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쉬어야겠다.
젖은 운동화를 벗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다시 감고, 온통 젖어버린 가방을 풀어 헤쳐버렸다.
젖어버린 책은 냉동실로 가고, 입었던 옷들은 모조리 세탁기 속으로 들어가고,
렌즈를 빼버린 뻑뻑한 눈으로 나는 이제 조금 쉬어야겠다.
1시간 50분 전까지 나를 격정으로 몰아붙였던 그 뜨겁던 공연을 떠올리면서,
그 여운 속에서 잠들 테지.
최악의 날씨, 최악의 조건 속에서 오늘 그의 노래는,
정말 최고였다. 늘 그래왔지만 오늘도 역시...
고맙고, 또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