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 두려움과 설레임 사이에서 길을 찾다
가야마 리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예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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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녀의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심지어는 결혼을 하지 않는 싱글 남녀들도 늘어나고 있다. TV와 신문 등 매스컴은 이런 현상에 대해 크게 보도하며 그 원인을 분석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진 것을 이유로 드는 견해도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견해도 있고, 이런 저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는 등, 여러 가지 견해가 나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사회적인 요인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결혼한 기혼 남녀의 대부분은 결혼을 빨리 하지말고 되도록 즐기다가 결혼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결혼해서 좋다고 하는 사람보다 힘들고 괴롭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아무래도 혼자일 때보다 힘든 건 당연한 일일거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성이나 여성이나 결혼을 앞두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일단 결혼을 하면 육아문제, 살림살이, 그리고 요즘은 직장문제까지. 여성이 챙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불안해 할만하다.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이든 아니면 결혼을 꺼리는 사람이든 결혼에 대해서는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책은 그와 같은 결혼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점을 심리학적인 입장에서 살펴보고 있다.

지은이는 정신과 의사 출신으로 현재 독신녀다. 임상적인 경험과 자신의 체험한 것 등을 통해 여성들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심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물론 지은이는 결혼이 나쁘다거나, 좋다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의 불안 심리뿐만 아니라 결혼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우울증, 결혼을 가로막는 장애요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결혼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에 대해 예전과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고찰하고 있다.

책은 총 9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분량도 적당하고 지은이가 겪은 내용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읽기에도 편하고 쉽다. 우리 사회는 알게 모르게 여성들에게 결혼을 강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다는 보도를 연일하는 매스컴의 행태는 그 단적인 예 중의 하나다. 물론 결혼하지 않고 싱글로 살아가는 여성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은이는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이건 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비난이나 고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하고, 자신만의 일이나 직업을 준비하라고 한다. 아주 현실적인 충고다.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결혼이 이 책의 주제라기 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자세와 그로 인한 문제는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여성으로 거듭나기를 당부하는 책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의 주체가 여성이다보니 남성인 내 입장에서는 이 책에 서술된 내용이 완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아마 여성이었다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이 많이 공감이 갈 수 있는 내용이었을지도 모른다. 결혼에 대해 여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흥미로운 소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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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혼의 자유를 許하라
    from 날아라! 도야지 2009-11-01 22:41 
    심리학이 결혼을 말하다 지은이 가야마 리카 상세보기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40대 이상 성인들에게는 낯익은 가족계획 구호들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최고의 가치였던 개발시대 높은 출산율은 국가 경쟁력 약화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가족계획이 지나치게 실천되어서일까? 2000년대 들어와서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라는 기존과는 정반대의 구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책쟁이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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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잠시 손에서 놓았던 책을 들게 되었다. 이전에는 직접 운전을 하여 출퇴근을 했기 때문에 책을 읽기 보다는 주로 음악을 들었다.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은 다음에는 책을 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의외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책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왜 사람들이 책에 빠져드는지를 어느 정도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이제는 계획을 짜서 읽고 싶은 책을 정해놓고 책을 읽을 정도로 나름대로의 독서 계획도 세우게 되었다. 틈이 나면 서점으로 책순례도 다니고, 절판되어 없는 책을 구하기 위해 헌책방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책이 내 생활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제는 책을 안 읽으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가 되었다. 나름 책을 읽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펼쳐보면서 나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이 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책에 미친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추억의 만화를 찾아 헌책방을 헤매다 만화편집자가 된 만화 마니아 박지수,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내고 북카페를 차린 김종헌, 25년 동안 모아온 10만여 점의 고서를 위해 책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여승구, 독서동아리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난 현대판 나무꾼 김태석, 교회 안에 도서관을 만들어 지역민들에게 제공한 김종대, 불문학 교수로 정년 퇴임 후 명예교수직을 마다하고 간다라 불교 연구에 뛰어든 민희식 등 28인의 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언뜻 보더라도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은이는 ‘꿈꾸는 자들의 책, 사람을 읽다 책을 읽다, 배움의 즐거움, 진리를 찾아서, 사회를 생각한다’ 라는 제목하에 총 5부에 걸쳐 우리 시대의 책쟁이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결같이 그들의 삶에서는 치열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단순히 책을 좋아한다는 차원을 넘어 책을 통해 자신과 이 사회를 바라보고 내 주위를 살피는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온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마치 모 방송국에서 방송하는 ‘인간극장’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회사원, 우체국장, 한의사, 목재상, 논술강사, 학자 등 직업도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책에 대한 이야기는 더 와닿는 것 같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라는 진부한 질문과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논의의 주제가 될 수 없다.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그리고 책을 읽고 내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하는 것들이 이제 논의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 소개되는 사람들의 서재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자신들만의 비밀 서재를 조심스럽게 열어보여 준다.

책에는 부록으로 책 수집 요령이라든지 자신들이 소장한 책 목록, 그리고 독서 방법 등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내용인 것 같다. 요즘 책읽기와 관련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다지 도움이 될만한 책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책에 소개된 내용들이 더 유용한 것 같다. 한 사람이 쓴 책읽기에 관한 책보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닦은 자신들만의 내공을 전해주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웃 일본이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책을 많이 안 읽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잘못된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와 비주얼에 강조되는 현재의 시대적 흐름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 너무 안일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책을 통해 나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이 세계와 호흡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경험은 책을 읽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하나의 특권아닌 특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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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를 리뷰해주세요.
유쾌한 철학, 소소한 일상에게 말을 걸다 - 일상에서 찾는 28가지 개념철학
황상윤 지음 / 지성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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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哲學, philosophy)’이 무얼까?

이 질문에 대해 선뜻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잘 없지 않을까 한다. 철학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인생, 세계 등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필로소피(philosophy)란 말은 원래 그리스어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하며, 필로는 '사랑하다' '좋아하다'라는 뜻의 접두사이고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이며, 필로소피아는 지(知)를 사랑하는 것, 즉 '애지(愛知)의 학문'을 말하며, 철학(哲學)의 '哲'이라는 글자도 '賢' 또는 '知'와 같은 뜻이라고 한다.(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http://100.naver.com/100.nhn?docid=146184)

위와 같은 정의에 의하면 철학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명확하게 알기는 힘들다. 그 학문의 대상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철학이라는 어원적 정의에 의하면 우리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것들도 모두 이 철학의 연구 대상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생활이지만 실은 그 생활 속에도 우리가 명시적으로 인식만 하지 못하고 있을뿐이지, 많은 철학적 질문이 들어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을 인식하고 일상을 통해 철학을 재미나게 풀어나가려고 한다. 일반적인 철학서에서와 같이 철학자들이 설파한 이론을 가르치려는 딱딱하거나 정형적인 틀을 벗어나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은이는 자신은 술이나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게으른 철학자여서 다른 철학자들처럼 어떤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사색하며 공부하기보다는 몸을 움직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천하기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우리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철학과 연결시켜보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것이 철학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하기를 권한다.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답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유쾌하다. 통통튀는 듯한 내용들이 많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좋다.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디오게네스, 데카르트, 칸트, 헤겔, 니체, 마르크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우리의 생활에 접목시켜사회를 읽어가는 지은이의 재주가 남다르다.

지은이는 과학, 인간, 자살, 노동,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등장시킨다. 전부 묵직한 주제들이고 현재 우리 삶과 관련된 것들이다. 지은이의 이야기대로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위 주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각자 나름대로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를수 있으니까 말이다.

마르크스가 한 다음의 말이 필요한 때다.
 

“지금까지 철학은 단지 세계를 해석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본서 제96쪽 참조)

생각하고 우리 일상 생활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살아있는 철학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리고 언제나 질문하는 자세를 견지할 필요도 있다.

철학에 대한 심오한 내용을 전해주는 책은 아니지만 철학하는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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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을 리뷰해주세요.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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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라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라는 측면도 있지만 한때 우리를 무력으로 지배한 암울한 역사가 있었던 나라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유독 일본에 대해서는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을 바로 보려고 하지만 이런 역사로 인해 감정적인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일본보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일본의 유명 개그맨이자 영화감독이며 배우이기도 한 기타노 다케시가 자신의 나라를 사시미로 회를 떠듯이 아주 속속들이 파헤지고 있어,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비트 다케시라고도 불리는 지은이는 대학을 그만두고 극장의 엘리베이트 보이에서 시작하여 만담가로 활약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특별한 전공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불혹의 나이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여 ‘하나비’, ‘소나티네’, ‘기쿠치로의 여름’ 등 많은 영화를 연출하였고, 칸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등 한마디로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인생수업을 하였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온 만큼 자신만이 가진 인생철학이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 드라마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여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그의 영화는 좋아하지만 그의 거칠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막가파 식의 이야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나라를 그것도 안좋은 쪽으로 이야기한다고 하니 그의 독설이 어떨지 궁금하다.
 
“생각해보면 행복이란 건 정말 짧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행하다고 해도 좋다. 결국 불행이라는 건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거다. 그래서 괴로운 법이다, 반면 행복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다. 행복이란 회상하는 것이라서, 그 당시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한다.따라서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은 ‘저 녀석, 요즘 행복해 보여’와 같이 타인이 말할 뿐, 당사자는 전혀 깨닫지 못한다(본서 제8쪽 참조).“ 예전에 비해 생활의 이기(利器)들이 점점 편리해지고 먹을거리 등이 풍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점점 불행해지고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견해다.

지은이는 일본이 불행한 원인에 대해 정치편, 가정편, 사회편으로 나누고, 불행의 원흉으로 세계편과 일본편으로 나누어 각 50인씩 100인을 선정하였다. 물론 일본 국내 사정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와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어 참고가 될 만한 것들이 있다. 특히 정치편에 있어서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자격시험을 치자고 하는 것으로 봐서, 일본에도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 없기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극단적으로 일본을 해산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종속적인 외교와 북한에 대한 소극적인 외교와 중국, 한국 등 주변국들에 대한 외교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지은이의 입장에서는 주변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외교자세가 못마땅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변국에 대한 제대로 된 과거사에 대한 반성도 없이 일본 총리가 신사참배를 하고, 외교부 관계자들이 과거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하는 등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점에서 일본 외교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모든 악의 근원은 역시 전후 민주주의, 남녀평등교육 탓이다. 여자가 거만해지면 상대적으로 남자는 약해진다. 거기다 자식의 권리까지 무조건 존중되니, 아이들도 버릇없이 기어오르기만 한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와 자식이 거만해진,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정이 이 사회에 자리잡아버렸다. 가정뿐만이 아니다. 지금 일본 사회 전체가?여성?어린이 중심의 사회?가 되어버렸다(본서 제84쪽 참조).” 고 하며, 현재의 일본 가정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판이 현재 사회에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지은이 개인이 가진 생각일 수 있지만, 많은 다른 사람들특히, 여성들은 그의 견해에 반대할 것이다. 다분히 가부장적이고 마초적인 냄새가 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도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일정 부분은 동감을 하지만 지은이의 생각에 기본적으로 흐르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다소 과격하고 거친 표현들은 20세기를 불행으로 몰고 간 일본의 군국주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지은이의 생각을 여과없이 그대로 표현하다보니 우리들이 술자리에서 우스개소리로 하는 이야기들처럼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야기들도 실려있다. 현재 일본의 답답한 상황에 대해 가슴 속에 맺힌 것들을 폭발시키듯이 터뜨리다보니 그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내용이 책으로 엮어져 나온다는 것이 역시 기타노 다케시답다는 생각이 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현학적이거나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기타노 다케시식의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권하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생각해보면 행복이란 건 정말 짧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행하다고 해도 좋다. 결국 불행이라는 건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거다. 그래서 괴로운 법이다, 반면 행복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다. 행복이란 회상하는 것이라서, 그 당시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한다.따라서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은 “저 녀석, 요즘 행복해 보여”와 같이 타인이 말할 뿐, 당사자는 전혀 깨닫지 못한다.(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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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를 리뷰해주세요.
지혜의 숲에서 고전을 만나다
모리야 히로시 지음, 지세현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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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을 가보면 처세서가 항상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책들도 있다. 그런데도 처세서는 끊임없이 출간되고 또 읽히고 있다. 이는 아마도 어렵고 힘든 현실때문이 아닌가 한다. 가정, 직장, 사회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경제적으로도 힘이 들고 대인관계도 힘이 들고. 매일 매일이 전투장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팍팍한 일상을 책을 통해 해결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지식을 통해서는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이 안다고 해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대인관계를 잘하고 일상생활을 잘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점이 지혜와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그래서 선조들이 거쳐온 길을 되물어보는 지도 모른다.

요즘 출간되는 처세서들은 곧바로 실전(?)에 써먹을 수 있도록 사람을 사귀고 이용하는데 대한 얄팍한 기술을 가르치는 내용을 담은 책들이 많다. 진하게 우러나오는 향은 없다. 달콤하고 자극적인 인스턴트 식품같은 느낌이다. 수백, 수천 년을 지내온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채근담, 대학, 삼국지, 역경, 십팔사략, 서경, 논어, 맹자, 순자, 중용, 노자 등 중국고전에서 현대인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을 현대인들에게 맞게 풀어쓰고 있다. 인간관계의 지혜, 사람을 쓰는 지혜, 소박한 일상의 지혜,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 인생을 위한 지혜, 세상을 현명하게 사는 지혜 등 6부로 구성되어 있다.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각 경구에는 한자의 음과 훈을 달아 읽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책 말미에는 이 책에서 인용한 고전들에 대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읽다보면 오래 전 시간이고 중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선인들이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부분들이,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무대만 바뀌었지 대본은 동일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좀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한 해, 두 해 사이에 이루어진 것들이 아니라, 오랜 동안 체험하고 터득한 지혜들이다.

짤막 짤막한 경구들이지만 그 속에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 내용들을 현대인들에게 맞게 해석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내용들이 다소 단편적인 느낌이어서 고전이 가진 깊은 향을 느끼기에는 조금 무리인 듯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러한 좋은 이야기들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책에 수록된 내용들을 나의 것으로 체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고전이 가지는 의미를 깨닫는 시간도 된 것 같다. 이 기회에 삼국지, 논어, 맹자 등 고전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고전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지혜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처세서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생활에 지치거나 생활의 활력소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평소 그 친한 바를 보고, 풍족할 때 그 사용하는 바를 보면, 성공해서 추천하는 바를 보고, 궁해서 하는 바를 보면 빈곤해서 구하는 바를 본다(궁하면 하는 바를 보고, 빈곤하면 구하는 바를 본다, 窮視其所不爲, 貧視其所不取, 사기史記,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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