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타계한 움베르토 에코의 책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주로 공동편자로 관여한 책들인데 그렇더라도 작가는 책을 통해 ‘사후의 삶‘을 살아간다는 걸 여실히 입증한다. 이번주에 나온 건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아르테)인데, ‘경이로운 책값‘이 먼저 눈에 띄지만 ‘고대-현대‘편을 다룬 1권에 이어서 아마도 근대나 현대편을 다룬 2, 3권이 계속 나오는 것인지, 그 역시도 에코가 편자로 역할을 한 건지 궁금하다.

˝움베르토 에코의 안내를 받아 고대 그리스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철학적 사유의 역사를 살펴보는 이 매력적인 여행은 물질문명의 관점에서 사유의 역사를, 사회와 삶의 양식이라는 차원에서 사고방식의 변화를, 역사와 예술과 과학의 차원에서 철학을 바라보는 이례적인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여하튼 이미 나와 있는 서양철학사 내지 서양고대중세철학사의 좋은 보교재가 될 만한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는 4부작 <중세>와 함께 ‘궁극의 에코 리스트‘를 구성한다. 이런 류도 구비한다면 궁극의 독자이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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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술>과 <외로운 도시>의 저자 올리비아 랭의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에세이 <강으로>(현암사)가 나왔길래 아침에 주문하고 저녁에 받아보니 엉뚱하게도 <강의 언어>라는 동화소설이다. 제목을 잘못 클릭하고 주문까지 한 모양. 폭염의 후유증은 이런 데서도 나타나는가 보다.

‘강이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가 부제인 <강의 언어>의 저자는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인데, 이름도 생소할 뿐더러 국적도 오리무중이다(놀랍게도 책은 여러 권 소개돼 있다). <나무의 언어>가 대표작인데, 저자 프로필은 이렇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서 깊은 이탈리아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밀라노에서 자랐다. 헝가리 출신인 작곡가 미클로스 로짜의 지도를 받았던 그는 스승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영화제작과를 다녔다. 2018년 현재 마이애미로 이주하여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아르헨티나인이면서 이탈리아인이고 동시에 미국인인 것인가? 올리비아 랭을 읽으려고 했던 내가 왜 엉뚱한 저자의 국적에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지. 그저 한여름밤의 해프닝이랄 밖에. 기필코 내일은 ‘강으로‘ 나가볼 계획이다. ‘강의 언어‘는 누구한테 들려준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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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열린책들)이란 제목에서 ‘민주당‘은 미국의 민주당을 가리킨다. 부제는 ‘미국 민주당의 실패에서 배우기‘이고 저자는 이미 이 방면의 문제작을 여러 권 펴낸 바 있는 토머스 프랭크다. 전작들이 한국의 정치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참조가 되었던 걸 상기하면 이번 신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기대를 하게 된다. 그 경우에 민주당은 미국 민주당만을 뜻하지 않는다.

˝전작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등을 통해 정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린 저자는 위트 넘치는 비유와 따끔한 시선으로 미국 민주당의 가까운 40년 역사를 살핀다. 프랭크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민주당이 맞은 위기가 단순히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핵심 지지 계층을 둘러싼 전략적 오판임을 증명한다. 프랭크는 민주당을 향해 한때 자신들의 핵심 정체성이었던 평등주의 가치를 스스로 포기한 당, 그러면서 선거철마다 ‘공화당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유권자들을 깃발 아래로 결집시킬 수 있다‘고 착각하는 오만에 빠진 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곧 간판을 바꿔달 것 같지만 지난 지방선거와는 달리 다음 총선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유권자들을 깃발 아래로 결집시킬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럴 수 있다고 방심한다면 그야말로 착각과 오만이 될 것이다. 유창한 연설 빼고는 무력한 모습만을 보여준 오바마의 실패까지 포함해서 ˝미국 민주당의 실패에서˝ 확실하게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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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8-07-1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우리 민주당 분들과 그 지지자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군요! 시의적절한 책이 나왔네요.

로쟈 2018-07-16 21:58   좋아요 0 | URL
네 반면교사로.~
 

PC로 쓰면 좀더 편할 텐데도 언제부턴가 주로 핸드폰으로 북플을 열고 페이퍼를 적는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이동간이나 밖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도 일의 느낌을 덜 갖게 한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일이 많은데 서재‘일‘까지 하려 하면 그 자체로 과로가 된다.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는 일이 그렇다고 일이 아니냐고 하면 변명은 궁색하다. 고작해야 느낌이 그렇다고 핑계를 댈 수밖에 없다. 읽을 책들을 옮겨놓으니 책상이 금세 스무 권 가량의 책으로 다 찼다. 정리하는 의미로 분야별로 독서 우선순위를 정해놓으려 한다.

경제쪽으로 세 권을 골랐는데 먼저 로버트 하일브로너와 레스터 서로의 <한번은 경제공부>(부키). <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를 공저한 바 있는 두 저자가 합작한 경제학 입문서다.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경제학의 기초부터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그리고 현대경제학의 여러 고민들까지 다룬다. 고등학생들도 읽어볼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아이한테 추천하기 위해서 나부터 좀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이미 알라딘에서도 핫한 책으로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추수밭). 저자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된 댄 애리얼리의 신작으로 금융교육의 교재로 딱 맞는 책이다. 두께가 좀 있지만 이 역시 고등학생 정도면 읽어볼 수 있겠다. 더불어 직장인뿐 아나라 전업주부도 필독해봄 직하다.

그리고 이론서로 고른 건 일본 학자 가쿠다 슈이치의 <‘자본‘의 방법과 헤겔 논리학>(두번째테제)이다. 헤겔의 논리학을 통해 주로 마르크스의 <경제학 비판 요강>을 해명하고 있는 책이다. 당장 숙독할 수 있는 책은 아니고 무엇이 문제로 구성되어 있는지만 살펴보려 한다.

이번주에 세 권을 다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필시 내주에도 또 이 이상의 책들이 나올 거라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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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18-07-15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쁘시다니 그래도 부럽네요...

로쟈 2018-07-15 23:38   좋아요 0 | URL
바쁜 게 부러우실 것까지야...

마태우스 2018-07-1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저는 컴 앞에 앉지 않으면 글 못쓰는데... 대단하십니다. 하기야, 너무 바쁘시면 그렇게 하셔야죠.

로쟈 2018-07-16 21:59   좋아요 0 | URL
그래도 갈수록 의욕이 떨어지고 있어서 문젭니다.^^;

:Dora 2018-07-16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단점은 눈이 침침해 지고 책 순서를 정할 수 없네요 장점은 누워서도 가능 ㅋ

로쟈 2018-07-16 22:00   좋아요 1 | URL
네 시력에는 아무래도.~
 

근간 소식을 보고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원저는 미리 구입했다). 판카지 미슈라의 <분노의 시대>(열린책들). ‘현재의 역사‘는 그 부제다. 저자는 인도 출신으로 현재는 영국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공적 지식인이다. 아룬다티 로이와 함께 떠올리게 되는 인물. 그간에 몇 권 소개되었기에 구면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공적 지식인 중 한 명인 판카지 미슈라가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의 숨은 역사를 파헤치는 책. 촘촘하게 얽힌 오늘날의 세계에서 편집증적 증오의 거대한 물결의 기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 총잡이들과 ISIS에서 트럼프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복수심에 불타는 민족주의에서 인종주의와 여성 혐오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증오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퍼져 나가고 있다. 판카지 미슈라는 이러한 현실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 하는 우리에게 그 해답을 제시한다.˝

나로선 러시아 무정부주의의 유산까지 짚고 있는 장부터 펼쳤다. 미리 구해놓은 원저를 어디에 두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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