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을 리뷰해주세요.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
기타노 다케시 지음, 김영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은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라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라는 측면도 있지만 한때 우리를 무력으로 지배한 암울한 역사가 있었던 나라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유독 일본에 대해서는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을 바로 보려고 하지만 이런 역사로 인해 감정적인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일본보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일본의 유명 개그맨이자 영화감독이며 배우이기도 한 기타노 다케시가 자신의 나라를 사시미로 회를 떠듯이 아주 속속들이 파헤지고 있어,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비트 다케시라고도 불리는 지은이는 대학을 그만두고 극장의 엘리베이트 보이에서 시작하여 만담가로 활약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특별한 전공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불혹의 나이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여 ‘하나비’, ‘소나티네’, ‘기쿠치로의 여름’ 등 많은 영화를 연출하였고, 칸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등 한마디로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인생수업을 하였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온 만큼 자신만이 가진 인생철학이 있을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 드라마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여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그의 영화는 좋아하지만 그의 거칠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막가파 식의 이야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나라를 그것도 안좋은 쪽으로 이야기한다고 하니 그의 독설이 어떨지 궁금하다.
 
“생각해보면 행복이란 건 정말 짧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행하다고 해도 좋다. 결국 불행이라는 건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거다. 그래서 괴로운 법이다, 반면 행복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다. 행복이란 회상하는 것이라서, 그 당시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한다.따라서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은 ‘저 녀석, 요즘 행복해 보여’와 같이 타인이 말할 뿐, 당사자는 전혀 깨닫지 못한다(본서 제8쪽 참조).“ 예전에 비해 생활의 이기(利器)들이 점점 편리해지고 먹을거리 등이 풍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점점 불행해지고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견해다.

지은이는 일본이 불행한 원인에 대해 정치편, 가정편, 사회편으로 나누고, 불행의 원흉으로 세계편과 일본편으로 나누어 각 50인씩 100인을 선정하였다. 물론 일본 국내 사정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와도 많은 부분이 닮아 있어 참고가 될 만한 것들이 있다. 특히 정치편에 있어서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자격시험을 치자고 하는 것으로 봐서, 일본에도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 없기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극단적으로 일본을 해산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종속적인 외교와 북한에 대한 소극적인 외교와 중국, 한국 등 주변국들에 대한 외교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지은이의 입장에서는 주변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외교자세가 못마땅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변국에 대한 제대로 된 과거사에 대한 반성도 없이 일본 총리가 신사참배를 하고, 외교부 관계자들이 과거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하는 등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점에서 일본 외교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모든 악의 근원은 역시 전후 민주주의, 남녀평등교육 탓이다. 여자가 거만해지면 상대적으로 남자는 약해진다. 거기다 자식의 권리까지 무조건 존중되니, 아이들도 버릇없이 기어오르기만 한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와 자식이 거만해진,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정이 이 사회에 자리잡아버렸다. 가정뿐만이 아니다. 지금 일본 사회 전체가?여성?어린이 중심의 사회?가 되어버렸다(본서 제84쪽 참조).” 고 하며, 현재의 일본 가정을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판이 현재 사회에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지은이 개인이 가진 생각일 수 있지만, 많은 다른 사람들특히, 여성들은 그의 견해에 반대할 것이다. 다분히 가부장적이고 마초적인 냄새가 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도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일정 부분은 동감을 하지만 지은이의 생각에 기본적으로 흐르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다소 과격하고 거친 표현들은 20세기를 불행으로 몰고 간 일본의 군국주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지은이의 생각을 여과없이 그대로 표현하다보니 우리들이 술자리에서 우스개소리로 하는 이야기들처럼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이야기들도 실려있다. 현재 일본의 답답한 상황에 대해 가슴 속에 맺힌 것들을 폭발시키듯이 터뜨리다보니 그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내용이 책으로 엮어져 나온다는 것이 역시 기타노 다케시답다는 생각이 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현학적이거나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기타노 다케시식의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만 권하고 싶습니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생각해보면 행복이란 건 정말 짧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행하다고 해도 좋다. 결국 불행이라는 건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거다. 그래서 괴로운 법이다, 반면 행복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다. 행복이란 회상하는 것이라서, 그 당시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한다.따라서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은 “저 녀석, 요즘 행복해 보여”와 같이 타인이 말할 뿐, 당사자는 전혀 깨닫지 못한다.(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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