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우학모)에 관한 기사를 오랫만에 옮겨놓는다. 이유야 물론 한글날 맞이다. '남의 말' 대신에 '우리말'로 학문하자는 주장에 직접 공감하기보다는 '외국어' 대신에 '한국어'로 학문하자는 정도로 눅여서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여하튼 '학문어'의 문제에 대해선 관심과 자각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겨레(10. 10. 07) “남의 말 아닌 우리말로 학문합시다” 

우리 역사에서 말과 글이 일치했던 시기는 해방 뒤 지금까지 단 두 세대 동안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우리 생활에 오래 뿌리박은 한자어와 일본어의 영향으로 말글의 일치를 제대로 이뤄냈다고 자랑하긴 어렵다. 남의 것을 받아들여 지식으로 삼아왔던 학문 영역이 특히 그렇다. 개념을 가리키는 말들은 외래어투성이고 이를 해석하고 풀이한 말들은 한자어투성이라,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5일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우학모) 소속 네명의 학자들을 만났다. 2001년 만들어진 우학모는 ‘남의 말’을 우리말로 고쳐 그 뜻을 제대로 새기고, 우리말에서 비롯되는 학문을 펼치기 위한 노력을 주로 기울여온 단체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최봉영 한국외대 교수(철학)는 철학과 한국학을 접목한 새로운 인문학 찾기에 몰두해왔으며, 전 회장인 정현기 세종대 교수(국문학)는 우리말로 된 비평이론을 연구해왔다. 유재원 한국외대 교수(그리스어)는 국내에 독보적인 그리스 연구가로서 학문의 주체성을 강조해왔으며,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철학)는 철학이란 말을 ‘슬기 맑힘’으로 풀이하는 등 우리말로 된 개념어 찾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우리말로 학문하기에 대한 이들의 고민은, 단지 ‘한국사람이면 당연히 한국말을 써야 한다’와 같은 당위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말은 생각을 규정하는 프로그램과 같기 때문에, 말을 따지는 문제는 학문의 본질을 따지는 문제와 맞닿는다고 한다. 서양인들은 근대로 넘어오면서 제나라 말을 바탕으로 삼아 생각의 세계를 묻고, 따지고, 풀어서 학문의 세계를 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들이 만든 것을 받아서 쓰느라 제 나라 말로써 생각을 다듬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봉영 교수는 “남의 말로 할 때에는 흐릿하던 생각이, 우리말로 할 때에는 뚜렷해지기 마련”이라며 ‘배울 학’(學)을 사례로 들었다. ‘배우다’라는 말이 ‘배다’(스며들다, 버릇이 되어 익숙해지다)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따진 뒤에야, 학문·학습 등 추상적이기만 한 한자어의 뜻을 제대로 새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말은 독창적인 생각을 다듬게 한다. 겉으로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알아내는 행위를 뭐라고 해야 할까? 껍데기를 ‘깨어서’ 본질에 ‘닿는다’는 뜻으로 ‘깨닫다’라는 탁월한 표현이 있다. 독창적인 우리말인 ‘화병’이 서양 의학계의 관심을 모았던 것처럼, 우리말에 바탕을 둔 생각들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말로 학문하기는 학문의 주체성 회복과 연관된다. 그리스어로 박사 논문을 쓴 유재원 교수는 “말은 ‘누구를 위한 학문이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인 자신이 그리스어로 쓴 논문은 그리스어를 생활어로 쓰는 사람들을 위한 학문이 되지만, 한국어로 쓴 논문은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한문이 지배계층인 사대부를 위한 학문으로 쓰였고, 일제 강점기 때 일본어가 제국주의를 위한 학문으로 쓰였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한자어나 일본어가 아직도 우리 학문언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정현기 교수는 “우리 학문이 우리말을 생활언어로 쓰는 민중들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며 “기득권층의 노예의식을 깨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리말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우리말에 대해 ‘개념어가 빈약하다’, ‘학문에 적합하지 않다’ 등의 왜곡된 평가를 내리는 습관 역시 그런 노예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지금 우학모의 가장 큰 걱정은 우리 사회에 몰아닥치고 있는 ‘영어 광풍’이다. 영어로 쓰여진 국제학술지 등재 논문이 아니면 아예 제대로 취급도 하지 않는 국내 학계의 풍토가 학문어로서 우리말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란 걱정이다. 대학사회에 영향력이 큰 <조선일보>가 영국의 대학평가 회사인 큐에스(QS)와 함께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대학평가의 내용을 보면, 한국어 논문은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유재원 교수는 “영어를 쓸 줄 아는 지배계층과 그렇지 않은 피지배계층이 나뉘고 있다”며 “조선시대 한자를 아는 사대부와 그렇지 않은 민중들이 갈렸던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구연상 교수는 “영어로 쓰는 논문은, 학문 자체의 필요성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업적을 평가받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진정한 국제화를 바란다면, 영어로 논문을 쓰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우리말 학문과 그에 걸맞은 번역을 제대로 대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말 강조를 국수주의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통해 누굴 위해 어떤 학문을 할지 돌아보자는 얘기다. 또 지난 9년 동안 우학모가 스스로의 공부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대중적으로 우리말 학문의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학모는 9일 한국외대에서 ‘한글날 기림 말나눔잔치(학술대회)’를 연다. 우리말의 힘과 생산성을 주제로 삼아, 학술어와 일상어 그리고 외국어가 제대로 어울리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최원형 기자) 

10. 10. 09.  

P.S. 전에 한번 다룬 적이 있는데,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에서 펴낸 책은 세 권 정도인 듯싶다. '사무침'에서 '고마움'을 거쳐 '용틀임'까지. 다음 차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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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10-10-09 00:22   좋아요 0 | URL
전 가끔 이런 주장을 접할 때마다 일종의 언어적 순혈주의가 아닌가 싶어요. 철학이란 단어를 슬기 맑힘으로 쓰자는 식의 주장은 오히려 학문을 일반 대중과 소통 불가능하게 몰아넣는 아이러니를 연출할 수 있지 않은지

자꾸때리다 2010-10-09 00:31   좋아요 0 | URL
의학도 돌창자니 빈창자니 하는 용어로 공부하다 보면 배우는 사람도 골치아프고 일반인에게도 그저 생경하죠. 그냥 차라리 jejunum, ileum 쓰고 말지. 그리고 병원에서는 어차피 공장, 회장이라고 환자에게 설명할 거면서.

로쟈 2010-10-09 08:03   좋아요 0 | URL
이공계에서 한국어는 이미 학문어의 역할을 상실한 거 같고, 인문사회과학쪽도 절반은 그래 보입니다. 저는 '우리말'보다는 '한국어'에 방점을 찍고 싶어요...

2010-10-09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0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귀가길에 들른 서점에서 '테이크아웃 클래식' 시리즈로 다시 나온 고골의 <외투>(생각의나무, 2010)와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생각의나무, 2010), 그리고 조정래 장편소설 <허수아비춤>(문학의문학, 2010)과 윤대녕 산문집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푸르메, 2010) 등과 함께 손에 든 책은 다리안 리더의 <모나리자 훔치기>(새물결, 2010)이다(당초엔 <인권의 철학>(새물결, 2010)까지 얹으려 했으나 책값이 너무 비쌌다. 대신에 지만지 고전선집 두 권을 추가했다). 다리언 리더는 몇달 전 <여자에겐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문학동네, 2010)가 '대리언 리더'란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는 바로 그 저자다. 영국의 라캉주의 정신분석가.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번역된다는 소식도 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출간은 뜻밖이다. 책은 목차도 보지 않고 계산을 치렀는데, 마침 리뷰기사가 올라와 있기에 옮겨놓는다.  

경향신문(10. 10. 09) 그림의 ‘표면’이 아니라 그림의 ‘이면’을 봐라    

우리가 미술에 대해 알고 있는 상식을 더듬어보자. 미술이란? 아름다운 것, 새로운 감각과 인식을 일깨우는 것, 현실을 재현하는 것(구상), 작가의 자유연상을 옮겨놓는 것(추상), 그럼으로써 인간의 정신세계를 드러내는 것. 그래도 뭔가 조금 부족하다. 고대 동굴벽화로부터 피카소의 큐비즘까지 미술사를 관통한 근본적인 원리는 무엇일까? 이 책의 해답은 유아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언어와 법이 지배하는 상징의 세계로 진입하면서 그 뒤에 남겨진 욕망, 무의식, 공허의 자리에 들어선 대체물이라는 것이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짐작했듯이 이 책은 정신분석이론의 관점에서 미술을 정의하려 시도한다. 그런데 저자가 미술사가가 아닌 정신분석가임을 감안하면 미술사를 설명하기보다는 난해한 정신분석이론을 미술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 본래 의도일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한 다리안 리더는 라캉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슬라보예 지젝과 더불어 라캉 이론을 대중문화와 고전의 사례에 적용하는 재기발랄한 글쓰기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의 도난사건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다. 사건의 전말부터 살펴보자. 1911년 8월21일 파리 루브르 미술관에 걸려있던 ‘모나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날은 미술관의 정기휴일이기도 해서 그림이 사라진 사실은 하루가 지난 다음에야 알려졌다. 루브르에는 즉각 60명이 넘는 경찰수사본부가 차려졌고 언론은 희대의 미술품 도난사건을 1면에 도배했다. 이전까지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이 그림은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다. 심지어 많은 관람객이 한때 그림이 걸렸던 빈벽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았다. 그뿐만 아니라 유명해진 그림은 초콜릿상자와 우편엽서, 간판에 등장하면서 불멸의 작품이 됐다. 


루브르 미술관에 있던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뒤 그림이 있던 텅 빈 자리를 보려고 몰려든 군중들.

이 사건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그림이 아니라 그림 너머의 빈벽을 본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라진 대상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효과와 관련이 있다. 평소 거들떠보지 않던 물건이 잃어버린 이후에야 아쉬워진다. 부모나 연인의 진가를 알아차리는 것도 그들과 이별한 다음이다.

좀더 정신분석적인 용어로 설명해보자. 프로이트는 문명 안에 들어가려면, 즉 인간이 되려면 신체의 일부(성기)가 배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어린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눈썹, 손가락, 귀 등 신체의 세부를 추가하면 할수록 칭찬을 받지만 그 그림에 성기를 그려넣는 순간, 어른들의 반응이 썰렁해지는 예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여기서 억압되는 것은 쾌락의 욕망이다. 프로이트는 이런 잔여물을 성적 본능이라고 보았지만, 라캉은 ‘물(物)’이라고 부르는 텅빈 장소로 가정했다.

그렇다면 문명의 세계(상징계)에 진입하는 것과 이미지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상징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양육자(엄마)와의 시선 교환이 중요하다. 아기는 스스로 보기 전에 누군가에게 먼저 보여진다. 엄마의 시선을 느끼고 반응하면서 자신의 시선을 형성한다. 타인의 시선이 내 시선 안에 들어와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진짜 모습이라기보다 타자가 보고 있다고 상상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이렇듯 인간은 자신에 대한 상상적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여기에 완전히 포획되지 않기 위해 일종의 스크린을 친다. 슈퍼맨이 사람들의 시선을 벗어나기 위해 클라크 켄트라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우리는 각자 처한 상황에 필요한 페르소나(가면을 쓴 인격)를 연기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우리의 일상은 스크린 앞에서 그럭저럭 영위되지만 이 스크린 뒤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저자는 사라진 ‘모나리자’ 뒤로 나타난 빈벽을 라캉이 말했던 ‘물’에 비유하면서 스크린으로서 회화의 성격을 화가 라우리나 피카소의 경우를 들어 설명한다. 라우리는 공장지대를 그린 무난하고 유쾌한 그림으로 알려졌으나 사후 끔찍한 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10대 소녀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의 숨겨진 작품 속에서 소녀들은 도끼로 목이 잘리거나 칼로 난자당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에 대해서도 색다른 설명이 주어진다. 피카소는 아프리카 조각을 보면서 공포심을 느꼈고 그것을 가리는 방패로써 복수의 시점을 가진 큐비즘의 대표작이 나왔다는 것이다.

회화는 라우리나 피카소의 경우처럼 상징계 뒤안의 ‘물’과의 경계선에 놓여있는 것인 동시에, 관객에게는 ‘물’의 존재를 일깨운다. 미술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의 그림 이야기는 그림의 본질을 알려준다. 제욱시스가 포도를 너무나 진짜처럼 그려서 새들이 몰려들게 하자 파라시오스는 그를 불러 자신의 걸작을 가린 베일을 걷어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순간 제욱시스는 베일 자체가 그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제욱시스의 승리는 베일이 미술의 본질임을 말한다. 베일 뒤에 있는 무언가에 대한 탐욕 때문에 사람들은 사용가치에 비해 턱없이 비싼 그림을 마구 사들인다.

다시 ‘모나리자’ 도난사건으로 돌아가보자. 2년 뒤에 잡힌 범인은 이탈리아 출신의 노동자 빈첸조 페루지아였다. 루브르 미술관에 페인트칠을 하러 왔던 그는 그림을 액자에서 떼어내 외투 밑에 감추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벽장에 숨겨놓았다가 팔기 위해 내놓는 순간, 한 화상의 신고로 붙잡혔다. 그러나 그의 부적절한 행동은 ‘모나리자’의 진가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림이 갖는 스크린으로서의 기능을 알려주는 적절한 사례를 제공했다.(한윤정기자) 

10. 10. 08. 

 

P.S. 다리안 리더의 다른 책으론 심신문제와 우울증을 다룬 것이 눈에 띈다. 우울증에 관한 책으론 조지 보나노의 <슬픔 뒤에 오는 것들>(초록물고기, 2010)도 이번주 신간이다. '상실과 트라우마 그리고 슬픔의 심리학'이 부제로 돼 있다. 어제 주문해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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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예술은 우리를 눈멀게 하는가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11-02-03 14:00 
    <공간>(1월호)에 실은 북리뷰를 뒤늦게 옮겨놓는다. 택배 사고로 잡지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루게 됐는데, 그냥 초고를 옮겨놓는 것이다(편집과정에서 약간 수정됐을 수 있다). 책은 지난해 '올해의 책'의 하나로 꼽기도 했을 만큼 흥미로웠다. 공간(11년 1월호) 모나리자 훔치기“왜, 예술은 우리를 눈멀게 하는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의 제목이 <‘모나리자’ 훔치기>인 것은 ‘모나리자 도난사건’을 실마리로 삼고
 
 
헌내 2010-10-0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리안 리더라..
브루스 핑크, 지젝하고 3대 라캉 연구자로 꼽히는 사람으로 알고있는데...

라캉 만화책도 썼더군요..^^;

로쟈 2010-10-09 08:05   좋아요 0 | URL
'대중성'이 강점이죠...

카스피 2010-10-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흔히 모나리자하면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그 작품만을 생각하는데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그거외에도 몇 작품이 더 있다고 하더군요.

로쟈 2010-10-10 09:26   좋아요 0 | URL
패러디도 무척 많더군요.^^
 

2010년 노벨문학상이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게 돌아갔다. 언론에서는 '로사(Llosa)'라고 표기해주고 있는데, 곧 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 전부터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던 작가인지라 의외의 수상은 아니다. 다만, 시인과 비유럽권 작가에게 상이 돌아갈 거란 전망 때문에 고은 시인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가 이번에도 고배를 마신 것이 아쉽다. 남미 최고의 이야기꾼의 한명인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이 덕분에 좀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게 될 듯싶다. 나도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리스트는 <새엄마 찬양>(문학동네, 2010) 출간시에 만들어놓았지만(변동사항이 없다, 가 두 권이 추가됐다), 노벨상 수상 기념인 만큼 한번 더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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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다른 곳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김현철 옮김 / 새물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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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축제 1 (양장)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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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축제 2 (양장)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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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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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내 2010-10-07 21:36   좋아요 0 | URL
음.. 오랜만에 비유럽권 작가가 받은 것 같군요...

로쟈 2010-10-07 23:44   좋아요 0 | URL
스페인어권이라고 생각하면 사정은 또 다르죠...

헌내 2010-10-08 22:53   좋아요 0 | URL
......ㅠ_ㅠ

2010-10-07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릴케 현상 2010-10-08 04:53   좋아요 0 | URL
정말 '요사'였군요^^ 반갑기도 하고 처음엔 혹시 제가 모르는 '로사'가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 어느 정도 소개가 된 셈이니 큰 혼란은 없어도 될 듯하네요.

로쟈 2010-10-08 08:45   좋아요 0 | URL
'로사'라고 처음 보도한 기자들은 좀 뜨끔했을 거 같아요...

비로그인 2010-10-08 17:18   좋아요 0 | URL
'로사'라고 표기한 기자들은 "고유명사의 오역 대죄"로 '로쟈'님께 혼나야 합니다.

비로그인 2010-10-08 17:11   좋아요 0 | URL
동네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새엄마 찬양> 을 발견하고 낼름 대출받았답니다.^^* // 대한민국 문학작품은 언제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

로쟈 2010-10-09 08:05   좋아요 0 | URL
그래도 10년 내로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번주 주간한국에 실린 인터뷰기사를 옮겨놓는다. 지난주에 전화로 길게 인터뷰한 내용이 간추려져 있다. 기사에 쓰인 사진은 <책을 읽을 자유>에 실린 다른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예전에 출판저널과의 인터뷰 때 찍은 것이다.  

주간한국(10. 10. 07) 이현우 작가, '리뷰'와 '비평' 사이 새로운 글쓰기 

1. 이현우, 본명보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평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으로 알려졌다. 이후 언론이 붙여준 '인터넷 서평꾼'이란 말은 로쟈처럼 그를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다.

2. 여기서 '로쟈'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로자가 아니라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애칭에서 따온 말이다.

3. <죄와 벌>에서 눈치 챌 수 있듯, 그의 본령은 문학이다.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그는 한림대에서 연구교수를 하며 몇몇 대학에 강의를 나간다. 그는 이 전공지식을 발판 삼아 국내 출간된 인문·사회·예술 서적 중 가장 '핫'한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다.

이현우 씨를 소개하는 몇 가지 팩트다.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비롯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카페 '비평고원'에 필진으로 활동하는 그는 이미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믿을 만한 정보통으로 꼽힌다.

책을 고르는 취향이나 책을 읽기 전, 가치판단을 내릴 때 바로미터로 삼을 수 있는 필자라는 말이다. 그는 인터넷 공간에 쓴 글들을 모아 지난해 첫 번째 서평집<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냈고, 이 책으로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저술-교양- 부문). 그러니 '대중지성'이란 말을 허울 좋은 수사로 치부할 일만은 아닌 게다. 



책과 자유

최근 그는 두 번째 서평집 <책을 읽을 자유>를 냈다. 이 책은 첫 번째 책의 연장선이다. 블로그 등 인터넷 공간에서 발표한 글이 대부분을 차지한 첫 번째 책에 비해 신간은 잡지 등 기성 매체에 발표한 글이 주를 이룬다. 첫 번째 책이 에세이 형식이 강했다면, 이 책은 책에 방점이 찍혀 있다. 언어의 힘과 번역 가능성(6~8장), 문학에 대한 이야기(9~13장) 등147편의 책 리뷰를 30개의 주제로 묶었다.

책에 관한 책. 그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서두, 책 읽기 기술과 방법론(1~5장)에서는 '생활의 달인'의 면모가 느껴진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에서.

'나도 당장 책상 주변에 있는 책들을 꼽아 보았다. 읽고 있거나 당장 이번 주에 읽어야 하는 책들이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와 몇 권의 관련서+폴 벤느의 <푸코, 사유와 인간>과 푸코에 관한 책 몇 권+밀란 쿤데라의 <농담>과 몇 권의 관련서+후카사와 나오토 등의 <슈퍼노멀>+지젝의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와 지젝의 책 몇 권+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20세기 러시아소설>(영어본)+오이겐 핑크의 <니체 철학>과 니체 관련서 몇 권+대니얼 데닛의 <자유는 진화다>+ 박홍규의 <그리스 귀신 죽이기> 등.' (<책을 읽을 자유> 49페이지)

나루케 마코토의 '초병렬 독서법'(10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며 자신만의 새로운 사고를 만드는 독서 방법)을 소개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이게 일주일 읽을 책 분량인가?'싶었다.

"계획대로 다 읽지 않는다. 초병렬 독서법은 10권을 완독하는 게 아니라 동시에 읽는 것에 방점이 있다. 저자는 그런 독서법에서 새로운 발상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나는 직업적으로 다양한 책을 한꺼번에 읽는 것이다. 강의 관련 도서를 항상 읽어야 하고, 신간을 좋아해서 새로 나온 책을 맛보기라고 읽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읽게 된 것이다."

<미토콘드리아>서평을 보면 발췌독(책 전체를 읽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의 대가 같은 생각이 든다. '달인의 독서 방법'을 말해준다면?

"발췌독은 필요에 따라서 읽는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붙들고 있을 게 아니라 자기에게 자극과 통찰을 주는 부분을 읽고, 다른 사고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매뉴얼처럼 말하기는 애매하다. 경험적인 측면이 강해서 각자 발췌독하는 방법이 다르다. 문학을 전공하는 동안 자세히 읽기를 훈련받았고, 그런 독서를 좋아하지만, 현실에서 너무 많은 책이 나오기 때문에 여러 독서법이 필요하다."

애독가인 동시에 애서가이기도 하다. 지금 가진 장서는 몇 권정도 인가?

"1만 권이 넘을 것 같다. 책이 너무 많아 첫 서평집을 낸 후 이사를 했다. 절반씩 나눠 절반은 이사한 집 서재에, 나머지 절반은 아는 분의 집에 맡겼다."

내가 이런 자격 있습니까? 

별 할 말이 없는 어색한 사이에서, 그럼에도 무언가는 말해야 하는 자리에서, 대화를 끌어내는 관건은 공통의 관심사를 찾는 일이다. 사람들이 <제빵왕 김탁구>나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는 건 단순히 재미 때문은 아니라는 말이다.

애독가와 애독가가 만나면 이런 대화는 책으로 이어진다. 이들에게도 핫한 책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이 <1Q84>를 읽는 것 또한 단순히 '내가 하루키 취향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할까? 책을 읽지 않고도 대화를 재미있게 이어나갈 수는 없을까? 이때 찾는 것이 로쟈의 서평이다.

그의 서평은 신문의 '리뷰'와 평론가들의 '비평' 사이에 있다. 저널도 학술지도 아닌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 흔히 인문학을 '읽기'에서 시작해 '쓰기'로 끝나는 학문이라고 말하는데, 이 말에 비춰 본다면 그는 온몸으로 인문학을 실천하는 사람인 셈이다.

'사랑스러운 여러분, 소중한 여러분, 무엇 때문에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겁니까,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라도 있습니까?/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조시마 장로의 형 마르켈의 말이다. 새로운 책들이 나올 때마다 나는 "사랑스러운 여러분"을 되뇌게 된다.' (같은 책, 9페이지)

서평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인상적이다.

"서평은 매체 청탁으로 쓰기 시작했다. 서평을 본격적으로 쓰면서 서평에 대한 자의식을 갖게 됐다. 서평은 그것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인가를 식별해 줌으로써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한 독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준다. 그것은 일종의 길잡이다. "이건 읽어봐야겠군"이라거나 "이건 안 읽어도 되겠어"가 서평이 염두에 두는 반응이다. 물론 소개-서평-비평은 일종의 스펙트럼을 형성하는 것이어서 경계를 확정지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책에 관한 담화는 이 세 요소들을 약간씩이라도 모두 포함하기 마련이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로쟈의 책을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로 말하는 이들도 있다. ('글쓰기에서도 새로운 장르가 나온다. 로쟈나 지승호가 이런 작가들이다. 로쟈의 책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걸 무엇이라고 규정해야 할지 몰라 상당히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모양새는 서평집이지만, 읽어보면 에세이집이나 인문학개론서 같기도 하다. 지승호 역시 그렇다. 인터뷰집인데, 책장을 열어보면 무슨 평전이나 르포물 같다.' - 이택광 블로그 8월 24일자, 장르의 탄생 중에서) 동의하나? 



"이전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보고 하신 말씀 같다. 학술적인 담론도 아니고 저널리즘적인 글도 아닌 형식을 특이하게 본 듯하다. 이번 책은 잡지 등 지면에 발표한 글을 주로 묶어서 이전 책보다 얌전하다."

앞으로 쓰고 싶은 책이 있다고 책에서 여러 차례 썼다. 출간 계획은?

"학위 논문이 올해 단행본으로 출간되고, 러시아 문학 강의와 '아트앤스터디' 강의 내용이 책으로 묶인다. 그 밖에 번역서 등 계약한 책이 2, 3권 더 있다. 내년까지는 5권이 나와야 하는데, 게으른 편이라 다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윤주기자) 

10. 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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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6: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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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6: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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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9: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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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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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2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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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ing 2010-10-0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흠... 책꽂이 미리 비우고 대기해야할 듯^^... 미리 축하드려요!!ㅎㅎ
아트앤 스터디에서 무료수강권도 주길래 오늘 러시아 문학강의 전편?들었어요(아직 7개 더 들어야함^^)
지금이 훨 편히 강의하시는게 보이지만 진지함이 돋보여서 그것도 좋네요^^

로쟈 2010-10-07 23:43   좋아요 0 | URL
흠, 대단한 열공 모드이신데요.^^ 조만간 제가 거덜날 거 같습니다.^^;

비로그인 2010-10-08 0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게으른 편이라 다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 로쟈님 너무 겸손하신 것 아니십니까.. 게으르다뇨..;;

로쟈 2010-10-08 08:44   좋아요 0 | URL
학부 졸업하면서 낸 자작문집 제목이 '게으른 저공비행'이었습니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게으름이에요. 내일 할일을 오늘 미리 하지 말라, 가 제 원칙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할일은 내일로 많이 미루지만...

단무지 2010-10-1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의 인문학 서재는 몇 장 읽다가 못 읽고 모셔두고 있는데, 책을 읽을 자유는 좀 더 편안한 문체라고 할까요? 따뜻하다고 할까요? 책에 손이 자꾸 가더라구요. 한장 한장 아껴가며 읽고 있습니다.

로쟈 2010-10-13 08:11   좋아요 0 | URL
네, 다행이네요.^^
 

강서도서관과 개포도서관 사이에 무슨 긴밀한 관계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두 곳에서 강연회를 갖게 됐기에 같이 묶었다(개포도서관의 행사는 연속강좌인 '고전, 영화로 읽다'의 일환이다). 이달 셋째주부터 11월말까지는 거의 매주 도서관이나 대학, 그리고 문화센터 등에서 강연회를 갖는다. '메뚜기도 한 철'이란 말에 견주면 '로쟈의 한 철'쯤 될 모양이다. 계속 공지를 할 터이지만, 지역에서 혹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강서도서관 손안'애서' 낭독회 

주제: 책을 읽을 자유와 권리에 대하여 
일시: 2010. 10. 21(목) 19:00-21:00
장소: 학습도움방(2층)
대상: 성인 40명(선착순)
수강료: 무료
접수: 방문(전화 3219-7023) 및 온라인 접수      

개포도서관 '고전, 영화로 읽다' 

영화: 미하일 하네케 감독, <피아니스트>(2001, 129분, 청소년 관람불가) 
원작: 엘프리네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1983년)  
주제: 그녀 안에 있는 그녀 자신보다 더 많은 것
일시: 2010. 10. 23(토) 14:00-18:00 
장소: 시청각실(1층) 
대상: 성인 40명 
접수: 전화(3462-1988) 및 홈페이지 
*10월 30일에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영화>에 대한 강대진 박사(고전문헌학자)의 강연이 진행된다.

 10. 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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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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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숭이하얀똥꼬 2010-10-15 11:11   좋아요 0 | URL
간만에 블로그에 와서 로쟈님 글을 읽다가 강서도서관 강연회에 대한 정보를 듣고!! 얼른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