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문학분야에서 '서프라이즈'에 해당했던 건 쏜살문고로 일곱 권이 한꺼번에 나온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들이다. 몇 권 더 나오는 듯한데, 일단 전격적으로 일곱 권이나(중단편이 들어 있어서 작품수로는 열 편이 넘는다) 나왔다는 사실이 놀랍고, 그 다음에 세계문학전집판이 아니라 문고판으로 나온 게 놀라웠다. 세계문학전집에 들어 있는 작품이 쏜살문고로 다시 나온 사례는 있지만, 거꾸로는 없는 상황인데 다니자키의 경우는 그 첫 선례가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문고본으로만 나오는 건지 궁금하다(모양새도 그렇고, 강의에서 다루기에는 세계문학전집판이 낫다). 이번에 나온 작품들 가운데 <치인의 사랑>(<미친 사랑>)과 <열쇠> 등은 다른 세계문학전집판에 들어 있지만 나머지 작품들 특히 <슌킨 이야기>나 <미친 노인의 일기>는 궁금한 작품이었다. 일본 탐미주의 문학의 대가에 대해서도 이제 8강 정도의 강의를 꾸릴 수 있게 돼 반갑다(그간에 강의에서는 <치인의사랑>과 <세설>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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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노인의 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10,800원 → 9,72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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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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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박연정 외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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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11,800원 → 10,62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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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프랑켄슈타인 얘기를 며칠 전에 적을 때 같이 다루려던 내용인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초판본 얘기다(<젊은 베르터의 고뇌>로도 번역되지만 괴테학회의 공식 표기를 따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적는다). 알려진 대로 1774년 스물다섯 살의 괴테를 일약 유명작가로 만들어주었다는 작품이면서 지금은 세계문학 고전으로 읽힌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우리가 읽는 번역본이 초판이 아니라 괴테가 초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수용하여 1787년에 다시 펴낸 개정판이라는 점이다. 괴테의 나이 38세 때의 일로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서 서서히 고전주의자로 변모해가던 시점이다. 초판본이 ‘질풍노도‘의 문학정신을 대변했다면 괴테는 개정판에서 그에 대한 정밀교정을 수행한다. 그에 따라 나는 ‘두 명의 괴테‘가 탄생한다고도 말하고 싶다. 티나게 달라진 부분들도 있는데 베르테르에게 사랑의 교사 역을 담당하는 어느 집 하인(머슴)의 등장이 대표적이다. 이 하인의 등장으로 로테에 대한 베르테르의 사랑은 모방적 성격을 갖게 되기에 매우 중요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개정판을 1774년판으로 알고 읽는다는 점이다(심지어 많은 전공자들도 두 판본의 차이를 사소하게 여긴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온 거의 모든 번역본이 현재 정본으로 읽히는 이 1787년판을 대본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원전을 1774년판이라고 적는다. 내가 아는 유일한 예외가 보물창고판이다(한 강의에서 후사까지 하겠다고 수소문해서 알게 된 정보다). 역자가 후기에서 의도적으로 1774년판을 옮겼다고 밝힌다. 초판본 표지만 얹는다면 아마도 유일한 ‘초판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될 성싶다.

어떤 작품을 대충 읽거나 편의적으로 읽는 건 독자의 권리다. 그렇지만 사실과 맥락을 존중하며 읽는 것 역시 보장되어야 하는, 독자의 권리다. 현재의 세계문학전집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들은 그런 점에서 좀 무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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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8-1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작품 강의 듣고 초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혹시나 예전에 초판 번역서가 있지 않을까해서 찾아봤었는데
2015년 번역이라니~
가을 강의 없을때 1787판본과 비교 해가며 읽어볼까 합니다

로쟈 2018-08-14 19:00   좋아요 0 | URL
저는 중요한 차이라고 보는데 쉽게 간과들 하네요.
 

어제오늘 책이사 준비를 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서평집을 내면서 책정리도 하는 거라면 그럴 듯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지난겨울 아파트 윗층들의 누수 때문에 천장과 벽이 일부 젖어서 도배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붙박이장까지 들어내야 해서 공사가 커졌다. 그런 참에 방의 책을 옮기면서 집안 곳곳에 쌓여 있는 책까지 일부 옮기게 되었다. 어림에 쌓여 있는 책만 해도 3천권은 훌쩍 넘어갈 것 같다.

책장의 책을 솎아내가며 책을 묶어놓고 광복절에 나르는 계획을 세웠는데 여름휴가는커녕 폭염에 이사까지 하게 돼 스스로도 혀를 찰 지경이다. 책이사는 장서가들의 숙명이지만(망구엘의 신간을 보라), 앞으로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책들까지 땀을 빼며 이리저리 나르는 걸 보면 좀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좀 모자란 숙명이 되는 건가.

분명 집값을 쏟아부어서(알라딘의 구매액수만으로도 지방도시의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다) 모은 책들이지만 정작 책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서 애를 먹는다(집 대신 책을 산 대가다). 제법 큰평수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번잡한 책이사는 반복될 듯싶다.

오랜만에 서재의 앉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놓는다(부러운 사진이 아니라 부러울 게 없는 사진으로). 서평가의 공간은 이 모양이다. 가지런하게 잘 정돈된 도서관을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와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 그나마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업실을 보면서 가끔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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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2018-08-1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 !!!!!!!!!!!!

로쟈 2018-08-13 07:30   좋아요 0 | URL
^^

two0sun 2018-08-1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위에 이사업체에서도 부담스러워 한다는 그 책이사를~
이사끝나고 몸살나실듯.
일~~~부 옮기신다는 책이 3천권
저희집에 있는 책 몽땅.



로쟈 2018-08-13 07:30   좋아요 0 | URL
아마도 2천권쯤 옮기게 될 듯해요. 바닥의 책을 다 없앨 수 있을지는 미지수.

PATAGON 2018-08-1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과 프랜시스 베이컨.
분위기.. 아우라..?
어떤.. 그.. 뭐라고 해야할지
전문가의 고집스러움..
폭염을 견디는 사막의 초인같은.

로쟈 2018-08-13 07:28   좋아요 0 | URL
베이컨에 비하면야 정연한 편이죠.~

Yoona Kim 2018-08-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여름인사합니다. 늘 책과 함께 살고, 책때매 쩔쩔메고 책으로 살아가는 로쟈선생^^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이 폭염에 책이사라니 무사히 잘 하십시오~^^

로쟈 2018-08-13 12:54   좋아요 0 | URL
네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CREBBP 2018-08-1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을 하나 차리심이...

로쟈 2018-08-13 12:5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노년에는.~

cyrus 2018-08-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서재 내부 풍경이 낯설지가 않아요. 제가 자주 가는 헌책방에도 책으로 쌓은 탑이 많습니다. ^^

로쟈 2018-08-14 19:00   좋아요 0 | URL
네 그런 분위기에요.~

바람처럼 2018-08-2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집 정리를 하며.. 사실은 책정리..아니, 책정리를 한다고는 했지만 결국은 자리만 바뀐거더라구요.. 정리가 안되는 책들... 버리라는 남편과 대답만 알았다고 하고는 또다시 옮긴 자리로 꽂은 저.. 도대체 책이 뭐길래 버리지도 못하고 자꾸만 안고 가는건지...싶네요..ㅡㅡ:;;;

로쟈 2018-08-21 23:03   좋아요 0 | URL
네, 버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듯해요.~

달걀프라이 2018-08-2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중독족속의 두목님이 되실 만합니다. ㅎㅎㅎ

로쟈 2018-08-21 23:04   좋아요 0 | URL
네,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감투네요.^^

북씨(BookC) 2020-12-2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상천국에 사시는군요~

다락방 2021-08-1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서 원하는 책을 찾는게 가능하긴한가요?? ㅎㅎ

로쟈 2021-08-1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불가능합니다.ㅠ
 

제목만 보고는 제쳐놓기 십상인 책이 마치다 고의 <살인의 고백>(한겨레출판)이다. 작가도 생소하여 일본의 흔한 장르소설이겠거니 했는데, 무려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다. 그 전작들로 이미 아쿠타가와상과 가와바타 야스나리상을 받은 실력자로 오에 겐자부로로부터 ˝일본의 차세대를 이끌 독특한 작가˝라는 평을 얻었다. 일본문학의 향방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두어볼 만한 작가.

지난주에 하루키와의 인터뷰집을 낸 가와카미 미에코도 아쿠타가와상과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는데 마치다 고가 <고백>(<살인의 고백>의 원제)으로 수상한 거 2005년이고 미에코가 <사랑이 꿈이라든지>로 수상한 게 2013년이다. 화려한 수상경력의 동시대 일본작가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고 같이 묶어서 읽어봐도 좋겠다. <살인의 고백>의 소개는 이렇다.

˝19세기 말 일본 가와치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무차별 살인사건, 일명 ‘가와치 10인 살해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아쿠타가와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노마 문예상 등 일본의 최고 문학상들을 휩쓴 작가 마치다 고의 대표작이자 제4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다.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사내는 어떠한 이유로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아내, 태어난 지 사십 일밖에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까지 죽이는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했는가. ‘인간은 왜 인간을 죽이는가’라는 화두를 들고, 살인자의 내면을 철저히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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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광명한우리에서와 마찬가지로 독서모임 책사랑에서도 하반기에 20세기 미국문학 강의를 진행한다(커리는 대동소이하다). 8월 29일부터 12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10시30분-12시30분)에 서울시NPO지원센터 2층 강의실에서 총14강으로 진행하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문의 및 신청은 010-7131-2156 오유금).


로쟈와 함께 읽는 20세기 미국문학


1강 8월 29일, 드라이저, <시스터 캐리>(1)



2강 9월 05일_ 드라이저, <시스터 캐리>(2)



3강 9월 12일_ 이디스 워튼, <기쁨의 집>(1)



4강 9월 19일_ 이디스 워튼, <기쁨의 집>(2)



5강 10월 10일_ 이디스 워튼, <순수의 시대>



6강 10월 31일_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7강 11월 07일_ 피츠제럴드, <밤은 부드러워라>



8강 11월 14일_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9강 11월 21일_ 헤밍웨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10강 11월 28일_ 포크너, <곰>



11강 12월 05일_ 포크너, <성역>



12강 12월 12일_ 스타인벡, <의심스러운 싸움>



13강 12월 19일_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1)



14강 12월 26일_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2)



18. 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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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8-08-12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의 의미를 모르는지라, 10월 31일 강의를 듣고싶네요. 사정이 어려워서 가진 못합니다만 ㅠㅠ 제가 나중에 좀 한가해지면 다른 분들 강의 들으며 사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 근데 그때도 로쟈님이 강의 하실까 걱정....

로쟈 2018-08-12 09:35   좋아요 1 | URL
저도 10년이상은 장담하지 못하겠습니다.^^

PATAGON 2018-08-13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유튜브같은 데서 연재 형식으로 강의해주시면 너무 좋을텐데요..
일단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어 좋고, 발품파시는 수고도 더시고ㅎㅎ

유튜브에 로쟈님 만큼 고퀄의 강의는 없어서 ㅡ갈증나요ㅎㅎ
검색해 보다가 생각나서 말씀드려봅니다^^

로쟈 2018-08-13 07:48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직은 대면강의가 저한테는 맞는 것 같아요.^^

종이달 2022-05-2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