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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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람이가 "아빠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를 감상했는 데 내용이 너무 좋고 감동받았어요"라고 했다. 역도선수들이 주제가 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전형적인 스포츠영화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장미란, 사재혁 등의 금메달획득 등을 계기로 역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만들어진 영화였기에 종전 우생순, 국가대표 정도의 올림픽 종목인 역도선수들의 애환과 도전이 담긴 단순한 내용일 거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그래서 해람이의 말 한마디에 호기심이 강하게 발동되어 감상하게 된 영화다. 

초등 6년인 해람이와 나의 눈과 마음에 받아들인 감동이 같았다. 인간미 넘치는 극의 탄탄한 구성과 적당히 눈물샘을 자극하는 휴먼드라마였다. 일반적인 스포츠영화가 추구하는 영화내용에 대한긴장감이 적었던 반면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인간미를 돋보이게 했고, 관객의 마음을 열고 공감하게 함으로서 영화속 인물 하나하나가 곧 나일 수도 있다라는 착각을 만들게 함으로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극중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이범수의 끈끈한 인간적 매력이 돋보였고, 조안의 커다란 눈망울에 잡힌 눈물만큼이나 간절함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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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1-1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척이나 좋게 본 영화에요 ^^
인터뷰하면서 조안에게 무슨 노래 좋아하냐고 물을때 이범수가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양희은이었던가요?) 대던 장면에서 울컥 했었죠.

전호인 2010-01-12 16: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영화였어요. 구성에 대한 짜임새도 탄탄했고, 단순할 수 있는 스포츠 영화를 인간다움을 가미한 영화로 재승화시켰다고나 할까요, 뭐 그런것 같아요. ^^
 
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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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연재를 시작하며'에서 공무도하에 대하여 소개하고는 있으나 그 설화적 배경까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내용을 먼저 소개해 본다. 

   
 

고조선의 뱃사공 곽리자고가 아침 일찍 배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 때 머리가 하얗게 센 미치광이(백수광부)가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술병을 쥐고는 흐르는 강물을 건너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따라오며 말렸으나 그는 그 말을 듣지 않고 건너다가 마침내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를 뜯으면서 이 노래를 불렀는 데 그 소리가 아주 슬펐다고 한다. 노래가 끝나자 그의 아내도 남편을 따라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러한 광경을 목격한 곽리자고는 그의 아내 여옥에게 이야기 하면서 그 노래를 둘려주었다. 여옥은 슬퍼하며 공후를 뜯으면서 그 노래를 불렀는 데 듣는 사람 모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다. 그 후 여옥은 이 노래를 이웃에 사는 여용에게 알려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이 노래를 '공후인' 이라 고 불렀다.

                            公無渡河(공무도하) 님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공경도하) 님은 그에 물을 건너시네
                            墮河而死(타하이사)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當奈公河(당내공하)
가신 님을 어이할꼬

님을 그리워 하는 백수광부 아내의 애절한 사랑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결국 이 책은 공무도하라는 책제목을 활용했지만 작가의 의도는 허접한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운명에 저항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 하고자 했다고 한다. 즉, 공무도하가는 강 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자는 노래이며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희망을 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작가는 3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을 글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군상들이 겪게 되는 삶의 밑바닥부터 일정한 정상까지 있는 그대로의 생생함을 픽션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약육강식. 먹고 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군상들의 모습, 특히 버틸 힘 조차 남아있지 않은 갈 때까지 간 인간들이 힘의 논리에 의해 무참히 무너지고 짓밟힐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바로 알게 해준다.
 
주인공(?) 문정수는 한국매일신문 사회부기자이다. 경찰서의 정보과 등에 상주하면서 매일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 각종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파생되는 일들을 취재한다. 그러다가 기르던 개에게 물려 죽은 소년의 사건을 취재하던 중 그의 어머니를 찾아 10년전 그가 군복무를 했던 해망이라는 바닷가의 작은 마을을 찾게 되면서 여러 사건과 사고를 접한다. 그는 사건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그와 맺음이 있는 인연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알게 된 그들의 생활과 관련된 것들을 신문을 매개체로 보도하면서 고스란히 글로 옮겨 놓았다. 소설을 읽다보면 아마도 기자로 생활했던 작가의 경험이 바탕이 된 사건과 사고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고 문정수가 바로 작가 김훈의 분신임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문정수가 야근에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가 에로스적인 사랑을 나누고, 그가 취재하면서 만나는 사람과  세상사는 이야기에 대하여 자유로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 역할을 하는 여인이 있다. 그녀가 바로 노목희다.  노목희는 지방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창야중학교 미술교사를 하던 중 그 곳을 떠나 서울의 출판사에 근무한다.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고향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고향 선배 장철수와의 인연을 맺기도 하고 출판사에서는 그의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내용도 살짝 언급되어 있다. 

노목희의 선배 장철수는 지방의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후 노학연대에 연루되어 있다가 경찰에 연행된 후 노학연대 집행부의 은신처를 자백하고 풀려난 뒤 창야를 떠난다. 그가 정착한 곳 해망에서 베트남 여인 후에와 함께 미군들이 훈련으로 발사한 포탄 껍질과 탄두를 물밑 펄에서 건져올려 팔아 생계를 유지하지만 정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에 체포되지만 벌금만 받고 풀려난다. 형사를 통해 후에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그는 자신의 신장을 팔아 벌금 등을 해결하고 궁핍하고 병든 일상으로 돌아온다. 성격자체가 우유 부단해 보이고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는 매력없는 인물로 묘사되었다.

서울 서남소방서 인명구조특공조장인 박옥출은 문정수와 자유롭게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지만 친구라 부르기엔 애매한 관계로 묘사된다. 그는 백화점 화재현장에서 보석 등을 빼돌리고 수개월 후 신장병을 이유로 소방서에서 퇴직한다. 그 때 현장 취재를 하던 문정수는 그가 보석을 빼돌린 장본인이란 것을 알게되고 박옥출 또한 문정수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해망으로 내려온 그는 해저 고철 인양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전무이사가 된다. 그 후 심장병이 악화되어 브로커를 통해 불법으로 신장을 매입, 이식받아 완쾌된다. 자신의 신장을 떼어 판 사람이 장철수이지만 서로에 대한 인연은 이어지질 않고 문정수라는 인물을 통해 외곽으로 맴돈다. 문정수는 박옥출이 불법으로 신장을 매입하여 이식했다는 사실까지도 알게 되지만 애써 침묵한다.

오금자의 아들은 비닐하우스로 만든 임시거처에서 그가 기르던 개에 물려 죽는다. 소년에게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문정수는 그녀를 찾아 나서고 그녀의 고향으로 향한다. 수소문 끝에 그녀의 흔적을 발견하지만 이미 그녀는 TV를 통해 아들의 죽음을 확인한 후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해망으로 거처를 옮겨 버린다. 문정수는 해망에서 오금자가 소년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방천석을 만나 그의 집과 농경지 관리를 맡으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되고 그의 집에서 장철수, 후애와 함께 생활한다. 끝내 아들의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그녀는 법원에 공탁된 소년에게 남겨진 보상금과 후원금을 받아 방천석의 농경지 일부를 매입하여 삶의 터전을 마련한 후 후에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후에라는 처자는 장철수와 함께 미군이 훈련용으로 사용한 포탄 등 고철을 물밑에서 건져 팔며 생계를 유지한다. 아직 한국말이 서투르지만 베트남 어촌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물밑 해초를 건져 팔아 살다가 결혼중개회사를 통해 전처와 별거 중이면서 아들 둘이 있는 최인수와 결혼한다. 하지만 고된 농촌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한 후 해망으로 오게 된 것이다. 한국에 시집오면서 받은 지참금이 문제가 되고 한국에서의 생활 또한 평탄하지 못한 서글픈 삶을 살아가는 비운을 겪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베트남에서 해초를 건져 팔던 수단이 한국에서는 고철을 건져 팔아야 하는 운명으로 바뀐 것이 애처롭게 한다.

미군의 폭격연습장으로 사용된 뱀섬은 물밑에 쌓인 탄피 등의 고철로 인해 바닷물 등이 오염되면서 환경적인 공해를 일으킨다. 이런저런 이유로 뱀섬과 해망을 잇는 간척사업과 고속도로 공사 등이 진행되고 해망 주민들은 이래저래 피해를 입게 된다. 미군과 해망시청을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방천석의 딸 방미호가 공사현장에서 포크레인에 깔려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를 계기로 보상요구는 더욱 활기를 띠게 된다. 방천석은 9대째 해망에서 논과 밭을 경작하면서 살아왔다. 주민들은 미호의 죽음을 내세워 보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그녀를 위해 간척사업과 고속도로 공사가 끝나는 시점에 추모비를 건립하여 넋을 위로한다. 결국 방천석도 그가 살아온 집, 논과 밭을 오금자에게 위탁한 후 보상금을 받아 해망을 떠난다.

우리나라에 해망 이라는 바닷가 마을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이다. 그 곳에서 여러 사건으로 얽히고 설킨 각 인물들이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 내고 그 들의 비루한 삶들이 사회부기자의 눈으로 재해석되면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소설이라는 것이 결말이 있기 마련이지만 공무도하에는 그런 깔끔한 결말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사람들이 애매한 인연으로 이어진 일상적인 이야기는 그래서 더 허무했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속에 소설과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감을 느끼는 순간 왠지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 없음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러움과 슬픔, 고단함과 아픔 등 비열하고 저급한 먹이 사슬로 엮여진 이들의 삶 속에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협력이 바탕이 된 희망이란 것도 살짝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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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1-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무도하를 미뤄두고 있는데 이 글을 보니 너무 보고 싶네요.

전호인 2010-01-10 16:54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별로 잘 쓰진 못했지만 좋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사회적인 현상이랄까 그런 주제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보다 더 멋진 리뷰 기대할께요^*^
 
2012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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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인류멸망에 관한 재난영화의 절정판(?)을 보았다. 해운대를 보고난 후 연달아 보았기 때문에 재난영화 특성상 공통적인 현상을 비교할 수도 있었다. 인류의 멸망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는 정부의 일부 관료, 주인공들의 극적인 탈출과 서스펜스, 불행이 닥쳐올 것을 알면서도 개인의 이익에 있어서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재력을 가진 비열한 사람들, 엄청난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영화의 긴장감 등이다. 해운대와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역시 블록버스터라 하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였지만 감동은 글쎄다.  


<잭슨과 그의 가족들이 경비행기를 타고 탈출하는 과정에서의 대지진> 

2012년 인류의 멸망은 고대 마야 문명에서부터 끊임없이 회자된다. 저명한 지질학자 햄슬리는 인도 메가 뎅 구리 광산지하에서 인류역사상 가장 큰 태양분출과 기록적인 중성자를 만들어내고있는 데이터를 보고 놀란다. 이로인해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청난 태양분출 등을 자료로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고 알리려는 햄슬리> 

햄슬리는 이 사실을 미국의 대통령에게 알리고 대통령은 2012년 5월 G8 정상회담에서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 끝에 실제로 멸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각국 정부에 이 사실을 알린다. 미국이 주축이 된 강대국들은 3년동안 선별된 지구인을 방주를 태워 피난시킬 계획을 수립해왔고,  세상 곳곳에서는 이상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각종 종교단체에서 세상을 향해 지구의 종말이 멀지않았음을 알리는 구호들이 난무한다. 

한편, 소설가 잭슨은 아내와 이혼 후 정기적으로 아이들을 만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으로 휴가를 떠나 호수쪽으로 간다. 그곳은 아내와의 추억이 있는 곳이지만 호수들이 말라있고 군인들에 잡혀 기지로 이동된 후 안전지역으로 보내지는 과정에서 햄슬리도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방송중인 찰리를 만나 지구종말에 대한 예언을 듣게된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서 지구종말의 예언을 듣는 잭슨> 

잭슨은 전처 케이트에게 전화를 걸어 캘리포니아가 사라진다며 도착할때까지 아이들을 챙겨놓으라고 당부한다. 아침 식사중이던 전처와 아이들은 건물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빠져나와 잭슨의 차를 타고 공항을 향해 질주하고 이 과정에 차 뒤쪽으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그들을 숨막히게 쫓아오고, 공항에 도착해 경비행기를 몰고 끝없는 탈출을 시도한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뛰어오는 잭슨-아슬아슬하고 숨막힌다 숨막혀> 

자동차와 비행기로 탈출하는 과정에 대지진에 의해 거대한 빌딩과 도로가 땅속으로 사라지고 지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재난영화의 특성상 주인공들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긴장감과 흥분이 고조된다. 결국 노아의 방주에 준하는 배에 선택되어 올라탄 지구인들은 아프리카에 도착하여 다시 지구의 재건을 다짐한다. 히말라야를 비롯한 내륙이 바다로 침몰하고 아프리카는 7만피트이상 융기하여 지구의 어마어마한 지각변동을 맞는다. 



 <그저 컴퓨터그래픽이 놀라울 뿐이다. 이것도 감동일까?>

결국 2012를 보고 느낀 점은 한마디로 "허무"이다. 아무리 아둥바둥 살아본들 지구의 종말을 고하는 자연의 대재앙앞에서 인간은 아무런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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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2-27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이건 세실님이 즐겨 쓰는 듯.
물론 나도 날짜에 맞춰 리뷰 올리려면 일단 등록하고 다음날 추가하거나 수정하지요.ㅋㅋ
아래 영화는 다 봤는데 이건 못 봤네요.

전호인 2010-01-03 21:1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죠.
재난영화의 공통점이 있죠 대신 엄청난 컴퓨터그래픽의 힘을 보았습니다.

같은하늘 2009-12-30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페이퍼를 볼때마다 '보고싶다~~'하며 침 좔좔~~~^^
내년이면 저도 둘째 유치원에 보내고 조조영화 볼겁니다. ㅎㅎㅎ

전호인 2010-01-03 21:14   좋아요 0 | URL
침 닦아 드릴께요. 맞습니다. 아이들이 어리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조영화 괜찮은 발상이네요

정환 2019-06-2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우
 
마더 - 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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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아들에 대한 지나친 사랑, 집착이라고 해야 할지 잠시 의문을 갖게 하는 영화였다. 이런 감정은 영화가 마지막으로 치닫게 되면서 느끼게 된다. 시골 읍내의 조그만 약재상에 근무하면서 제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능아 아들인 도준(원빈)과 단둘이 살아가는 엄마(김혜자분)의 이야기이다. 어수룩한 아들 도준은 엄마의 모든 것이지만 지능이 떨어지고 몇 십분 전에 겪었던 일도 쉽게 잊어버리는 증상이 있으면서도 이런저런 사고로 늘 엄마를 불안하게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소유자 원빈! 촛점을 잃어버리니 완벽한 바보가 되었다> 

그러던 중 동네에 여고생을 대상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도준이 유력한 살인용의자로 경찰에 연행되어 옥살이를 하게 된다. 살인범은 여고생을 살해한 후 많은 사람들의 눈에 쉽게 뛸 수 있도록 옥상의 난간에 걸쳐 놓고 사라진 것이다. 엄마는 아들이 살인을 할 정도의 성격과 행동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갖은 모욕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노력에 대해 관객들은 아들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공감하고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반전을 유도하는 극흐름의 정점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통해 내면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국민엄마 김혜자> 

그러나 일반적으로 관객이 상상하는 방향으로 영화의 흐름이 전개되지는 않는다. 살인자를 추적하던 중고물상 영감이 유력한 여고생 살인자라고 확신한 엄마는 그를 만나고, 그가 눈치채지 못하게 그 날의 목격담을 듣는 과정에서 오히려 아들 도준의 살인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그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도준의 엄마라는 것을 눈치챈 고물상 영감이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 전화기를 드는 순간 이성을 잃은 엄마는 그를 무참하게 살해한 후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한다.  


<도준의 살인검증 현장사진>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엄마는 다시 읍내의 한약재로 돌아와 모든 일을 숨기고 생활하던 중 여고생 살인의 진범을 체포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는다. 경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진범을 만난 엄마는 그 또한 아들 못지 않은 장애(다운증후군)를 가졌고, 가족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남모를 울음을 격하게 토해낸다. 여기에서 울음의 의미는 진범은 도준이와 같이 장애를 가졌고, 진실을 밝혀 줄 엄마도 없다는 점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 것이라는 점이다. 


<영화의 촬영장소를 세밀하게 그린 콘티> 

결국 도준은 풀려 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하던 중 엄마와 여고생 살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살인자가 여고생을 옥상 난간에 걸쳐 놓은 것은 피를 흘리고 신음하는 그녀를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발견해서 병원에 데려갈 수 있게 하려 한 것이 아닐까 라는 말을 하면서 그의 진심을 알려 준다.

이 영화는 단순하게 아들의 살인혐의에 대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의 사랑을 주요내용으로 했지만 끝까지 감상하지 않고는 살인자의 진범이 누구인지를 가늠할 수 없도록 함으로서 영화내용의 반전을 도모한 점이 인상에 남는다.  


<엄마가 일하는 읍내 한약재상의 영화콘티> 

김혜자의 경륜이 바탕된 엄마의 내면연기가 빛을 발하고, 종전에 우리가 아는 원빈의 크고 똘망똘망한 눈에서 내뿜는 카리스마만을 보아왔다면 이 영화에서는 가장 어리숙한 바보로 비추게 연기하면서 영화배우로 더욱 성숙해 가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늘 자상한 엄마상이었던 김혜자, 눈빛이 Murder로 보기에 손색이 없다> 

Mother와 Murder! 
한국어의 차이는 별로 나지않지만 영어로서의 해석의 차이는 극과 극이다. 결국 이 영화의 핵심은 이 두단어의 한국어 차이에 있다는 것을 영화를 보고난 후 느끼게 되는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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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0-01-05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지막 부분에 김혜자 씨의 그 물음에 '욱'하는 감정을 느꼈어요. "너, 엄마 없어?" 공권력을 지나치게 불신하는 봉감독의 특성때문인지 몰라도, 이제 개인을 보호해주는 장치는 '혈연'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전호인 2010-01-05 11:4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셨군요.
저 또한 뭉클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장애우이고 살인의 누명까지 씌워져 있지만 누구하나 대변해 줄 수 없는 안타까움이라고 할까요? 뭐 그런 복합적인 면이 교차하게 되더라구요. ^*^

stella.K 2010-01-0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이 영화 보고 5천원 따 먹었습니다.
굉장히 인상 깊게 본 영화죠.
<괴물>에서는 그닥 감흥이 없었는데 이건 정말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들어요.
저 콘티는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전호인 2010-01-10 16:50   좋아요 0 | URL
ㅎㅎ, 네이버, 네이트 둘 중의 하나의 이미지를 선택한 기억이 있습니다. 끝까지 다 감상해야만 전반적인 윤곽이 나오는 영화였지요.
 
해운대 - Haeun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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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당일에 청주 친구들 가족모임에 범석이를 데리고 다녀온 후 옆지기의 일이 휴일에 있는 바람에 집에서 휴일 맘이 되어 소일을 했다. 인천에서 새벽에 약속이 있었으나 알람설정을 실수하는 바람에 그대로 곤히 자버린 옆지기로 인해 금요일(크리스마스 당일) 청주에서의 늦은 귀가에도 불구하고 새벽 인천까지 데려다주고(나 왜 이리 착한고얌ㅋㅋ) 돌아와 홀로 본 영화이다.

해운대는 쓰나미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2009년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괴수영화 등과 더불어 재난영화에 대한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윤제균 감독이 쓰나미를 소재로 해운대를 대입시킨 동기가 재미있다. 세계의 해수욕장중에서 여름 단일 시즌에 100만명~200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은 해운대가 유일한 곳이란다. 그런 곳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이 들어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단다.  


<광안대교를 덮치는 쓰나미-CG의 위력이라 해야할까?ㅋㅋ> 

2004년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사상자를 내며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준 인도네시아 쓰나미!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쓰나미 라는 단어 못잖게 그 현상에 대해서도 문외한인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전세계인들의 귀에 익숙하게 다가온다. 인도양에서 어양어업 작업을 하던 만식은 쓰나미를 맞이하게 되고 아버지처럼 따랐던 연희아버지를 자신의 실수로 인해 잃게 된다.

해운대 토박이인 만식과 연희에게는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지만 아버지를 잃고 난전생선장사와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렵게 생활해가는 연희에 대한 죄책감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던 중 연희아버지의 기일에 산소에서 연희의 마음을 확인하고 어렵게 프로포즈를 준비한다.


<만식이 연희에게 선상에서 프로포즈를 한 순간-쓰나미앞에서 이들의 운명은?> 

한편 국제해양연구소의 지질학자 김휘 박사는 대마도와 해운대를 둘러싼 동해의 상황이 5년전 발생했던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흡사하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다. 학회 등을 통해 대한민국도 쓰나미에 대해서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수차례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허무맹랑하다고 무시한다. 또한 재재난 방재청은 지질학적 통계적으로 쓰나미가 한반도를 덮칠 확률은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이미 쓰나미에 대한 징조는 해운대 주변의 게, 갈매기 등 동물, 조류 등이 감지하게 되고 한반도 인근 해역을 중심으로 지진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  


<쓰나미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김휘박사-진실을 진실로 받아주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드디어 박휘 박사가 예상한대로 일본의 대마도가 무너지면서 메가 쓰나미가 한반도의 해운대를 초속 800M의 속도와 파고 100여M로 덮치게 된다. 재난 방재청은 뒤늦게 해운대에 경보를 발령하고 대피를 방송하지만 100만이상의 인파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 추풍낙엽이 되고 엄청난 피해를 맞이하게 된다. 


<거대한 쓰나미를 피해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는 만식과 연희> 

전형적인 재난영화로서 공통적인 것은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도 주인공은 살아 남는다는 것, 재난이 닥쳐올 것을 알지만 정부의 답답하기 짝이 없는 안이한 대책 등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 연인과의 애정관계 등 여러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그동안 대한민국 영화에서 활용된 CG는 왠지 둔탁한 면이 많았지만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처리되어 극의 긴장감을 제대로 살렸다는 점에 위안을 삼고 싶다.

극의 구성도 등은 뻔한 스토리였던 지라 감동이라 하기엔 2%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송재호의 중후한 연기와 아역과 삼촌역으로 등장하는 조연들의 코믹하고 맛깔스런 연기, 박중훈과 엄정화의 베테랑급 가족간의 사랑연기, 이민기 등이 연기한 에피소드가 바탕이 되어 연인을 만들어 가는 사랑연기 등이 있어 단조로울 듯한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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