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자국 - 물만두님의 ‘2004년 3월 15일...’ 이야기를 읽고

 초등학교 시절 방학생활(이후 탐구생활로 바뀌었지만)이란 책이 있어 방학 동안에 학생들이 공부하고 읽을거리도 있던 책이었습니다. 너무 인상이 깊어 지금도 잊지 못하는 동화. 그 책에 실렸던 이야기를 요약합니다.


 한 아이가 매우 장난이 심하고 난폭하며 잘못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마치 놀부처럼. 부모님이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타이르고, 야단도 치고, 여러모로 바로 가르치려 했지만 아이는 도무지 나아지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집 마당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부모님은 아이가 잘못을 할 때 마다 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았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 나무에는 수많은 못이 박혔습니다.

 아이가 어느 날 부모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왜 나무에 못이 박혀있냐고. 부모님은 ‘네가 잘못을 할 때 마다 못을 하나씩 박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는 못을 보고 너무 놀라 부모님께 다시는 잘못된 일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한 후, 앞으로 선행을 하려 하는데 한 가지 선행을 할 때마다 못을 하나씩 빼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아이는 선행을 착실하게 하였고, 못은 나무에서 모두 뽑혔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아이가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뿌듯해 하며 나무에 다가섰을 때, 나무의 못은 모두 뽑혔지만 한참 동안의 시간의 지난 후에도 그대로 있는 나무의 못자국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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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15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우리 예진이가 떠오르면서, 왠지 섬뜩해지기까지 합니다.
나무에 박힌 못도 자국을 남기는데, 심지어 마음에 박힌 못은... 매일매일 게으른 엄마가 딸아이 가슴에 못을 박고 있는 것은 아닌지...TT

마태우스 2004-03-1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오한 얘기군요. 저도 지금까지 많은 못을 박았겠죠. 나무가 모자랄지도 모른다는....

연우주 2004-03-16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남는 글이네요... 자국이라는. 건 쉽게 지워지지 않지요. 그래서 무섭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이야기. 깊은 울림이 있네요... 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가 바보지 - 어렸던(어리석었던) 예전의 나

 저는 학생 시절에 ‘개화기의 개화와 수구의 대립, 한국동란 때의 좌익과 우익의 대립을 국사 시간에 배우면서 어떻게 극한적인 대립이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당시 국민적 화합이 있었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발전했을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 바보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한 부부도 30%가 이혼하는 세상에......


 저는 사람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배웠습니다. 과연 그럴까 이성적 동물보다는 감정적 동물이 아닐까. 프로야구가 처음 생겼을 때 모든 청소년은 야구선수가 되기를 원할 정도로 열광했고 그러나...... 2002년 월드컵 축구를 통해 온 국민이 열광했던 축구도 얼마 시간이 지난 후 프로 축구의 관중을 보면...... 칼빈Melvin Calvin이 잘못 생각한 거야. 아니지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 바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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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13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께서는 저와 달리 무척 이성적인 분이신 것 같아요. 부러워요. 저는 이성이란 어디 갔는지 늘 감성으로 움직이거든요...^^

stella.K 2004-03-1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사람들(저를 포함해서) 대부분 이성적이기 보단 감정이 더 앞서지 않나요? 극단은 위험하죠. 그렇게 되면 역설적이게도 공백이 생기고, 힘의 균형이 깨어지며 혼란이 온다는 걸, 어제 새삼 깨달았습니다.

무흔 2004-03-15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엔 인간은 감정적으로 움직이면 도둑놈이고... 이성적으로 움직이면 사기꾼이 아닐런지... 사실 인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이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고 봐야할 것 같군요.
 

* 부부싸움

 아마도 지금은 없어진 T방송국의 드리마에서


 한 남자가 근무시간에 매우 졸려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굴은 밝습니다.


 옆에 있는 동료직원 : ‘어제 밤에 무엇을 하였기에 하루 종일 졸고 있어.’

 남자 : ‘밤새 부부싸움 했어.’

 동료 : ‘어떻게 부부싸움을 한 사람이 웃을 수 가 있어.’

 남자 : ‘우리 부부는 부부싸움을 할 때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상대와 싸우기 전에 상대가 좋아하는 문학 작가에 대해 아니면 미술가에 대해 이야기를 먼저 해. 이번에 나는 톨스토이를 지지하는 이야기를 했고, 아내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지지하는 이야기를 했어. 지난 부부싸움에서는 나는 고호를 좋아한다고 했고 아내는 고갱을 좋아한다고 했지.’ ‘그래서 부부싸움을 한 다음 날도 서로 웃으면서 나를 출근시킬 수 있지.’ ‘우리 부부는 말이야 내가 아니 네가 잘났다. 우리의 자녀가 널 닮아 못 낫다. 처가 식구, 시가 식구 이야기 등 이런 이야기는 부부싸움 중에 거론 되지 않아.’


 이 드라마를 보고 제가 배운 점은 싸움을 할 때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다치게 되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감정싸움으로 변질됩니다.


cf : 2류 유권자가 3류 정치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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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13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f를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우울한 밤이군요.

진/우맘 2004-03-13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류도 못 되고 3류 유권자였던 듯 합니다. 이제는 좀 변해보렵니다. 늦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요. 저것들이 가만히 있는 내 속에 불을 댕겼거든요. -.-!

진/우맘 2004-03-1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몇 초 늦어서 밀린걸까? 반가워요 우주님.^^

연우주 2004-03-13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진/우맘님과 같은 시간에~~~^^

마태우스 2004-03-1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잡았다! 실시간 리플의 현장을! 마립간님 덕분에 감정이 안상하는 좋은 싸움방법을 배웠습니다.

stella.K 2004-03-1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싸울려면 상당한 교양과 언변과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무흔 2004-03-15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이상과 현실은 차이가 많다고 봅니다. 부부싸움도 마찬가지고... 정치도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부부가 되기 전에는 모르듯이 정치를 하기 전에는 정치인들의 생각을 알기가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우리같은 2류 유권자보다 몇 단계 앞서있는(?) 천재들이니깐요. 매일 먹고
사는 고민을 하는 우리들 보다는 시간이 많이 남아 3류 정치인들이 되는 것이나 아닐런지...
 

 * 애인(수학) 생일

 3월 14일이 다가오면서 한 달 전에 얻어먹었던 빚을 갚아야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하지만 저에게 3월 14일은 수학의 날입니다. 누가 제정했냐고 물으시면....... 제가 정했습니다. 일간지에서 3월 14일을 원주율 파이φ데이로 하는 것을 제안한 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 원주율과 숫자 배열이 똑 같고 수학 기념일로 특별히 생각되는 날도 없고 해서 제가 애인(수학) 생일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직장에서 누구는 저를 파이선생님이라 부른 사람도 있었습니다. - 우리 애인(수학) 생일, 많이 축하해 주세요.


 제가 2월 14일의 발렌타인 데이를 음력 5월 5일 단오로 바꿀 것을 제안했었습니다. (물론 아무도 관심 없는 것, 저도 압니다. 또 한번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 양력 3월 14일의 흰 날은 음력 7월 7일로 바꾸면 어떨까요.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이니 그게 그거 아닌가. 떡도 해먹는 날이니, 쵸콜렛 대신 떡을 주면되겠네.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 고백 하는 날 단오,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 고백하는 날 칠석, 솔로가 이성을 소개 받는 날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에 탑돌이를 하였고 여기에서 짝을 찾기도 했으니...... (여러 대중 매체에서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를 우리 고유 명절로 바꾸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알라딘 마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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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09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월 14일이 일요일이어서 조금 서운해요. 차라리 일요일이 아니었다면 혹시 알아요, 학원에서 누군가 챙겨줄지...^^ 라는 생각이나 하고 있었는데. 수학의 생일이라니...^^ 마립간님은 다르시네요...^^

stella.K 2004-03-1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역쉬 멋있는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전 학교 때 수학을 참 못했었는데, 늘 저의 냉대와 구박만 받던 수학이 위로를 받을 것 같군요.

진/우맘 2004-03-1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단오타인데이, 찬성!

무흔 2004-03-15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들어왔습니다. 굉장히 좋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파이데이는 수학 뿐만 아니라
과학도 생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파이는 자연계에서 더 많이 보이는 현상이니깐요...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하고요...
 

외계인(E.T.)

 E.T(Extra Terrestrial)라는 영화도 있었고, 화성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물이 있었던 것 같다는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과연 외계인이 있을까. (종교계에서는 외계의 생명체를 거부하지만,) 과학자들은 생명체라는 것이 반드시 고등 생명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과학적 접근의 여지는 많습니다. 혹시 외계인을 만날 확률(통신으로)을 계산하는 공식을 보셨는지요.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에서 사용되는 드레이크의 공식(Drake's Formula)


N = n* x fp x nl x fl x fi x fc x fL


n* ; 은하계에 존재하는 항성의 수, 약 10**12 으로 추정

fp ; 행성들을 지닌 항성들의 비율, ?

nl ; 생명체를 부양할 수 있는 행성을 지닌 이 항성들의 비율, 0.1

fl ; 실제로 생명체를 발전시킨 이들의 비율

fi ; 지적인 종을 발전시킨 생물 생활권의 비율, ?

fc ; 무선 통신을 개발한 지적 종의 비율

fL ; 무선 통신이 사용될 때 행성의 존속기간의 비율, 10**-7


N이 1보다 작다면 종교계의 주장이 틀리다고 말할 수 없지요. 확률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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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3-05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계인이 있다면 웬지 우리에게 축복보다는 재앙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안좋은 SF만 봐서 그런지 몰라도요.

가을산 2004-03-0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ETI at home 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보세요. http://setiathome.berkeley.edu/
이곳은 미국 버클리대에 있는 연구소인데요, 남미의 Arecibo 천문대의 전파망원경에 잡힌 외계의 전파 중에서 외계문명에 의한 가능성이 있는 전파 - 즉, 비자연적인 주파수, 규칙성, 파장 등 - 를 찾아내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전파 자료의 양이 워낙 많아서 전 세계의 개인컴퓨터에 자료를 조금씩 나누어서 분석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최초로 이런 방법을 쓴 프로젝트입니다. 요즘은 여러 곳 있지만요.) 이 홈피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자동으로 자료를 다운받아서 컴퓨터를 쓰지 않을 때 화면보호기 프로그램으로 활성화되어서 자료를 분석합니다. 분석이 끝나면 자동으로 자료를 전송하고 다시 받는답니다.
작년 봄에 지난 몇년간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유력한 후보 파원이 있는 부분을 다시 촬영했습니다. 요즘은 그 재촬영된 전파정보를 분석중이라고 합니다.
제 컴에도 이 프로그램이 깔려 있어서 컴을 쓰지 않을 때 분석하고 있습니다.
쉬는 컴퓨터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고, 꿈이 꿈만은 아닌 것도 같은 느낌도 들고, 같은 프로그램을 깔아놓은 전세계 수만명의 네티즌들과 동지감도 느끼고.... ^^

전 외계인의 가능성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들과 접촉이 가능한지 불가는한지는 또 별개의 문제이구요.
외계인이 없다면?
" 그것은 엄청난 시공간의 낭비이다"" 라고 칼 세이건이 말했습니다. ^^ (제가 첨으로 누군가의 펜이 되었던 바로 그 천문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