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누의 집 이야기
이지누 지음, 류충렬 그림 / 삼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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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나를 짓누르는 고민, 대체 난 지금까지 어디 살았던 거지? 내게는 고향이 없는 것 뿐 아니라 '집'도 없었던 걸까? 도시의 아파트 숲에서 자라난 나로선 그리운 추억 속에 잠겨 조곤조곤 어릴 적 집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지누의 목소리가 마냥 뻐기는 듯 들렸다.

나는 하늘을 향해 열리는 문은커녕 지게도, 바라지도 누려본 기억이 없고, 희미한 기억 속의 대문은 오래와 같이 정겹게 열린 문이 아니었다. 우리집 뒷간에서 최상등품 분뇨는 안 나왔겠지만, 하다못해 중등품 분뇨라도 생산하여 땅으로 돌려줬을 거 같지도 않다. 다섯살 먹은 나의 딸은 '마당'이라는 개념조차 이해 못 하니 그보다는 복에 겨운 거라 위안해야 할까.

이지누씨를 부러워해야만 하는 처지다 보니 읽는 내내 흠잡기를, 사진작가라면서 어째 '집' 사진을 찍지 않고 삽화로 채웠는가 투덜댔다. 이지누씨는 나의 질시에 대한 답을 한참 뒤에야 털어놨는데,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머릿속에 또 하나의 상상의 창을 만들어야" 하고, "그 시간만큼은 창 밖의 정경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젖어들던 때와 다르지 않게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만약 사진이 실렸다면 이지누 개인의 집 이야기가 되었겠지만, 여백 많은 그림이 채웠기에 '집' 없는 이도 허구의 기억이나마 떠올릴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집' 이야기가 되었다는 것을.

* 부엌에 대한 글의 일부를 동의할 수 없어 별 하나를 깎았다. 어머님이 양옥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밥상을 들고 오르락 내리락 '스트레칭'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허리가 아파진 것이 아니라, 한옥 집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오르락 내리락 오랜 세월 관절에 무리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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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6-02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었던 책인데 이런 면이 있군요.. 그래도 지금의 자기 집이 제일인 법이죠^^
 

하늘바람님의 댓글을 보고 잽싸게 검색해 봤습니다.
현재 미국 식약청의 기준에 의하면
임신부의 경우 하루 800mcg이상의 레티놀을 복용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비타민 A는 태아의 발육을 촉진시키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지만,
지나치게 복용하면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고,
레티놀(retinol)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바타민 A중의 하나라는 거죠.

우리나라 식약청 자료도 찾아봤습니다.
비타민 A가 처방된 의약품에 대해 식약청이 기재하라고 하는 내용입니다.

1. 경고
임부에 비타민A(레티놀)을 1일 5,000IU 이상 투여하는 경우에는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임신 3개월 이내 또는 임신한 가능성이 있는 부인에는 비타민A를 5,000IU/일 이상 투여하지 않는다.(비타민A 결핍증 환자는 제외)
2. 다음 환자에는 신중히 투여할 것(복용 전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할 것)
(1) 1세 미만의 영아
(2) 임부 수유부

3. 이상반응
이 약 투여에 의하여 구역, 구토, 가려움증, 건조하고 거친피부, 통증성 관절부종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복용을 중지하고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합니다.
4. 일반적 주의
이 약에 함유된 비타민A는 정상적인 식이에서 충분히 공급되므로 보조요법의 용량은 1일 5,000IU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한다.
5. 임부 수유부에 대한 투여
외국에서 임신전 3개월부터 임신초기 3개월까지 비타민A를 10,000IU/일 이상 섭취한 여성으로부터 태어난 아이에서 두부신경릉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형발현 증가가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있으므로 임신 3개월 이내 또는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부인에는 비타민A 결핍증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약을 투여하지 않는다. 또한 비타민A 보급을 목적으로 이 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식품 등으로부터의 섭취량에 주의하고 이 약에 의한 비타민A 투여는 5,000IU/일 미만에 머물도록 하는 등 적절한 주의를 한다.

식용 기준은 5000IU라는데, 도저히 감이 안 잡혀 단위를 검색해 보니,
1IU는 레티놀 0.3이니까, 1.5mg으로 환산 되더군요. 음, 좀 이해가 됐습니다.
하지만 도포용에 대한 기준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다만 화장품 관련 기사를 더 뒤져보니 레티놀 화장품의 경우 함유량 2500IU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니,
다시 말하면 대개 레티놀 화장품의 경우 먹는 양의 상한선보다도 훨씬 적은 함유량을 가지고 있고,
먹는 게 아니고 도포용이니 태아에 끼칠 영향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그렇지만 지식 검색을 보면 레티놀 제품이 아니라 아예 아이 크림을 전부 쓰면 안 된다는 답변이 무수.
아무래도 임산부가 아이크림을 쓰면 안 된다는 건 '지식인'이 만든 과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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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6-02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라셨죠? 그런데 그런 말이 얼마전부터 있는데다 텔레비전서도 본 것같아요. 과장이겠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일이니까요. 에고

토토랑 2006-06-0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기 뒷북이지만,, 우유도 그냥 우유드세요.. 무슨 저지방우유 이런 애들이 비타민 A,D 를 첨가해두었더라구요. 저지방 저칼로리 붙은 애들이 좀 그런 경향이 있으니 주의하시길 ^^ (양은 얼마 안되더라만서두요)

ceylontea 2006-06-0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어렵당.. --;

클리오 2006-06-0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산부 사이트 들어가보면 사소한 거에도 벌벌 떠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 아무 것도 모르고 편안하게 지내는게 최고인거 같아요. 저는 칼슘강화우유 먹는뎅... 근데 이상하게 임신하고 나니까 우유가 한잔 이상 안먹어져요.. 의무적으로 좀 먹어요. 물론 이것도 아토피 땜에 어쩐다 하지만 뭐.. --;;

2006-06-02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06-0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두유나 두부 이런 것 드셔도 되요.. ^^

조선인 2006-06-0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티비에서도 비타민 A 과잉섭취를 피하라고 했지, 레티놀 화장품이 해롭다는 식으로 나오진 않은 거 같던데요?
토토랑님, 어차피 제가 우유를 잘 안 먹어요. ㅋㅋㅋ
실론티님, 우리나라는 임산부를 지나치게 조심시킨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놓고 애가 조금만 아파도 다 엄마 행실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거 같아 속상해요.
클리오님, 우유 먹기 싫으면 안 드셔도 되요. 오히려 다시마나 멸치가 훨씬 도움이 된답니다. 실론티님 말씀대로 두유나 두부도 좋구요.
속닥이신 분, 저야 비타민A를 먹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다만 임산부는 아예 아이크림을 바르면 안 된다는 식의 과장 지식이 좀 거북하게 여겨졌어요.

ceylontea 2006-06-0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엄마의 행실 탓으로 돌리고.. 저출산율을 여자들의 이기심으로 돌리고.. 육아도 당근 엄마들의 몫... 등등.. 이런 소재만 나오면 왜 일단 열부터 받아야 하는지.. 쩝...

클리오 2006-06-02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마나 멸치보다는 우유를 더 좋아해요. ㅋㅋ 요즘에는 계속 콩밥 시리즈이니 두부 안먹어도 되겠죠? ^^
 

옆지기가 불쑥 쓰담쓰담해줍디다.
(쓰담쓰담=머리를 거듭 쓰다듬어주는 것에 대한 마로식 표현)
"울 마누라도 이제 많이 늙었다. 눈 밑에 주름이 자글거리기도 하고. 뭐 사다줄까?"

굴러들어온 복을 놓칠 수야 없죠?
저도 이번 기회에 아이크림을 써보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옆지기에게 부탁했던 건 쥴님이 추천한 적 있는 "크리니크 올 어바웃 아이즈".
그런데 면세점 가격이 인터넷 최저가 검색보다 오히려 비싸길래 사지 말라고 했어요.
(미리 가격조사를 해서 옆지기 손에 들려줬음.)
그 바람에 굴러들어온 기회를 놓치자 억울해서라도 뭔가 사야겠다 생각했습니다만,
대체 뭘 사야 하는지 감이 잡혀야죠.
그래서 또 서재인들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투표해 주세요. 

1. 크리니크 올 어바웃 아이즈 : 쥴님이 추천한 아이크림
2. 알로에 베라 아이 크림 : 힐링 크림의 극적 효과를 보건데 아이 크림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3. 마몽드 토탈 솔루션 고보습 아이크림 : 알라딘 아이케어 판매량/마이리뷰 1위라서
4. 이자녹스 링클 디클라인 이펙티브 : 알라딘 아이케어 마이리뷰 2위라서.
5. 이니스프리 퍼밍 업 아이 크림 : 알라딘 아이케어 마이리뷰 5위이자 가격이 착해서.
6. 기타 추천하고 싶은 아이 크림을 알려주세요.

투표기간 : 2006-06-02~2006-06-09 (현재 투표인원 : 17명)

1.
35% (6명)

2.
11% (2명)

3.
17% (3명)

4.
29% (5명)

5.
0% (0명)

6.
5%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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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6-06-02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스크림으로 읽고 이걸 왜 쓰지? 했다는 매너놈-_-;

조선인 2006-06-0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매너님, 여자들 화장품 이름 정말 어렵죠? 카테고리 분류가 안 되어 있으면 전 뭐가 로션이고 스킨인지도 구별하기 어려워요.

瑚璉 2006-06-0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부가 백옥같은 저로서는 아는 게 없어 권해드릴 수가 없군요 (휭~).

hnine 2006-06-0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크림만 바르고 잤다 하면, 그 다음날 아침 눈 주위가 붓더라고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몇 번 경험 하고서는 아이크림 아예 포기했습니다.

세실 2006-06-0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도 아이크림 사야하는데 1번으로 할래요~~~
그동안은 헤라 썼습니다~~~

하늘바람 2006-06-0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4번 쓰는데 그런데 임신중엔 아이크림 쓰지 말라는데 괜찮으실까요?

조선인 2006-06-0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질님, 게 서욧!!!
hnine님, 아, 아이크림은 자기 전에 바르는 건가요?
세실님, 헤라는 알라딘에 안 파네요. 잉.
하늘바람님, 임신중에는 화장품에도 제한이 있나요? 몰랐어요. @.@


sweetmagic 2006-06-0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많이 바르면 부어요 ~ 눈 주위는 민감하잖아요.
화장품을 열심히 꾸준히 바르는 성격이 못 되서 그런가 그게 다 그거 같아요ㅋㅋ
ㅠ.ㅠ ..한번 생각해 볼게요 ^0^

진주 2006-06-02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4번 좋아요~

바람돌이 2006-06-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크림은 안 쓰는지라 저는 6번 기타 - 기타가 멋져요. ^^

반딧불,, 2006-06-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는 아직 주름 없어요. 후다다닥===33333

세실 2006-06-02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4번 사야겠어요...ㅋㅋ. 임신중에도 계속 쓴것 같은데.....
헤라는 아마도 방문판매만 가능할듯 합니다.

심상이최고야 2006-06-02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자녹스 디클라인도 써보고, SK투 아이크림도 써 봤는데요. 이자녹스는 바르고 나면 약간 근질근질해요. SK투는 자극은 별로 없는데 효과는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요. 1/3쯤 쓸 때 임신해서 그 후로는 안 발랐거든요.

반딧불,, 2006-06-02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라 홈쇼핑에서 찾으면 있어요.

Joule 2006-06-0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어바웃아이즈 쓰다가 이번에 이걸로 바꿨는데 이것도 괜찮더라구요. 튜브형이라 훨씬 위생적이고 편하고. 다시 사면 저는 이걸 살것 같아요.


조선인 2006-06-0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윗매직님, 생각해보고 가르쳐주세요. *^^*
진주님도 두루 화장품을 섭렵해보셨군요. 고마워요.
바람돌이님, ㅋㅋㅋ
반딧불님, 흥, 좋겠수!!! ㅋㅋㅋ
세실님, 아, 헤라는 방판 전용 제품인가보군요. 아직도 방판 전용 화장품이 많은가봐요.
심상이 최고야님, 이자녹스는 확실히 피해야 하겠군요. 고마워요.
반딧불님, 홈쇼핑에서 헤라를 찾는 건가요? 헤라 홈쇼핑이 있는 건가요?
쥴님, 아, 이런 제품도 있군요. 그, 그런데 크리니크 제품은 정말 이름이. ㅋㅋㅋ. 촌스러움의 극치에요. ㅎㅎㅎ
 
 전출처 : waits > 눈물 나는 '대추리의 전쟁'

 

 월요일 땡땡이, 화요일 휴강, 수요일 선거. 딱 일주일만에 학교에 갔더니, 나를 기다리는 반가운 소식. '대추리의 전쟁' 상영과 팽성대책위 분의 강연이 6시부터 있단다. 원랜 뒷시간 수업 예습;;이라도 좀 하려고 일찍 갔는데, 마침 시작 시간이라 횡재한 기분으로 정보과학관 시청각실로 갔다. 6시 정각인데 처음에는 나 말고 한 명밖에 없어 좀 뻘쭘했지만 다행히 드문드문 나타난 사람들로 자리가 채워졌고 10분 남짓 뒤 영화가 시작됐다.

 늦게나마 평택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찾아본 자료들과 '들이 운다'를 읽으며 알게 된 이야기들 외에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확실히 영상은 힘이 세다. 미군기지 확장과 관련한 대추리 상황이 2005년 2-3월의 지장물조사 투쟁부터 지난 5월 4일의 대추 초등학교 침탈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 으로 나뉘어 시간 순으로 담겨 있고 중간중간 주민들의 모습과 인터뷰가 담겨있다.

 주민분들의 인터뷰가 나올 때는 마치 잘 알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되는 양 마음이 짠 했고, 평화대행진과 지장물조사 대추 초등학교 침탈 등의 충돌에서 오열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책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것과는 또 다르게, 참담한 저항의 몸짓을 담은 영상은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왔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이런 걸 보면서도 보상 운운하는 것들은 대체, 참 아연해졌다.

 침탈 이후 철조망이 쳐지고 군인과 전경들이 상주하기 시작하며 나온 소식 중에, 가끔씩 떠오르면 정말 속이 뒤집힐 것 같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여전히 그러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범국민대회가 있던 날 황새울을 저공비행하는 헬기에서 내내 애국가를 울려댄다는. 무슨 심리전도 아니고 정말이지 유치하고 저열하고 쪼잔하고 그지같은... 사람 미치고 팔짝 뛰게 하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미군기지 이전 결정 이후 수십 년 이웃하며 사이 좋던 주민들이 토지수용 동의 여부에 따라 하루 아침에 철천지 원수가 되고, 오십 년 전 거지 취급 받으며 쫓겨난 설움을 뼛속 깊이 묻어두고 낮에는 뻘을 개간해 논을 일구고 밤에는 도와가며 움막집을 지으며 살아오신, 이제야 좀 살만해진 어르신들이 편하게 돌아갈 날 기약도 없이 다시 그 옛날 이야기를 눈물로 꺼내야 하는 그 곳에서 울려퍼지는 애국가라니.

 숙연한 가운데 영화 상영이 끝나고, 대추리 인근 신대리에 사신다는 팽성대책위 분이 강연을 시작했다. 자못 엄숙해진 분위기를 바꿔보려는지, 좋은 일도 많았는데 영화 찍은 감독이 우울한 사람이라 우울한 이야기들만 많았다며.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까지 스무 명 남짓 되었을까, 주최한 평택지킴이 친구들의 발랄한 웃음과 호응에도 불구하고, 강연자는 조금은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이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지지의 마음을 표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주장과 요구가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마음 한 켠에 있었던 건 아닐까.

 이미 다 끝난 일인 양, 언론에서도 잘 다루지 않고 있지만 정말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만에 하나, 정부의 계획대로 미군기지 확장이 추진되더라도 얼마 전 알려진 무건리 훈련장 소식처럼... 분명 또다른 사건들은 계속될 것이다. 기지가 문제가 아니라 미군이 문제고, 어쩌면 미국이 아니라 우리가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겨먹은 것들은 내내 그럴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현실은 다른 방향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바꿔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2006년 푸른영상의 첫 영화!
<대추리의 전쟁>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동안 5월 13일 인권영화제 상영을 시작으로
5월 14일 황새울영화제 등 두 번의 상영을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무수한 오해 속에서
씹히고 짓밟혔던
대추리의 진실과 함께 해주십시오.
상영신청은 02-823-9124, docupurn@docupurn,org
그리고 이 게시물의 덧글에 신청해주십시오.
답글을 클릭하시고 상영정보를 작성해주셔도 됩니다.

신청시 필요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관인(또는 주관단체)
_상영예정 일시
_상영장소(연락처 및 약도)
-상영포맷(vhs/DVD/미니DV 중 선택)

많은 신청을 바랍니다.



‘대추리의 전쟁’ 소개
* 작품규격 : 다큐멘터리 / 비디오 / 50분
* 제작년월 : 2006년 5월
* 제 작 : 푸른영상
* 연 출 : 정일건
* 조 연 출 : 김준호
* 제작기간 : 2005년 2월 ~ 2006년 5월 (1년 3개월)

* 시놉시스
평택 미군기지 대규모 확장이 추진되면서, 예정지인 팽성읍 농민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행사를 벌인다. 보상과 도시에 대한 유혹으로 마을의 분위기는 흉흉하지만, 주민들은 이웃과 땅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팽성을 찾아오는 사람도 점점 늘어난다.

* 연출의 변
2005년 3월 나는 평택을 찾았다.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는 평택에서도 외곽에 위치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대추초등학교로 가는 길, 창 밖에는 평야가 보인다. 누구는 200만평이라고 하고, 누구는 300만평이라고 했다. 그곳에 미군기지가 들어선다고 했다. 평야는 따뜻한 봄기운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슬퍼 보였다. 그래, [들이 울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투쟁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갈등하는 주민들을 만나고, 서로 싸우게 되는 주민들도 만나게 된다. 그 와중에 하늘에서는 미군의 헬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300미터 정도 떨어진 곳, 미군의 가족들은 대추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구경하곤 한다.

미군은 왜 평택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려고 할까? 주민들의 일상은 야만적 폭력에 의해 점거당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들은 새로운 일상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데모하는 대학생들이 싫었다던 주민들은 이제 그들을 이해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활동가들은 대추초등학교에 모이고 있다.

나는 그곳에서 희망을 안고 걷고 있다.


 

푸른영상 홈페이지 http://docupurn.org/webbs/view.php?board=docufree&id=15625&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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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2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 제가 유행을 무시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서재에 부는 바람엔 마구 흔들리고 맙니다.
출근하자마자 찾아본 나의 첫 Thanks to!

내가 받은 Thanks to!

추천해주세요에 올린 답변 페이퍼가 받았습니다.
60원인 걸 보니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인 듯.
2005년 1월 9일인데도 다쓰현이 꾸준히 팔리는 거 같아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65831

추천한 Thanks to!

 

 

 

앤이네요.
요새는 뵙기 힘든 "이솝since1977"님의 페이퍼입니다.
2005년 3월 12일이었는데, 이 무렵 바람돌이님이 언급한 바 있는 저의 알라딘 이벤트 소개 페이지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Thnks to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에러가 아니냐고 문의했을 정도. ㅎㅎㅎ
http://www.aladin.co.kr/blog/mypaper/449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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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6-01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뻑 이벤트 페이지인가요? ㅎㅎ

조선인 2006-06-01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자뻑은 마로 페이퍼죠. ㅎㅎ

물만두 2006-06-0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자뻑이 대센가봐요^^ㅋㅋ

조선인 2006-06-0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이건 자뻑 페이퍼 아니라니깐요. ㅋㅋㅋ

마늘빵 2006-06-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뻑도 유행인가요? 저도 유행 함 타야되나요? ^^

조선인 2006-06-02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아프락사스님도 참가하세요. 계기는 메피스토님 이벤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