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사라지는 숲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 - 종이, 자연 친화적일까? 세계를 누비며 밝혀 낸 우리가 알아야 할 종이의 비밀!
맨디 하기스 지음, 이경아 외 옮김 / 상상의숲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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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자책, 전자사전이 나오고 전자신문이 나올 것이라며, 조만간 종이로 된 책이나 신문은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종이책, 종이신문이 대세고 종이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종이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광고지, 전단지, 공책, 시험지, 휴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물품들이 종이가 없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종이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 종이가 자연을 훼손한다는 생각도 잊어버린지 오래 되었다. 종이는 그저 무한대로 공급이 되는 줄로만 알았다. 한동안 재생 용지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다가 갑자기 소리 소문없이 사그라들었다. 주변에 재생 용지를 사용하는 물품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아주 미미하다. 아직 생활 전반에 활용이 되지는 않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종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종이로 인해 사라지는 우리의 숲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와 함께 환경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 책도 그런 책들 중의 하나다.

1992년에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는 브라질 리우에서 지속 가능한 산림관리[Sustainable Forest Management(SFM)]를 위한 ‘산림 원칙(Forest Principles)’을 채택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여태까지 숲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크게 인식을 하지 못하고 지내왔던 것이 사실이다. 위 ‘산림원칙’은 “산림과 산림 지대의 이용과 책무에 관한 방식이자 속도에 관한 것으로서, 숲의 생물다양성, 생산성, 재건 능력, 생명력과 잠재력이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지켜지도록 유지하는 것이고, 지역과 국가 그리고 세계 수준에서 숲이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며, 다른 생태시스템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다”(본서 44쪽 참조)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의 전문가들은 지금 현재 산림 파괴가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제지산업이 환경뿐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관심을 갖고, 유럽, 러시아, 중국, 동남아시아를 거쳐 북미까지 전 세계의 숲과 종이 생산 현장을 돌아보며 직접 목격하고 느낀 것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총 9개의 장에 걸쳐서 실어 두고 있다. 인류가 얼마나 많은 종이를 소비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나무로 종이를 만드는지, 벌목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종이는 기후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 종이는 미래, 희망적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숲을 보존하고 가꾸어 나가야 하는 이유를 역설하고 있다.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 울창한 숲의 나무를 벌목하면 벌목 그 자체로만 끝나지 않는다. 원시림이 무참하게 파괴되고 숲속에서 생활하는 원주민과 무수한 동식물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되며 고통을 받게 된다. 그리고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환경 파괴 그 자체다. 나무를 벌목해 종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150년에 불과한데 현재 지구의 원시림은 3분의 1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니 정말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세계의 종이 소비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숲을 파괴하길 바라면서 종이를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종이는 실제로는 간접적으로 숲을 파괴하고, 원주민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등으로 숲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자명해보인다. 지금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마구 소비하는 종이로 인해 숲이 파괴되고 죽어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부터라도 이 지구의 숲을 살리는 작은 일을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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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독서본능>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깐깐한 독서본능 - 책 읽기 고수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
윤미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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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책을 안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유독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 사람들의 독서량은 현저히 낮다. 학창시절부터 입시 위주의 공부에 찌들어서, 회사생활에 바빠서, 책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많아서 등, 책을 멀리하게 된 이유도 다양하다. 그런데 지은이는 5년 동안 1,000권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책을 읽고 서평까지 작성했다고 한다.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이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책을 읽고 나만의 것으로 소화를 해내는 것이 중요하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야를 길러줄 수 있는 집중적인 독서가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은이의 독서 생활에 대해서 반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이 지은이는 읽은 책들에 대해 일일이 서평을 남겼다.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되새김질을 한 것이다. ‘깐깐한 독서본능’이라는 책제목이 그저 나온 것이 아니다.

지은이는 ‘알라딘’ 이라는 인터넷 서점에서 ‘파란여우’라는 닉네임으로 이미 많이 알려져 있었다. 블로거들뿐만 아니라 소설가 장정일, 출판평론가 변정수, 지은이와 마찬가지로 알라딘에서 블로거로 유명해진 ‘로쟈’ 이현우, 북세미나닷컴 대표 이동우 등 내로라하는 책 전문가들도 지은이의 서평을 인정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지은이의 이력은 이 책 속에서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책을 소리내어 읽고 디지털 시대에 굳이 공책에 서평을 작성하며 고구마 줄기를 캐내듯이 하나의 주제에 관련된 책을 한꺼번에 읽어버리는 책 읽는 방법은 지은이의 막강한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책은 장르에 따라 한국문학, 외국문학, 고전․해석, 인문․사회, 인물․평전, 환경․생태, 문화․예술, 역사․기행, 만화․아동 편으로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사이 사이에 지은이가 생각하는 책,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서평 쓰기, 지은이가 좋아하는 국내도서, 국외도서, 국내작가, 국외작가, 그리고 헌책방 아벨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지은이의 책에 대한 욕심(?)을 엿볼 수 있다. 꼼꼼하게 써내려간 서평을 읽다보면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지은이의 시선을 통해 나 자신의 책 읽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거기다가 기존에 발간된 책까지 합치면 죽을때까지 책을 읽어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 읽지 못할 것만 같다. 그 많은 책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르고, 그 책 속에서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시간은 없지 않을까. 지은이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읽어내려간 1,000권의 책 속에서 세상에 대한 지식과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기회를 가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선호하는 책이 다르듯이 지은이가 소개하고 있는 책들이 자신의 스타일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이 의도하는 것도 지은이가 읽은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지은이의 책 읽기 방법과 생활을 소개함으로써,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고 그 속에서 기쁨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치열하게 책을 읽고 기록으로 남기며 자신만의 책 읽기를 하는 지은이의 책 읽기 습관에서, 나 자신의 책 읽기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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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 트로이 전쟁에서 마케도니아의 정복까지
김진경 지음 / 안티쿠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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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출판계가 불황인데다 인문서적은 더더욱 인기가 없었던 상황에서, ‘로마인 이야기’의 히트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바꾸어 생각해보면 그간 많은 사람들이 내용이 풍부하고 재미있는 책에 굶주려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이후로 로마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며 출판계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로마’ 만큼이나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그리스’다. 로마시대의 전(前) 시대로 그리스는 로마를 태동하게 하였고,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민주정과 교육, 학문, 예술의 싹을 틔운 시기였다. 서구 문화사에서 그리스를 빼놓고는 서구 문화사 자체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리스 문화가 차지하는 정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主) 무대가 된 공간과 시간이 바로 그리스다. 그래서인지 그리스라고 하면 일단 신화가 떠오르고 뭔가 모를 신비감에 쌓이게 된다.

책은 6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그리스의 태동’에서는 신화와 전설 속에서 등장하는 것으로만 여겨졌던 미케네 문명과 트로이를 발견한 슐리만이 등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꿈과 이상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먼지 속에서 오랜 잠을 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사시대의 개막’에서는 ‘폴리스’라는 도시 중심의 독특한 그리스 정치 문화를 언급하면서 민주정의 발전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페르시아 전쟁과 아테네의 약진’에서는 페르시아와 그리스 간에 벌어진 수 차례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페르시아 전쟁은 현재까지도 영화와 미술 등 각종 예술 장르에서 자주 단골 소재로 등장할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스파르타의 제국화’에서는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경쟁관계, 그리고 힘의 우세를 보인 스파르트가 몰락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에서는 변방의 세력에 지나지 않던 마케도니아가 중앙 무대로 등장하면서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 펼쳐지는데, 알렉산더의 원정기는 영화로도 몇 차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다. 마지막 챕터인 ‘서양정신의 기원, 그리스 고전’에서는 여태까지 정치를 위주로 해서 서술하였던 것에서 벗어나, 그리스 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비극작가, 헤로도투스, 투키디데스 등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이 시기에 등장하여 찬란한 그리스 문화를 꽃피웠다.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이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그리스가 ‘태동, 성장, 쇠퇴, 몰락’ 하는 일련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물론 서구권의 이야기이고, 그것도 아주 오래된 때의 이야기여서 단순히 흥미 위주의 읽을 거리라고 생각할 수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그리스의 역사나 문화는 서구 사회의 곳곳에서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의 흥망성쇠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고, 또한 더 나아가 미래 우리의 모습을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했다. 다만 무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만 다를 뿐이다. 그리스가 아직까지도 읽히는 이유는 이처럼 그리스가 가지는 독특한 역사와 문화적 향취가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2005년 작고한 지은이가 30년 동안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출간된 책이라고 한다. 30년이라는 세월이 설명해주듯이 지은이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그리스 역사와 문화의 전문가라고 한다. 지은이는 전문서같은 냄새가 날까봐 각주를 없앴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요즘 출간되는 다른 역사서와 달리 전문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 그림이나 사진 등은 거의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 깨알같은 글자가 눈에 많이 들어온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수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사건들을 흡수하기가 쉽지 않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표나 그림으로 정리를 해주었더라면 좀 더 재미있게 책에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한다. 그리고 그리스 문학에 대해서는 많은 지면을 할애한 반면, 나머지 예술 장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서 그 부분도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출판시장을 감안했을 때, 국내작가가 쓴 그리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책이 나와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서구 정신세계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에 대해 조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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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 사랑했으므로, 사랑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권문수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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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처럼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이성간의 사랑은 더욱 심하다. 그래서인지 이성간의 사랑과 이별은 영원히 예술의 소재로 남아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사랑이 있고,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더욱 또렷하게 아픈 상처로 남는 사랑이 있다. 그래서 사랑의 열병이 지나간 자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많은 것을 앗아가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을 것만 같았던 사람, 하지만 그 사람이 떠나갔을 때 밀려드는 괴로움과 고통은 오랜 동안 가슴에 아픈 기억으로 남아서, 그 이후로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기를 두려워하고, 심지어 사랑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실연은 마음의 상처다. 수술을 한다고 치유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은이는 오랜 시간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고객과 환자들의 상담치료를 전문적으로 해온 사람으로서, 특히 사랑으로 가슴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내면의 상처를 방치하다가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안고 사는 모습이 안타까워 이 책을 쓰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솔깃해지는 이야기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의 열병을 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주리라 생각하며 소극적으로 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은이는 적극적으로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을 보듬어 준다.

지은이는 무감각, 불안, 상실, 편력, 중독, 금기, 트라우마, 오해, 극복 등 9개의 주제를 가지고 자신이 상담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더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무감각을 처방한 여자, 또다시 사랑의 과정을 반복할 자신이 없는 여자, 자신이 사랑을 미치도록 원하면서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랑 불능자인 남자, 바람둥이에 나쁜 남자를 여전히 사랑하는 여자, 유부남인 줄 알면서도 사랑에 빠져든 여자 등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은이는 이런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상처를 치유해나가며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어가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이렇게 힘들고 괴로운 것이 사랑이지만 우리는 사랑을 해야만 한다. 사랑은 우리가 평생을 두고 생각해야 하는 화두이고, 사랑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 가는 것이다.

사랑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도 일종의 “병”이다. 정신적 외상이다. 이것도 치료하지 않으면 안에서 곪아 터진다. 사랑으로 마음아파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며 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실제 사례들은 사랑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처방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지은이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사랑, 정말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젠가는 또 다른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이 내비치는 말이다.

책 중간 중간에는 사랑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사랑병과 정신병, 에로스적 사랑과 플라토닉 사랑, 트라우마와 사랑이라는 주제로 쉬어가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사랑에 관한 심리학적인 접근이 흥미로우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우리네 사랑 풍속도도 변하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비해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사랑에 대해서 배운다고 그게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사랑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털고 일어나 새로운 사랑에 기뻐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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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박치기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인생은 박치기다 -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책!
이봉우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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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논어》〈위정편(爲政篇)〉에서 “40세가 되어서는 미혹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라고 하였다. 40세 이르러서는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은이도 어느덧 40대에 들어선 나이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으로 40여년을 살면서 겪은 일은 일반인들이 겪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세월을 지내온 지은이가 뱉어내는 인생이야기는 불혹이라는 단어가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한다.

지은이의 화려한 경력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1968년 교토를 무대로 한 리얼한 재일 한국인의 청춘상을 그린 영화 “박치기!”를 제작하여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고, 이후 “겟 업!”, “훌라걸스” 등과 같은 영화를 제작해 일본 내외의 영화제에서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다고 한다. 그리고 1990년대 초반, 아무도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칸 영화제에서 우연히 “서편제”를 만나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져들어, “서편제”를 수입하여 일본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 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차례로 일본에 소개하여, 일본에 한국 영화를 알리고 지금의 한류 붐의 불을 지피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이라고 한다.

책은 5개의 큰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챕터 1에서는 지은이가 자신이 만든 최고의 영화라고 하는 “박치기!”에 대한 이야기를, 챕터 2에서는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져 들어 한국 영화를 수입, 배급하여 일본 내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새로운 흥행을 만들어 낸 이야기를, 챕터 3에서는 지은이가 처음으로 배급한 영화 “카메라광”부터 “훌라걸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애정이 살아 숨쉬는 영화와 일본 영화 비즈니스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챕터 4에서는 “박치기! LOVE & PEACE"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다룬 이야기를, 챕터 5에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네마 테크를 드나들며 보아온 수많은 영화 감상평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두고 있다. 부록으로는 단편소설 “늑대인간”과 자신이 설립한 영화사 ‘시네콰논’이 제작․배급한 영화목록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2007년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그로부터 2년이 흐른 후 번역․출간되었다. 지은이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는 말에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착잡한 심정을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다. 지은이가 지금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겪은 차별과 고뇌, 방황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차별과 역경을 극복하고 지금 현재의 자신을 찾게 된 데에는 자기만의 투철한 인생관이 있었고, 재일 한국인이라는 이점을 충분히 살린 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전적으로 재일 한국인으로서 겪은 차별이라든지 고난을 소재로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재일 한국인으로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에 이렀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 본문 뒤편에 실린 영화 감상평과 자신의 손을 거쳐간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영화에 대해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게 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천직으로 삼은 영화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열정은 재일 한국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줄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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