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홈즈걸 3 : 사인회 편 - 완결 명탐정 홈즈걸 3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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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핑핑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아날로그를 꿈꾸게 된다. 우리의 아날로그적 추억, 느림의 아름다움, 속도가 아닌 기다림으로 살아가던 그런 것들 말이다. 여기에는 서점도 포함된다. 컴퓨터만 켜면 인터넷 서점이 있고 주문 버튼만 누르면 집앞까지 배송이 되는데 굳이 다리 품 팔며 서점갈 이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서점에 간다. 

책을 천천히 고르는 맛에,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유로움을 누리기 위해, 친구와 잡담하며 공통 관심사를 주고받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이들이 있기에 서점에서는 소소한 일들이 일어나고 세후도 서점에서는 교코와 다에가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것이다. 그것이 아주 단순한 일이거나, 누군가 협박을 당하는 일이라해도 말이다. 서점 일에는 어눌해도 머리는 좋아 탐정 일에 제격인 아르바이트생 다에와 서점 직원으로 사건을 지나치지 못하는 교코 콤비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함께 한다. 

<이상한 주문>은 책을 주문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주문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답을 듣게 되면서 그 사연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너와 이야기하는 영원>은 초등학생이 서점 견학을 와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서 그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는 이야기다. <가나모리 군의 고백>은 사랑에 빠진 서점 직원 가나모리군의 이야기속에서 가나모리군의 사랑을 지켜주려는 이야기다. <사인회는 어떠세요?>는 스토커를 잡기 위해 사인회를 하는 추리소설가와 그 스토커를 잡는 다에의 이야기다. <염소 씨가 잃어버린 물건>은 편지를 잃어버린 고객의 편지 찾기를 내용으로 지금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간직해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는 기억이다. 안좋은 것도 좋게 기억하고 추억을 공유하고 작은 것도 나누는 정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것을 작품들마다 잘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와 우정이란 무엇인가 되돌아보게 하는 숙연함과 스쳐지나가는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의 평범함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아날로그지만 괜찮아.'라고 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아졌다. 나이가 들면 살아갈 날들보다 산 날들에 대한 아련함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3편이 마지막이라서 아쉽다. 그동안 서점 나들이 잘하게 해줘서 고마웠다. 아듀, 명탐정 홈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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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3-10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구료. 그동안 왜 그리 안 보였소?
다시보니 반갑네.^^

물만두 2010-03-10 12:11   좋아요 0 | URL
감기걸렸어요 ㅜ.ㅜ
지금도 약먹어요 ㅜ.ㅜ
좀 나아서 들어와서 글 올립니다. 언제 못들어올지 몰라서요.
감기가 아주 지독해요 ㅜ.ㅜ

stella.K 2010-03-10 12:20   좋아요 0 | URL
앗, 이런...이제야 들어 온 걸 보면
아주 심했나 보네. 몸조리 잘해요.^^

물만두 2010-03-10 14:56   좋아요 0 | URL
네.

무해한모리군 2010-03-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감기에 걸리셨군요.
건강하세요 만두님
저도 이 시리즈와 이별이라 아쉬웠습니다.
요즘은 단골을 소중히 해주는 작은 상점들이 없어져서 너무 아쉬워요.

물만두 2010-03-10 14:57   좋아요 0 | URL
저는 감기땜시 읽다 말다 몇주가 걸려서 그게 더 아쉬웠어요 ㅜ.ㅜ

무스탕 2010-03-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월이 눈이오니 만두님도 같이 오셨네요 ^^
감기 어여 떨쳐 버리시고 봄맞을 준비 하셔야지요 :)
오랜만이라 더욱 반가워요~~~~

물만두 2010-03-10 14:57   좋아요 0 | URL
그래야 하는데 독하게 안떨어지네요 ㅜ.ㅜ

카스피 2010-03-1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조심하세요.그리고 좋은 리뷰 많이 올려주시구요^^

물만두 2010-03-18 10: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울보 2010-03-1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많이 아프셨나보네요,
만두님 감기 뚝떨어지기를,,
아프지 마세요,
알라딘에 오면 만두님이 계셔야 하잖아요,,ㅎㅎ

물만두 2010-03-18 10: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거의 다 낫는데 정신이 좀 없네요.
댓글 늦게 달아 죄송합니다 ㅜ.ㅜ

BRINY 2010-04-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만큼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은 3권이었어요.
요즘 날씨가 하 수상하니, 만두님도 건강이 안좋으셨군요..

물만두 2010-04-27 09:59   좋아요 0 | URL
네. 볼만했습니다.
감기는 다 낫구요. 몸 사리고 있답니다^^;;;
 
밤의 기억들 Medusa Collection 4
토머스 H. 쿡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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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그 범죄의 기억을 안고 사는 사람은 어떤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되는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이 범죄도 늘 되풀이된다. 그리고 피해자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살거나 죽거나 해야 한다. 이것이 인간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진실이다. 기억하기 싫은 밤의 기억들, 사악한 기억이 이제 막 펼쳐지려 한다. 

에드거상, 앤소니상 수상작가 토머스 H. 쿡이 단순한 이야기를 썼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폴 그레이브스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하는 이야기와 그에게 의뢰되는 50년 전에 살해당한 한 소녀의 사건을 상상을 더해 이야기로 재구성해달라는 이야기는 처음에 내겐 생뚱맞게 다가왔다. 그리고 폴 그레이브스가 그 사건에 다가가는 과정이 너무 밋밋해서 작가는 도대체 뭘 얘기하고 싶은걸까를 과도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마지막까지 다 보면 이야기는 간단한데 말이다. 

너무 일찍 부모를 잃은 남매, 외떨어진 시골 농장에서 남매만 산다는 자체가 위험 그 자체인데 그 시절, 그 시골에서 범죄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그렇기에 어린 남매만 살도록 방치한 것이겠지. 또한 남매도 둘이 살아도 무방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너무도 안이했다. 범죄는 일어났고 누나는 잔인하게 동생의 눈앞에서 살해당했다. 남동생은 누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19세기를 배경으로 범죄소설을 쓰는 작가가 됐다. 하지만 책 속에서도 악당이 탐정보다 강해서 언제나 탐정은 곤욕을 치르고 악당은 유유히 빠져나간다. 그때 그랬던 것처럼. 

이런 공포를 억누르고 자살만을 꿈꾸며 금욕적 삶을 사는 그레이브스에게 리버우드의 대저택에서 앨리슨 데이비스 부인이 사건을 의뢰한다. 자신의 저택에서 살던 자신의 친구와도 같던 한 소녀 페이예가 살해된 사건을 좀 더 그럴듯하게 소설처럼 꾸며 주기를 바라는 이상한 의뢰다. 범인이 누군지도 안다. 하지만 그 범인은 재판을 받지 않고 자연사했다. 이제 죽음을 눈 앞에 둔 페이예의 어머니를 위해 그녀가 납득할만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그레이브스는 누나가 생각나고 과거의 공포로 돌아가게 될 줄 알면서도 그 의뢰를 맡아 사건을 다시 꼼꼼히 조사한다. 

사람들은 상처를 헤집지 말라고 말한다. 그래봐야 좋을거 하나 없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잊어버리고 삶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러기 쉽지 않다. 선한 사람들은 늘 죄책감을 지고 산다. '내가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내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면...'을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그래봐야 범죄를 저지른 악마들은 죄책감이라는 것, 양심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서 범죄를 또 저지르며 살다 잡히고 나와서 또 저지르고를 반복하는데 말이다. 

작품은 누가 페이예를 죽였는가와 왜 그레이브스는 누나의 기억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인가의 두 축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시점이 1940년대에서 1960년대, 그리고 사건을 생각하다 자신의 책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19세기까지 왔다갔다 한다.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범죄라는 공통점, 피해자의 고통, 은폐되고 왜곡된 진실이다. 그것을 작가는 적절하게 잘 배치하고 상충되지 않게 잘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은 조금 당황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게 불편하고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이라 회피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레이브스가 침묵을 택했듯이 말이다. 리버우드 대저택의 여주인은 살인사건 이후 평화롭던 그곳이 변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곳이 평화롭다 생각한 것이다. 이미 누군가에게 그곳은 절대 평화롭지 못한 곳이었으니까. 결국 피해자가 아닌 사람은 피해자의 입장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작품 속에 이런 실험 내용이 등장한다.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을 마주보게 앉혀놓고 아이들의 한쪽 팔만 자유롭게 해서 전기 스위치를 누를 수 있게 한다. 아이가 스위치를 누르지 않으면 아이에게 전기가 흐르고 스위치를 누르면 부모에게 전기가 흐르게 된다. 그런 공포속에 아이들은 모두 스위치를 누르게 된다는 것이다. 공포는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순자의 성악설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공포에 약하다. 그러니 그 밤의 기억들이 되풀이되는 작금의 상황들은 얼마나 공포스러운 일인가 말이다.  

단순한 공포를 공포 그 이상으로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폴 그레이브가 쓴다는 소설은 마치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를 연상시킨다. 시골이 무서워 뉴욕으로 나온 폴 그레이브스, 하지만 그는 늘 높은 빌딩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생활하고 뻔뻔하고 무지한 사람들 빼고는 모두 저마다 고통과 절망이라는 삶의 끝자락에 감싸여 살아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여인이 등장해 그와 같이 사건을 풀며 그의 삶에 온기를 지피려는 듯하다. 피해자라고 꼭 피해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건 억울한 일 아니냐고 말이다. 작품 속에서라도 악당을 잡지 못하고 죽는 건 너무 억울한 일이니까.
 
삶에 희망이 있어 사는 건 아니다. 만약 폴의 누나 그웬이 지금 그에게 나타난다면 너라도 내 몫까지 잘 살아달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사는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책임감으로. 그 기억들을 짊어지고 말이다. 잔인하다 하지 말라. 네 침묵은 그보다 더 잔인했다. 인간이 공포라는 거대한 정신적 고통속에서도 과연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살아가야 한다면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대답을 요구하는 절망과 희망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포 그 이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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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연휴에 꼭 읽어보아야겠네요.

물만두 2010-02-23 14:54   좋아요 0 | URL
연휴 잘 보내셨어요^^

paviana 2010-02-20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즉 우울하세요? 아니면 어머님과 올림픽 보시느라 책 안보고 계신나요? 궁금해서 와봤어요.^^

물만두 2010-02-23 14:55   좋아요 0 | URL
감기걸렸어요 ㅡㅡ;;;

레몬향기 2010-03-0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말을 예측해버려서;; 너무 흔한 설정이 아닌가 싶어요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예요 ㅎㅎ

물만두 2010-03-10 11:04   좋아요 0 | URL
^^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존 딕슨 카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셜록 홈즈의 작품이든 어떤 추리 작품이든 시리즈를 볼 때 가끔 난감한 경우에 빠지게 되는 일이 있다. <붉은 과부의 모험>의 마지막 336쪽에 덪붙여 쓰인  

달링턴 바꿔치기 스캔들 사건 때 내게 매우 쓸모가 있었고, 인즈워스 성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헤미아 왕실 스캔들」중에서
 

이런 사건 이야기가 뜬금없이 등장할 때다. 그저 스쳐지나가듯이 쓴 작가의 이런 이야기에도 독자인 나는 궁금해하게 되어 진짜 이런 작품이 있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은 아닌지 찾아보게 된다. 그러다 그게 그저 작가가 덪붙인, 여러 사건을 해결했음을 표현하려는 것이었음을 알게 될 때 언젠가 이야기만 말고 진짜 작품을 써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작고한 작가들에게는 바랄 수도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코넌 도일이라면 까마득한 일이지 않은가. 이 단편집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의있는 작품들이다. 

그동안 셜록 홈즈를 등장시켜 코넌 도일에 대한 오마쥬 작품이랄까, 그 캐릭터가 가진 매력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셜록 홈즈를 변형시켜 많은 작품을 썼다. 그런 작품만 모은 단편집도 있고, 트리뷰트 작품 시리즈도 있다. 그런 작품과 이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자면 우선 독자가 궁금해할 코넌 도일이 한번 언급한 사건으로 작품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고 코넌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읽게 된다. 이것은 대단한 일이다. 여기에 작품을 코넌 도일의 아들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과 존 딕슨 카가 썼다는 점이다. 두 사람 모두 코넌 도일과 셜록 홈즈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작품은 코넌 도일이 썼다면 좀 달랐을지 모르지만 코넌 도일이 쓴 셜록 홈즈와 아주 흡사하게 쓰여졌다.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왓슨이 결혼한 후로 시기를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또한 특이한 점이다. 결혼은 사람을 다르게 만든다. 그의 친구 셜록 홈즈마저도. 그들의 관계와 홈즈가 왓슨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고 해도 달라진 관계의 영향이라 생각하게 만든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여기에 딕슨 카가 자신의 특징의 약간 가미해서 밀실 사건을 만들기도 하고 얼룩 끈에 필적할만한 공포를 다룬 점도 좋았다. 

여전히 우리의 셜록 홈즈는 왓슨과 함께 다닌다. 홈즈는 의뢰인에 대해 잘 알아 맞추고 있고 또한 증거 수집을 위해 바닥에서 작은 먼지 하나, 검댕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험 또한 주저하지 않고 여자는 여전히 싫어한다. 왓슨 때문에 예의에 벗어난 행동을 자제하고 사건이 없으면 짜증을 내고 사건이 생기면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직도 베이커가 221B번지 이층에서는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누군가 밖에 마차를 세우고 급하게 뛰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가세, 왓슨. 사건이 생겼어." 이렇게 말하며 내려오는 홈즈와 그 뒤를 따르는 왓슨이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다.  

백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셜록 홈즈는 살아 있다. 누구나 추리소설을 접하는 독자는 셜록 홈즈를 먼저 접한다. 추리소설을 읽지 않는 이들도 셜록 홈즈는 안다. 그런 셜록 홈즈가 생생하기 때문에 왓슨이 적은 셜록 홈즈에 대한 그 많은 사건들 중 빠진 것들을 찾아 다시 읽고, 읽을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시 한번 처음부터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단편집을 옆에 놓고 끼워 읽는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생각이 들었다. 셜록 홈즈는 추리마니아의 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앞으로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셜록 홈즈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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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2-05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 이 책이 숱한 셜록 홈즈의 패러디나 파스티스소설중 가장 정통성(도일의 아들+추리 소설의 거장 딕슨카의 합작품)이 높은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물만두 2010-02-05 14:4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요구르트소녀 2010-02-10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홈즈의 팬이라 꼭 읽고 싶네여~ 하지만 생일 때 기념으로 사고 싶네요..

물만두 2010-02-10 19:29   좋아요 0 | URL
참았다 읽으셔도 좋지요^^

컬리 2010-02-1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알라딘 근처도 안오다가 최근들어 다시찾고 있는데...
예전에 한창 알라딘이용할때 물만두님 서재의 달인으로 꼽히셔서 추리서적보러 종종 왔는데 몇년 지났는데도 여전한 모습을 보니 괜히 반갑고 고맙고 그런 기분이 드네요 ^ㅇ^

물만두 2010-02-12 11: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한국 스릴러문학 단편선 2 Miracle 4
강지영 외 지음 / 시작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현대인은 바쁘다. 쉴 틈이 없다. 경쟁이 치열하다. 낙오하면 큰 일이다. 패배하면 안된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살다보니 마음의 여유는 찾아볼 수 없게 되고 점점 더 각박하고 '나'만 아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런 점들이 문제가 되어 뉴스 속 사건, 사고로 등장하고 있다. 스토커, 재산 욕심, 불신, 위축, 광기, 무차별 살인 등. 이런 소재들로 현대인들의 문제를, 한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 장르 문학, 즉 추리, 스릴러 문학이다. 말하자면 한국 사회, 현대인의 그림자를 조명하는 것이다. 

한국 스릴러 문학 단편선에 수록된 단편들도 이런 점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7월의 사람들>은 버스에 탄 많은 사연있는 사람들과 권총으로 버스를 납치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사람과 그 안에 자신이 훔친 국보급 문화재를 나두고 내려 택시로 쫓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붕괴>는 갑자기 붕괴된 건물 더미 아래에서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속 마음을 듣는 이야기다. <우리는 미쳐간다>는 사진을 찍으러 왔다 미친 여자와 친해지게 된 남자가 그 여자의 사연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숏컷>은 우연히 사람을 죽인 줄 알고 가뒀다가 그 사람이 죽지 않았음을 알게 된 소심남의 이야기다. <그림자놀이>는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는 여학교 근처에 있을 법한 ~맨을 도시괴담과 엮어 스릴러로 만든 이야기다. <위험한 오해>는 자신의 집에 먹을 것을 가져다 놓는 이상한 남자를 잡으려는 남자와 그 남자의 팬이 된 이상한 남자의 이야기다.  

단순한 작품도 있고 기발한 작품도 있다. 조금 더 다듬었으면 하는 작품도 있고 마음에 드는 작품도 있다. 권정은의 붕괴는 여자 친구라는 한번쯤 접한 소재를 독특하지 않은 전개를 하면서 마지막의 반전을 통해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그러한 면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누구나 여자들은 여자친구이기 때문이다. '나'와 '너'는 상대적 개념인 동시에 한 사람에게 모두 해당되는 말이니까. 방세현의 <위험한 오해>도 별 다를 것 없는 이야기지만 독특함으로 재미와 스릴을 선사하는 동시에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아는 지 묻고 있다.  

세상은 이제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 세대가 하던 말, '그 사람 참 법없이도 살 사람이지.'란 말의 의미를 잃었다. 그 사람 참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라는 얘긴데 사람들은 이제 이 말은 사기당하기 좋은 사람, 피해입는 사람, 희생당하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자신들의 그런 면을 속으로 삯이다가 어느 날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하고 만다. 그러면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을 한다. '그 사람 착한 줄 알았더니 아주 몹쓸 사람이네.' 누군가는 그들을 그리 만들었다. 자기 자신에게도 책임이 크지만 사회는 혼자만으로 돌아가는 쳇바퀴가 아닌지라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그럴때는 모두 빠져나간다. 그럴수록 세상은 점점 더 위험한 오해가 쌓여 미쳐가게 되고 결국 붕괴되고 마는 것이다.  

추리소설, 스릴러 소설은 그런 점을 가장 임펙트있게 표현하는 장르다. 그것이 좀 과하게 표현되기도 하고 읽기 힘든 면도 생길 수 있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치게 되는 공포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겪지 않았다고 외면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작품들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한국 스릴러 문학을 읽는 이유고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며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스릴러 문학, 한국 스릴러 작가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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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샷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육군에서 떠밀려 제대하게 된 뒤 미국 전역을 방랑하기 시작한 잭 리처. 집도 없고 전화도 없고 신용카드도 없는 그는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가장 찾기 힘든 사람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이것은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던 삶에서 180도 바꾼 삶을 살겠다는 삶에 대한 반항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런 삶을 꿈꾸는 이들도 있으니 현대판 방랑자 잭 리처라고 부르고 싶다.  

그 잭 리처가 언제 등장하게 되는 지 의아하게도 사건은 그를 놔두고 시작한다. 무차별 총격인지 도심 한복판에서 누군가 작정하고 총을 쏘는 일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죽는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범인은 너무도 많은 증거를 남겨서 금방 잡힌다. 용의자는 자신을 변호하지 않고, 변호사에게 잭 리처를 불러 달라고 요구할 뿐이었다. 그 뒤 그는 교도소에서 맞아 뇌를 다치고 기억 상실에 걸린다. 잭 리처는 우연히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뉴스로 그 사건을 보고 제 발로 그를 찾아온다. 용의자의 적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용의자인 제임스 바는 군대에서 한번 그런 일을 벌인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도착하자마자 사건은 그를 중심으로 다시 뒤틀리기 시작한다.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이 말은 군인이라면 더욱 잘 알것이고 민간인일지라도 살아가는데 유용한 말이니 누구든 가슴 한켠에 넣어두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적이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고, 나와 적을 비교해서 적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더 많고, 어설프게 사건을 확대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런 경우다. 잭 리처가 등장했을때 적들은 그가 누구인지를 먼저 알고자 했어야 한다. 이것이 이들의 첫번째 실수다. 가만히 나두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일을 들쑤셔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 두번째 실수다. 세번째 실수는 잭 리처를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것 자체다. 

그에 비하면 잭 리처는 신중했고 과감했다. 그는 누가 적인지 알 때까지 기다렸다. 그를 적으로 만든 자를 철저하게 응징했다. 시작은 그와는 무관한 어린 여자의 죽음이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일은 무고한 이의 죽음이다. 아마 전쟁을 겪은 군인이라면 아마 진저리가 날 것이다. 여기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과 꼭두각시놀이꾼의 가장 위에 있는 이가 누군지 아는 것이 실질적으로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만큼 영리하다. 이런 이를 적으로 돌리는 건 바보다. 난 잭 리처가 나타나면 그의 편에 서겠다. 아니면 그가 지나가도록 자리를 비켜주던가. 

세상에 완벽한 증거란 없다. 완벽한 알리바이가 없는 것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우발적 범죄자가 아닌 계획범이라면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무고한 사람이라면 알리바이에 일일이 촉각을 세우고 살지 않는 범이다. 그러니 완벽한 증거란 반대로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것이라는 뜻이고 너무 완벽한 알리바이도 의심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헌병으로 있었던 잭 리처는 이 일을 깨닫는다. 그는 군대에서 경찰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경찰처럼 생각하고 군인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제임스 바가 자기 자신은 믿지 못해도 잭 리처를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위험한 순간에 처하면 가장 필요한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미국은 정말 이렇게 총기문제가 많이 일어나는데도 총기규제를 할 생각조차 안하니 참 대단한 나라다. 총기규제하면 나라가 흔들리는 모양이다. 뭐, 공화당 돈줄이 거기서 나온다고 하니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그로인해 리 차일드의 생생한 잭 리처 시리즈를 보게 된 건 고맙기는 하다.  

중요한 건 죄없는 자의 무죄를 밝히는 일이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최소한 그런 일을 벌인 자들에게 철저한 응징이 있어야 한다는 것뿐이고. 앞의 1, 2편에 비해서 하드보일드적인 면은 좀 덜하지만 짜임새와 미스터리적 요소가 적절히 하드보일드와 결합되서 쿨한 방랑자, 잭 리처만의 액션 스릴러를 선사하고 있다. 잭 리처, 그는 정말 일당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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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리처는 멋지고 미국이 총기규제를 할 수 없는 걸 보면 마약이고 성매매고 못하는게 아니라 다 안하는게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물만두 2010-01-29 14: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어느 나라나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겁니다.

pjy 2010-01-3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땅에 떨어지는 도덕성,,더이상 떨어질곳도 없을텐데요..

물만두 2010-02-01 10:22   좋아요 0 | URL
전 인간에게 도덕성이 있기나 했는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