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간된 책들 가운데 아서 단토와 반룬의 미술 관련서와 함께 눈에 띄는 건 자본주의 분석/비판서이다(이 정도면 리뷰를 읽어야 하는 부담도 줄어든다). 로버트 라이시의 <슈퍼자본주의>(김영사, 2008)와 앤드루 그린의 <고삐 풀린 자본주의>(필맥, 2008)가 후자에 해당하는 두 권의 책이다. 며칠전에 읽은 소개기사를 옮겨놓는다(슈퍼자본주의의 태동에 대한 라이시의 설명은 음미해볼 만하다).

한겨레(08. 05. 08) '대량해고 가해자’ 당신, 시민으로 돌아가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에게 익숙한 ‘신자유주의’ 체제를 미국 빌 클린턴 정부 때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슈퍼 자본주의’라는 말로 설명한다. 그의 책 <슈퍼 자본주의>(슈퍼캐피털리즘)(형선호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 말하는 슈퍼 자본주의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급속히 미국화한 한국 경제에 적용해 보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라이시가 꼽은 슈퍼 자본주의의 특징은 권력이 ‘시민’의 손에서 ‘소비자’와 ‘투자자’ 쪽으로 이동하면서 민주주의가 쪼그라들었다는 점이다. 그는 이를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를 슈퍼 자본주의가 대체했다”고 했다.

2차대전 이후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은 독점적인 소수 거대기업들과 거대노조, 정부간 협상을 토대로 적절한 통제 속에 높은 생산성과 수익을 달성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비교적 골고루 분배함으로써 두터운 중산층이 형성되고 예측 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대기업 독점 탓에 신참들의 진입장벽은 높았고 여성들과 소수민들은 여전히 2등 시민 대우를 받았으며 매카시 의원의 공산주의 마녀사냥도 상처를 남겼으나 ‘황금기에 가까운 시대’였다. 슈퍼 자본주의는 이를 승리한 자본주의, 패배한 민주주의로 해체해 버렸다.

이 슈퍼 자본주의로의 전화를 설명하는 라이시의 시각이 독특하다. 그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나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정권이 주도한 신보수주의나 신자유주의, 또는 워싱턴 컨센서스, 신고전파 경제학 등이 슈퍼 자본주의를 낳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시대상황이 그렇게 변했기 때문”이며, 따라서 “그들은 변화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그것을 합법화시켰을 뿐”이라는 것이다. 탈규제는 레이건이 1981년 백악관에 입성하기 10년 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라이시는 슈퍼 자본주의의 시초를 냉전시기 미 국방부가 주도한 전쟁기술 개발에서 파생된 신기술의 민간전용에서 찾았다. 인터넷, 반도체, 컴퓨터, 광섬유, 인공위성, 자동변환장치 등이 대표적인데, 컨테이너의 사용도 베트남전 때 본격화했고 보잉 707여객기나 747점보제트기는 각각 폭격기와 군수송기 기술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이들 신기술이 탈규제, 세계화를 촉진하고 동시에 서로 결합되면서 생산과 운송비용을 급격히 낮췄고, 전지구를 커버하는 통신망이 그 효과를 증폭시켰다.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높이기 무한경쟁이 시작돼 싼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는 부품·서비스의 전지구적 공급체계가 등장했다. 오로지 최저가주의로 성공한 월마트가 말단을 이루는 이 전지구적 공급체계가 신참들이 틈입할 수 있는 구멍들을 만들어 주면서 난공불락의 거대기업 독과점체제가 축을 이룬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를 근저에서 무너뜨렸다. 이것은 유럽·일본의 재건과 함께 미국 경제의 절대우위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따위의 시각과는 다르다.

어쨌든 승자 독식의 슈퍼 자본주의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했으며 투자자에게는 더 나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서 대다수 서민들까지 투자자·투기꾼으로 나선 슈퍼 자본주의의 위선과 딜레마가 발생한다. 예컨대 월마트가 싸게 팔려면 물품 공급자에게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직원들 임금을 깎아야 한다. 이는 저임금과 해고를 일상화하고 자원남획에 따른 환경파괴를 부른다. 대량소비에 길든 소비자는 환경파괴를 걱정하면서도 스포츠실용차(SUV) 구입을 주저하지 않는다. 저물가 혜택을 누리는 소비자는 이렇게 해서 장기적으로 자신의 존립근거인 사회 전체의 자산을 파괴한다.

주가에 울고 웃는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대량해고를 주저하지 않았던 제너럴일렉트릭의 잭 웰치의 예에서 보듯 주가를 올리지 못하는 기업이나 최고경영자들은 설 자리가 없다. 주식을 사서 차액을 남기려는 투자자는 결과적으로 대량해고의 가해자가 되고 다수 서민들의 희생으로 고수익을 누리면서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게다가 문제는 그 소비자와 투자자가 바로 ‘나’요 ‘당신’이라는 점이다.

모두가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회에서 ‘공익’은 어디로 가나? 라이시는 슈퍼 자본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게임의 규칙을 바꿔 강자들을 규제하고, 규칙에 따른 손해는 각자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안의 ‘소비자’나 ‘투자자’가 아니라 ‘시민’에게 더 큰 발언권을 주자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한테 수익 추구의 자유를 보장하되 “그들이 룰을 정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한승동 선임기자)

한겨레(08. 05. 08) '정부의 손’ 벗어난 시장 양극화 질주

“1970년대의 마르크스경제학 르네상스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이론가 중 한 사람”이라는 앤드루 글린(1943~2007)의 <고삐풀린 자본주의-1980년 이후(Capitalism Unleashed: Finance, Globalization and Welfare)>(필맥 펴냄)는 최근 30여년간 전지구적 현실이 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으며 어떤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글린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쓴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의 후속작이다.

1980년 이후를 고삐 풀린 자본주의라 하면, 전작이 담고 있는 45년부터 80년까지의 자본주의는 고삐에 매인 자본주의라 할 수 있을까. 고삐란 이윤을 좇는 자본과 기업에 대한 사회공동체, 노동자, 국가, 국제사회의 규제와 통제다. 고삐에 매여 있던 시기의 자본주의는 고성장과 저실업, 고용안정, 번영의 황금시대를 구가했다. 하지만 고삐풀린 뒤의 자본주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고삐가 풀리기만 하면 더욱 높은 경제효율성과 생산성을 달성하고 더 나은 삶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던 신자유주의자들의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90년 이후 1인당 생산성 증가율은 1973~79년보다 더 낮아졌다. 자본과 기업의 힘이 커지고 노동자의 힘이 졸아든 양극화시대에 대다수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나빠져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안이 있을까? 저자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복지제도가 생산성을 위축시킨 증거가 없고 영미권에 비해 평등하며, 전반적으로 평등주의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강하다는 점에 주목한다.(한승동기자)

08. 05. 11.

P.S. 라이시와 글린의 구분을 따르자면 현단계 자본주의는 '슈퍼자본주의'이고 '고삐 풀린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 원론이나 '고삐에 매인 자본주의'론만 가지고 이해하기에는 양상이 좀 다르다는 얘기겠다. <고삐 풀린 자본주의>의 공역자 중 한 사람은 김수행 교수인데, 이미 글린이 필립 암스트롱 등과 함께 쓴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동아출판사, 1993)을 우리말로 옮긴 적이 있다. 현재는 절판됐고 알라딘에서는 '앤드류 그린'으로도 '김수행'으로도 검색이 되지 않는 책이다(저자 '필립 암스트롱'만 표기돼 있어서). 나는 IMF 때인가 '자본주의를 알아야겠다' 싶어서 사두고는 몇 페이지 안 읽은 기억이 있다(그래서 여전히 '적응'을 못하고 있는지도).

로버트 라이시의 책으론 <미래를 위한 약속>(김영사, 2003), <부유한 노예>(김영사, 2001) 등이 '최근'에 소개된 것들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켜준 책은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국가의 일>(까치글방, 1994). 비록 <미국경제의 제3의 선택>(한국노동연구원, 1993)이란 책도 나왔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지만 나는 못 본 책이다. 어쨌든 두 저자의 책 두 권을 겹쳐 읽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그 사이에 15년이 흘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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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5-11 12:30   좋아요 0 | URL
게시글과는 관계업이 궁금한게 있어서 댓글 남겨요.
이번에 헤겔의 '법철학'도 나왔던데. 오래전 출간됐던 '논리학'과 '역사철학강의'는 혹 복간 일정이 잡혀 있을까요?
혹 아는 바 있으면 귀뜸 부탁드릴게요 : )

로쟈 2008-05-11 22:18   좋아요 0 | URL
저한테 무슨 '줄'이 있는 건 아니고요, 직접 출판사에 문의하시는 게 빠를 듯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11 22:54   좋아요 0 | URL
지식인이 대기업의 머슴이 되는 게 고삐풀린 자본주의의 특징이죠.그러면서도 부끄러운줄도 모르고...군대에 전경련에서 만든 경제교과서를 무료 배포하기 시작했더라구요.필맥이 색깔있는 책을 많이 내더군요.
소비자나 투자자 이전에 시민이 되어야죠.건전한 민주정신을 가진...

로쟈 2008-05-11 22:55   좋아요 0 | URL
한줄로 잘 요약해주셨습니다.^^

섬나무 2008-05-12 10:26   좋아요 0 | URL
그런데 건전한 민주정신을 갖는 시민을 키우는 일을 책이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고 싶어집니다. 내 생각은 부정적입니다. 그냥 방법이 없다는 거지요. 왜냐면 훌륭한 시민보다 인간의 본능에 충실하기가 훨씬 간단하니까요. 아마 로쟈님이 그 책들을 다 읽었어도 적응이 힘들것처럼 말입니다. 하여간 요즘은 부쩍 절망적입니다.

로쟈 2008-05-12 11:20   좋아요 0 | URL
방법이 없다면 쉬이 냉소주의로 빠지지 않을까요? 책이 모든 걸 할 수는 없지만 교육은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아직 '계몽주의'의 편을 들고 싶습니다...
 

아침에 전철에서 읽은 칼럼을 옮겨놓는다.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주로 경향신문을 손에 드는데, 요즘은 전철역 가판에서 가장 먼저 바닥을 드러낸다. 몇 부 안 갖다 놓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덕분에 다른 가판까지 걷기 운동을 해야 했다. 요즘 쏟아지고 있는 칼럼들이 대부분 겨냥하고 있는 것은 단연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파문'이다. 아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의 칼럼은 이 문제를 원론적인 차원에서 민주주의와 결부시키고 있어서 흥미를 끈다. "민주주의에서 통치엘리트의 이상적 모습은 평균적인 시민의 삶과 가까이 닮는 데 있다"는 원론은 민주주의의 딜레마와 함께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경향신문(08. 05. 09) [정동칼럼]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민주주의에서 통치엘리트의 이상적 모습은 평균적인 시민의 삶과 가까이 닮는 데 있다. 정치학에서 '근접성' 내지 '유사성'이라고 개념화하는 이 원칙은 통치자의 관점과 평범한 다수 시민의 관점이 수렴될 수 있는 심리적 기초를 설명해준다. 통치자와 피통치자 사이의 '신뢰'를 강조했던 영국의 정치철학자 존 로크 역시, 근본적으로 신뢰는 통치자와 피통치자 모두가 한 사회의 공동 구성원이라는 일체감을 갖는 데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 이 근접성과 신뢰의 원칙은 깨졌다.



미국의 가치만 쫓는 1% 정권
최근 공개된 고위공직자 신상 자료들은 이명박 정부 통치엘리트들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내각의 80%, 청와대 수석의 100%는 전체 세대의 2%에 해당하는 종부세 납부 대상자들이다. 자녀 중 외국 국적을 가진 비율은 보통사람들의 경우 1만 명 가운데 6명이 안 되는 반면 이들은 5명의 1명꼴이다.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비율 역시 일반 시민의 6배나 많다. 국내 외제차 점유율은 갓 5%를 넘었는데 이들이 보유한 외제차 비율은 30%를 훌쩍 넘는다. 석, 박사 학위보유자 가운데 미국 대학 출신은 65%에 다다른다. 이들은 누구와 닮았는가? 평균적인 시민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사회 최상층을 대표하는 '1% 정권'이란 말은 크게 틀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이들 통치엘리트들의 삶의 경험과 가치지향이 우리 사회공동체 안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익숙하게 생각하고 중요시하는 준거 집단은 우리사회 밖에 있다. 한미동맹을 거의 체제이념의 수준으로 격상시킨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듯, 이들이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은 미국이다. 그것도 미국의 보통사람들이 경험하는 실제의 미국이 아니다. 단지 우리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절대 분리되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물신화된 미국이다. 우리 사회 절대다수의 구성원들을 크게 실망, 분노시켰던 영어몰입교육 정책이나 무대책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시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알길
재밌는 사실은 이들이 시민들의 반응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영어를 배울 바에야 미국인처럼 하는 게 낫고 미국사람들 먹는 소고기를 우리도 먹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그들은, 시민들이 왜 화를 내는지 몰랐다. 새벽부터 일하고 밤새워 협상준비를 한 이들에게 시민들의 반응은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정 싫다면 업자들이 수입 안 할거고 수입해도 안 먹으면 된다는 발상은 그래서 표출될 수 있었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를 객관화해 볼 능력까지 결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편을 나누는 것이다. 이는 모든 정치조직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명박 정부의 방식은 스스로에게 파국에 가까울 만큼 자해적이었다. 우리 밖의 미국에서 편을 얻는 성과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대가는 컸다. 초중고 학생들에게마저 조롱거리가 되었다. 영어몰입교육 정책은 다소 정서적인 상처만 남기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 소고기 협상 파동은 다르다.

이건 보통 말하는 '운동권 이슈'가 아니라 일반 시민 모두를 위협하는 실생활 이슈이자,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 한 되돌이키기 어려운 '정치적 외통수'가 되었다. 어떻게 하나의 정치 쟁점이 절대다수의 시민들로 하여금 한 의견을 갖도록 만들 수 있을까. 그야말로 외국군의 침략 상황에서나 가상해볼 수 있는 유사 민족문제적 현상이 등장한 것이다. 누군가 이 정부를 꼭두각시 친미정권이라 한들 이를 탓하기만도 어려운 지경이다. 좀 닮은 구석이 있어야 할텐데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른 이 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박상훈 | 후마니타스 대표)

08. 05. 09.

P.S. 오늘 입력된 인터넷 기사에는 미주 한인 주부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성명서를 냈다고 한다. 관련기사를 옮겨놓는다.

경향신문(08. 05. 09) 美 한인주부들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이 한국에 미국산 쇠고기가 전면개방되는 것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실행을 요구하는 미주 한인 주부들의 모임’이라는 단체가 7일(현지시간) 한인회의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최근 미국 내 일부 한인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에 큰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낀다”며 “일부 한인회의 주장이 마치 미주 한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인 양 잘못 전달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고 성명서를 낸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미국 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면서 “올해 미국 축산업계는 도축 직전 소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현행법을 어기고 광우병의 증세가 의심되는 소를 도축하고, 이 쇠고기가 학교 급식용을 비롯, 미전역의 시장에 유통돼 결국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쇠고기 리콜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달 4일 캔자스의 한 업체가 광우병 위험물질인 편도를 제거하지 않은 채 유통했다가 결국 냉동 소머리 40만6000파운드를 자발적으로 리콜한 바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성명은 “이같은 사례들은 미국 내에서 조차 쇠고기 안전성 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1%도 되지 않는 광우병 검사비율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장담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 다음은 성명서 전문.



미주지역에 거주하는 한인주부들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반대하며 재협상을 촉구합니다!!

가족의 건강과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미주 한인주부들은 금번 미국 쇠고기 협상으로 앞으로 광우병 위험에 노출될지도 모를 한국동포들에 대한 우려와 걱정에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내 축산업계는 도축 직전 소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현행법을 어기고 광우병의 증세가 의심되는 소를 도축하였고 이 업체의 쇠고기가 학교 급식용을 비롯 미전역의 시장에 유통되어 결국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쇠고기 리콜을 야기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4일, 캔자스의 Elkhorn Valley Packing LLC 라는 업체는 광우병 위험물질인 편도를 제거하지 않은 채 유통했다가 결국 냉동 소머리 40만6000 파운드를 자발적으로 리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캔자스 주 고급 육 생산업체인 Creekstone Farms에서 소 뼈 파동으로 막힌 일본 수출시장을 열기 위해 업체내의 자발적인 전수검사의 의지를 밝혔지만 미 농무부가 이를 최근에 불허하였습니다. 업체의 자발적인 검사마저 가로막는 미농무부의 태도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심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례들은 미국 내에서 조차 쇠고기 안전성 검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더욱이 미국 내에서 동물성 사료는 아직도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지 않았으며, 비인도적이고 비위생적인 축산환경 또한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도 되지 않는 광우병 검사비율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장담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유기농 쇠고기나 풀 혹은 식물성 사료를 먹여 키운 쇠고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호주 및 뉴질랜드 등 광우병 청정지역에서 수입된 쇠고기의 소비 또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미국 내 쇠고기 소비행태가 이같은 변화를 보이고 있고 쇠고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미주한인회는 미주 동포들이 먹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식의 성명을 발표하여 마치 이것이 전체 미주 한인들의 목소리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바,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230만 재미동포 중 미 축산업의 실태를 알고 있는 한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위생성에 비판적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산 쇠고기 소비에 더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현재 미국의 축산 환경은 육우 사육, 광우병 검사, 도축 그 어느 과정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데, 이번 협상의 결과로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더라도 한국은 수입거부권조차 없이 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검역주권도 없이 30개월 이상 소의 살코기와 30개월 이하 소의 뼈, 내장까지 모조리 수입을 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금번 미국 쇠고기 협상결과는 국민의 입장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정부는 국민건강과 검역주권을 포기한 채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해제한 졸속적인 금번 협상을 무효화하고, 재협상을 추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2008년 5월 7일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실행을 요구하는 미주 한인주부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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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80 2008-05-09 11:46   좋아요 0 | URL
그들은 정말 모릅니다. 국민들의 지적을 받아도 정말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사고 체계 자체가 다른 경계 밖의 부류들입니다.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말하지만 깊숙한 곳에서는 자신들의 행위가 옳다고 믿는 신념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듯 합니다. 그걸 바꾸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요.

로쟈 2008-05-10 11:06   좋아요 0 | URL
후안무치인지 지능미달인지, 어리석은 것인지 사악한 것인지 요즘 헷갈리고 있습니다...

L.SHIN 2008-05-09 16:22   좋아요 0 | URL
휴 - 이젠 한숨만 나옵니다.

로쟈 2008-05-10 11:07   좋아요 0 | URL
한숨으로라도 해결이 되면 좋겠지만.--;

2008-05-09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0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0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09 23:51   좋아요 0 | URL
후마니타스에서 좋은 책을 많이 내는 것은 좋은데 가끔 서점에 가서 그 목록을 보면 저게 얼마나 팔릴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예요.
미주한인회 면면들을 보니 가장 비호감 계층이라는 늙고 기름기 잘잘 흐르는 남자들...

로쟈 2008-05-10 11:10   좋아요 0 | URL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나 <김앤장>처럼 제법 나가는 책들도 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10 22:26   좋아요 0 | URL
한겨레나 경향신문 보면 그런 책이 잘 나가는 것 같지만 제 주변에는 최장집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직장인이고 학생이고 한 명도 없습니다.뭐 꼭 알아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만...

로쟈 2008-05-11 11:17   좋아요 0 | URL
광주가 변방이란 소리는 자주 듣지만 그 정도인가요? 책은 알라딘에서도 꽤 팔려나갔는데...

털세곰 2008-05-11 12:20   좋아요 0 | URL
이 문제에 대해서만 로쟈님 서재에 댓글 남기는데(쑥스^^), 쇠고기 문제는 결국 이명박이 풀어야 합니다. 아무 생각없는 그 인간이 한미관계 복원해야 하고 어떻하면 미국에 안겨줄 그럴듯한 선물 하나 챙겨야하나, 특히 이번에는 잘 하면 크로포드 목장은 힘들어도 캠프 데이비드 정도는 불러줄것 같은데,,, 하는 상황에서 자기가 결정하고 지시한 사항입니다. 그렇지않다면야 아무리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이라 할 지라도 불과 6개월 전의 수입불가, 안전성문제 심각 등의 태도를 180도 바꾸기는 힘들 것입니다. 다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으니 그에 맞춰 움직이는 것일 뿐입니다. 이 모든 사태의 vinovnik인 이명박, 결자해지해야 합니다.

로쟈 2008-05-11 12:27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결자'이긴 하니 '해지'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내 반미감정을 고려해서 미국정부가 결단을 내리는 게 더 현명하고 빠른 게 아닐까 싶어요.--;

김상호 2008-05-11 12:58   좋아요 0 | URL
눈팅만 하는 팬인데 첨으로 댓글 남기네요. 얼마전에 사람들과 이명박 뒷담화를 까는데..흥미로운 말이 나오더군요. 이명박은 우리가 보통 정치인에 대해 혐오하는 정치인의 덕목마저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읍니다. 그러니깐 속마음은 어떻든 민의을 따르는 척이라도 하고 정적과 협상도 하고..이런것 조차도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는 거죠. 생전처음 정치인의 덕목이 가치있다고 느낀 순간입니다.
아 글구 전여옥이 작금의 현실에 대해 악령이 출몰하는 사회 어쩌고 하며 칼세이건 팔아먹는데는 정말 맛이가더라구요.

로쟈 2008-05-11 22:22   좋아요 0 | URL
보통 정치인들이 위선적인데, MB는 그런 걸 싫어하는 것이죠. 그냥 노골적으로 밀어붙입니다. 아마도 유일한 위선적 언사는 '국민'이란 상용어 같습니다. 아니면 그마저도 단지 다르게 정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털세곰 2008-05-11 17:23   좋아요 0 | URL
역시 우문현답의 대가, 로쟈님이시네요^^. 결자는 맞아도 '해지'의 능력은 결코 그 인간에게 없다는 것... 결국 주변에서 우리가 그 사람을 현재의 직분에서도 '해지'시켜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로쟈 2008-05-11 22:23   좋아요 0 | URL
총선을 너무 일찍 치른 게 유감스러울 따름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11 22:16   좋아요 0 | URL
대학가 인문사회 전문점이 없어진 것도 10년이 훨씬 더 되었고 며칠 전 개신교 서점 한 곳을 갔더니 그 곳은 그동안 점점 한국 신학 연구소에서 나온 책을 진열대에서 줄여 오더니 이젠 한 권도 없이 다 반품해 버렸더군요.그래도 그 연구소가 괜찮은 책을 내는데...다행히 가톨릭 서점엔 분도출판사(해방신학 번역으로 유명한 곳)책들은 많이 비치해 놨어요.제 주변에는 그런 형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죠.

로쟈 2008-05-11 22:26   좋아요 0 | URL
그래도 몇몇 분들이 지역의 독서문화 진작을 위해 애쓰고 계시다는 기사는 읽은 기억이 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11 22:48   좋아요 0 | URL
도서관 직원 중 몇몇이 좀 친절한 사람들이 있어요.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요.
 

어젠가 언급한 적이 있지만, 미국의 철학자이자 미술비평가 아서 단토의 <일상적인 것의 변용>(한길사, 2008)이 '그레이트 북스'의 100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이로써 단토의 예술철학서들도 여러 권이 소개된 셈이다. 모두가 읽기 편한 책들은 아니지만 단토는 현대예술에 대한 철학적 이해의 유용한 길잡이다. 생각난 김에 리스트를 만들어둔다. 아래는 그의 예술철학, 혹은 예술 종말론의 영감이 되어준 워홀의 브릴로 박스.   


1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의 변용
아서 단토 지음, 김혜련 옮김 / 한길사 / 2008년 5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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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미학
아서 단토 지음, 김지원 옮김 / 종문화사 / 2007년 4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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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철학하는 예술- 예술작품의 철학적 특성
아서 단토 지음, 정용도 옮김 / 미술문화 / 2007년 3월
20,000원 → 20,000원(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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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술의 종말 이후- 컨템퍼러리 미술과 역사의 울타리
아서 단토 지음, 이성훈 외 옮김 / 미술문화 / 2004년 5월
25,000원 → 25,000원(0%할인) / 마일리지 75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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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5-11 22:20   좋아요 0 | URL
자세히 보니 한길 그레이트 북스 100권 째군요.절판된 한길사상신서를 여기서 화려하게 분장해 다시 내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제가 10여년 전 마루야마 마사오 저<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을 산 게 20000원 이상된 책을 산 첫경험이었어요.그때 우와...이젠 20000원 넘는 책도 있구나..했는데...

로쟈 2008-05-11 22:27   좋아요 0 | URL
요즘은 5만원, 10만원짜리 책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곧 2만원이 평균이 될 것 같고요...

노이에자이트 2008-05-11 22:49   좋아요 0 | URL
다행히 헌책방에도 가끔 새책이 나오는데 3분의 1 운좋으면 5분의 1값으로 살 수 있어요.광주가 헌책 값이 좀 싼편이죠.전에 청계천에 원정 갔는데 헌 책도 여기보다 비싸더군요.
 

미국의 철학자이자 미술평론가 아서 단토의 <일상적인 것의 변용>(한길사, 2008)이 '한길 그레이트북스'의 100번째 책으로 출간됐다고 하여 관련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알라딘에는 책도 아직 입고가 되지 않은 듯하다). 대신에 우연히 읽게 된 기사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아내로서 몇 권의 책을 공저하기도 한 앤 드루얀의 방한 소식이다. 이번에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사이언스북스, 2008)가 재출간된 것도 방한의 한 계기라고 한다(잊혀진 책이 다시 나온 것!). 예전에 나온 초판 번역본도 생각이 나기에 겸사겸사 관련기사를 옮겨놓는다.

뉴시스(08. 05. 07)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한글로 읽는다

미국의 과학저술가 겸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자 앤 드루얀(59·사진)이 왔다. 8일까지 계속되는 ‘서울디지털포럼 2008’에 참석한다. 드루얀은 스타 천체과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의 부인이다.‘코스모스’시리즈를 비롯해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를 남편과 함께 썼다. 할리우드 배우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의 시나리오도 그녀의 작품이다.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한국어판을 낸 드루얀은 7일 “칼 세이건이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책이었다. 과학적인 부분은 대부분 칼이 썼고 역사라든지 문체에는 내가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따지고 보면 사실 50대 50 정도로 기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는 오랫동안 종교와 철학의 영역에 숨어있던 의문들을 우주론과 진화론적 관점으로 파헤친다.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올라가 인류가 어떻게 현재까지 오게 됐는지, 인류의 공격성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살펴본다.



천문학 관련서를 많이 집필한 부부가 인류의 진화사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이렇다.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과 위기 상황, 인류 문명이 멸망할 가능성을 느끼면서 현재 우리 문명이 갖고 있는 문제를 인류의 기원, 생명의 기원으로 돌아가 살펴보고 싶었다.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생물 종에 대해, 우리의 진화적 역사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인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고 싶었고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했다. 진화의 역사에서 보면 인류는 분명 우리 조상들의 폭력성을 물려받았지만 동시에 서로 돕고 평등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희망적인 전망을 얻을 수 있었다.”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는 1992년에 나왔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도 특별히 고칠 구석은 없다고 자부했다. “이 책처럼 ‘코스모스’도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씌어졌다. 하지만 ‘코스모스’다큐멘터리는 수정도 없이 텔레비전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인기를 끌었고 여전히 인기 있다. 마찬가지로 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과학 정신, 과학적 입장은 거의 수정되지 않았다.”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를 읽을 때 신경써야 할 점도 귀띔했다. “폭력성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진화의 산물이라는 측면에서 다뤘다. 우리가 가진 지금 모습이 진화를 통해 나온 최고의 결과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런 신비를 가져온 우주와 자연에 감사하기를 바란다.”

그녀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발명품으로 책을 지목했다. 자녀와 함께 독서하는 것은 단순 지식 전달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지식을 경험케 하는 최고의 교육방법은 책읽기”라고 확언했다.(강경지기자)

08. 05. 07.

P.S.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는 예전에 <잃어버린 조상의 그림자>(고려원, 1995)란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칼 세이건과 함께 떠나는 인류사 탐험'이 부제였고 500쪽 가량의 분량. 새로 나온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는 700쪽 분량이다. 저자가 특별히 고칠 구석이 없다고 자부하는 책이므로 개정판을 옮긴 건 아닐 테고 그냥 국역본 편집상의 차이가 200쪽 분량의 차이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어디 박스에나 들어가 있을 책이니 내게는 소장도서의 의미가 전혀 없고, 필요하다면 도서관에서나 빌려볼 수 있겠다. 칼 세이건이 가장 좋아했던 책이라고 하니 왠지 다시 보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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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파벨 2008-05-08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여전히 예쁜 할머니로 늙어가는군요.
안그래도 이 분이 방한한다는 얘기를 출판사 편집장님께 듣고...
이 할머님 보고 싶어서 서울 디지털 포럼 참가 신청하고픈 마음도 있었는데..
언젠가 책이나 읽어보는걸로 대신해야겠어요.
칼세이건 전기를 읽었는데...
앤 드루이언은 완벽한 여성으로 그려지더군요. 멀쩡한 가정을 깨고 자기 애인과 칼의 둘째 부인 린다에게 피눈물낸것만 빼고는...

로쟈 2008-05-08 11:43   좋아요 0 | URL
정념은 피눈물보다 진한가 봅니다...

qualia 2008-05-0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 세이건(Carl Sagan)을 매우 존경합니다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두 번씩이나 조강지처를 미련없이 버리고 새 애인과 새장가를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앤 드루얀(Ann Druyan)과는 피비에스(PBS) 텔레비전 연속물 《코스모스 Cosmos: A Personal Voyage》 13부 작을 같이 만들면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하죠?

첫 부인 린 마걸리스(Lynn Margulis, 린 마굴리스)과 둘째 부인 린다 솔즈먼(Linda Salzman, 린다 살츠먼)도 정말 지적이고 아름다우시던데요. 셋째 부인이셨던 앤 드루얀 여사님도 정말 지적이고 아름다우십니다. 칼 세이건은 세 분을 모두 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토록 사랑했으니 결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혼하자니 이혼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하지만 그토록 사랑했던 조강지처를 새 애인 때문에 거침없이 버리다니... 도무지 이해를...

사랑은 배신인가 봅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선 또 한 사람을 배신해야만 하니까요.

로쟈 2008-05-08 17:54   좋아요 0 | URL
공감하거나 동의하기 어려울지는 모르지만 지극히 이해 잘 되는 일 같은데요...

2008-05-0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08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09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술 2008-05-0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소리 하면 미친놈 취급받을 수도 있지만 다부다처제가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쟈 2008-05-08 22:20   좋아요 0 | URL
'가능한' 해답은 아니네요.^^

심술 2008-05-08 22:48   좋아요 0 | URL
일부는 이미 하고 있죠.^^
광마일기에 실린 '겉궁합 속궁합' 같은 작품도 이미 90년에 나왔었구요.
언젠가 알라딘에서 노닥거리다가 1950년대 쯤인가에 영국에서 이부일처로 산 사람들이 있다는 얘길 읽었는데 그 글 다시 찾아보려고 검색했지만 도저히 못 찾겠네요. 세 사람 가운데 하나가 꽤 이름난 작가였다는 기억은 나는데 누구 얘긴지 로쟈님 혹시 아십니까? 마태우스님 페이퍼였던 거 같기도 한데 마태님께 여쭤보니 자기가 그런 글을 썼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시대요.

로쟈 2008-05-09 11:06   좋아요 0 | URL
'법적으로' 다부다처제가 존재한 적이 있던가요? 실제적인 난교와는 별개의 문제로...

심술 2008-05-09 18:42   좋아요 0 | URL
법적으로 다부다처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0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녀시대의 노래 kissing you같은 사랑이 좋아요.
어유...한 사람 비위 맞추기도 힘든데 어떻게 여러 사람을 데리고 산대요?

로쟈 2008-05-09 11:07   좋아요 0 | URL
동시에는 힘들겠지만, 시간차를 두면 가능하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05-09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되면 그 긴 세월을 한 사람하고만 산다는 것도 문제겠네요.

로쟈 2008-05-10 11:15   좋아요 0 | URL
왜 다들 처음엔 '영원히 사랑하겠노라' 맹세하잖아요.^^

노이에자이트 2008-05-1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에 너무 냉소적인 것도 좀 거시기하죠.
한동안 조용하던 전여옥 의원이 칼 세이건을 인용했는데...지금 광우병 괴담이나 촛불시위를 보면 칼 세이건이 말하는 거짓과학이라는 악령을 믿는 이들 같다고...전 의원 특유의 악의적 인용이네요.

로쟈 2008-05-11 11:19   좋아요 0 | URL
거짓과학이라는 악령이 아니라 유사정치라는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죠...

김상호 2008-05-1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핑커의 새 책 보니 흥미로운 문구가 있더라구요. 일부일처제를 정면으로 독점시장으로 보는 식이었어요. 물론 일부일처제 자체가 남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제도이긴 하지만..대놓고 일부일처제를 까던데요. 제 전공 내지 직업과 관련있어서 더 흥미가 갔어요. 만일 그런식이었다면 세 여자가 칼 세이건을 공유했겠죠. 흐

로쟈 2008-05-11 22:29   좋아요 0 | URL
새 책이 또 나왔나요? 아니면 영어본 말씀인가요?..
 

이번주 시사IN에 실린 리뷰를 옮겨놓는다. 최근의 (말 그대로) 시사적인 이슈와 관련하여 피터 싱어/조지 메이슨의 <죽음의 밥상>(산책자, 2008)을 읽고 적은 소감이다.

시사인(08. 05. 10)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성에 대한 보장이 미흡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국민건강권과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이다. 비록 미국소라 하더라도 광우병 발생 확률은 극히 낮은 수준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고기만 먹는 것이 아니라 뼈까지 고아서 먹는 한국 식문화의 특성 때문에 광우병 감염에 대한 우려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과연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도 좋은가?” 하는 것이 우리의 새로운 근심거리가 됐다. 그런 근심의 연장선상에서 아예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겠다.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가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과 같이 쓴 <죽음의 밥상>(산책자 펴냄)에서 던지는 좀더 근본적인 물음이다.  

이미 싱어는 <동물해방>(1975)에서 ‘인간 동물(human animal)’이 ‘인간이 아닌 동물들(nonhuman animals)’에 대해 갖고 있는 오랜 편견과 독단적인 차별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그런 태도를 ‘종차별주의’라고 불렀다. 종차별이라고? 인간의 역사가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굴레에서 해방되어온 역사라면 이제는 종차별, 곧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차별’의 철폐와 극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라는 것이다. 싱어도 지적하는 것이지만, 사실 영국에서 메리 울스톤크래프트가 <여성의 권리옹호>(1792)를 통해서 남성과 동등한 여성의 권리를 요구한 것이 불과 두 세기 전이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듯 보이는 이 요구는, 하지만 당시엔 많은 반발과 조롱을 불러일으켰다. 저명한 남성 철학자가 <짐승의 권리옹호>라고 패러디했을 정도다.

‘동물의 권리옹호’를 주창하는 싱어는 한때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됐던, 여성에 대한 차별이 지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처럼 동물에 대한 차별 또한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윤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주된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다. 만약 동물들도 우리와 똑같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가 그 고통을 무시하는 것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만큼이나 윤리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과 ‘양심적인 잡식주의자’, 그리고 ‘완전채식주의자들’로 분류된 세 가족의 ‘밥상’을 따라가면서 먹을거리의 선택에서 우리가 어떤 윤리적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죽음의 밥상>에서도 저자들의 출발점은 동일하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동물성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 삼고 있는 닭, 돼지, 소 등의 ‘권리’와 ‘복지’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은 그들의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나온다. 즉 닭들이 우리 생각보다 똑똑한가 아닌가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윤리적으로 정말 중요한 문제는 닭이 얼마나 똑똑한지가 아니라 닭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느냐이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고통을 경험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고통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윤리적 태도이다.

하지만 윤리보다는 비용과 편리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현실은 비정하며 잔혹하다. 도살할 때 돼지의 고통을 줄이는 일에 인센티브를 주어지지 않는 한 양돈업자들은 돼지의 고통을 던다고 쓸데없는 비용을 낭비하지 않는다. 소들은 사육장에 도착하자마자 근육강화제에 해당하는 합성 호르몬 임플란트를 이식받으며, 초식동물이지만 목초 대신에 항생제가 잔뜩 들어간 옥수숫대를 먹는다. 심지어는 광우병을 유발한 양의 골분(骨粉)까지도 먹는다. 그리고 저렴한 육류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은 이러한 비인도적 공장식 사육의 논리와 비윤리를 묵인하며 지속시킨다. 먹을거리에 대한 우리의 선택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남이 무얼 먹거나 말거나 무슨 참견인가 싶겠지만, 무얼 먹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보다 더 양심적일 수도 있고 덜 양심적일 수도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무엇을 먹느냐는 식성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이다. 저자들의 인용에 따르면, 간디는 어떤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발전 정도는 그 나라에서 동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개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08. 05. 07.

P.S. '당신은 이제 죽음의 식탁앞에 앉는다'를 타이틀로 한 시사인의 이번주 특집기사는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9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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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드라마] 고통스럽게 사는것과 고통없이 죽는것. 행복한 엠마,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Emma's Bliss, Emmas Glück, 2006)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07-29 15:19 
    이미지출처 : tmrw.tistory.com 농장에서 혼자 가축들을 기르며 사는 여자와 췌장암에 걸린 남자가 주인공이다. 암에 걸린 남자는 말기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함께 일한 친구의 비자금을 훔쳐서 마지막 여행을 가려고 한다. 하지만 친구한테 걸려서 도망가던중에 차가 여자가 사는 농장으로 추락하게 되고… 엠마와 막스. 둘은 이렇게 우연히 만나서, 서로 다른부분에 대해 갈등도 가지지만,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비로그인 2008-05-0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노애락의 감정을 명백히 갖고 있으며,
더불어 어린 아동 수준의 지능을 지닌 고등 동물을 죽여서 그 고기를 먹는 일에 관하여
깊이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저는 물론 고기를 즐겨 먹습니다만..


로쟈 2008-05-07 18:57   좋아요 0 | URL
싱어는 '지능'보다는 '고통'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능이 모자란다고 사람을 차별할 수도 없으니까요.^^;

라주미힌 2008-05-0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품'으로 태어난 생명체들에게 행해지는 인간의 '반윤리'적인 일들이 인간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텐데 말이죠... 쩝. 소, 닭, 돼지가 뭔 죄여... 때만 되면 대량학살이나 하고...

로쟈 2008-05-07 18:58   좋아요 0 | URL
사육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있다고 봅니다...

드팀전 2008-05-07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채식주의자들을 존중하지만 윤리적,정치적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더우기 때도 때이어서 그렇겠지만 낭만적 생태주의에는 반대합니다. 영화<행복한 엠마,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중간 중간에 시골사는 엠마가 돼지를 평소처럼 산책가자고 안심시킨 후 살짝 목을 긋고 .."괜찮아..아프지 않지...1.2.3.."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도시에서 간 남자는 그 장면이 충격적이지요.비인간적으로 보이기도 할 겁니다.창졸간에 죽음이기에 그 유혹이 더 비윤리적으로 보이기도 하겠지요.

전 저를 포함한 도시인들이 그런 '낭만성'과 '생태주의'를 윤리적을 브랜딩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한국인의 문화적 코드이기도 한 노자,장자의 자연주의까지 슬쩍 첨가해서 말이지요. 그런 경향이 계몽적 각성처럼 느껴지게 하는 '라이프 스타일화하는 트렌드 '는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소를 소로 키우지 않고 소고기로 키우는 것,닭을 닭으로 키우지 않고 닭고기로 키우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윤리적 측면 뿐만이 아니라 근대적 농업 생산양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전근대적 방식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그런 상호관계적인 역사성을 탈취시키고 윤리문제로만 한정시키면-싱어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수용자가 낭만적으로 전유해버릴 수 있기때문에-또 다른 벽을 만나고 만다고 생각합니다..

로쟈 2008-05-07 22:33   좋아요 0 | URL
윤리적 이유로 채식주의에 반대하기는 어려울 듯싶은데요. 저도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문제가 되는 건 육식 자체라기보다는 근대식/공장식 사육체제라고 해야겠습니다. 그게 '저렴하다'고는 하나 모두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된 것이라는 게 싱어의 지적이고요(환경오염 등). 거기에 비하면 엠마의 돼지들은 매우 '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것이죠. 해서, 첫째 인도주의적 사육과 도축이 이루어져야 하고(고통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에서), 둘째 육식은 좀 줄여 나가야겠습니다(대부분의 경우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섭취하고 있으니까요)...

군자란 2008-05-0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 말씀에 공감합니다.무엇보다 노장사상이나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을 읽었던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나 그럴수 있는 현실과 유리된 생각으로 자신을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저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은 있지만 저의 집의 종량제 봉투를 채우는 3분의2이상이 비닐쓰레기이고 날마다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보면서 어쩌면 제자신이 이 거대한 종말의 문화에 한쪽끝에서 어쩌지 못하고 죄의식만 쌓여가고 있습니다.충분히 걸어갈수 있는 길을 꼭 자동차를 이용하고,한주에 몇번의 육식을 해야 힘을 쓸것 같고...도대체 방법이 없습니다.

로쟈 2008-05-07 19:0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혼자만 자연주의 섭식 혹은 채식주의를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고요, 현재의 공장식 사육의 문제점(광우병도 기본적으로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니까요)에 대한 인식의 필요하고 개선해나가야겠다는 것이죠...

노이에자이트 2008-05-07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가인 존 쿳시도 동물 권리를 주장하던데요.

로쟈 2008-05-07 23:30   좋아요 0 | URL
그게 동양문화권의 생각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유교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엄밀히 구별하고, 불교에서는 모든 생명을 다 동급으로 치니까 그 '사이'(특정한 동물에 대한 권리옹호)가 낯설지 받아들여지는 듯해요...

소경 2008-05-08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어의 책을 읽다보니(주로 <동물해방>) 공장식 사육에 대한 폐해에 대해서 동물의 '고통'과 더불어 문제점이 대단하더군요(철분의 섭취를 막기 위해 햇볕에 노출을 막는다든지, 그로 인해 소는 자신의 분뇨를 통해 철분을 섭취하려 한다든지). 더불어 예전에 코를 먹아도 역겨운 오리 농가의 냄새에 기억이 나더군요(한켠으로는 X-파일의 광인육에 대한 에피소드도...).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고기를 먹지만.

걱정이 드는게, 미국의 소의 개방으로 오히려 공장식 사육방법이 도입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로쟈 2008-05-08 11:42   좋아요 0 | URL
이번주 시사인 특집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공장식 사육은 우리도 하고 있습니다. 규모에서 차이가 좀 나지만...

노이에자이트 2008-05-09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부터 농촌에선 가정집 뒤곁에서 돼지를 키우지 않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식용동물의 대량사육이 우리나라에도 시작된 시점이라고 봅니다.그 무렵 식용견 업자들이 덩치 큰 새 견종을 만들기 시작했구요.

로쟈 2008-05-11 11:22   좋아요 0 | URL
가내수공업제에서 공장제로의 전환이겠군요...

드팀전 2008-05-1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70년대 '녹색혁명'이라는 것,즉 보릿고개를 없애자라는 구호아래 시작된 농업혁명 부터 이미 공장식 사육제도는 도입된 것 아닐까 합니다. 그 후 담론은 공장식 사육제도의 위생문제였지 공장식 사육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은 한동안 없어왔지요. 당시에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가 모든 성찰을 미루어 둘 수 있게끔 했을테니까요..

그런데 로쟈님이 '윤리적 이유로 채식주의를 반대하기 힘들다"라고 하셨느데 저는 그것에도 의문이 듭니다. 이 말은 채식주의가 윤리적으로 정합적이다라고 볼 수 있는데..전 그 지점에 대해 동의할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인거죠. 잡식성이라는 인간의 존재조건 역시 문명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이 이미 수 천 수 만년동안 지속되어 종의 특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육식을 포함한 잡식성 조차 인간의 존재 조건이고 그것을 비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물론 공장식 사육의 인위성에 대해서는 저 역시 비판하고 있지만 그것이 윤리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일부 채식주의자들의 문제의식과는 좀 다른 선을 긋고 싶군요. 동물도 동물을 잡아먹지요..인간이 동물이라면 -최소한 식물은 아닐테니까-동물섭취 자체에대해서 윤리적 잣대를 긋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그리고 로쟈님은 전공하셧으니까..ㅆㅆ ...저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나보코프의 <어느 망명작가의 참인생>을 샀답니다.그 책 요즘 안나오은 거 맞지요? 호호호...원제목은 <세바스천 나이트의 참인생>이었지요.<청하>에서 나왔더군요..알라딘 검색에서는 아예 책 자체가 뜨지도 않던데..제가 잘 주워온거 맞지요.ㅆㅆ 개별 가격은 얼마였는지 모르지만 그날 산 책이 모두 5권에 2만 3천원이었으니까..몇 천 원 안했을거 같아요..ㅋㅋ

로쟈 2008-05-11 11:30   좋아요 0 | URL
가령 윤리적인 이유로 육식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채식에 반대하는 건(채식은 비윤리적이야) 어려운 일이 아닌가라는 것입니다. 잡식성 동물의 딜레마에 대해선 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육식이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겠지요. '인간조건'이 비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라고 하셨는데, 윤리라는 것 자체가 칸트나 사드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조건을 초과한다는 점에서) 비인간적인 것 아닐까요? 배가 고프지만 자기 빵을 남과 나누어먹는 걸 그래도 우리는 윤리적이라고 하지요. 동물도 동물을 잡아먹지만, 우리처럼 착취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잡아먹지는 않지요. 저로선 육식 자체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고 현재의 (과다한)육식과 비인도적 사육/도축과정에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어느 망명작가의 참인생>은 나름 재미있는 책입니다. 저도 긴 리포트를 쓴 적이 있지요(언젠가 서재에 옮겨놓았습니다).^^

드팀전 2008-05-11 23:20   좋아요 0 | URL
^^ 예. 저도 알고 있습니다.그리고 대량생산/소비에 의존하는 사육/도축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저도 100% 동의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5-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용소나 감옥처럼 가두어 대량사육하는 방식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그 부작용이 요즘의 조류 인플루엔자나 광우병 아닐까요.

로쟈 2008-05-11 22:38   좋아요 0 | URL
다 자업자득이라고 해야겠지요. 온난화도 그렇고...

도다리맨 2009-08-29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께 질문이 있는데요. 인간이 잡식성 동물이 되었다는 것이 종의 특징이 되었다는 말씀을 하실 때 인간과 다른 동물에 대해서 특별히 층을 지어 구분하시지 않는걸로 보입니다. 즉 법이나 <인간끼리만> 소통되는 윤리가 들어갈 영역을 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즉 법이나 인간끼리의 윤리를 제외하고 단지 하나의 동물로서(다른 동물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층위에서)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것도 비윤리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로쟈님 생각도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