 
테라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한 저명한 정신과의사가 자신의 외동딸을 잃어버린 뒤 4년이라는 세월 동안 고통 속에 살다가 별장이 있는 섬으로 가서 새 출발을 하고자 하는데 그 섬에서 자신의 정신병을 치료해달라는 한 여인을 만나면서 기이한 사건은 시작된다.

남자는 여자를 모르지만 그 여자가 아동소설가이자 정신분열증이고 그 정신분열증이 자신의 책 속의 인물이 실제로 나타나는 일을 겪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녀의 마지막 작품 속 주인공이 마치 그가 잃어버린 딸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 같아서 그는 그 여자로부터 딸에 대한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고 다시 사립탐정에게 연락해서 재조사를 부탁한다. 하지만 그 섬에서 그를 잘 알던 시장은 그녀가 위험한 여자니 조심하라고 하고 실제로 그녀가 온 뒤 남자는 점점 자신의 몸이 허약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도대체 그녀는 누구고 딸은 어떻게 되었을까? 살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탐정의 말대로 ‘희망이란 발바닥에 박힌 유리조각 같아서 따끔거리게 하지만 결국은 피를 보더라도 빼내고 상처를 아물게 해야 한다.’는 즉, 부질없는 희망은 버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것인지 남자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작품은 어느새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는 남자를 보여주면서 그것이 남자가 하고 있는 이야기임을 알려준다.

마지막까지 작품은 독자를 놀라게 한다. 작가는 정말 독자에게 대단한 선물을 안겨주었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하면서도 독특하고 반전이라면 기가 막힌 반전이 있는 작품이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지만 진짜 그런지는 책을 덮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으며 자신을 얼마만큼 잘 알고 있고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자신에게 적용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참으로 힘든 일임을 알고 있기에 독특한 이 작품이 더욱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읽기 전에 헐리우드식의 스릴러를 생각했었는데 역시 독일 작품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이 작품만 보더라도 우리가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여러 나라의 작품들을 접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보석이 어디 숨어 있는지는 보기 전까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뒤 거울을 보고 싶다.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나는 진정한 나를 잘 알고 인정하고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지를 나 자신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다. 모든 사람들이 알 필요는 없다. 자기 자신에게 감추지 않는 것, 스스로를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된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것만이 어쩌면 유일한 마지막 보루일지 모를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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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9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9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석 2007-08-2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또 읽고 싶어졌어요..ㅜ_ㅜ 언제나 저를 낚는 물만두님의 리뷰.

물만두 2007-08-29 12:29   좋아요 0 | URL
이 책 강추합니다^^

비로그인 2007-08-2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라피가 언젠가부터 아주 친근한 단어가 되었네요.

물만두님께서 추천하시는 책, 저도 읽어볼래요.

물만두 2007-08-29 14:32   좋아요 0 | URL
아로마테라피가 생각나죠^^

비로그인 2007-08-2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영화. 예전에 TV에서 선전할 때 재밌겠다고 생각했던 건데.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군요. 덕분에 생각이 났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디오로 나왔을까나..있으면 봐야지.

물만두 2007-08-29 19:19   좋아요 0 | URL
그 영화의 원작인가요? 그거랑 같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얼핏 홍보만 봤거든요^^;;;

비로그인 2007-08-29 21:48   좋아요 0 | URL
내용을 보아하니 원작이 맞는 것 같은데요.
아아, 비디오 나왔을까 싶어서 대여점에 갔는데..아직이라네요.=_=

물만두 2007-08-30 09:5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보시면 감상 올려주세요^^

순오기 2007-08-3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은 뒤 거울을 보고 싶다. 거울 속의 나를 보며 나는 진정한 나를 잘 알고 인정하고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지를 나 자신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다." 이 말, 참 멋지네요~ 책은 안 읽어봐서 모르지만.....

물만두 2007-08-30 09:49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프레이야 2007-08-30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멋진 리뷰에 독일 추리소설의 남다른 감동이 담겨있네요. 그렇군요.
여러나라의 작품을 접해야 한다는 것,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흐린아침이에요.
시원합니다. 가을이 옵니다.^^

물만두 2007-08-30 09:50   좋아요 0 | URL
네, 가을이 오네요.
다른 나라 작품도 많은데 너무 편중되는 것 같아서요^^:;;

비로그인 2007-11-10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 까지 말해버리다니...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물만두 2007-11-10 17:01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결말 얘기한 거 아닙니다.
제가 결말을 얘기했다면 제목과 목차가 벌써 말을 했답니다.
 

한 남자의 의문사, 그리고 남은 두 사람이라...
이 의문사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런 사랑이 바로 미스터리한 사랑이라는 거 아닐까...

표지도 안 나온 상태에서 예약주문이라...
뭐 그래도 츠츠이 야스다카의 파프리카니까.
일본 SF의 걸작을 읽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순차적인 시간개념을 뛰어넘고 인과관계를 어그러뜨리는 비정상적인 사랑이야기가 살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국제 도시 홍콩의 비밀 요정에서 일하는 젊고 아름다운 창녀 로렌에게 존슨은 걷잡을 수 없는 열정을 느낀다. 마침내 존슨은 여자에게 자신이 사는 마카오로 같이 가자고 하지만 여자는 엄청난 돈을 요구한다. 결국 존슨은 돈을 마련하려고 한밤중에 부유한 마느레의 집을 찾고, 그리고 마느레는 마약을 먹고 환각 상태에 있다가 애매한 정황 속에서 살해된다.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주목한 존슨은 밀항으로 홍콩을 떠나야할 형편에 처하지만 로렌을 다시 만나지 않고서는 피신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경찰이 그를 체포하려고 비밀 요정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실도 모른 채 그곳을 찾아간다. 이러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여러 에피소드가 소설 전편에 걸쳐 매번 다른 관점으로 변형되어 되풀이된다.

살인사건 좋다.
가끔 대산세계문학총서에서 좋은 작품을 만난다.
물론 나만의 시각에서 말이다.
그나저나 또 라쇼몽이 생각나네 ㅡㅡ;;;

 

노나미 아사의 대표작이자 그녀의 시리즈 캐릭터인 여형사 오토미치 다카코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편이다. 
심야의 한가로운 패밀리 레스토랑. 갑자기 한 남자의 몸에서 불길이 치솟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 버린 시체에는 짐승이 물어뜯은, 알 수 없는 흔적이 남아 있다.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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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 2007-08-28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파프리카 다시 나왔네요. 멋진 표지였음 좋겠어요~

물만두 2007-08-29 10:30   좋아요 0 | URL
저두요^^

Mephistopheles 2007-08-2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책은 라쇼몽으로 통한다..군요..^^

물만두 2007-08-29 10:31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입니다^^;;;

아영엄마 2007-09-0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못 들어와 보는 사이에 신간들이 또 쏟아져 나왔군요...^^;;

물만두 2007-09-05 13:53   좋아요 0 | URL
너무 마이 나옵니다^^:;;
 
부패의 풍경
데이비드 리스 지음, 남명성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류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영국인이 아닌 유대인 벤자민 위버와 그의 친구 스코틀랜드인 친구를 등장시켜 독특한 방식으로 그 시대 정치와 시대 상황을 풀어내고 있는 팩션이다.

벤자민 위버는 목사의 부탁을 받고 일을 조사하던 중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죄로 잡혀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그때 모르는 미모의 여성이 등장해서 그에게 탈출할 수 있는 쇠붙이를 쥐어주고 간다. 위버는 탈옥에 성공한 뒤 친구와 함께 도대체 누가 그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워 죽이고 싶어 하는 지를 조사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새로운 신분으로 위장을 하는 동시에 벤자민 위버로도 나타나서 위장을 더욱 극대화하기로 한다.

마침 선거 때라 토리당과 휘그당이라는 전혀 벤자민이 관심 없는 정치를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부패의 온상을 목격하게 된다. 그들이 왜 선거에 목을 매고 부정을 저질러서 당선되어야만 하는지를. 그런데 더욱 알 수 없는 재커바이트파라는 이들까지 알아야 하는 상황이라 머리 나쁜 벤자민은 도무지 범인을 알기가 어려워진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치가 정면에 등장하면 그 책은 재미가 떨어지게 된다. 아무리 역사적 사실이라고 해도, 아니면 픽션이라고 해도 정치는 정나미 떨어지고 치를 떨게 하는 모든 이들이 혐오하는 공공의 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비참하게 살아가야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돌아가는 우리나라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더 답답했다. 어쩌면 그리도 다르지 않은 모습인지 놀랍기만 하다. 정경유착이야 인간이 정치를 하면서 늘 있어왔던 것이고 노동계급의 착취 또한 마찬가지지만 선거권이 없던 18세기 영국과 선거권이 있는 지금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 어이가 없다.

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정치인으로 나오는 인물들, 부를 쥐고 정치인을 뒤에서 조종하는 상인들, 그 밑에서 패로 나뉘어서 자신들의 밥그릇조차 챙기지 못하고 죽임을 당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노동자들이나 도둑들의 우두머리로 등장하는 벤자민 위버의 라이벌이나  벤자민 위버나 별 다른 점을 못 느낄 것이다. 오히려 벤자민 위버나 그와 같은 사람들은 대놓고 좋지 못한 일을 한다는 것을 인정이나 하지 이런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조차 모르고 알아도 남에게 떠넘기면서 오히려 그것이 당연한 특권이라 생각한다. 정말 지금의 정치인들 모습과 한 치의 다름도 없다. 선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여기에 벤자민 위버를 울린 <종이의 음모>에서 벤자민이 도움을 준 사촌의 아내였던 여자는 그런 정치인과 결혼을 해서 자신의 남편의 허물을 감싸기에만 급급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물로 마지막까지 벤자민을 가슴 아프게 한다. 이 또한 현대인의 모습과 같아 역시 인간이란 절대 변하지 않는 동물임을 느끼게 되었다.

조금 있으면 대통령 선거다. 지금도 한창 유세중이다. 투표 전에 이 책을 한번 꼭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부패의 풍경>은 18세기 런던의 풍경만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의 정치의 풍경이다.

조금은 지루하고 정치에 무지한 벤자민 때문에 황당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위안이 되기도 하면서 정녕 정치 없는 사회를 바래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세계사와 정치에 대한 공부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인간은 누구나 한 끗 차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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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8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7-08-28 11:1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우리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을 하면서 씁쓸해지네.
자기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고 좋은 하루 보내^^

순오기 2007-08-28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팩션이라니 구미가 당깁니다~~ 한끗 차이라는 인간 탐구도 흥미롭고요, 추천하고 장바구니에 얼렁 퍼담습니다. ㅎㅎ 이주의 리뷰 축하글 남겨주셔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많이 써 주시는 님의 서재도 살짝 살짝 들여다보고 다닙니다. ^*^

물만두 2007-08-28 16:52   좋아요 0 | URL
이 작가 작품이 모두 팩션인데 다 좋더군요^^

비로그인 2007-08-2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뭘 먼저 봐야 하나요?

물만두 2007-08-29 14:34   좋아요 0 | URL
차례대로 보시면 좋아요.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이 제일 먼저 나왔는데요
종이의 음모와 이 작품은 주인공이 같으니 시리즈라 할 수 있으니 이 작품보다 종이의 음모를 먼저 보세요.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열일곱이라는 나이에 이런 작품을 썼다니 라는 생각보다 열일곱이기에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무언가 잘못을 저질러 놓고 그것이 발각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디서 그런 꾀를 내는지 나중에 생각하면 어이없고 기가 막히던 일들이 하나씩은 아마도 있을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 집에서 친구와 배구공을 가지고 놀다가 꽃병을 깨트린 적이 있었다. 우린 너무 당황했지만 어떻게든 감춰야 한다는 생각에 깨진 꽃병을 다행히 잘게 조각난 게 아니어서 본드로 붙여놨었다. 그리고 한동안 친구 집에는 얼씬도 못했다. 혹 탄로가 나서 혼나는 건 아닐까 싶어 학교에서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 “들켰니?”였다.

이건 아주 작은 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은 이런 일을 감추고 싶어 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본능인지 모르겠지만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에서는 그런 아이들의 극단적인 면이 드러나고 있다. 9살, 11살 어린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친구를 나무에서 떠밀어 죽이고 그 시체를 감추기 위해 오빠와 여동생은 고군분투를 한다. 좀 더 큰 오빠는 그것을 일종의 게임이나 자신의 성숙함을 나타내는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 어린 아이들만이 지닌 잔인함으로, 그것을 이승을 떠나지 못한 죽은 친구가 화자로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보다 어린 아이들이기에 더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 작품이라 가슴이 싸했다.

죽었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 오빠에게 신발이 벗겨진 발을 보이는 것이 부끄럽고, 엄마를 더 그리워하기보다는 자신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듯 새로 나온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고 싶고, 친구 오빠에게 자신을 감추는 걸 들키지 말라고 힘내라고 하는 9살에 죽은 아이의 말들이 마지막 장면까지 이어지면서 공포보다는 놀라운 슬픔이 남는 그런 작품이었다. 우리에게 타인에 대한 미안함의 감정은 언제 생기는 것일까? 배우는 것일까? 타고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작품을 이렇게 매끄럽게, 독특하게 쓰다니 놀랍다. 그 이후 작가의 작품은 발전을 했다. 아마도 나이와 더불어 세상을 보는 눈이 더 커진 것 같다. 하지만 그 모든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누가 제 말 좀 들어주세요.”하는 것 같은 속삭임이다. 쓸쓸하고 공허하고 우리가 산다는 게 이런 일의 반복이라는 것이 새삼 느껴지게 만드는 신비한 재주가 있어 내가 남기고 온 그림자들을 뒤적이게 한다. 소통과 단절이라는 극단적인 두 소재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잘 이끌어낸 작품이었다.

<유코>는 더 극단적인 소통 부재를 보여준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마님 유코의 존재를 의심하게 된 하녀 키요네의 이야기는 전설 속 이야기처럼, 예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짧지만 강렬한 작품이었다.

두 작품뿐이었지만 알차게 읽었다. 열일곱의 소년은 많이도 자랐다. 꾸준히 자라서 글이라는 끈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첫 작품만으로 끝나는 작가들이 많고 첫 작품만큼 다음 작품이 별로여서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계속 다른 시도를 해서 독자를 서운하게 하는 작가도 많은데 아직 남은 날이 많고 쓸 것이 많은 작가가 꾸준히 써준다는 것, 그 작품들이 마음에 든다는 사실이 참 여름날의 불꽃놀이처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기다림을, 설렘을 갖게 해주고 있다. 계속 전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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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8-27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7살에 쓴 글이라..궁금하네요.

물만두 2007-08-27 10:04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이 작가 괜찮아요^^

2007-08-27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7-08-27 10:37   좋아요 0 | URL
통하였네요^^

뽀송이 2007-08-2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 주위 분들이 몇이 읽고 있더군요.^^
저도 한 번 읽어 보고 싶어요.
친구들의 실수로 죽은 친구가 화자라니 꽤나 독특하잖아요.
타인에 대한 미안한 감정은 도대체 언제부터 생기는 걸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물만두 2007-08-27 14:48   좋아요 0 | URL
나이에서 오는 폭력적 공포가 슬픈 작품입니다.

짱꿀라 2007-08-2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오래간만에 들어와 리뷰를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참 오래동안 안들왔는데 참 많은 리뷰를 올려놓으셨네요. 퇴근하고 마저 읽으려고 합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이곳만) 꾸욱~~~

물만두 2007-08-27 18:48   좋아요 0 | URL
산타님 바쁘시잖아요^^
저도 요즘은 마실을 잘 못다니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도넛공주 2007-08-2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만두님 리뷰 읽고 보관함에 쌓아둔 책만 해도 한아름인데 또 하나 늘었습니다.

물만두 2007-08-28 10:16   좋아요 0 | URL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지요^^

향기로운 2007-08-28 14:21   좋아요 0 | URL
저도요...^^;;

물만두 2007-08-28 16:52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