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한시간 여 남겨놓고 올해의 책 리스트를 하나 더 만든다. 올해 '처음' 강의에서 다룬 문학작품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거나 내게 유익했던 작품들이다. 토머스 핀천의 <브이>는 독서와 강의 모두 힘들게 했던 작품이지만 <제49호 품목의 경매>와 함께 핀천의 문학세계에 대해 경탄하게끔 했다(이미 그런 평판을 얻고 있지만 20세기 후반 미국 최고 작가가 아닐까 싶다). 바르가스 요사의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역시 최고작 가운데 하나. 남미작가로는 카를로스 푸엔테스나 바르가스 요사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에 좀 가려진 듯한 게 아쉽다(나는 보르헤스나 마르케스가 국내에서 너무 편독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토카르추크의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는 토카르추크 문학의 특징과 개성, 의의를 모두 잘 보여주는 소설. 가독성도 가장 좋다. 로베르트 볼라뇨의 <칠레의 밤>은 포스트붐 문학의 문제의식이 어떤 것인지 강렬하면서 명료하게 보여준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1950)은 작가의 자부대로 <연인>(1984)보다 훨씬 앞서서 공쿠르상을 안겨주었어야 하는 작품이다. <연인>의 뒤라스는 좀더 원숙하고 세련되었을지라도 <제방>의 패기와 비판의식을 잃었다. 내겐 노년의 뒤라스보다 젊은 뒤라스가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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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토머스 핀천 지음, 설순봉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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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1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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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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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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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외과의사와 정신과의사

3년 전 폐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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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훌쩍 넘기며 문학강의를 하다 보니, 비유컨대 어느덧 '국물'만 남겨놓은 것 같은 기분이다. 주요 작가의 주요 작품을 대강은 읽어왔다는 판단에서인데, 내년부터는 (1)(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만) 다룬 작품을 다시 읽거나 (2)빠진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해야 한다. 빠진 작품이란 주요작은 아닌 작품을 가리킨다. 가령 헤세라면 중단편집 <청춘은 아름다워> 같은. 
















헤세의 작품으론 <페터 카멘친트><수레바퀴 아래서><데미안><싯다르타><황야의 이리><나르치스와 골드문트><유리알 유희>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을 테고, 이미 여러 번 강의에서 읽었다. 여전히 이 작품들을 읽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을 고르고 싶다. <청춘은 아름다워> 같은.


















거기에 보탠다면, <요양객>이나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크눌프><로스할데><게르트루트> 같은 작품들. 















대표작을 건너뛰고 마이너한 작품들을 읽는 건 권장할 만하지 않지만, 주요작을 두루 읽은 독자라면 별미에 해당하는 작품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그런 여유가 있는 독자가 많아지면 더 바랄 게 없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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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우연히 알게 된 목록이다. 독일의 저명한 작가, 평론가, 학자들이 꼽은 '20세기 10대 소설'이다. 독일소설이라 적어지만, 독어소설로 이해하면 되겠다. 순위는 아래와 같다(복수의 번역본이 있는 경우 한 종씩만 골랐다). 우베 욘존의 <기념일들>만 아직 번역되지 않아서 다른 작품을 넣었다. 토마스 만의 소설 3편과 카프카의 소설 2편이 포함된 게 눈길을 끈다. 두 작가가 20세기 독일문학의 절반인 셈. 이제까지 강의에서는 6편의 소설을 읽었다...


20세기 10대 독일 소설


1.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1930-43)



2. 프란츠 카프카, <소송>(1925)



3. 토마스 만, <마의 산>(1924)



4. 알프레드 되블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929)



5. 귄터 그라스, <양철북>(1959)



6. 우베 욘존, <기념일들>(1970-83)*미번역



7. 토마스 만,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1901)



8. 요제프 로트, <라데츠키 행진곡>(1932)



9. 프란츠 카프카, <성>(1926)



10.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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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12-28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same source of the list written in English:
https://thegreatestbooks.org/lists/178
˝Best German Novels of the Twentieth Century˝ by ˝Wikipedia˝
온간 종류의 책, 나라별, 시대별, fiction or non fiction 으로
찾아볼 수 있는 유용한 site 라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우베 욘존, <기념일들> 영어 번역책에 대한 Paris Review
아마도 이 4부작 번역은 힘들지 않을까요?
https://www.theparisreview.org/blog/2018/10/16/on-uwe-johnson-the-hardest-book-ive-ever-translated/

로쟈 2021-12-28 08:51   좋아요 0 | URL
네, 분량상. 영역본도 몇년전에야 나왔더군요.~

Jeremy 2021-12-28 09:29   좋아요 0 | URL
분량뿐 아니라
˝The Hardest Book I’ve Ever Translated˝ 라고 구구절절이
써 놓은 걸 읽으니 제가 이 책을 4권 box 로 사놓긴 했는데
읽을 엄두가 안 나기는 합니다.

로쟈 2021-12-28 22:33   좋아요 0 | URL
특성 없는 남자만큼(그 이상?) 어렵나 보네요.
 

보부아르 이후 프랑스 페미니즘의 주요 이론가로 통상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뤼스 이리가레를 꼽는다(이리가레는 '이라가레이', '이리가라이'로도 표기됐었다). 두 저자의 책이 적잖게 소개됐지만 이리가레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반사경>(<스페큘럼>)은 열외였는데, 드디어 번역본이 나왔다. <반사경>(꿈꾼문고). 찾아보니 공역자인 황주영의 <뤼스 이리가레>가 몇년 전에 나왔었다. 















아직 책소개가 뜨지 않아서 저자 소개로 대신하면 이렇다. 


"벨기에 출신의 페미니스트 철학자.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철학, 문학, 언어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학했고, 프랑스 여성해방운동에도 참여했다. 라캉의 정신분석학 세미나에 참여하여 정신분석 수련의 과정을 밟았지만, 수많은 남성 철학자 및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을 남근중심주의 담론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한 철학박사 학위논문 <반사경: 타자인 여성에 대하여>(1974)를 제출한 후, 파리 프로이트학회에서 축출되고 재직 중이던 파리8대학에서도 파면당했다. 이후 주로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 연구, 강의, 저술 활동을 계속하면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저서를 출간하고 매년 학생들과 세미나를 여는 등 학자로서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라캉주의 페미니스트들의 책은 앞서 몇 권 더 나왔지만 비중이나 의의 면에서 이리가레의 <반사경>은 가장 중요한 저작이지 않나 싶다(가장 난해하기도 할까?)
















이리가레의 다른 책들은 이미 10여년 전에 나왔었고 많이 잊혀진 감이 있다. 순서대로 하면 늦었지만 <반사경>부터 차례로 읽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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