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이야기 - 전 세계를 울린 감동 실화소설
신도 가네토 지음, 박순분 옮김, 이관수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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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난 이 책 보고 집어던질... 뻔 했는데....;;;;;;

워낙 유명한 책인 것은 알고 있어서 도서관에 꽂힌 책을 무심코 집어 들고, 집에 오는 전철 안에서 읽었는데 음... 난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했다.

개를 키워본 적 없고, 동물을 그닥 좋아하지도 않는 나는, 감정이입될 만한 여지가 전혀 없었다.

그 개가 충직한 친구라는 것은 알겠는데, 대부분 글의 흐름은 작가가 소설처럼 이미지화한 것들뿐.

게다가, 이 책의 배경은 1920년대. 그 시절 우리가 얼마나 잔인하고 혹독하게 당하고 있었는 지를 떠올려 보면, 너희가 개 한마리에 울고 불고 할 때, 우린 개만도 못한 취급 받고 목숨 부지했다!라는 말이 목끝까지 차고 올라오니...ㅠ.ㅠ

음, 오버한다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냥, 개인차다. 난 재미도 없었고 감동도 못 받았고, 읽고 오히려 화만 났으니까.

가끔 내가 별 다섯 개 주는 책에 누군가 별 하나 둘 주는 것 보면 정말 이해 안 됐는데, 지금의 내가 꼭 그짝이다.

뭐, 개인차라고 이해해야지...^^;;;;

친한 지인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개를 키우는 그 이는 울면서 보았다고 날 흘겨본다. 우짜라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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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옥희 옮김 / 민음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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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리뷰 쓰러 들어왔다가 별점이 생각보다 박해서 조금 놀랐다.  야마다 에이미가 일본의 3대 여류작가란 소리는 아랫글에서 처음 보았는데, 정말인지 잘 모르겠다.

어쩐지 우리나라 3대 여류작가를 꼽아서 비교를 한다면 좀 떨어지는데....;;;;;;;;;; 라는 생각을 중얼거리며... 뭐, 그래도 요시모토 바나나 보다는 나한테 맞는다고 생각함...^^;;

하여간, 내게는 별점 다섯 개.

이 작품 말고 다른 작품은 보지 못했지만, 우연히 만난 책 치고는 꽤 재밌게 보았으니까.

친한 언니 집에 놀러갔다가, 언니가 번역하고서 출판사에서 '덤'으로 받은 책인데, 제목과 달리 재밌다고 권한 책이었다. 그 언니의 성격이 몹시 '쿨'했던 바, 고민 없이 받아왔는데, 추천한 대로 쿨했다.

다섯 개의 글이 실려 있는데, 첫번째 글, 첫번째 신에서 바로 엄마가 자살한다. 자살한 엄마 앞에서 아이는 점심을 먹는다.

이쯤 되면, 거의 엽기다. 그러다 보니, 궁금해진다. 계속 읽어보았다.

각 작품마다 모두 엽기적인 죽음이 등장한다. 엽기적이지 않은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말할 수 없지만, 평범하지 않은 죽음들인 것은 사실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죽음을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시선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같이 차갑고 건조하고, 남의 일 보듯...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정말 진심일까.

상처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있는다고 해서, 참고 있는다 해서 아물지 않는다. 분명, 언제고 다시 터지게 마련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그랬다.  남의 일 보듯, 나와는 상관 없다는 듯이, 매몰차게, 그따위에 휘둘리지 않을 것처럼 표정을 숨기고 마음을 속이고 포장하지만, 그들은 지독히 외로운 사람들이었고, 마음은 온통 가시밭이었고, 그래서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핑크빛 표지에 '공주님'이라고 하는 제목은, 흡사 그들이 포장하고 있는, 남들에게 보여졌으면 하는 모습처럼 달콤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독히 독선적이고 외롭기 그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듯이, 책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꼭 그랬다.

그게 일본 사람들의 정서일까... 라고 생각해 보면 그건 또 오버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걸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찌됐든, 재밌게 읽었다. 그들의 엽기적인 인생사에 더불어 우울해지지 않는 것은 장점이다.  책이 그만큼 건조하게, 동시에 쿨하게 읊조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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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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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려고 작가 이름을 살펴보다가 쿨럭, 놀라버렸다.

작가가 벌써 죽었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아직(...;;;;) 살아계시다. 1918년생인데, 올해 연세가.... 으, 아무튼 장수중이시다.

이 작품도 누군가의 리뷰에 반해서 읽게 된 책인데, 나이 들어서 읽게 된 고전문학 중에서는 굉장히 재미있었던 편이다. 이상하게도 십대 때와 달리 성인이 되어서 흔히 고전문학이라고 일컫는 작품을 접하게 되면 예전 만큼의 감동이 전해지지 않았다.  작품이 나와 안 맞은 건지, 아니면 정말 내가 나이 먹었다고 덜 순수해진 건지, 하여간 내게는 그런 징크스가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을 때에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걱정한 게 무색할 만큼 작품은 재미있었다.  난 경주에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이 책을 보았는데, 전 날 잠을 못 자서 피곤했는데도 부산까지 논스탑으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제목 그대로였다.  이반 데니소비치가 수용소에서 보낸 하루를,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묘사한 책.

그의 하루의 시작은 비참했다. 몸은 오한이 났고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아팠다. 그러나 하루를 다 마감한 그의 회고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작업도 생각보다 덜 했고, 빵도 더 얻었고, 아팠던 몸도 괜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만하면 꽤 괜찮은 하루를 보낸 셈이다.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고, 수감 생활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갈 그 날이 너무나 멀게 보이는 수감자 데니소비치에게는 하루를 잘 살아내고, 무사히 넘어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 그에게 삶의 의미나 철학 등은 모두 사치스런 말이다.

하루하루를 동물적 본능에 의지해서 살아내는 그의 모습은 거의 투쟁에 가까웠다.  사실, 나는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다.

의미는 달랐지만 비슷하게 떠오른 생각이 "운수 좋은 날"이었다. 하루종일 일이 잘 풀려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을 때 인려거꾼의 아내는 죽어 있었다. 운수 좋은 날이란 제목은 역설적인 의미였다.  이 작품과는 반대 분위기다.  이반 데니소비치는 비참하게 하루를 시작했지만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했다.

하룻동안의 일을 한권의 책으로(비록 아주 긴 분량은 아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서술한 작가의 솜씨에 감탄했다. (노벨상은 괜히 타는 게 아닌가벼~)

아마도 작가의 수용소에서의 체험이 큰 바탕이 되었을 터, 리얼리티가 살아 있어 사실 많이 가엾기도 했다.  스탈린에 의해 강제로 이주된 우리 조상들 생각도 좀 났고.ㅡ.ㅜ

제목과 달리 작품은 그렇게 우울하지 않다.  우울한 내용이 소재이지만, 그것을 묘사하는 솜씨가 결코 우울하거나 칙칙하지 않다.(코믹한 것도 절대 아니지만.)

아무튼, 클래식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래서 별 다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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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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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책장에 꽂힌 책을 보았는데, 제목이 귀여워서 빌려왔다.  그리고 읽어보았는데 내용이 쉽고 재밌어서 금방금방 책장이 넘어갔다.

이 작품이 쓰여진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무려 백년 전 작품이다), 그래서 세련된 느낌은 거의 없다.  투박한 내용과 투박한 말투가, 작품 속 도련님의 '성깔'을 고려한다고는 해도 많이 거칠었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도련님은 쉽게 생각한 교사 자리에서 쓴맛 단맛을 다 보게 된다.

말썽 피우는 학생들 때문에 애먹기도 하고,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동료 교사 때문에 욕을 보기도 한다.

성격대로 울컥!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주인공의 운명답게 위기를 잘 극복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고집 세고 뚝심있는 동료 베테랑 교사는 그를 위기에서 건져주기도 하지만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쓴소리도 마다않는다.  그 고집스러움이 사실 난 조금 부럽기도 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이 교편을 잡았던 기억에 의존했을 거라고 짐작되는데, 작가도 그렇게 고집스러운 선생님이지 않았을까 싶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구도지만, 그 안에 영웅 주인공이 아닌 철업고 혈기 왕성한 '도련님'이 자리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아무리 식상해도 악인이 잘 되는 것보다는 나는 뻔한 게 더 좋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작가의 별명 짓는 솜씨는 과연 일품이었다. 푸하하핫, 그런 재치도 정말 맘에 든다^^ 빨강 내복...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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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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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성석제식 글쓰기와 말하기에 흠뻑 취해버렸다.

세상에 이렇게 별난 사람도 있구나.... 싶은 마음으로^^

자잘한 에피소드로 엮어진, 단편소설보다도 짧은 분량의, 한편의 꽁트같은 글들을 읽는데, 웃음이 연달아 터져나와 한참을 진정하는 데에 보냈다.

처음에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착각했다.  다분히 그런 뉘앙스를 풍기지만 교묘하게 이 내용은 소설임을 강조하며 비켜나가는 솜씨가 가히 일품이었다.

게다가 지칠 줄도 모르는 그 말솜씨는, 드라마로 치면 김수현식의 '말발'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렇지만, 배우의 입을 통해서가 아닌 활자를 통해서 내 머리 속에서, 그리고 나의 경험과 추억에 비추어 재생되는 작품속의 에피소드와 캐릭터들은, 어느 배우여서 짜증나... 라는 식의 비켜감을 허용치 않는다.

 나는 너무 즐겁게, 그리고 의미있게 이 책을 보았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보다는 훨씬 가벼운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말장난만 하고 넘어가는 책은 절대 아니라는 소리다.

이렇게 능수능란한 말재주를 가진 사람으로 나는 박민규를 꼽겠는데, 작가 박민규의 글은 성석제의 글보다 솔직히 더 진지하나 덜 감각적이다.  그러나 무게를 따진다면 어느 쪽을 편들 수 없을 만큼 각자의 매력을 독특하게 발산하고 있다.

성석제의 글을 보면서, 이런 사람을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입술의 언어도 이처럼 재밌고 기발할까? 싶은 궁금증이 인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라고, 성석제의 이름을 각인시킨 뒤 유독 그가 쓴 칼럼과 짜투리 글들이 눈에 띈다.  애정의 빈도에 맞추어 시야 확보가 되는가 보다. ^^

대체 번쩍하고 황홀한 순간이 언제일지, 그 몫은 독자들이 찾아야 할 것 같다.  각자의 경험과 추억에 비추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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