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악사어서수(禮樂射御書數)로 나열되는 육예(六藝)는 군자(君子)가 갖추어야 할 여섯 가지 기본 교양이며, 그중에서 사(射)가 의미하는 것은 활쏘기이다. 그리고 이 활쏘기에 대해 유학의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공자가 말하였다. 활쏘기는 군자(의 도)와 유사하다. 과녁을 맞히지 못하면 자신에게로 돌이켜 (그 원인을) 찾기 때문이다. <중용 14장>
인(仁)을 행하는 자는 활을 쏘는 것과 같다. 활을 쏘는 자는 자신을 바로잡은 뒤에야 발사하여, 발사한 것이 맞지 않더라도 자신을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에게 돌이켜 (개선할 점을) 찾을 뿐이다. <맹자 공손추상>
활을 쏘는 사람은 부족한 결과에 대해 주변의 다른 것을 원망하거나 핑계대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자신이 바람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자세에 문제는 없었는지, 활을 쏘는 사람은 스스로 성찰하며 자신을 개선할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활쏘기는 자신을 수양하는 공부이며 군자의 기본적인 교양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학에서 활쏘기가 그러하다면, 나에게는 수영이 같은 역할을 한다. 수영에서는 나 자신의 기록에 대해 주변의 다른 것을 원망하거나 핑계댈 수 없다. 내가 물을 제대로 이해하며 물과 올바르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 자신의 자세와 신체 능력에서 개선할 점은 없는지, 언제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배우며 익혀갈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수영은 성찰을 연습하는 방편이면서 나 자신을 완성해가는 배움과 공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영은 신체가 노화되어도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며, 심지어 신체에 장애가 있어도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리고 수영은 사람을 모으지 않아도 혼자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게다가 땀에 젖은 찝찝한 상태를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상쾌한 운동이다. 무엇보다 물(羊水)에서 태어난 나의 몸과 마음은 물 안에 있을 때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안하다. 이렇게 나 자신에게 맞는 평생 운동을 찾은 것도 축복이고, 그 운동을 잘 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