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부부의 날이란다.
21일, 둘이 하나되는 날이라고 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 데 맞는 지는 모르겠다.
정말 정식적으로 만들어 졌는 지를 보기위해 실비님이 보내준 메모달력을 보니 정말 부부의 날(성년의 날)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공식화되었는 지는 찾아보질 않았지만 가정의 달중에 그래도 옆지기를 생각해 줄 수 있는 날을 만들었다니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정의 달이라고는 하나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을 중심으로만 기획되어져 있지 옆에서 몸과 마음을 공유하는 부부지간을 생각하게 하는 날은 없었는 데 말이다.
이런 날 이벤트를 하려면 자못 경제적인 문제가 대두되기 마련이고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옆지기에게 베푸는 날이니 그냥 넘길 수는 없다. 왜 나는 맨날 옆지기에게 베풀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지. 그것도 팔자인가.
하기야 옆지기야 항상 나를 챙겨주니 1년중 하루를 베푸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울까마는.
선물을 생각해도 마땅히 고를 것이 없다. 지난 번 결혼기념일에 옷을 두벌이나 해주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속옷이다. 그러고 보니 옆지기의 속옷을 직접 사준지도 꽤 오래되었다. 남들은 여자속옷가게에 남자 혼자 가기가 민망스럽다고 하지만 무엇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직접 사다주는 속옷은 항상 야시시했으니 내가 생각해도 나는 장난꾸러기임에 틀림없다. 민망한(?) 속옷은 직접 남자가 사주는 것이 여자입장에서 덜 부끄러워할 것이란 것이 나의 생각이다. 대부분의 여성이 공감하는 말일게다.
퇴근하면서 갤러리아백화점에 들러 속옷을 사서 선물하련다. ㅋㅋ

망사로 살끄나,
끈으로 살끄나,

랄랄라~~~(장난끼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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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5-21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이그... 부끄부끄^^;; 님은 정말~ 장난꾸러기 같아요.^^
야사시한 속옷 남편이 사다준다면 흠흠... 것두 괜찮겠어요.^^;;
그치만 울 옆지기는 아마 절대 못 사올걸요.^^;;
가만...
옆지기 올 시간 다 됐네요.^^;;; 뭘~ 사올려나=3 =3 =3

2007-05-21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7-05-21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예전에 신랑이 장난삼아 가느댕댕한 끈 팬티 사다준적이 있네요...
지금 열심히 삼겹살 먹고 있다는 전화만 왔습니다. 이런 무드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ㅋㅋ

무스탕 2007-05-2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 마디 하고 싶은데 적으면 많은 님들께서 정말 절 돌로 치실것 같아 못적겠어요.. 입이 근질근질..

탁월한 선택 하셔서 뿌듯한 시간 보내세요~ ^^*

559292


마늘빵 2007-05-2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핫. ^^* 아...

짱꿀라 2007-05-2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 질끈 웃고 갑니다.

모1 2007-05-21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인의 반응이 무척 궁금~~

마늘빵 2007-05-2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추천을. 이런 뻬빠는 메인에 뜨게 만들어야해요. :)

마노아 2007-05-2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하핫, 센스쟁이 전호인님(>_<)

Mephistopheles 2007-05-2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옆지기가 입는 것인가요..? 진짜 장난꾸러기라면 본인이 입으시고 사모님 앞에 짠~하고......(아니겠죠..? =3=3=3=3=3)

하늘바람 2007-05-22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샘나라

전호인 2007-05-2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절대라는 말은 필요치 않습니다. 하면 별거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매장에 있는 판매원들이 더 잘 알려 주더라구요, 남자들이야 잘 모르니까 세부적인 것 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무늬라든지 스타일은 당근 제 취향이지만.......ㅋㅋ

귓속말님, 관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저는 속옷매장에 가는 것이 이젠 자연스럽습니다. 그곳에 계신분들도 하는 말이 저와 같이 씩씩하게 드어와서 이것저것 주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는 하더라구요, 그래도 아내가 입을 속옷이라면 한번쯤 사다주는 것도 좋지 않을 까 합니다. 물론 자주야 못하겠지만.... ^*^

세실님, 그러셨군요, 끈팬티, 너무 야시시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필요할 때가 분명 있다는 거. 끈팬티 입은 거 보여달라면 따귀 맞겠지요. ㅋㅋ, 님이 입으면 황홀하셨겠네요. 아마 옆지기도 삼겹살 먹으면서 선물 생각하셨을 겁니다.

무스탕님,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곳 댓글 분위기를 보니 뭐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취급을 받을 듯 하네요, 가끔은 말을 참아서 덕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거. 속옷사고 들어가면서 새로나온 빨간맥주(6.9도) 피쳐 2병 같이 사서 1병은 선물 주면서 평창황태와 같이 마셨습니다. 근데 새로나온 맥주가 69냐 말이져. 참말로 야시시하게시리

아프락사스님, 흥분하시지 마세요. ㅎㅎ, 속옷값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두 세트를 샀는데 뻥 좀 붙여서 한달 월급이 달아나는 느낌이었답니다. 아마도 브랜드 값이 절반일 듯 ........추천까지 고맙습니다.

싼타님, 잘 하셨습니다. 웃지만 마시고 님도 실천을.........

모1님, ㅎㅎㅎ, 어땠을까요? 자지러지지요, 가끔 이런 벤트를 하기 때문에 그리 놀라지는 않지만 부부의 날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많은 사랑 받았습니다.

마노아님, 늘 이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1년에 한두번정도면 족하겠지요. 경제적으로 꽤 부담이 되더라구요, 나중에 일이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선물 선택을 잘못한 것 같아요. 이제 나는 한달간 뭐 먹고 살란 말인가...흐흑

메피스토님, 이룽~~~~ 당근(?) ㅎㅎㅎ, 제 능력으로는 두집살림 못합니다. 하기야 나를 스카웃해주는 돈많은 여인이 있다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을 테지만 말입니다. 생각도 해 봤는 데 여자 속옷이라는 것이 괴상하게 생기다보니 그렇게까지 할 자신은 없구요, 아마도 님의 사례를 말씀 하신 것 같은 데......맞져? ㅋㅋ

하늘바람님, 예쁜아이가 탄생한 것만도 엄청난 축복이겠네요, 산후조리 잘 하신다음 남편분께 더 뜨거운 사랑 받으실 거라 믿습니다. ^*^

2007-05-22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7-05-22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에궁! 무시기 반찬까정 달라졌을라구요, 어제 맥주마신 덕으로 토마토쥬스 마시고 왔습니다. ^*^

2007-05-22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5-2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염장성 페이퍼!!!
부부의 날이라고 괜히 알려드렸군요!!!
ㅠㅠ....
그나저나 전호인님 같은 남편 만나면 평생 재미나게 살겠네요!!! ㅎㅎ

홍수맘 2007-05-2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민망해서 출발했다가 이젠 부럽습니다.
어제 밤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자못 궁금해집니다. ㅎㅎㅎ

소나무집 2007-05-2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사시는 전호인님. 즐거움이란 만들어가는 거죠? 이렇게!

물만두 2007-05-22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플속옷이 있다고 합니다^^

전호인 2007-05-2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고맙습니다. 그냥 열심히 서로를 존중하면서 살다보면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닐런지요.

체셔고양이2님, 연장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네 맞아요 님의 정보가 있었기에 부부의 날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고마워요, 재미있게 살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냥 찾아지는 것이 아니지요, 서로 노력할 때 그런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홍수맘님, 에궁~~~ 뭐시가 민망하답니까, 다 드러내놓는 경우도 허다하거늘, 아마도 상당히 보수적이신 것 같아요. ㅎㅎ, 어제밤은 그냥 두손 꼬오옥 잡고 팔베개해주면서 식식코골면서 잤습니다. 정말입니다. 다 얘기할 수도 없고 참말로 ^*^

소나무집님, 그렇습니다. 누가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옆지기가 먼저 해주겠지가 아니라 내가 먼저하면 옆지기도 자연스럽게 동조하고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물만두님, 그런가요? 한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것일까 자못 궁금해지는 걸요.
 

   "길가다 축구공 맞고 돌아가신 아버지, 보상은 누가 해주나요?" 인터넷 게시판에서 한 가장의 황당한 죽음을 놓고 가해자를 가리는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지난해 6월, 50대 남성이 길을 가다 날아온 축구공에 맞아 숨진 사건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남성을 향해 도로 옆 축구장에서 공이 날라와 자전거 페달에 끼었고, 자전거에 타고 있던 남성은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다.

  일 년 전 사건이 다시 이슈화 되는 것은 최근 숨진 남성의 딸이 공을 찬 사람과 축구장을 관리하는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패소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사건 자체가 워낙 이례적이라 판례를 찾을 수가 없었다'라며 '유족들이 안타까워 고심을 했지만, 책임을 묻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네티즌 반응>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유가족이 안타깝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결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다수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 사건의 책임이 해당 구청에 있는 것이 아니냐며 재판부의 판결을 반박했다. 만약 축구장에 철조망 등의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공이 도로 쪽으로 날아가지 않았을 것이고, 해당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구청에서 관리하는 축구장에는 엄연히 안전장치 설치 기준이 있을 것이다'라며 '이를 지키지 않은 해당 구청에서 손해 배상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공을 찬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고의적이거나 범죄사건은 아니지만 사람의 도리상 유가족들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세상이 법대로만 돌아갈 수는 없다'며 '공을 찬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는 뜻에서 유가족에게 소액의 보상이라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네티즌 사이에서 '길을 가다 축구공을 맞고 죽음 사람,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책임공방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숨진 남성의 딸이 항소 의사를 밝혀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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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선인 > 브랜드 이미지 실추?

인사팀에서 들은 이야기.

회사에서 사회환원사업으로 후원하는 단체중 칠드런세이브가 있다.
칠드런세이브는 주로 아동폭력이나 방임으로 고통받던 아이들을 돌봐주는 곳으로,
결연위탁이나 시설보호를 받기 전의 중간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직접적인 학대의 희생자인 경우도 있지만,
가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방치된 경우가 많은 편이다.

회사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번에는 특별히 운동화를 선물해주기로 했는데,
워낙 대량구매를 해야 하다 보니 직거래를 위해 공장으로 연락했다가 여기저기 퇴짜를 맞았단다.
화승산업(르까푸, 월드컵, K.swiss), 나이키 등의 유수한 브랜드에서
대량구매의 이유를 묻더니 그런 아이들이 신으면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으니,
차라리 현금으로 후원 해줄 수는 있어도 팔 수는 없단다.
하아, 정말 기가 막힌 고급화 전략이다. 고발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

******************************************************************************
내용이 너무 열받게 하는 것이라서 퍼왔습니다.
제 서재를 즐찾하시는 분들에게라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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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5-2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메, 선물도 못한다고요! 화승산업(르까푸, 월드컵, K.swiss), 나이키, 입력했습니다.

전호인 2007-05-25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너무 했죠!!!!
 

소문으로만 듣던 꽃게탕이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침을 꼴깍 삼킨다. 냄비에 그득하게 잠겨있는 꽃게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모습과 콧등을 간질이는 구수한 된장 냄새에 시장기가 확 몰려온다.

백사장 수산물 회센터의 아주머니는 통째로 나온  꽃게를 솜씨 좋게 분해해낸다. 뚜걱 뚜걱 다리를 자르고 가위 날로 등딱지를 대번에 들어올려 남은 껍질과 살점을 먹기 좋게 잘게 잘라준다. 탕은 모름지기 국물 맛을 먼저 보는 게 순서다.

발갛게 익은 꽃게와 진한 국물이 어울려 담긴 앞 접시로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가져간다. 얼마간 누구도 말을 잇지 않는다. 햇살 좋은 태안군 백상장항의 한산한 식당 안은 마치 고단한 일과 마친 직장인들이 소주잔이라도 기울이는 종로 골목처럼 캬 하는 감탄사만 메아리친다.

집에서 만든 된장에다 집집마다 다른 비장의 양념을 넣고 끓인 꽃게탕. 입에 짝짝 들러붙는 진한 국물과 갑옷 같은 붉은 껍질을 헤치고 고소하고 연한 질감이 살아있는 꽃게 살을 빼내 먹으니 연신 맛있다는 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그럼요, 꽃게 드시러 여기까지들 오시는데 맛없으면 되나요?”

저만치 서 있던 주인아저씨는 당연하다는 듯 천천히 태안의 꽃게 맛을 자랑한다. 수온이 높아 이맘 때 태안 꽃게가 유난히 좋기도 하거니와, 이곳에선 꽃게탕에 대하를 함께 넣어 끓이기 때문에 국물이 특히 시원하단다.

이번에는 이거 한 토막이면 밥 한 공기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는 꽃게장이다. 막 잡은 꽃게는 쫀득한 살맛이 살이 있고, 지난해 잡아 냉동시킨 꽃게로 담아 한 계절 묵힌 꽃게장은 살은 삭았지만 진한 감칠맛이 으뜸이다.

영양 솥밥에 각종 젓갈, 나물 반찬이 한정식집 못지않게 펼쳐져 있지만 젓가락이 몰리는 곳은 단연 꽃게장이다.  

꽃게의 계절이 돌아왔다. 일년 열두 달 언제라도 식탁 위의 제왕으로 군림하는 꽃게지만 그중에서도 일년에 두 차례 5월과 10월이 그야말로 꽃게 철이다.

대중적으로는 10월  가을 꽃게가 더 유명하지만 꽃게 맛을 아는 미식가는 봄 꽃게를 찾아 먹는다. “이 맛 아는 사람은 봄 꽃게만 대놓고 먹어요. 가을 꽃게도 맛있고 푸짐하지만 봄 꽃게의 그 싱싱한 맛은 못 따라가지요.”

백사장항 위판장에서 만난 수산시장 상인의 말처럼 가을 꽃게가 조금 저렴하고 살이 많지만 그 맛은 여간해서는 봄 꽃게에 미치기 어렵다. 봄 꽃게의 절정은 산란기를 목전에 두고 알이 통통하게 오른 암게로 말 그대로 알짜배기를 맛볼 수 있는 연중 유일한 시기다.

수영 실력이 탁월해 영어로는 스위밍 크랩(swimming crap)이라 불리는 꽃게가 동면을 마치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건 3월이다. 이때부터 수온이 따뜻한 서해안으로 이동해 영양분을 섭취하며 살을 찌우기 시작해, 5월에 접어들면 그야말로 상품 가치 최고의 꽃게가 되는데 살이 꽉 차고 단맛 또한 최고다.

한 달 남짓 꽃게의 단맛이 절정에 이루고 나면 암게는 품었던 알을 6월경 산란한다. 산란이란 고단한 숙명을 감당한 암게는 맛이 확연히 떨어지고 이때부터 숫게가 인기를 끈다. 그래서 봄에는 땡글땡글한 알이 가득 찬 암게가 금값인 대신 가을엔 살이 찐 숫게가 인기를 끈다.

7월과 8월은 법적인 금어기로 꽃게를 어획할 수 없다. 갓 태어난 새끼 꽃게를 보호해야 장기적인 어장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어기에도 계속 맛좋은 꽃게를 만날 수는 있다. 꽃게 절정기인 5월에 잡아 올린 일정량의 꽃게를 급속 냉동해 보관하기 때문이다.

죽어서도 대접받는 귀한 종족
식탁 위에서 꽃게만큼 대접받는 음식도 드물다. 사실 팔뚝만한 꽃게라도 다리를 자르고 껍질을 떼어내면 정작 입으로 들어오는 살점은 한줌도 안 된다. 그래서 비싸고 먹기 어려워 더 대접 받는다는 오해도 종종 받는다. 하지만 꽃게의 위력은 그 귀하고 부드러운 살점과 더불어 껍질에서 우러나는 국물 맛이 다른 부재료의 도움 없이도 제 맛을 낸다는데 있다. 냉동 꽃게의 경우 멸치나 다시마 등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싱싱한 생물 꽃게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꽃게의 위력은 온갖 귀한 생선들이 몸값 다툼을 벌이는 어판장에서도 여전하다. 해삼물의 특성상 숨이 끊어지면 반의 반 가격으로 그 가격이 곤두박질치는데 이놈의 꽃게는 매운탕과는 비교도 안 되게 귀한 꽃게탕을 끓일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절반 수준을 유지한다.

“고깃배가 잡을 때는 다 살아있는 거 잡잖아요. 근데 거기서 여기까지 오는 그 잠깐 사이에 하늘나라 가는 것들이 있어요. 그러면 가격이 아주 천지차이죠. 그래도 꽃게는 그렇게 많이 떨어져요. 꽃게탕이 끝내주잖아요.”홍일냉동수산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마리만으로도 풍미 좋은 국물로 식탁의 질을 바꿔놓으니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저만치 선 이웃 상인들은 꽃게는 씻어낸 물도 허투로 쓰면 안 된다며 거든다.

5월 꽃게는 그 자체가 워낙 좋으니 볶거나 튀기는 거보다 담백하게 찌거나 탕으로 끓이는 게 최고란다. 날 게에 부담이 없는 사람이라면 즉석에서 고춧가루와 물엿 등 양념장에 즉석에서 버무려 먹는 꽃게무침도 훌륭하다.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모래밭이 유명해 그 이름 그대로 지명이 된 백사장항에서 꽃게를 만날 수 있는 식당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배가 들어오는 곳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상인들의 경매가 이루어지는 수협 어판장 내에 있는 도매상, 도매와 소매를 겸하는 중간 단계의 수산 시장, 그리고 널찍한 규모에 깨끗한 시설을 자랑하는 횟집 순이다. 가격은 자연스레 어판장부터 횟집 순으로 저렴하다.

고깃배가 도착하면 한산하던 어판장은 정신없이 바빠진다. 고깃배 저장실에서 막 건져낸 각종 생선이 도착하기 무섭게 크기와 종류, 상태별로 눈 깜짝할 새 나뉜다. 취재진이 꽃게다 하고 손가락을 가리키는 새 수십 마리의 꽃게는 이미 여러 개의 바구니에 나뉘어 담겨 제 자리를 찾는다.

도시 사람 눈에는 그게 그거 같아 보이지만 옆으로 걷는다고 다 같은 게가 아니다.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대게와는 엄연히 다를 뿐더러, 함께 잡히는 범게나 돌게는 꽃게의 10분의 1가격도 안되는 그야말로 사돈의 팔촌쯤 되는 대체품이다. 꽃게에 비해 조금 더 험하게 생긴 범게(바카지)나 크기가 훨씬 작은 돌게는 껍질이 딱딱하고 맛이 떨어져 주로 대체 탕이나 게장용으로 쓰인다.

배에서 막 내린 꽃게도 대부분 꽃게의 상징인 가장 위의 집게 다리가 손상되어 있다. 어부들의 안전에다 배 안에서 꽃게 끼리 싸움을 방지하기 위해 잡아 올리자마자 1차적으로 집게를 잘라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드리면 당장이라도 뛰어오를 듯 씩씩하게 움직이지만 집게를 잃은 꽃게는 얼마든지 악수를 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하다.

꽃게 가격은 경매를 하러 나온 횟집 사장님도, 어판장의 분류담당 직원도, 하물며 배에서 막 내린 뱃사람도 모를 일이란다. 그날그날 어획량이 다르니 철 시작이라 비싸고, 한창 때는 싸다는 공식이 들어맞기는 쉽지 않다.

특히 서울에 비해 많이 싸지 않다는 불만이 종종 나오는데, 서울 등 대도시에서 수입산과 양식이 섞여 팔리는데 그건 수협 어판장 내에서는 철저히 직접 잡아 올린 자연 국산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근처 수산 시장이나 횟집에서는 저렴한 양식이나 수입산을 주문할 수도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여기까지 왔으면 진짜 맛은 보고 가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태안의 자랑은 좋은 꽃게를 못 구한 경우 다른 식당을 알려주지 냉동 꽃게를 자연산으로, 수입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어판장에선 상품 기준에 불합격한 꽃게는 가차 없이 한쪽으로 밀려나는데 이곳 직원들은 마치 회를 먹듯 다리를 와작 비틀어 투명한 살을 날름 뽑아먹는다. 그렇게 먹어도 되느냐고 물으니 먹을 줄 아는 사람에겐 이게 훨씬 맛나단다.

그 먹는 모습이 너무 맛있어 푸짐한 꽃게 만찬을 마친지 두어 시간 만에 다시 입맛을 다신다. 요즘엔 택배와 냉장 시스템이 좋아 대부분의 어판장과 수산에서 택배 서비스를 해준다. 어판장에서는 3~4시간까지 신선도를 유지하는 얼음 상장에 포장해가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information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 IC 또는 해미 IC를  지나 태안으로 빠진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당진과 서산을 거쳐 태안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들어오는 방법도 있다. 백사장항은 안면대교를 지나 안면읍 초입에 있고, 남쪽 방향으로 향하면 삼봉 해수욕장부터 그 유명한 꽂지 해수욕장까지 십 수개의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완만한 길가에 한쪽으론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지척이라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맛집
백사장항 수협 어시장은 소매상도 겸한다. 홍일냉동수산 등 여남은 집이 빼곡하게 붙어있는 이곳에서는 자연산만 취급한다. 가격도 좋고,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데, 포장 전문이라 현장에서 먹기는 조금 불편하다. 그 밖으로 하마수산(041-673-1711) 등 백여 곳의 도산매 수산집이 늘어서 있다. 시설 편리한 횟집은 수산물 회센타(041-672-6782)등 항구 초입 회센터 쪽에 대단위로 있다. 5월 초순 현재 식당 가격은 2인이 먹기에 좋은 꽃게 찜이 1kg에 9만 원선, 꽃게탕이 6만 원 선이다. 꽃게장은 식당에 따라 1만 5천~ 2만원이고, 도산매 수산에서는 돌게장을 플라스틱 병에 담가 12마리 내외를 1만원에 판다.

태안의 축제
오는 6월 16일부터 7월 1일까지 제 2회 태안군 백합꽃축제가 ‘200만 송이 꽃의 향연’으로 개최된다. 장소는 충남 태안군 태안읍 송암리 화훼단지. 실내와 실외 전시를 비롯해 백합에 대한 다양한 테마 전시와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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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5-2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귓속말님, 글죠! 넘 먹고 싶습니다. 제가 꽃게라면 사족을 못쓰는 지라.......

Mephistopheles 2007-05-22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이....진정한 밥.도,둑.

전호인 2007-05-2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네 맞습니다. 밥도둑! 아마도 짜기 때문에 밥을 많이 먹을 수 밖에 없겠죠

소나무집 2007-05-2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친정엄마한테 배워서 간장게장은 자신 있게 담그는구만요!

전호인 2007-05-2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와 그렇군요, 이것이 비린내를 없애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고 하던데.제가 무척 좋아하는 데 울 옆지기가 배웠으면 좋겠네요.

스위밍 크랩 2011-02-1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화조 같은 데 보면 크랩이 둥둥 떠다니는 걸 볼수있는데
그런게 스위밍 크랩인가요?
 

 

 

 

 

초등학교 5학년인 범석이는 역사에 대하여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다.
내가 고딩정도때나 읽었던 삼국지, 초한지 등 역사와 관련된 책을 여러번 독파하고 그 내용을 줄줄이 꿰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녀석의 담임선생님들 또한 녀석을 평가함에 있어 한결같이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다른 아이들 보다 상식이 풍부하고 뛰어나다고 얘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역사드라마는 눈에 불을 켜고 보는 통에 가끔 옆지기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드라마와 연관된 나름대로의 사건을 이야기 할 때면 대견스럽기 까지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옆지기는 너무 한곳에만 몰입한다고 늘 불만이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나름대로 흥미로운 곳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잘 관찰하면서 주변의 것도 적당히 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아 나는 그저 칭찬으로만 일관한다.
못하는 것보다야 잘하는 것이 더 좋으니까.

이번달 27일에는 제2회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에 응시했다.
제1회때는 6급에 응시해서 합격을 했고, 이번에는 5급에 응시를 했기에 중간고사가 끝남과 동시에 시험준비에 여념이 없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녀석 스스로가 하는 것이니 만큼 즐겁게 임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는 나 또한 즐거우니 어쩌랴. 그러니 천상 녀석의 애비임에 틀림없다.
학창시절 역사를 공부하면서 항상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 우리나라에서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그리고 유럽 등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까를 궁금해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고딩때 세계사를 배우면서 중세의 시대에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떠했을 까를 떠올리곤 했지만 서로 연결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유물과 유럽유물등을 비교한다면 정말 흥미로울 것이다.

어제 옆지기와 같이 이야기하다가 이 책 이야기가 나와서 바로 주문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음으로 인해 더욱 즐거워할 녀석의 웃음 띤 얼굴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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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21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국사와 세계사는 빡센 암기과목으로 기억하고 있는 접니다. 그러면서 내 아이들은 국사와 세계사를 누구보다 잘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으니, 참 아이러니지요?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이런 류의 책이 눈에 띄면 사서 차곡차곡 재겨두고 있다지요. ^ ^;;;;;;;;;;;

소나무집 2007-05-21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역사 드라마 덕분에 역사에 흥미를 더 갖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무조건 텔레비전을 멀리할 것도 아니에요.

마노아 2007-05-2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모두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욕심이 대단해요. 제가 봐도 대견한데 부모는 오죽할까요. ^^

전호인 2007-05-2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국사와 세계사는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 밖에는 달리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성적이 좋았던 과목이기도 하지만 과거를 아는 것 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지요, 그 시대의 사람들은 어찌 살았을까? 어떻게 이런 물건을 만들었을까 등등 호기심 천지지요.

소나무집님, 역사적 진실을 바탕으로 꾸며지다보니까 진실을 바라보는 시각보다는 허구로 인해 더욱 역사드라마를 가까이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어 하니 어쩔 수가 없지요, 역사드라마가 너무 많은 것도 같고.

마노아님, 모든 분야가 다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욕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분야에 탁월했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바람이라고 봅니다. 능력을 발견하고 키워줄 수만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뽀송이 2007-05-2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호호... 님은 역시!! 멋진 아빠세요!!
범석이 '한국사 능력검정 5급 시험'은 언제 치러 가나요?
우리 한국사에 관심을 보이는 아드님 모습 제가 봐도 뿌듯합니다!!

전호인 2007-05-2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이번주 일요일이랍니다. 아마도 합격하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자랑모드인가. 나중에 결과 알려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