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있다가도 눈물이 흐른다.

코 끝이 찡해오고 가슴이 답답해서 눈물을 닦을 생각을 못한다.

국민들의 슬픔과 애통함이 점차 분노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나 또한 그 단계에 몸을 싣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

 

홀로 남아 아이들을 구하려 힘쓰다 순직한

젊은 여 승무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만 가슴이 무너져 엉엉 울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을지

얼마나 울고 얼마나 땀흘렸을지 알기에, 그 죽음이 값지다.

대한민국이 멈췄다. 나도, 우리도 모두 멈췄다.

아이들이 이 추운 물속에서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온몸이 떨리고 가슴 껍질이 벗겨지는 듯 저려온다.

나도,

촛불을 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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