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공지다. 대안연 월요강좌(저녁7시30분-9시30분)에서 진행하는 오랜만에 '문학이론' 책을 읽는다. 2019년 9-10월에 폴 프라이의 <문학이론> 강의가 대안연의 첫 강의였다. 6년반만에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번에는 문학이론서의 '고전'이라고 할 만한 테리 이글턴의 <문학이론입문> 읽기다. 원저 자체도 스테디셀러이고 저자 테리 이글턴의 명성에도 큰몫을 한 책. 나도 학부 2학년 때부터 여러 번 읽은 책이다. 물론 다시 읽어도 여러 가지를 생각할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강의는 8회에 걸쳐 진행되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3/23 휴강).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이론입문


1강 2월 02일_ 문학이란 무엇인가



2강 2월 09일_ 영문학 연구의 발흥



3강 2월 23일_ 현상학, 해석학, 수용이론



4강 3월 09일_ 구조주의와 기호학



5강 3월 16일_ 탈구조주의



6강 3월 30일_ 정신분석학(1)



7강 4월 06일_ 정신분석학(2)



8강 4월 13일_ 정치적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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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독자라면 들뢰즈의 <프루스트와 기호들> 매페이지마다 밑줄을 긋고 싶어할 것이다. 판단은 한줄이냐 두줄이냐의 차이. 아래와 같은 대목이 두줄을 필요로 한다...

프루스트는 <방법>이라는 철학적 이념"에 <강요>와 <우연>이라는 이중적 이념을 대립시킨다. 진리는 어떤 사물과의 마주침에 의존하는데, 이 마주침은 우리에게 사유하도록 강요하고 참된 것을 찾도록 강요한다. 마주침의 [속성인] 우연과 강요의 [속성인] 압력은 프루스트의 두 가지 근본적인 테마이다. 대상을 우연히 마주친 대상이게끔 하는것,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기호이다. 사유된 것의 필연성을 보장하는 것은 마주침의 우연성이다. 우연한 것이며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프루스트는 말한다. <그 우연성은 그것들의 진정성의 징표임에 틀림없다고 느껴졌다. 내 발부리에 부딪힌 정원의 두 포석을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되찾은 시간).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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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번역본에서 셰익스피어 강의 장면 묘사다. 젊은 학생들의 존재가 열강의 필수조건임을 알려준다. 우리의 청춘기에도 그런 강의들이 있었다(그런 강의들 탓에 나도 아직까지 문학강의를 하고 있다)...

오, 나는 느낄 수 있었지요. 그는 자신의 열정을 위해 우리의 열정이, 스스로를 소진시키기 위해 우리의 열기가, 기쁨의 환희속에 청춘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우리 젊은이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열중하는 자신의 손으로 더욱 격렬해진 리듬에스스로 도취된 타악기 연주자처럼, 그의 연설은 뜨거운 말 가운데서 점점 더 훌륭하게, 점점 더 열띠게, 점점 더 다채롭게 비상했습니다. 우리가 더 깊은 침묵에 잠길수록, (우리의 숨소리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멎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의 표현은 한층 고조되고 긴장되어 찬양의 소리처럼 드높게 울려 퍼졌습니다. 그 순간, 그의 말에 완전히 귀를기울인 상태로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어 그 사람의 일부분이 되었으며, 넘쳐흐르는 감정의 흐름 속으로 빨려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괴테의 셰익스피어론을 언급하면서 그가 강의를 끝마치자 우리의 흥분은 두 조각으로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친 모습으로 책상에 몸을 기댔습니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신경질적으로 떨리는 미세한 경련으로 가득했으며, 두 눈에는 감정이 용솟음쳐 흐르는 희열이 타올랐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지금 막 격렬한 포옹 상태에서 빠져나온 여인 같았습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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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 대표 중편(노벨레) 가운데 하나인 <감정의 혼란>에서 주인공 화자인 롤란트 교수가 어린 청년 시절 강의실에서 만난 ‘선생‘의 셰익스피어 강의를 재현한 대목이다. 존 월리엄스의 소설 <스토너>에서 주인공 농과대 학생 스토너가 문학에 눈을 뜬(혹은 귀가 열린) 계기가 된 것도 영문학 교수의 셰익스피어 강의였다. 돌아보면 그렇게 운명을 바꾸거나 결정짓는 강의(만남)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잉글랜드의 우상들을 다루는 것으로 시작하죠.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여왕이며, 셰익스피어이며, 셰익스피어 시대 작가들이니까요. 이전의 모든 것은 준비일 뿐이며, 이후의 모든 것은 이처럼 진정하고 대담한 무한성으로의 도약을 어설프게 흉내낸 데 지나지 않아요. 하지만 이 시대에는, 느껴보세요. 직접 느껴보세요. 젊은이 여러분, 이 시대에는 세상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청춘이 약동해요. 어떤 현상이나 어떤 인간을 인식하려면 오로지 그 불같은 형태를, 그 열정을 살펴야 하는 법이에요. 모든 정신은 피에서, 모든 사상은 열정에서, 모든 열정은 열광에서 솟구치니까요- 그러니 셰익스피어와 그 시대 작가들에 먼저 주목하세요. 이들은 젊은이 여러분을 진정으로 젊게 만들 거예요! 열광이 먼저고 노력은 그다음이에요. 먼저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가장 숭고한 인물이자,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참고서인 셰익스피어에 열광한 다음 어구를 공부하세요!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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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리의 <21가지 제언>(2018)은 트럼기 1기 때 출간됐었다. 돌이켜보면 브렉시트 사태와 트럼프 당선이 2016년에 일어난 일이고 징후적이었다. 이후 10년이 지났고 21세기 포퓰리즘의 반란은 무력하거나 더 나쁜 쪽으로 향하는 듯싶다.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재기에 나선 우리(한국)의 사례가 그나마 희망이라고 해야 할까(K-민주주의). 포퓰리즘이 시대의 질환이라면 하라리는 처방으로서 유효하다는 것을 3부작을 다시 읽으며 확인한다. 반전의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더라도 말이다.

이제 대중은 자신이 사회와 무관해질까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너무 늦기 전에 자신에게 남은 정치권력을 사용하는 데 필사적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부상은 전통적인 사회주의 혁명과는 반대되는 궤도의 사례를 보여준것일 수 있다. 러시아, 중국, 쿠바에서 혁명을 일으킨 것은 경제에서는 핵심적이었으나 정치권력은 누리지 못한 사람들이었던 반면, 2016년 트럼프와 브렉시트를 지지한 것은 아직 정치권력은 누리고있지만 자신의 경제 가치를 잃는 것이 두려웠던 많은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21세기 포퓰리즘 반란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 엘리트에 맞서는 구도로 전개될 것이다. 이는 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착취에 반대하는 것보다 사회와 무관해지는 것에 맞서 투쟁하기가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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