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이나 두번 정도 시골에 계시는 시할머니 할아버지댁(울 남편 외가)에 치킨을 배달시키곤 한다.

두분만 계시니 식사같은게 부실하고 그러다 보면 기력이 약해지셔서 힘들어 하신다. 

그런데 5남매나 되는 자식을 두셨건만 누구 하나 모시겠다는 소릴 안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서울은 숨막혀서 싫다고 하시지만 서도...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것이 배달!!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페***나 한곳을 알아냈다... 역시 시골이라서 많지가 않다.

그렇게 1년을 훌쩍 넘도록 거래를 했는데 지난주에 너무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문을 넣고 나서 이체를 하는데 집에 있는 컴이 내 usb드라이브를 못읽는것이었다.. 인증서가 없으니 이체도 안되고.. 그날 따라 남편도 인증서가 없단다..

주문을 했고 어쩌나 그래서 다시 전화를 해서 사정얘길 하고 월요일 아침에 바로 넣어 드린다고 하니 그분들도 그렇게 하시라고 선선히 허락을 해주시는거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께서 잘 먹긴했는데 그 사람들 너무 한다고 전활 주셨다.. 할머니가 바로 전화를 해서 따질까 하다가 그냥 말았다고 하는데

평소 닭한마리면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맛있게 드시고도 남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다음날 한끼를 더 드셨는데 세상에 오늘 온건 살도 없고 다리가 3개나 들어있고 양도 평소의 절반정도라나...

으 이럴수가... 믿었던 발등이 찍힌듯 하다..

월요일 송금을 하고 난뒤 오후께 전화를 해서 섭섭하다 말을 하니 아줌마가 그럴리가 없다면서 펄쩍 뛰신다...  그런데 마음이 왜 그리 찝찝하던지..

내가 늦게 송금을 해서 그렇게 갖다 준건지 아님 닭집에 공급되는 닭이 바뀐건지...

그래서 오늘은 중국집을 알아봤다.. 지난번 시골갔을때 맛있게 드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여기 저기 알아보니 다 문닫았는지 전화를 안받는다.. (시골은 장사가 아무래도 안되니 어쩔수 없나 보다..)

우여곡절 끝에 한집이 전화를 받는다...

나도 참 멍청하지.... 아저씨 거기 탕수육 맛있어요??

당근 맛있다고 하지 우리집 맛없어요 할 사람이 어딨나...

15,000원이라고 한다.. 아저씨 만두는 서비스 주죠?  예 우리집은 만두는 꼭 나가요..  그럼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제가 송금해 드릴께요..

????

이 아저씨 말길을 못알아 듣는다... 여긴 서울인데요..할머니댁에 보내려구 하는거 예요. 그러니깐 아저씨네 통장번호 알려 주시면 지금 돈을 부쳐드릴테니 그냥 맛있게 해서 배달만 해주시라구요..

아~ 예...

내가 분명 아줌마는 맞을꺼다.. 송금하고 나서 재차 확인전화를 해선 아저씨 고 밑에 페***있죠 거기도 닭가지고 장난하다가 거래 끊어 버렸어요.. 맛있게 해주시면 자주 시킬께요...

ㅎㅎ 이게 협박인가? 

암튼 누가 보든 말든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때 받는이도 기쁠것이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장사의 끝은 안봐도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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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7-09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인터라겐님 대단하심다....배달까지 해가면서....
낭군님, 싸모님한테 잘 하십쇼!

인터라겐 2005-07-0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배달만 시켜요..돈은 나중에 시어머니한테도 받아내고 남편한테도 받아낸답니다...

merryticket 2005-07-0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군요..
사랑을 전하는 방법을 생각해내시고 실천하신 인터라겐님께 추천 한 방 때립니다요~~

물만두 2005-07-0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손이시군요^^

날개 2005-07-0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대단하시군요...! 시할머님까지 챙기실줄 아시다니....^^

인터라겐 2005-07-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저희 외할머닌 84살이신데 아직도 허리가 꼿꼿하시거든요 그런데 시골할머니는 76이신데 허리가 ㄱ자로 굽으셨어요.. 농사 그거 정말 너무 힘든거더라구요..

여울효주님.. 그쵸.. 저도 꽁짜 쿠폰쓸땐 배달 시키고 나서 줘요.. 안그럼 많이 부실해서리....그러면 정말 안되는데...추천감사합니다..
물만두님...무늬만요...ㅎㅎㅎㅎ
올리브님.. 아웅 추천까지 ...감사합니다....

울보 2005-07-09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손주며느리네요
정말 알면 알수록 착한사람이군요,,님은요,,

미미달 2005-07-09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달 아이디어는 독특하면서도 아주 기똥찹니다. *^^*
근데 '거기 탕수육 맛있어요?' 이거 보고 엄청 웃었어요. 크크크

인터라겐 2005-07-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그냥 착한척 하면서 살기가 저의 삶의 목표랍니다...후후 하나도 안착해요...

미미달님 달리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요... 다행이 맛있었다고 하시네요..

진주 2005-07-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대단하셔요~~~
난 그런 생각은 못 해 봤어요. 여기서 친정이나 시집에 주문해드리고 입금시키면 되겠네요. 정말...그래도, 저는 효녀가 아니라서 과연 실천을 할지 ㅡ.ㅜ

로드무비 2005-07-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의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에 한 표를......
우린 아무래도 같은 과科인가 보아요.=3=3=3

인터라겐 2005-07-1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께 전염되어서 그렇지요...ㅎㅎㅎㅎ
진주님.. ... 간식거리가 없는 시골에선 특히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말로는 괜찮다고 하시면서 얼마나 잘 잡수시는지.... 한번만 해보시면 안 할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