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강의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탓에 피곤하여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났다. 아니 아침을 먹고는 한 시간 더 자고 일어났다. 어젯밤에 한 일이라고는 부재중에 온 택배들을 푼 일, 그리고 시사팟캐스트를 듣다가 만 일 등.

배송된 책들 가운데 하나는 모리오카 고지의 <죽도록 일하는 사회>(지식여행)다. <고용 신분 사회>의 저자로 일본의 경제학자다. 일단 <죽도록 일하는 사회>를 읽어보기로. 부제는 ‘삶을 갉아먹는 장시간 노동에 대하여‘다. 일본 얘기만은 아니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일본인이 무색할 만큼’ 맹렬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노동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한 이유로, 크게 네 가지를 꼽는다. ‘글로벌 자본주의’, ‘정보자본주의’, ‘소비자본주의’, ‘프리타 자본주의’가 그것이며, 이 책에서는 각각 한 장(章)을 할애해 현대사회의 과노동 요인을 차례로 규명한다.˝

우리 역시 대표적인 장시간 노동국가에 속한다(멕시코와 경합한다던가). 더불어 효율성은 낮다는 비판도 받는다. ‘과노동 시대‘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탈출구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제목만으로는 닐 포스트먼의 <죽도록 즐기기>와도 짝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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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8-04-2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고보니 로쟈님은 하루 24시간이 바쁜 분이잖아요. 저도 좀 그런 편이지만, 그게 강요해서 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죽도록 일하는 사회‘의 취지랑 안맞는 듯해요. 가끔 생각해봅니다. 나는 왜 이러고 사는가. 돈 때문인가, 아니면 명예욕인가, 아니면 내가 늘 대는 핑계처럼 거절을 못해서, 인가. 답은 셋다가 아닐까 싶네요.

로쟈 2018-04-29 20:07   좋아요 0 | URL
네 노동으로서의 일은 그렇죠. 아렌트 개념으로 작업이나 행위라면 다른 의미를 갖겠죠.
 

강의 공지다. 강남도서관 주관으로 동네책방에서 로쟈처럼 서평쓰기 강의를 진행한다.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한 차례씩(금요일 저녁 7시) 진행하며 장소는 카페서점 북앤빈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매달 다루게 될 서평 도서는 아래와 같다.  


로쟈처럼 서평쓰기


1강 5월 18일_ 박한식, <선을 넘어 생각한다>



2강 6월 15일_ 조지 레이코프,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3강 7월 20일_ 매들린 밀러, <아킬레우스의 노래>



4강 8월 17일_ 김진호, <권력과 교회>



5강 9월 07일_ 아구스틴 푸엔테스, <크리에이티브>



6강 10월 05일_ 스티븐 슬로먼, <지식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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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ipe72 2018-04-29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바틀비라고 적어놓고 며칠
시가 되는 건지 될 수 있는 건지
아니 바틀비로 시를 쓸 수 있는 건지
(쓰고는 싶은 건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바틀비
무얼 하고 싶은 건지 하고는 싶은 건지
안 하고 싶다는 바틀비 하고
싶지 않다는 바틀비 하지 않고
싶다는 바틀비 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는 바틀비 이런
바틀비들 같으니라구
하면서 나는 바틀비에게 무얼
해줄 수 있을까 마술사도 아니고
마법사도 아니라네 나는
변호사도 아니고 변호사 사무장도
아니라네 하지만 바틀비
는 안 하고 싶어하는 바틀비는
애초에 너무도 조용하고 묵묵히
베끼기만 하는 필경사 너무 베끼기만 하다가
바틀비는 바틀비가 되고 말지
아무 표정도 없이 안 하고 싶다는 바틀비는
하지 않고 싶다는 바틀비는
알 수 없는 바틀비가 아니라
알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바틀비
죽어 있는 바틀비 이미 죽은 바틀비
너무 베끼기만 하다가 더이상
베낄 수 없는 바틀비 더 이상
베끼지 않고 싶다는 바틀비
베낄 게 없는 바틀비
아무것도 없는 바틀비
아무도 아닌 바틀비
에 대한 시도 그냥
바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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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4-2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든 저거든 아무 상관없는
주름살 하나 꿈틀거리지 않는 바틀비.
무엇이라도 되어 주어야만 한다고
소란을 떨었다는 것을 선생님 강의에서 알게됬네요.

로쟈 2018-04-29 08:14   좋아요 0 | URL
바틀비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바꿔보려고.

로제트50 2018-04-28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 언어유희여요?
이상 스타일@@

로쟈 2018-04-29 08:13   좋아요 0 | URL
모든시에 언어유희가 들어가있어요.
 

마산 창원 지나 서울로 향하는 기차
역방향 좌석에 앉아 가면서
(가끔씩 일부러 나는 거꾸로 타고 간다)
뒤로 가는 남과 여를 떠올린다
이지 라이더에서 할리데이비스를 타고 질주하던
데니스 호퍼 그러다
총에 맞아 죽던가 하는 데니스 호퍼
곁의 여자는 기억나지 않아
뒤로가는 데니스 호퍼와 여
제목도 엉뚱했던 영화였지 제목 말고는
별달리 생각날 것도 없는 영화였지
역방향 아니면 기억날 것도 없는
그런데 역방향으로 갈 때는 또 매번 생각나는
그런 사람들도 있지
인생 거꾸로 간다 싶을 때만
잃어버렸다 싶은 인연들
뒤로 가는 남과 여는 어렴풋이 데니스 호퍼가
여자를 뒤쫓는 영화던가 인질로 잡는 영화
던가 그러다 호퍼는 또 총에 맞는?
무슨 영화가 그런가 싶지만
(그런 영화라고 치고)
인생은 뒤로 가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교훈을
이쯤에서
순방향이건 역방향이건 같은 목적지에 도착하듯이
결과는 같다 기분만 다를 뿐
기분 좀 내다 죽을 뿐
결과는 같다 하더라도 나는 가끔
역방향에 앉아 뒤로 가는 남과 여를 떠올리고
인질로 잡지 못한 인연들을 떠올리고
데니스 호퍼 흉내를 낸다
나를 겨냥한 총구는 어디에 있나
두리번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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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4-28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인한 시네요.
인생 역방향으로 가보리라 야심차게 선택했던
모험이 결국 기분 좀 낸것에 불과하다는걸
확인시켜주시다니~
(기분을 내고 장렬하게! 죽지도 못하고)

로쟈 2018-04-28 19:03   좋아요 0 | URL
종착지만 생각하면요.^^ 찾아보니 여자는 조디 포스터였네요.

2018-04-29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뒤로가도 뾰족한 수가 없군요...!

로쟈 2018-04-29 20:08   좋아요 0 | URL
기차는요.~
 

너무 이른가 하며 눈을 비비니
이미 환한 아침
모텔 창문을 열고서야 알았다 아침
햇살은 진작 창문을 두드렸지만
흑막에 싸인 모텔 창문은 방음도 완벽하여라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자고 일어나면 그레고르 잠자
잠자는 자기방에서 벌레가 되고
나는 객지에서 유충이 된다

늦지 않았어도 서두르며
여긴 호텔이 아니야 중얼거리며
하지만 호텔에서도 나는 잠자가 아니었던가
가족이 곁에 있어도 잠자는
벌레가 아니었던가
(여기에 비명을 넣어주시오)
그레고르는 투덜거렸지 매일같은
출장, 기차, 사람들, 불규칙한 식사 너무
고달픈 직업이라고 투덜댔지
어느 날 아침은
그런 때 찾아온다 마치
주문한 것처럼

그레고르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지
완벽한 각본처럼
벌레를 연기했지 벌레가 되고 투덜대고
가족을 놀라게 했지 지배인을
까무라치게 할 뻔
했지 브라보!
하지만 자기방을 떠나지 않았다네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네
아버지가 문짝을 닫아도
등짝에 사과를 맞아도
그레고르는 가족을 사랑했다네
그래 잠자 가족이지

기차를 기다리며 나는
잠자에 대한 시를 쓰지
아무도 그런 줄 모르게 그레고르의
아침을 떠올리지 잠자의 아침도
세상의 모든 아침이었을 테니
벌레가 되기에 충분한 아침
투덜거리기에도 충분하고
가족을 사랑하기에도
충분한

그렇지만 그레고르는 써야 했지
고달프지만 써야 했지
벌레가 되어서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벌레인 거야
벌레 같은 자식
이라고 아버지가 말했다네
사랑하는 아버지
라고 그레고르가 말했다네
그렇게 된 일이었지

잠자는 자기방에서 벌레가 되고
벌레로 죽었다네
탄식처럼 마지막 숨이 새어 나왔다네
기차가 오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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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4-28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딩때 <변신> 읽고 충격 받았던...
대학때 프랑스문화원에서 흑백영화
<성>을 보고 낯설었던...
지금도 어려운 카프카는 수년전
서간집에서 성실하고 가족과 연인에 대한 지순한 사랑에 조금은 안타깝고도 친밀해진, 그러나
조심스러운 존재입니다, 제겐.

로쟈 2018-04-28 16:54   좋아요 0 | URL
저는 강의하면서 친숙해지려고 애쓰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