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있다가도 눈물이 흐른다.

코 끝이 찡해오고 가슴이 답답해서 눈물을 닦을 생각을 못한다.

국민들의 슬픔과 애통함이 점차 분노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나 또한 그 단계에 몸을 싣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

 

홀로 남아 아이들을 구하려 힘쓰다 순직한

젊은 여 승무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만 가슴이 무너져 엉엉 울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을지

얼마나 울고 얼마나 땀흘렸을지 알기에, 그 죽음이 값지다.

대한민국이 멈췄다. 나도, 우리도 모두 멈췄다.

아이들이 이 추운 물속에서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온몸이 떨리고 가슴 껍질이 벗겨지는 듯 저려온다.

나도,

촛불을 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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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하다.

이 일을 모니터 화면으로만, 뉴스 앵커의 목소리로만 전달받아 보는 사람의 입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답답하고 억울하다. 경주의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건이 기억 저편으로 묻힌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고통스러운 일이 또 일어나서 우리의 마음을 할퀴어댄다. 학교에서도 우리들의 화두는 진도 세월호 침몰 사건이었다. 누군가 배가 좌초되었다며 사백 명이 넘는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했고, 휴대전화를 내지 않은 아이들의 합심으로 사건의 전말이 점점 밝혀지기 시작했다. 지금에서 보면 모조리 거짓이고 소문이었지만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잠시의 뉴스는 우리 모두를 안심시키는 데 충분했다. 그 때문인가 우리들은 반 농담으로 낄낄 웃어대며 사건을 희화하곤 했고 수업을 쉬어가기 위해서 꺼내는 이야기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 일이 이토록 심각했을 줄이야….

나도 작년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그때 그 출발의 설렘과 기쁨, 친구들과 마주하며 웃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많은 학생들, 그들이 배에 발을 디뎠을 때의 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가슴이 저려오는 듯하다. 수학여행 간다고 부모님이 돈 만 원 쥐어주셨을 거고, 소풍 때 못 찍은 사진 수학여행 가서 한없이 찍고 오자고 친구들과 약속했을 얼굴들이 눈 앞을 자꾸만 스쳐지나가서 마음이 영 나아지질 않는다. 다른 일을 손에 잡을 수가 없다. 무사하길 기도하는 것은 애석하게도 이제 늦은 것 같다. 그저 바라는 것은 모두를 찾아서 가족의 곁으로 갈 수 있도록. 서로의 마지막을 기억으로 맞이하지 않기를.

이 혼란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나는 너무 걱정스럽다. 그들이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게 될까봐. 얼마나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아플까. 그러지 않았으면. 그래도 되지 않아도 되니까, 그러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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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4-04-1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이 오지 않아요. 스마트폰이 없어서 퇴근하는 내내 뉴스를 못봤거든요. 시장 들렀다 오자마자 뉴스보면서 한시간을 울었어요.
 
바람이 분다, 가라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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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세차다. 창문이 으스러질 듯 몸을 흔든다. 귓바퀴를 건드리는 파열음이 거세어지자 나는 몸을 일으켜 창 밖을 내다본다. 아스팔트 도로에 은행잎이 한가득 떨어져 있다. 비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며 차와 사람에 밟혀 뭉개어지며 쓸쓸히 버려져 있다. 창문 틈으로 비치는 형광등 불빛에 의지해 겨우 숨을 이어가는 은행잎을 측은히 여기며 나는 팔짱을 낀다. 저항하듯 바람은 더욱 거칠어진다. 나는 괜히 소음을 뿜어내는 제습기를 발로 툭툭 건드린다.






  의자에 앉아 몸을 비튼다. 새우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눈을 감는다. 말러의 2번 교향곡을 재생시킨다. 숨죽인 밤, 너울 치듯 몰아오는 어둠의 물결 틈을 '부활'로 파고드는 음악. 쏟아지는 음표의 무리에 나는 이미 무너진 몸을 가누지 못한다. 산산히 조각난 몸. 활이 현에 몸을 비빌 때마다 떨리는 음, 심장을 베는 듯한 소름 끼치는 비명에 나는 진저리친다. 나는 왜 매일 실패하는가. 나는 왜 패전한 군대처럼 무릎을 꿇는가.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의 끝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회색 거인의 거대한 몸뚱어리는 과연 몸을 일으킬 수 있을까. 걸어갈 수 있을까. 담장위를 걷는 소년같이 조심스레 무거운 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창문 틈으로 바람이 소리를 지른다. 넌 안 돼. 나의 억센 팔로 너의 몸을 옭아매었어. 덩굴 줄기가 잘리지 않는 한 너는 내 족쇄를 벗어날 수 없어.


  장중한 음의 파도에 사람의 목소리가 새어들기 시작하면 나는 끝내 몸을 쓰러뜨린다. 고통의 시작이자 절정, 그러나 부활의 징조인 그것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떨림으로 울려온다. 세상을 초월한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 그때의 감동-팀파니와 북을 마구 때리고 온갖 금관악기를 폐가 터지도록 불어댄다 해도 결국 표현하지 못할 어떠한 폭발을 나는 글로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여리면서도 폭발적인 역설과 환희로 범벅된 말러의 음악은 한강의 손을 거쳐 한 편의 장편소설로 변화하였다. 말러의 교향곡이 악장별로 나뉘어 글에 녹아든, 음악 그 자체의 소설. 소설의 짜임과 철근 같은 이야기를 제쳐두고 작곡하듯 단어와 문장의 흐름에 모든 것을 맡긴 신체소설. 오로지 감각으로 작문에 임하여 감정을 제출한, 결기와 치기가 단단히 뭉쳐진 소설.









그 무렵, 때로 늦은 시간에 인주는 나에게 전화했다.

첫 마디는 언제나 정희야,였다.


(…)


정희야, 자니?

얘기할 게 있어서 전화했어.

나쁜 일이라고도 좋은 일이라고도 할 수 없어.

민서가 왔어.

어제. 짐 다 싸서 데려왔어.



정희야.

…민서 못 만나고 지낸 몇 달 동안,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 남김없이 파괴됐다고, 완전하게 죽었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어. 그때 내가 정말로 죽었던 거라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아니, 죽기 전의 어딘가로 돌아갈 수는 없어. 되돌아가는 길 따위는 없어. 난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으니까. 다시 시작하는 게 가능하다면… 정말 가능하다면 말이야. 뭔가를 되살리는 게 아니라, 복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부서야 하는 것 같아. 아니, 그건 달라. 끝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부서야 하는 거야. 누군가가 지금 내 안에서, 꿈틀거리며 말해. 지금까지 내가 그렸던 그림들… 살아내려고, 어떻게든 존재해내려고 필사적으로 그렸던 모든 것들이, 다 가짜라고. 


아니, 아무것도 안 무서워.

아무것도 후회 안 해.

지금부터 시작이야.


P. 322-4









  교향곡이 절정에 다다르면 모두는 땀에 젖는다. 마침내 도래한 부활의 날. 구원과 축복의 오라가 사람들을 감싸고, 연하고 투명한 희망의 막이 생성되는 시간. 새 시간. 세계가 바뀌고 사물이 바뀌는 천지. 환상의 아우성 속에 번지는 인주의 얼굴을 생각한다. 밤늦게 미시령을 찾아가 마녀처럼 흩날리는 눈발을 보았던 인주. 그녀는 낭떠러지에 떨어져 의식을 잃었고 종내 죽었다. 자살로 결론짓는 다수의 틈에서 홀로 반기를 드는 여인, 정희. 인주의 유일한 친구를 자처하며 인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기 위해, 인주와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는 남자 강석원과 맞서게 된다. 강석원은 인주의 유작전을 준비하는 동시에 인주의 그림들을 실은 전기를 작성했다. 핵심 내용은 인주가 자살했다는 것. 그에 대항해 정희는 자신만의 인주의 전기를 쓰려고 한다. 자신의 인주에 관한 추억과 기억들을 상기한다. 성인이 된 인주가 즐겨찾았던 사람들을 하나둘씩 만나며 인주에 대해 새로운 것을 환기한다. 정희는 결국 "나는 너를 몰랐다, 네가 나를 몰랐던 것보다 더.(335)"라는 고통스러운 고백을 내뱉는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인주는 결코 자살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 






  말도 안 되지. 서(인주) 선생이 왜 자살을 해. 당연히 사고지. 서 선생을 눈곱만큼이라도 아는 사람은 그런 말 못 해. 얼마나 아등바등 살았어. 얼마나 몸부림을 쳐댔어. 살려고 그렇게 몸부림을 쳤지, 죽으려고 그랬겠어요? 애는 또 얼마나 어리고. 그 애한테 얼마나 끔찍했어? 그렇게 정 많은 사람은 자살 못 해. 여기 배우는 애들한테도 정성이었어요. 안 해도 될 일들을 다 껴안고 골병이 들었지. 다들 그렇게(인주가 자살했다고) 생각한다구? 데려와봐요. 평론가? 교수? 미술판 사람들? 웃기고들 있군. 미안해요, 내가 요즘 마음이 이래… 이 빌어먹을 눈물이. (208)






  인주에게는 혈우병을 앓는 외삼촌이 있었다.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때로는 자신이 여자인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은 그는 피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있다. 경외감은 그를 매사에 조심스러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자신이 아닌 세상을 보호하려는듯 세심하게, 소심하게 움직이는 남자. 그를 인주와 정희는 사랑했다. 인주에게 그는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워준 보호자였고 정희에게 그는 사춘기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해소할 이성이었다. 인주는 외삼촌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활기차고 쾌활하고 당당하게 살아갔고 운동신경이 좋은 강점을 살려 소질을 발하고 있었다. 정희는 심오한 철학을 지닌 미술가로서의 외삼촌에게 우주와 삼라만상에 대해 들으며 미술을 시작했다. 인주는 그림을 싫어했다. 정희와 외삼촌이 좁은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을 때면 홀로 마당에서 줄넘기를 넘거나 마루에 누워 낮잠을 자곤 했다. 그들은 늦은 저녁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했으며 감자를 삶아먹기도 했다. 그러다 그가 죽었다. 뇌에 피가 고여 작업실에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다. 인주는 그날로 두문불출하기 시작했다. 장대높이뛰기를 하다 절게 된 다리를 계속해서 썩혀두며 한 발짝도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수 년 동안이나.


  인주는 그 사이 변하였다. 조용해졌고 여려졌다. 살은 쪽 말라 가죽만 보일 지경이었고, 가장 큰 변화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주의 그림은 어두웠다. 인간의 심연의 고통만을 꺼내 연필로, 펜으로 옮겼다고 표현할 수 있을 그림이었다. 인주가 수 년 간 감내해오고 묵혀두고 곪도록 두었던 상처의 둑 터짐. 고뇌 고통 고독 쓸쓸함 외로움 비애 비통, 그러나 신성함조차 느껴지는 그림. 









<김명숙>










  부활의 기쁨은 오래간다. 환희의 송가, 감동에 도취한 음악은 쉼 없이 흐른다. 인주의 마지막. 구급차 안에서의 긴박한 시간.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인주는 갑자기 숨을 내쉰다. 들숨과 날숨이 충돌한다. Breath Fighting. 삶에 대한 열망. 살고 싶다는 의지. 삶을 향한 투쟁 정신으로 인주와 정희는 이어진다. 살고 싶어.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살아야만 해. 살아 내야만 해. 삶의 아픔과 인간의 죄악을 낱낱이 폭로한 전작들에 대한 답변-살아 내야 한다. 갈대처럼 충분히 흔들리며, 불어오는 바람을 두 팔로 받아내며, 넓은 벌판에 발을 뿌리박고 견뎌내야 한다. 이 삶을 사랑해야 한다.


  구원의 시간이 끝나고 눈앞에 닥친 세계. 적응해 나가야 한다. 살아내야 한다.


  '통증은 모든 곳에 있다. 격렬하다.' 처음의 빛은 광명으로 인주를 감싼다. 그러나 그녀에게 처음의 빛은 너무 밝아 고통스럽다. 인주는 자신의 삶이 조금은 어두워지기를 바랐다. 탁한 음영 속에서 세계를 이해하길, 자기를 이해할 수 있길 소망했다. 인주는 거칠고 투박한 선의 그림을 버리고 외삼촌의 그림을 따라간다. 오로지 종이와 물, 먹으로만 이루어진 그림. 마치 우주의 탄생을 표현한 듯한 먹그림. 죽음와 삶의 경계를 종이 안에 담아내며 인주는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느낀 것일까. 죽기 일 년 전부터 그녀는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한다. 일 년 동안의 공백. 정희는 아득한 시간을 메우기 위해 무거운 두 발을 차례로 내딛는다. 회색 거인의 무거운 발. 거대한 두 다리. 걸어갈 수 있을까. 정희는 걸을 수 있었다.


  얇은 유리막 사이로 터져나오는 핏물. 닥쳐오는 죽음의 경계선. 격정의 폭풍이 몰아친다. 한 손엔 대항을, 한 손엔 저항을 들고 투쟁하는 인물들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신성한 격렬함. 끈질기게 삶을 이어나가는,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인물들을 한 손으로 가볍게 쥐어본다. 터지기 직전까지.


  심장 한 구석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듯 흐르는 감각. 각혈의 단어, 문장, 문단, 책.


  말러의 교향곡이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퍼진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두 번 부딪친다. 다시 앉는다. 정면을 응시한다. 두 팔을 한껏 옆으로 뻗어본다. 눈을 감고 느낀다. 어느새 근처에 펑퍼짐하게 팽배한 고통과 상처, 이 아픔들을. 달의 뒷면에 서려 있는 슬픔을.





  살아내야 한다.








  이 년 가까이 스테로이드 제제로 치료를 받았지. 부작용으로 온몸이 백 킬로그램 가까이 부풀어 올랐어. 견디기 어려웠어. 그렇게 육중한 몸으로, 조그만 상처도 내지 않으려고 절절매면서, 어린 누나가 안간힘을 다해 벌어오는 돈으로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는 게.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을 꿨어. 꿈에 보니 난 이미 죽어 있더구나. 얼마나 홀가분했는지 몰라. 햇볕을 받으면서 겅중겅중 개울가를 뛰어갔지. 시냇물을 들여다봤더니 바닥이 투명하게 보일 만큼 맑은데, 돌들이 보였어. 눈동자처럼 말갛게 씻긴…… 동그란 조약돌들이었어. 그중에서 파란 빛이 도는 돌을 주우려고 손을 뻗었지.

  그때 갑자기 안 거야. 그걸 주우려면 살아야 한다는 걸.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걸.


  ……그게 무서워서, 꿈속에서 나는 조금 울었던 것 같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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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11-25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강만 읽고 있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네요. 저번 글에 얼핏 그런 말을 본 것 같은데..ㅎㅎ

이진 2013-11-25 23:45   좋아요 0 | URL
이얍, 가연님 빠르네요. 한강의 장편소설을 모조리 접수해보려구요. 지금은 <희랍어 시간> 읽고 있어요. <검은 사슴>만 읽으면 장편은 완전 정복!

꼬마요정 2013-11-2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말러 2번 부활 완전 좋아해요.. 그리고.. 소이진님 표현에 전율을 느낍니다. 심장을 베는듯한 소름 끼치는 비명.. 아.. 그런거였어요. 그리고 절정에서 쏟아져내리는 환희.. 다락방님에 이어 소이지님도 조만간 작가의 반열에 올라서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ㅎㅎ(저 없는 새 벌써 책 내신 건 아니죠?) 이 책 동생이 갖고 있던데 빌려봐야겠어요~~^^

이진 2013-11-26 22:12   좋아요 0 | URL
꼬요님(꼬요 좋은걸요...? ㅎㅎ)
말러 2번 1악장이 저는 정말 좋아요. 전율까지야... 에이
다락방님에 비하면 저는 아직 감성팔이죠. 아니다, 감성팔이 정도도 못 돼요.
고등학생이 무슨 책이에요. 하긴 제 아는 동학년 중에 책을 낸 친구가 있다네요. 부러워요.

이 책은 꼭 읽어보셔야 해요. 후유증은 책임 못 져요. 힘들거예요, 무척.

2013-11-26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26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3-11-26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이진님 잘 지내시죠 ㅎㅎㅎ
열정적으로 등장하셔서 제 서제에 방문 해 주셨던 걸 잊지 않고 있어요 ㅎ
요즘도 공부 잘하고 계시죠?
전 늦은 나이에 대학생들과 어울려 도서관에 있답니다 ㅋ
물론 복장도 캐쥬얼하게 입고 이 학생들을 속이고 있죠 ㅎ

이진 2013-11-26 22:10   좋아요 0 | URL
으왑으왑 루쉰님!!
저 루쉰님 정말 좋아해요. 알라딘에서 왠지 애착을 가진 사람이 몇 있는데, 루쉰님도 한 분.
요즘 공부 너무 열심히해서 탈이에요. 근데 성적은 그닥이에요. 저희 학교 문과애들이 다 나눠먹는 지경이라, 저도 일단 젓가락으로 반찬 몇 개 집어들고 있긴 한데... 히히
루쉰님 얼마나 동안이면 학생들을 다 속여요. ㅋ.ㅋ

Shining 2013-11-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처음으로 읽었던 한강 소설이에요. 아무것도 모르고 동네 마실 나가듯 주머니에 손 넣고 놀이터에 나갔는데 웬 단단한 주먹과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고수에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고 하면 표현이 좀 저렴한가요;; 낯설기도 했고 충격이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던 기억이네요. 가끔, 그러면 안되지만 이 분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해질때가 있어요. 절망의 단애를 훑는 그 손길이 참.. 이러한 글을 쓰는 사람의 과거와 현재는 어떨까 하는 천박한 호기심 같은거요. 겨울이네요, 한강을 읽기에도 말러를 듣기에도 좋은 계절, 같아요. 감기 조심해요 :)

2013-11-28 0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3-12-1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한강의 작품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진(精進)을 생각하게 합니다...

jo 2013-12-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는 과정 속 어려움을 한번 뛰어 넘어야 하는데 6학년때 앵무새 죽이기를 읽던 실력이나 지금 책을 읽는 실력이나 똑같아요.
이해가 안되도 계속 읽으면 재미를 붙일 거라는데 아직 너무 힘들어서 책에 손을 못 대고 있어요.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없다고 책도 못읽는 저를 반성 합니다!!!!!!
근데 소이진 님은 고딩인데도 열독하시네여.

jo 2013-12-30 11:50   좋아요 0 | URL
아 그런데 동영상 첨무는 어떻게 하나요? 동영상 링크를 입력해도 액박밖에 안 뜨네요.
 






두 달, 만인가요. 이러구러 많은 일을 해나가다보니 이러구러 시간이 지났습니다. 두 달 동안의 제 화두는 단연 친구였어요. 친구 문제로 참 많이 힘들어 했고 그만큼 또 즐겁고 행복했으며 또 성숙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구들을 대할 때,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희한한 정당성을 따졌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요. 이 모습의 저를 좋아해주는 친구가 있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옳다는 것을 시나브로 깨닫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생일이 오래 지나지 않았는데 선물도 많이 받았고, 제 가장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밥도 먹고 축하도 받은, 그야말로 생애 최고의 날이었습니다. (생애,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민망하고 어색하네요.) 그러니까, 잘 지내고 있단 말입니다. 태양계까 정해진 궤도 안에서 돌듯 저와 제 친구들도 이제 일정한 궤도 위에서 구르고 있는 것 같아요. 다들 공부와 시험을 두려워 하고 무엇보다도 대학 문제에 민감해졌습니다. 제게 문학을 가르쳐 달라고 다가오는 사람들도 훨씬 많아졌고 전보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많아졌구요. 덩달아 저도 열심히 해보았습니다. 공부를 죽어라 안 하던 저였는데 이번 학기는 죽어라 해봤어요. 그렇다고 코피를 쏟을 정도로 한 건 아니지만 괜찮은 성적을 받았고 계열 전체에서도 그럭저럭 순위에 올랐습니다. 글 쓸거라고 자만하고 나태했던 모습을 돌이켜보면 부끄러워요. 아직 철학과, 문창과, 국문과 중에서 어디에 진학하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우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글보다는 공부에 주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가, 몸이 많이 허해진 걸 느낍니다.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를 이 년 연속으로 걸리네요. 저번 달부터 결핵환자처럼 켈록대더니 일주일 전부터는 몸살난 것처럼 찌푸둥하고 머리도 아프고 목도 갈라지고 그러네요. 덩치는 산 만한 게 몸은 또 이리 약해서. 주절주절 사담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많은 영화와 책을 보았는데 페이퍼로 작성하고 싶어요. 시간이 아주 조금 걸릴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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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6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7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8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9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6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27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07-2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딸들 방학 이후
목 쭈~욱 빼고 이진님을 기다렸습니다.
방학이라 출두하리라 자신했습죠. ㅎㅎㅎ

심장을 후비고 간 풍량에
크고 작은 상흔은 남겠지만 청춘의 수확입니다.
그 상처가 뜸이 들면 추억이 됩니다.
단, 너무 굼뜨서 잊을만 할 때 쯤 그리워집니다.
지금의 저 처럼요.
여고 친구들이 엄청 보고파요. T T

이진 2013-07-27 21:53   좋아요 0 | URL
히히님 저도 히히님 댓글 받고 싶어서 페이퍼 꼬박꼬박(?) 쓰는 거잖아요.
방학이라서 출두한 거 맞습니다. 사실 신간평가단 신청했는데 똑 떨어져서,
떨어진 김에 또 들른 김에 느릿느릿 재개해보려구요.

그렇겠죠. 낙화, 라는 시가 생각나요. 언젠가 열매를 맺을 거라던 위로가.
또 다른 글로 찾아뵐게요... 라는 마무리 인사는 조금 이상하네요.
그럼 :D

마음을데려가는人 2013-08-0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랫만이네요.
전 한 넉 달 동안 정말 정신없이 바빴어요.
이제야 여유를 찾은 것 같아요.

페이퍼로, 리뷰로 이진 님 자주 보고 싶네요. :)

이진 2013-08-05 19:36   좋아요 0 | URL
마음님...^__________^

jo 2013-08-06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셤 끗나고 여러번 들렀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얼마나 속상했는데여... 친구는 뭐.. 다 그렇쳐 ㅋㅋ 친구 문제 잘 해결되셔서 기뻐요. 저도 지금 여름감기 시달리는 중입니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휴식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가족끼리 여행은 오케 스트라공연때메 참가하지도 못하고, 가끔 제 자신이 불행....ㅋ
이진님 글은 언제나 멋져부러.. 저도 그렇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씨 연대기 독후감을 쓰면서 1000자 이상 넘어가지 못하는 저를 보면 한심합니다.

이진 2013-08-12 15:59   좋아요 0 | URL
조님도 여전히 잘 지내시는 군요! 글은 많이 읽고 쓰면 는답니다.
저도... 어서 필력을 키워야 겠어요.
 
노랑무늬영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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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고, 아름답다. 그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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