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숨긴다고 해결되는게 아닌데...

벽이 ㅣ 낮은산 작은숲 7
공진하 지음, 오승민 그림 / 낮은산 / 2005년 8월

이런 동화를 만나면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 반성하게 되고 한번쯤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주인공 이름은 재현이... 동생 다현이 와는 쌍둥이지만 어려서 열병을 앓으면서 몸이 많이 아프다.. 하지만 누구도 재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는 이가 없다... 자연스레 재현이는 벽과 친구가 된다.. 세상을 벽과 소통한다는 거.. 내가 아무리 얘길 해도 답을 들려 주는 사람이 없다는 공허함은 그 누가 알아 줄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깊게 뿌리 박혀 있는 인식들.. 아픈 자식이 있으면 밖으로 들어 내놓지 못하고 안으로 쉬쉬하면서 감추려 들고 마치 그런 자식이 있으면 전생에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어서 이런 벌을 받냐는... 마음에 못을 박는 소릴 많이 한다.

그래서 장애아이를 둔 부모는 한없이 한 없이 자신 없어 지고 안으로 안으로 숨어 들어 가야 한다.  또한 그 가족들은 알게 모르게 마음에 상처를 갖고 살아 가고 만다.

주인공의 동생 다현이도 할머니가 재현이 손을 잡고 하필이면 네가 하는 울음을 터트릴 땐 아무 죄도 없으면서 마치 아프지 않은 게 큰 죄가 되는 냥 속으로 멍이 든다.. 만약 내가 아팠더라면 오빠가 아닌 내가.. 이렇게 멀쩡한 아이를 마음이 병든 아이로 만들고 있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그런 아이들을 세상 속으로 꺼내 놓고 싶어하는 것 같다.

특수학교라는... 그런 울타리 속이 아닌 방안에 모든 게 갖춰진 홀로 떨어진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가 아닌 세상 속으로.... 사람과 부대끼고 그 속에서 장애가 부끄러운 게 아닌 그저 불편한 것으로 느끼면서 살기를 원하는 것 같다.

몸은 아프고 말은 또박 또박 하지 못해도 그들의 눈에 비치는 세상은 내가 바라 보는 것과 다르지 않은데 우린 그들을 향해 오지 말라고 막고 있는 건 아닐까?

마음의 장애를 갖고 사는 사람이 몸의 장애를 갖고 사는 이들 보다 더 불행하고 아픈 사람들 이다.

벽을 친구 삼아 벽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되돌아 옴이 없는 슬픈 독백을 읊는 재현이가 더는 없었으면 싶다.  그 가족들도 닫힌 마음을 열고 세상 속으로 들어 내 놓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져본다.  행복한 하루를 L.J.Y

너무 책만 읽지 말란 말야...

도서관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도서관... 삽화가 참 마음에 드는 그림책중의 하나이다.    

얼굴을 책에 파묻고 걸어가는 모습이나 공원벤취에 커다란 모자를 쓰고 앉아 책보는 모습,  비오는날 우산쓰고 책을 보며 걸어가는 모습....

이 책을 보면서 친구 하나가 생각났다.. 학교때도 쉬는 시간이면 나가서 놀기에 바쁜 우리들을 부럽다는 듯 보지도 않고 오로지 책만 파던... 진짜 엘리자베스 브라운하고 똑같던 친구가 ..

그때 내가 말했지... 너무 책만 읽지 말고 맑은 공기 마시면서 놀기도 하란 말야.. 너무 책만 보는 사람은 재미없다구..

나도 어려서 부터 책을 좋아라 하는 편이기니 했지만 그 친구는 정말 심하다 싶었는데 지금 그 친구 뭘 하면서 살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이렇게 책만 보는 사람은 싫다...   때론 놀자... 놀게 해주자 하는게 내 방식이다.    엘리자베스의 융통성 없어 보이는 책읽기는 어쩐지 숨막힌다.     부모님이 공부와 놀이를 적절하게 잘 조절해주신 것들에 얼마나 감사하는지..

터미널 지하에 있던 일용엄니 책방.. 아직도 자리하고 있을까 모르겠다... 일용엄니도 책방을 열때 내가 가진것을 나누고자하는 이런 마음으로 열었을까 싶다.

두 친구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 하하 오호 하면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따뜻하다.

벽난로의 온기만큼.....행복한 하루를 L.J.Y

산사나무 등걸 안에 오두막을 짓고 살고파...

눈초롱의 아기들 - 찔레꽃 울타리 ㅣ 찔레꽃 울타리
질 바클렘 지음, 강경혜 옮김 / 마루벌 / 2005년 12월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는 그림이 참 예쁘다... 좀 조잡해 보이는것 같지만 피터래빗을 보듯이 은은한 파스텔톤 그림이 볼 수록 눈에 들어온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연에서 얻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찔레꽃울타리 마을의 들쥐들...

아 이렇게 좋은 이웃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정말 서로 돕고 사는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들이 이해 하기엔 어렵진 않을까도 싶지만  서로 서로 도와 살아 가는 모습이 너무도 정겹다.   산사나무 등걸 안의 오두막집.. 이거 너무 근사한거 아닐까?  

주인공 바위솔과 눈초롱.. 그리고 그의 세 아기는  지금도  이 멋진 집에서 오늘도 행복해 하면서 살고 있겠지..

나도 누가 나를 위해 이렇게 멋진 깜짝 선물을 해주었으면... 꿈이라도 꿔 보고 싶다..행복한 하루를 L.J.Y

맞는 말인데...

화가 나는 건 당연해! ㅣ 마음과 생각이 크는 책 1
미셸린느 먼디 지음, R. W. 앨리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3년 11월

다 마땅하고 옳은 말들이다.. 하지만 막상 화가 나면 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아이가 이 책을 보고 나선 엄마 나 지금 화났거든요...

엄마.. 그런데?  어쩌라구... 뭐 이런식의 답변이 온다고 하면?    대화단절...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아이는 이해를 하는데 어른이 이해를 못한다면 아이에게 책은 그저 검정글씨에 지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화를 내는 것이 다 나쁜 것이 아닌 그 화를 잘못 표현하는게 더 나쁘다는... 화를 잘못내면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아이가 생각하는 것에 어른이 많이 못 따라 가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 먼저 읽고 나서 아이들이 엄마 나 화났어요.. 라고 했을때 그런데 어쩌라구 라는 대답보다.. 그래 무엇이 너를 그렇게 화나게 만들었니.. 먼저 얘기 한 번 들어볼까 라고 하여 아이와의 대화를 끌어내고 그 화를 풀어 주는 것... 이거야 말로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금 하게 된다.

아이들은 아무리 작아도 어른보다 한 수 위라는거 잊지 말자구요...행복한 하루를 L.J.Y

내게 마법의 설탕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

마법의 설탕 두 조각 ㅣ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부모님이 다정하게 대해 주고, 원하는 걸 들어주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착한 아이라니...세상에 이렇게 해서 안착한 아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난 역시 어른이다..

어렸을 때 내가 원하는걸 다 해주기만 한다면 하고 바랬던 적이 많았음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아이가 괘씸하다고 여겨지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얻는건 역시 이해와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내가 겪었던것들을 아이도 똑같이 겪는데 내가 지나왔던건 까맣게 잊은채 오직 이상적인것만 바라는 어른이 되어 버린것은 아닌지..

지금 내 손위에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있다면...난 이 설탕조각을 어디다 쓰고 싶어질까?행복한 하루를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