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평소처럼 퇴근하자마자 밥을 대충 챙겨먹고 수영 가방을 싸들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샤워를 마치고 수영복을 입으려는데 아뿔싸! 수영복을 집에 두고 갔다. 수건이나 로션, 오리발 등을 안 가져 간 적은 있어도 수영복을 아니 가져가다니! 풀장에 들어갈 방법이 없다. 하여, 샤워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순환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해서 걸어갔다. 40분을 걸었는데도 집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버스 타고 돌아갔다. 털썩!
2. 지난 토요일에는 오랜 모임의 정모가 있었다. 우리가 사랑해 마지 않는 배우 초은준의 생일 정모다.
(이렇게 생겼다!)
그의 생일은 11월 7일이지만, 우린 11월의 첫번째 주 토요일에 모인다.
시샵언니는 그의 아이폰4 케이스에 딸내미 사진을 인쇄해서 우리 모임에서 만든 리뷰북과 함께 중국으로 보냈더랬다. 금요일 마감시간에 보낸 국제 택배가 월요일에 도착했다능! 서울에서 보내도 금요일 마감 시간에 부치면 화요일에 도착하는데... 빠르다! 우리의 배우님은 모처럼 센수를 발휘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인증샷도 올려주었다. 그치만 모셔두는지 쓰지는 않고 있다. 시샵언니는 보관용과 사용용으로 두개 보낼 걸 그랬나? 하고 있다.ㅎㅎㅎ 멀티방에서 시작해서 홍대 와이프씨에서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는데 우린 모두 길치들이라 다시 찾아가라면 못 갈 것 같다. 그리고 3차로 또 카페로 가서 나중엔 밤샘 모임까지 이어졌는데, 나는 2차까지만 참여하고 나왔다. 저질 체력이라 졸려서 혼이 나서 말이지...
3. 월요일엔 수영장에서 받은 키가 유난히 줄이 조여서 아팠다. 보통 발목에 걸어두곤 했는데, 이날은 다이빙대 아래다가 두고는 나중에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평소처럼 강습 끝나고 휙 올라가버린 나는 샤워를 다 마치고 나서야 키가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아, 난감하다. 내려가려면 이 젖은 수영복을 다시 입어야 한단 말인가! 다행히 직원분께 마스타 키를 빌려서 사물함을 열고, 옷을 꿰어 입은 다음에 내려가서 키를 찾아왔다. 옷 다 입고 내려가는 것도 몹시 꽃팔린 일이었다. 하아....;;;
4. 어제는 수능보던 날. 감독이 없던 나는 쉬는 날이었다. 엄니는 모처럼 바깥 바람을 쐬고 싶다고 하셨고 온천에 가자고 하셨다. 요새 일거리가 없어서 한가하던 큰언니도 수원 집에서 수요일에 미리 올라와 운전을 하기로 했다. 둘째 조카 다현양이 유치원을 건너뛰고 따라붙었다. 엄니는 포천이 더 머냐, 대전이 더 머냐고 하셔서 우린 당연히 포천이 가깝지 않냐고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포천으로 길을 잡았다. 엄니는 약 10년 전에 포천 일동 제일 유황 온천에 다녀왔던 얘기를 하시며 그곳 물이 좋다고 적극 추천하셨다. 그런데 포천이 생각보다 멀더라. 네비에 찍힌 km가 60이 넘는다. 설마, 정말 대전이 더 가까웠던 것 아닐까? 하여간 출발! 길은 막히지 않았지만 아주 약간 길실수를 했다. 네비가 반응이 느려서 턴하라고 말 떨어질 때 이미 턴할 곳을 지나치곤 한다. 네비도 나처럼 길치다.
(가다가 창밖으로 보이던 풍경. 빈 논에 저 하얀 물체의 정체는 뭘까? 월동준비? 펼치면 비닐하우스 되나???)
5. 포천에 도착하니 두시간 정도 지났다. 그런데 10km만 더 가면 산정호수가 있단다. 이미 단풍이 다 져서 눈요기가 필요했던 우리는 조금 더 가서 호수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네비가 도착했다며 종료를 알렸을 때에도 우리 주변에 호수는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도 없어서 물어볼 데도 없고,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결국 온천으로 되돌아왔다. 하아, 왕복 20km를 날렸다. 그리고 한 시간이 또 지났다.
6. 그리고 온천이라고 불리는 그곳에 들어갔는데, 건물이 너무 낡았더랬다. 내부 정경은 아무리 좋게 보아주어도 동네 목욕탕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기미가 이상해서 엄니가 물어보고 오니, 경기가 안 좋아져서 예전처럼 온천을 못하고 거의 목욕탕 수준으로 남았더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하아, 찜질방도 아니고 그냥 일반 목욕탕... 그것도 약 20년 전 분위기의 목욕탕을 가기 위해 우리 식구 3시간을 달려왔어...ㅜ.ㅜ
너무 기가 막혀서 미친 듯이 웃고 말았다. 얼굴이 땡길 만큼. 황당해서 화를 낼 수도 없고, 배꼽 잡고 웃었다.
7. 그렇게 머나먼 목욕을 하고 나오니 당연히 기운이 딸릴 터! 포천에 왔으니 이동갈비를 먹어야 했지만, 언니가 전날 갈비를 먹었다고 해서 쌈밥을 먹기로 했다. 목욕탕 바로 옆집으로 들어갔는데 주문을 하고 나니 사장님이 당황해 하신다. 그리고 어딘가로 미친 듯이 전화를!
알고 봤더니 요리를 해야 할 부인이 핸드폰을 두고 좀 전에 어딘가를 갔다고 한다. 10분 이상 전화통을 붙드시더니 음식 준비가 안 되어서 죄송하다며 그만 나가달라고...;;;;
하아, 날 잡았다. 대체 왜 이러는겨...;;;; 그분은 왜 핸드폰을 두고 갔으며, 이 사장이라는 양반은 마누라 없으면 음식점 하면서 음식도 못 내오는가... 정말 너무하심...;;;;
결국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이러다가 고속도로 타겠다고 투덜거릴 즈음 극적으로 쌈밥집 발견,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하아, 힘들다... 카메라는 풀 충전시켜 왔지만 한 장도 못 찍었다. 그런데 아쉽지도 않아...;;;;;
8. 오늘은 알라딘에서 2012달력 광고가 떴다. 2011 달력은 별로 예쁘지 않아서 지름신 강림을 다소 막을 수 있었는데 이번 것은 예쁘다!

그래서 장바구니에 담겨있던 책들을 빼고 채우고 씨름을 해서 5만원 어치 주문을 넣었다. 추가 선물이 많다. 뭐 이렇게 고르는 게 많지? 여차여차 클릭클릭을 했고, 아까 출고완료 문자를 받았다. 그런데 메일을 확인하다가 아뿔싸!
텀블러는 선택하는 순간 마일리지 2천점 자동차감이란다. 그냥 주는 건줄 알았다. 알았으면 안 골랐을 텐데... 스텐도 아니고... 플라스틱 텀블러는 집에 넘치는데...ㅜ.ㅜ 아, 어제의 삽질보다 오늘의 텀블러 삽질이 더 가슴아프다. 훌쩍....
9. 언니가 독립한지 석달이 조금 넘었다. 요새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전혀 없다는 언니. 몹시 자금난에 시달리더니 끝내 오피스텔을 내놓았다고 한다. 오피스텔이 나가는 순간 다시 집으로 들어오는 거다. 하아... 이게 가장 슬프다..ㅜ.ㅜ
10. 몇 주전에는 토요일에 춘천까지 결혼식을 다녀왔고, 이주 연속 근무하는 토요일이었고, 다시 오랜만에 놀토가 돌아왔는데 약속이 생겼다. 토요일의 단잠을 포기해도 좋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러 내일 나갈 것이다. 아, 두근거려( ^^)( ^^)
덧) 내님의 자기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