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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라캉 1 - 라캉과 그의 시대
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 양녕자 옮김 / 새물결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고상하고 지적이고 멋지구리한 독후감을 쓰고 싶지만 (알게 뭐람)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내 안의 남근 선망이 히스테릭하게 올라와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라깡의 혼잡한 연애사를 대환장하면서 읽게 되는 데... 돈 있는 연상 애인에겐 자기 책을 내달라고 하고, 돈 없는 연하 애인에겐 그 책의 타이핑을 시키는 가성비 인턴 청년 라캉은 결혼을 하고도 제 버릇을 못 주고 두 집 살림을 하는데.
[한창 젊은 시절의 라캉과 왜 갑자기 소환된 유태오 (제가 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나는 첫 번째 부인 말루가 라캉이 그런 남자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자여. 거대해질 기미가 보이는 천재 팔루스를 갖고 싶다? 면 나도 천재여야 한다.
애석하게도 내가 천재가 아니라면 그 남자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모든 이에게 공공재로 (뭐 이런 개소리를 하느냐 싶냐면은) 유태오를 널리 이롭게 하사(?)하는 니키리 언니의 기개라도 본받자!! (그전에 니키리는 천재다. 결국 천재인가. 이놈의 천재 병.)
[그 길 먼저 가신 천재만 만나는 여자, 혹은 천재 만드는 여자ㅋㅋㅋ 실비아 바타유... 아니 실비아 라캉 (라캉의 두 번째 배우자이며 조르주 바타유의 아내였다)]
이거 쓸려고 #실비아바타유 검색 때리다가 너무 예뻐서 놀랐다. 한창 배우 시절일 때 인가 봄. 라캉은 그의 작업을 이해해할 수 있는 두 번째 동반자+가족을 좀 더 사랑했다. 이 역시 위대함에 집착하는 상남자스럽고. 그래, 난 놈. 그게 라캉이지.
비록 여자 만나는 데 양심은 없었지만, 엄한 아버지(대타자)를 섬기느라 가족 건사하기를 내팽개친 것 같진 않다. (이건 또 가족들 이야기 들어봐야 알겠지만ㅋㅋㅋ 다들 먹.고. 살기는 한 것 같음. 이게 내 기준.)
전쟁 중에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유대인 (세컨)와이프 실비아 지키는 모습에서는 (여기서 내 안의 찐 가부장에 대한 향수가 올라와 🤧 참아라, 한국엔 그런 거..... 없다... 걔들은 자기 연민하느라 힘든데 라캉은 찐이라 자기 위대함 도취이지 연민이 없음ㅋㅋㅋ 2권에서 나올 수도 있음 아직까진 없음ㅋㅋ) 감덩을 받아버리는... 이런 나 페미 공부 밥 말아 먹은 거 아닐까.
그런데 라캉의 작업을 평범한 가족들이 정말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은 것이 누구라서. 당시 라캉의 글은 대부분이 이해하지 못...했으며 2024년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라 하는 피해자들(이 안에 나있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제2의성 집필 중인 보부아르한테 껴들고 싶었으나 또 언제나 그렇듯이 과해서 입도 못 떼고 썰린 아재ㅋ 이게 라캉 매력인데…… 항상 지나치고 과하시다ㅋㅋㅋ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이 진저리 치면서 도망치기를 부지기수ㅋㅋ🥹 그런 라깡은 자기가 과한 것을 충분히 즐긴다ㅋㅋㅋㅋㅋㅋ]
자기 분석해 주는 분석가도 못참고 제껴, 의사 공부로는 부족해서 철학 공부하고, 정신분석 시간도 못참겠어서 시간 지 맘대로(그리고 학회에서 퇴출당함ㅋㅋ), 한 여자로는 부족해 다른 여자 만나고. 암튼 부족한 걸 못 참고 언제나 지나치시다. 괜히 욕망의 철학자가 아님.😩
다른 철학자들 책들 읽을 때는 인간적 고뇌가 느껴져서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랬는데... 라캉한테는 그런 게 음슴. 참... 사람이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함. 나르시시즘은 문제적일 테지만 신경증은 없어 보임 (이게 라캉이 말하는 욕망의 주체인가보오ㅋㅋㅋㅋ) 좀 과한 것만 잘 꿰뚫어보면 사람이 산뜻하고 투명해서 앞에 있으면 대하기 어렵진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라캉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ㅋㅋㅋ)
[벌써 10월 1일.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으니 있어 보이는 군 쁘이 -_-V 근데 내 독서 왜 여기 와있나요? 새삼... 놀랍군.]
그러고 나니 올해 눈 여겨 본 👀 남자들 ( #알튀세르 #푸코 #데리다 #라캉 ) 특징 :
데리다 제외 아부지랑 사이 안 좋음, 심지어 라깡은 할아부지랑도 안 좋음ㅋㅋㅋ ‘서양 사회에 쇠퇴하는 아버지 이마고’에 체크✅! - 이 시점에서 한국의 남성성을 살펴보고 싶어지면 책 #애국의계보학 을ㅋㅋㅋ
반납일이 임박했는 데, 이제사 2권 들어간다. 라깡 진짜 거의 미친 광폭 독서가라서 안 그래도 읽는 게 쉽지 않았는 데…특히 1권은 정신분석 운동 역사에 할애가 많이 되어있어 더욱 곤란했다. (그래도 미래의 쟝쟝이 읽기 잘했다 싶을 것 같아서 열심히 읽었음. 동료 정신분석가 #프랑스와즈돌토 에 체크✅)
4일까지 반납해야 하는 데, 아무래도 무리지 싶어서 경기도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하고 다음 주에 반납을…📚ㅋㅋㅋㅋ 층층 쌓여있는 향후 마감 일정이 책에 집중도를 높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ㅋㅋㅋㅋ (원래 시험기간에 독서가 재밌다) 늦점 짬뽕으로 땡기면서 쨈 읽었다 ㅎㅎㅎㅎ
[라깡엔 짬뽕. 그는 짬뽕 독서에 미친 지성집착광공...이었음..(남 이야기 아님)]
1권 완독.
청년~중년 시기 라캉의 지적/생활적 여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는 참지 않는 ‘상’ 남자지!*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절대 못 참고 훽훽 제끼면서 잘도잘도 살았다. 쟤 왜 저래? 욕도 안 하고 싶을 정도로 그냥 과감히 제끼면서 살아서ㅋㅋㅋㅋ 나도 다시 산다면 라캉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조신히 책 만 읽으면서 일부종사……하면 라깡 이 안됩니다… ㅋㅋㅋㅋ 이 사람 이렇게 살아서 이런 사유를 남겼다. 본받자. 괜히 착한 척하다가 남 탓하면서 내 인생 투덜이 스머프로 만들지 말고 내 앞을 가로막는 자!!! 나도 제끼며 살고 싶지만 이럴수가 제낄 사람이 없네. (애초 경쟁 사회와 맞지 않는 캐릭터. 내 길을 간다.)
참고 살아내느라 사리 나올 뻔한 나는 절대 참지 않는 라캉이 너무 부러웠다!!! 철학자들 중에서 진짜 클리어하게 부러운 인간은 또 처음ㅋㅋㅋ 진짜 지 살고 싶은 대로 살다 간 사람 같음ㅋㅋㅋㅋㅋ (지금까지 읽어온 천재 페미니스트들 미치고 환장해서 정신병원 갔는데... 라캉은 평범한 사람 여럿 정신병원 보내버릴 수 있는 야심 심한 천재였을 따름이다.) 페미니즘 만나 탈여성에 이른 나는 돈 걱정만 없으면 앞으론 라캉처럼 살아보마 싶은데 지난 주에도 로또 안됐기 때문에, 꾹 참고 노동 열심히 해야 함. 현실은 어쩔 수 없지만, 읽고 있는 이 내 마음만은 라깡이올시다. 이 책? 제껴. 저 책? 제껴. 다 와라 드릉드릉.
유명한 아는 이름들이 후반부에 좀 등장하는 데, 사르트르는 보부아르와 함께 등장해서 존재감 없이 사라지고, 하이데거는 라캉한테 처참하게 오역당하고 이런 말을 남겼다. “그 정신과 의사는 정신과 의사한테 가봐야 할 것 같군요”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하이데거 좋아질 뻔함. 아렌트 언니 미안.
나의 푸코는 아직 나오지도 않음ㅋㅋ 늦게 태어나서 열심히 수험공부하다가 이제 좀 놀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ㅋㅋㅋㅋ 아... 리뷰 이게 뭐냐.... 2권 페이퍼는 좀 더 잘 써볼게요. 하지만 이게 제 쟝르 아닐까요?
동세대의 모든 사람들처럼 라캉도 프로이트 이론이 파시즘 분석에 아주 잘 들어맞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함께 한편에서는 산업사회에서의 현대 가족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한편에서는 나치즘에서 지도자에게 부여되는 전능함을 이해하기 위해 아버지 이마고의 쇠퇴 개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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